행복한 연애를 디자인하다, 럽디(Luv.D)
글/ 장지경 ([email protected])
사진/ 김권능 ([email protected])
독특한 스타트업을 발견했다. 연애 상담과 교육을 하는 기업, ‘럽디(Luv.D)’다. 연애를 권장하기 위해 데이트 휴가를 주고 데이트 비용도 지원한다고 한다. 어떤 기업인지 너무 궁금한데, 연락처는 없고 이메일 주소만 있다. 기대도 없이 섭외 메일을 보냈는데, 이럴 수가! 다음 날 찾아오라는 답장이 왔다. 그래서 찾아갔다.
연애 상담과 교육을 하는 기업이라서, 깔끔하게 정장을 빼입고 격식을 차리고 일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저 내가 가진 편견이었나 보다. 사무실 문이 열리고 처음 본 풍경은 그 반대였다.
그래서 어떤 분위기였냐고? 지금부터 ‘럽디(Luv.D)’를 만나보자.

럽디 연애연구가 김나라 대표님
#럽디의 시작, 연애연구가 김나라 대표님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럽디 대표 연애연구가 김나라입니다. 2016년도에 럽디라는 회사를 세웠고, 3년째 이끄는 중이에요. 럽디는 “연애의자격”이라는 연애 상담 및 교육 사이트와 이별/재회에 특화된 “리데이트(re:date)”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어요. 두 사이트를 통해 연애에 관해 상담을 원하는 고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그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돕고 있죠.
Q. “럽디”를 창업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연애에 소질이 없어서 정말 많이 공부했거든요. 공부한 걸 실전에 많이 옮겨봤어요. 그러다 보니까 여기서 내가 배운 노하우를 사람들이 알면 연애를 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연애를 잘 못 해서 들이는 노력과 고통을 좀 줄여주고자 럽디를 세웠죠. 이 분야만큼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분야가 없더라고요. 보통 창업을 할 때 “*페인킬러”를 택하라고 많이 이야기해요. 고통스러운 부분을 없애주거나 고쳐주는 것을 아이템으로 삼아 창업하는 게 좋다는 말이죠. 연애 분야에서 아파하는 분들은 자살하거나 자살 기도를 하는 경우도 있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등 인생을 좌우할 정도의 충격을 받아요. 그래서 그분들을 아프지 않게 만들어드리고자 하는 이념으로 럽디를 창업했어요.
*페인킬러(Painkiller): 고통을 없애준다는 뜻으로 진통제를 가리키는 말, 여기서는 비유적 의미로 사용되었다.
Q. 창업은 언제부터 준비하셨나요?
대학을 다닐 때부터 여러 가지 실험을 했고, 졸업하자마자 창업을 하게 됐어요. 대학 때 기획 동아리를 만들었거든요. 동아리를 통해서 하고 싶은 것들을 시도했죠. 여러 가지 일들을 많이 저질렀어요.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사단법인에서 활동했어요. ‘청년미래네트워크’와 ‘청년위함’ 이라는 곳이었는데, 말 그대로 청년을 돕고자 하는 곳이었어요. 그곳에서 청년을 위해서 멘토링, 인턴십 등의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어요. 동아리와 사단법인에서 했던 다양한 활동과 시도가 창업의 밑바탕이 된 것 같아요.
Q. ‘*연애의자격’ 사이트는 창업하면서 만드셨나요?
아니요. 사이트는 2014년부터 개인적으로 운영했고, 창업은 2016년에 했어요. 지금의 아내랑 둘이 따로 연애상담을 해왔는데, 각각 하려니 너무 힘들어서 “연애의자격”이라는 네이버 카페를 먼저 만들었고, 이후 웹사이트도 만들게 됐어요. ‘연애의자격’ 카페와 웹사이트를 꾸준히 운영하다가, 2016년에 럽디를 창업하면서 규모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연애의자격 사이트: yonza.co.kr/
Q. ‘*리데이트(re:date)’라는 사이트도 있던데요. 어떤 사이트인가요?
리데이트(re:date)는 ‘이별’에 특화된 사이트예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 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맞는 글을 봐야 해요. 그래서 이별을 겪은 사람 중 자기가 해야 할 게 무엇인지 모르는 고객님들께 맞는 정보를 주기 위해서 만든 사이트예요.
리데이트에는 이별 후 재회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분들이 많아요. 우리는 이별한 사람의 행복을 찾아주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재회를 시작으로 하지만, 리데이트는 그분들의 행복을 위해서 존재해요. 그분들은 재회를 원해서 오는 경우가 많지만, 그 결과가 재회가 아닐 경우도 있어요. 재회가 꼭 그분들의 행복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재회하지 말라고 추천해 드리죠. 다시는 안 아플 것 같은 재회만 하게 하죠. ‘완벽하게 안 아프게 할 수 있는 재회만 하자.’ ‘싸우지 않는 연애, 쌓이지 않는 연애, 갈등을 잘 해소할 수 있는 연애만 시키자.’ 이것이 우리의 목표에요.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노력하고 있어요.
*리데이트(re;date) 사이트: redate.co.kr/ (모바일 전용)
Q. 리데이트 말고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서비스가 있나요?
네, 싱글용 서비스 ‘포데이트(for:date)’라는 걸 준비하고 있어요. 리데이트가 이별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면, 포데이트는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싱글을 대상으로 해요. 오랫동안 싱글인 분들이 있잖아요. 그게 본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나 주변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경우가 많아요. 또 연애를 시작은 잘하는데 빨리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고요. 그분들의 고통을 해결해드리는 게 목표죠. 방법은 간단해요. 내가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면 돼요. 많은 사람이 잘 맞는 사람은 제쳐두고 촉으로 만나거든요. 우리는 그 촉을 잘 맞는 사람에게 맞춰주죠. 잘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너무 잘 맞아요. 그래서 안 싸우고 안 헤어지죠.
Q. 포데이트 같은 경우는 싱글을 위한 서비스인데, 싱글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픽업아티스트 같은 분야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픽업아티스트는 연애보다는 잠자리를 목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싱글들이 픽업아티스트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대안이 없어서’예요. 요즘은 소개팅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도 많아졌지만, 지금까지 싱글을 위한 서비스는 결혼정보업체와 픽업아티스트밖에 없었거든요. 우리는 아프지 않은 행복한 연애를 목적으로 해요. 요즘은 비혼 분들도 있잖아요, 비혼을 선택했으면 아프지 않게 연애를 하도록, 결혼을 목표로 하는 분들은 결혼을 위해서 좋은 사람을 만나도록 도와주는 거죠.
Q.기혼자를 위한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나요?
기혼자를 위한 서비스는 이미 하고 있어요. 내담자 중에는 결혼한 분들도 있어요. 혹은 헤어진 연인을 이어줘서 결혼한 경우도 있어요.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때가 있잖아요. 싸워서 일이 커질 것 같으면, 그 전에 미리 찾아와서 풀라고 말씀드려요. 싸우기 전에 와서 상담을 받고 해결책을 찾으면, 문제가 깨끗하게 해결되거든요.
Q. 회사의 올해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정해놓은 매출 목표가 있어요. 그 목표를 넘기면 직원들 전체 일주일 동안 해외 워크숍을 가려고 해요. 규모로 따지자면, 지난해보다 10배 성장하는 게 목표예요. 양질의 상담사를 많이 뽑고 싶고, 12월 말까지 리데이트와 포데이트 사이트를 완성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 마리’라는 목표가 있어요. 직원들이 많아지면 돼지 한 마리, 참치 한 마리, 소 한 마리를 잡아보고 싶어요.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일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거든요. 일단 연어 한 마리는 해 봤는데, 너무 많더라고요. 연어 한 마리가 8킬로 정도 됐는데, 스무 명이 먹고 반이 남았어요. 다음번에는 안 남기게 계산해서 다 먹으려고요. 당장 목표는 ‘돼지 한 마리’예요.
Q. 스타트업이다 보니, 취업준비생들은 재정적으로 안정적인지를 궁금해할 것 같은데요. 지금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수입원은 상담과 교육이고, 영업이익률은 좋은 편이에요. 대신 이익이 나면 계속 채용하기 때문에 순이익은 거의 없어요. 100만 원도 안 남기고 다 채용으로 쓰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에요.
Q. 따로 투자를 받은 게 있으세요?
창업할 때 투자 없이 버틸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초기부터 투자유치 없이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 투자유치 없이 성장하고 있어요.
Q. 지금 회사에서 주력하는 부분은 어느 부분인가요?
신기술 개발에 매출의 35% 이상 투자를 해요. 매출은 이별 쪽이 80%가 넘는데, 주력하는 부분은 신기술 개발이에요. 신기술 개발 항목은 개발, 디자인, 연구, 논문 제작, 책 제작 등 다양해요.

럽디 사무실의 휴게 공간, 신발을 벗고 들어가고, 빈백들이 놓여 있다. (사진출처: 럽디 블로그)

실제로 이렇게 누워서 편하게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사진제공: 럽디)
#럽디의 분위기는 어떨까?
Q. 근무환경은 어떤가요?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 노력해요. 우선, 회사에 신발을 벗고 들어와요. 신발을 벗어서 좋은 점은 먼지가 별로 없어요.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오니까 외부에서 유입되는 먼지가 적죠. 또, 발이 편하니까 기분이 좋죠. 그리고 버블형 공기청정기, 필터형 공기청정기, 산소발생기 등을 설치했어요. 에어컨은 당연히 있고요. 침대도 있어서 자기도 하고, 쉬고 싶을 때는 쉴 수 있어요. 물론 근무시간에는 일해야죠.
쾌적한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건 스트레스를 안 주는 환경인 것 같아요. 기업문화와 연결되는데, 그러려면 짜증을 안 내야 하니까 혼내는 문화를 지양하고 있고요. 하고 싶은 건 하게 하고, 어떤 일을 못 하겠다고 하면 그건 인정해줘요. 혼내지 않다 보면 지각을 한다든지 하는 문제가 생기긴 해요. 그런 부분들은 게임처럼 운영해요. 10분 일찍 출근해서 정시에 업무 시작하면 1점을 주고 그 점수를 다 모으면 인센티브를 주죠.
Q.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보통은 9시부터 18시까지 혹은 10시부터 19시까지 근무해요. 주말에 나오는 분도 있고, 주 40시간씩 알아서 해요. 대신 본인이 언제 출근할지는 꼭 알려줘야 해요. 상담사의 경우는 13시부터 22시를 권장하는데, 권장만 할 뿐 자유에요. 본인이 하고 싶은 시간대가 있으면 그때 하면 돼요.
40시간 근무는 거의 준수하고 있는데, 혹시 모자란 부분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월 4시간의 추가 근로를 포괄임금에 넣어놓긴 했어요. 이외에 추가근무를 하려면 허락을 받아야 해요. 허락 없이 추가근무를 하면 회사에서 강제로 퇴근시켜요. 추가근무 할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낫죠. 그래서 40시간 근무는 지켜요. 다만 상담사는 주말에도 하루 정도 일해주기를 바라고, 상담 잘 잡히는 시간에 와주기를 원하니까 13시부터 22시를 권장하는 거죠. 80%는 따르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문제 삼지는 않아요. 대신 상담이 줄어드니까 성과급이 줄어들죠.
Q. 초과근무를 요청해서 실제로 야근을 하면, 야근 수당은 나오나요?
야근 수당은 나오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허락을 안 해요. 자유긴 한데, 40시간으로도 충분히 힘들 거예요. 상담사의 경우, 초과근무를 해서 50시간 근무하면 상담 수도 떨어지고 근무 만족도도 떨어져요. 입사하면 처음에는 40시간을 일하기도 힘들거든요. 대신 중간에 휴식시간을 갖지는 않아요. 점심, 저녁 시간은 정말 자유로운데, 근무시간에는 열심히 하도록 만들어놨어요.
Q. 휴가 일수와 사용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연차 수는 같은데, 데이트 휴가를 6일을 줘요. 여자는 생리휴가가 있으니까 총 18일 휴가가 더 있거든요. 남자도 라이프사이클이 무너질 때가 있으니까 생리휴가로 6일을 줘서 데이트 휴가 포함 12일의 휴가를 더 쓸 수 있어요. 여성 생리휴가와 마찬가지로 무급휴가지만, 사용은 자유에요.
Q. 데이트 휴가가 있는 게 신기한데요?
취업규칙에 품위유지의 의무 중 연애가 들어있어서 연애해야 해요. 연애 안 할 사람이 연애회사에 다니면 안 되죠. 최근 이별을 경험한 직장인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내용에 따르면, 연애가 잘 안 되면 이직률도 높아지고 업무 생산성도 떨어져요. 연애가 무너지면 일이 안 되거든요. 반면에, 연애하면 행복하니까 확실히 성과가 늘어요. 그래서 가능하면 연애를 많이 신경 쓰라고 하죠.
보통 다른 회사를 보면 싱글 커플 비율이 반반 정도 돼요. 저희는 85%가 연애 중이에요. 연애를 권장하기 위해 데이트 휴가가 있고, 데이트를 위해서라면 일찍 퇴근도 시켜줘요. 예를 들면, 10시부터 7시까지 근무하는데 애인이 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면 퇴근하라고 하고요. 연애를 안 하면 하라고 독촉을 해요. 연애를 권장하는 문화가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일 순 있겠네요.
Q. 기혼자를 위한 복지 제도도 있나요?
구상 중인데요. 가능하면 회사 내 탁아소라든지 그런 것도 설치할 생각이에요. 다만, 현재는 기혼자가 저와 대표상담사인 제 아내 둘 뿐이에요. 기혼자가 더 생겨야 설치를 하겠죠? 육아휴직도 쓸 수 있는 만큼 쓰기를 권장할 텐데, 직원들이 휴직 후에 잘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죠.
Q. 직원들 수와 연령대는 어떻게 되나요?
저 포함 총 14명인데 남자 6명, 여자 8명이에요. 나이는 평균 29~30세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개발팀에 남자가 많고, 상담사분들은 대부분 여자예요.
Q. 창업하고 3년째가 되셨는데, 그동안 그만두신 분들이 몇 명이나 있나요?
수습 기간이 끝난 후에 그만둔 분들은 4명이요. 1달 이내에 회사의 조직문화와 안 맞아서 퇴사하는 사람은 많죠. 그건 회사에서도 조정 기간을 갖는 거니까요.
Q. 많이 그만둔 편은 아니네요?
네, 일하기 편하니까요. 쾌적하고, 밥 잘 주고, 야근 안 하고, 휴가도 자유롭게 써요. 게다가 성과만큼 보상도 해 주니까요.
Q. 럽디만의 기업문화가 있나요?
첫째로, 우리는 혼내지 않아요. 신입이 들어오면 실수할 수 있잖아요. 신입이 잘못하면 당연히 윗사람이 받아줘야죠.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도 만들어놨어요. 상사 혹은 일찍 들어온 분들의 급여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게 신입이에요. 상사가 지위를 이용해서 아랫사람을 공격하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어놨어요. 신입이 적응을 못 하는 순간 상사 급여가 깎여요. 신입이 그만두면 상사의 인센티브 기회가 없어져요. 그러다 보니 신입에게 잘해줄 수밖에 없어요. 더 잘 들어주고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도록 구조를 만든 거죠,
둘째로, 식비를 정말 많이 써요. 지출이 많을 때는 매출의 15%까지 식비가 나간 적도 있었어요. 밥을 맛있게 잘 먹어야 업무 생산성이 높아지거든요.
셋째로, 필요한 걸 요청하면 대부분 들어줘요. 간식 사달라면 사주고, 책 사달라면 사주고, 장비 필요하다고 하면 사줘요. 기본적으로 상담 장비가 꽤 비싸요, 굉장히 고가의 헤드폰을 써요. 그래야 그 사람이 상담을 원활하게 할 수 있거든요. 일만 잘하면 요구사항은 얼마든지 다 들어줄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승진은 본인 희망에 따라 자유예요. 본인이 승진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승진시켜주죠. 다만, 승진하면 직급에 따라 해야 하는 업무가 있어요. 그래서 본인들이 알아서 나는 거기까진 아니라고 생각해서 승진요청을 안 하죠. 일은 많거든요. 매일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니까 인재가 많은 게 좋고, 좋은 인재가 적절한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라, 먼저 그 자리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해요. 그 후에 자리가 사람을 만들죠. 그래서 승진도 자유고, 할 수 있는 건 다 하라고 해요.
Q. 재택근무도 가능한가요?
네, 회사에서 충분히 역량과 신뢰를 쌓은 분들은 1~2일 전에 미리 요청하시면 재택근무도 가능해요. 특히 상담의 경우, 장소 제약이 없는 카카오톡이나 전화 상담의 경우에는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으니까요. 전체회의처럼 직접 참석해야 하는 날을 제외하면 주 3~4일 정도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거죠.
Q. 회사 내에서 회식은 자주 하나요?
자주는 아니지만, 요청이 들어오면 해요. 회식 때 술 강요는 절대 안 해요. 술도 비싸잖아요. 술 안 좋아하는 사람이 마시는 건 아까워요. 먹고 싶은 사람들은 마음대로 먹으라고 하죠. 업무 중에도 술 마시고 일의 성과가 좋다고 하면 얼마든지 마셔도 돼요. 냉장고에 맥주도 있고 보드카도 있어요.
Q. 직원들 역량 강화나 장기근속을 위해서 하는 교육이 있나요?
하루에 한 시간씩 교육해요. 매일 3시 반부터 4시 반까지 교육 일정이 잡혀 있어요. 본인들이 모르는 부분에 대한 교육이나 새로운 논문이나 프로세스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해요.

럽디 직원들이 회의하는 모습. 정말 편해보인다. (사진제공: 럽디)
#럽디에 들어가려면?
Q. 채용 분야는 어떻게 되나요?
연애상담사를 주로 채용해요. 심리상담, 심리치료, 연애상담을 해줄 분들을 뽑아요. 기존에 심리상담, 심리치료를 하던 분을 굉장히 우대해요. 이미 심리상담과 심리치료를 할 줄 알면, 교육할 게 반으로 줄어드니까요.
또, 최근에 ‘자유 전형’이란 걸 만들었어요. 상담사 등 필요한 인력에 대한 공고 외에, 자유 전형으로 새로 공고를 냈어요. 회사에 이 능력이 필요할 것 같으면 지원해달라는 거죠. 같이 이야기해 나가보자는 거죠. 사람은 많이 필요하니까, 능력 있는 분들은 지원해달라는 거예요.
Q. 이 분야를 모르는 분들도 채용하시나요?
본인이 그만큼 배울 각오를 하면 가능하죠. 면접 때 공부는 좋아하는지를 가장 먼저 물어봐요. 회사에 들어오면 영원한 공부의 도가니에 빠져서 빠져나올 수 없어요. 공부하지 않으면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없거든요. 그래서 책 보는 걸 싫어하면 들어오지 말라고 이야기해요. 배워야 할 것도 많지만, 회사의 기초 문화가 공부다 보니까 공부를 안 좋아하면 도태돼요. 공부하지 않으면 2주 이상 버텨낼 수가 없어요.
Q. 상담사의 구체적인 업무 내용이 어떻게 되나요?
심리치료, 심리상담, 연애상담인데, 치료라기보다는 공감해주고 이슈를 찾아주면서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거죠. 해결책은 회사에서 교육하고요, 그 사람을 어떻게 상담해주는지는 심리치료와 심리 상담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석사 과정 중인 분도 있고, 석사 과정을 마친 분들도 많아요.
Q. 어떤 사람을 뽑기를 원하시나요?
공부와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을 원해요. 입사하면 1년에 책 100권 분량은 읽어야 하거든요. 이번에 새로 오신 분 중에서 전공이 관련 분야가 아니라서, 본인이 공부해서 채우겠다는 분이 있었어요. 그분에게 내준 미션이 3일 동안 책 5권 읽기였어요. 그렇게 어려운 미션은 아니에요. 5권을 읽어 오고 거기 있는 수치들 다 물어봐서 통과해야 했죠. 책에 수치가 750가지가 나와 있는데, 그중에 10가지를 물어보면 3가지는 맞춰야죠.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해요. 문서로 된 자료도 많아서 그것도 다 읽어야 하거든요.
Q. 그 외에 다른 부분도 보는 게 있을까요?
멘탈이 강한 사람, 그리고 누군가를 혐오하는 가치관을 가지지 않은 사람을 원해요. 모든 분의 상황에 다 공감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니까,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혐오하는 성격이 아니고 잘 어울리고 함께 풀어가려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또, 공부 잘하고 경력 있는 분들, 그리고 특이한 능력 가지신 분들도 좋아해요.
Q. 럽디에 대해 지원하려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사항이 있나요?
럽디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아니에요. 주 40시간 근무에 따른 급여는 지급하지만, 그 외에 성과급은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업무 생산성이 높은 분들은 확실하게 많이 받아가고요. 낮은 분들은 그렇지 않고요. 지금도 월 급여의 80%씩 성과급으로 받아가는 분들도 있어요.
그리고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지는 사람을 원해요. 말만 앞서면 안 돼요. 다 할 수 있다고 말하면, 정말 다 시킬 거예요. 본인이 책임질 수 있는 말만 하고, 실제로 하나씩 책임져 나가는 사람이 필요해요. 괜한 의욕을 부리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Q. 채용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지원하시면 서류 검토 후, 전화인터뷰를 해요. 전화로 간단한 질문들 드리고요. 인터뷰 후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직무면접을 봐요. 면접에서 합격하면 상담사는 바로 연수를 들어가고, 다른 직무는 실무투입을 해서 수습 기간을 거쳐요. 수습은 짧게는 2주부터 길게는 2개월까지 걸려요.
면접 때에는 그 사람이 어떤 대답을 하는지보다 무엇을 알아보고 왔고, 무엇을 물어보는지를 중요하게 봐요.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하는지,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려고 했는지를 보는 거죠.
Q. 상담사는 채용 후 따로 교육하는 과정을 가지나 봐요?
네, 효과적인 상담사, 더 좋은 상담사가 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내용을 정리해 놨어요. 그런 기초적인 내용을 전부 알려주고 얼마나 이해하는지 테스트를 해요. 교육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내용을 지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실제로 그 내용을 매일매일 이야기를 해요. 교육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상담을 잘 할 수 있으니까요. 교육 내용에는 UX/UI부터 시작해서 협상, 치료, 심리학 등이 다 들어가요.
Q. 수습 기간이나 교육받을 때, 급여는 어떻게 지급되나요?
근무시간에 따른 기본임금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최저임금에 맞춰서 줘요. 그리고 수습이 끝나면 기본 연봉에 인센티브제로 전환이 되고요. 교육 기간 내에도 능력을 많이 발휘하면 인센티브도 지급되고요.
Q. 앞으로 럽디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리데이트(이별 분야)는 거의 개발이 끝나서 확장만 하면 되고요. 포데이트(싱글 분야) 쪽에 더 집중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커플을 위한 분야도 만들려고 해요. 제가 연애할 때 필요했지만 없었던 분야들을 만드는 거예요. 제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문제를 풀어나간 것들을 서비스화시켜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우리가 고객을 보고 대하는 자세를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고객을 열심히 보고 잘 대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좋은 회사가 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입사할 생각 있는 분들, 빨리 성장하고 싶은 분들이 많이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연애연구원 홍연록님 (사진제공: 연애연구원 홍연록님)
#채용 분야의 현직자를 알아보자! – 연애연구원 홍연록님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지금 럽디에서 연애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홍연록이에요. 입사한 지는 2개월 됐어요. 재회 상담과 싱글을 위한 강의를 병행하고 있고, 홍보 쪽과 블로그 작업도 하려고 하고 있어요.
Q. ‘연애연구원’이라는 명칭이 독특한데요. 설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
네, 우리는 연애 상담뿐만 아니라 해외논문 및 다학제적인 연구를 병행하며 내담자를 위한 솔루션을 끊임없이 찾으려 탐구하고 있거든요. 이런 이미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명칭이 바로 ‘연애연구원’이라고 생각해요.
Q. 어떻게 입사하게 되셨어요?
학부 때 실용무용을 전공해서 실용무용팀에서 춤을 췄어요. 학교 내 팀에도 있었고 외부 강사도 했죠. 졸업 후에도 무용팀에서 활동했어요. 그러다 대학원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춤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심리에 관심이 있어서 예술 심리치료, 무용 심리치료 쪽 대학원에 진학했고, 상담도 함께 배웠어요. 그러다가 상담 분야로 취업을 하려고 회사를 찾다가 이곳에 들어오게 됐어요. 사실 연애라는 것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분야잖아요. 저도 관심이 많은 분야기도 했고, 상담사를 뽑는다고 해서 지원했어요. 심리와 연애를 검색하면 다른 회사도 나오긴 하는데, 저는 럽디가 끌렸어요.
Q.석사를 마치고 취업을 하셨나요?
아니요. 학교 다니는 중이에요. 면접 때 물어봤었는데, 자율적으로 40시간만 채우면 되니까 조율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한 학기를 학교에 다니면서 회사에 다녔고요. 이후에는 휴학하고 회사에 먼저 적응하려고 해요. 그 후에 적응이 끝나고 재택근무도 가능한 수준이 되면 다시 복학 후에 학업도 병행하려고요.
Q. 실제 면접에서는 어떤 걸 물어봤나요?
대표님과 직접 면접을 봤는데, 특이하다고 느꼈던 건 ‘저출산 문제’에 관해 물어봤어요. 회사에서 풀고 싶어 하는 문제이기도 하고 목표인 것 같은데, 저출산 문제를 사회적으로 그리고 회사에서 어떻게 풀고 싶은지를 묻더라고요. 말도 안 되는 저만의 생각을 말했죠.
Q. 실제로 일해 보니까 분위기가 어떤가요?
제가 다른 회사는 다녀보지 않아서 비교할 순 없는데, 사람들에게 듣는 분위기를 보면 여기는 자유롭고, 저한테 편했어요. 아르바이트나 강사 활동을 하면 거기서도 선배 강사나 원장님이 있는데, 텃세라든지 직급에 따른 제약이 있었어요. 이곳은 그런 게 없고, 같이 협업하는 수평적인 문화라서 좋아요. 직원들의 편의나 복지를 최대한 생각해주는 회사이기도 하고요.
Q. 상담사이신데, 상담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시간 단위로 100% 예약제로 운영되고요. 카톡상담, 전화상담, 대면상담이 있어요. 대면상담은 직접 마주하고 상담하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해 파악하기 쉬워서 상담이 더 수월해요. 보통은 스터디룸 등 1:1로 진행할 수 있는 곳에서 하고요, 추후 대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할 계획이라고 들었어요. 대면 상담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거든요. 계속 스터디룸을 예약하는 데에도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니까요.
그리고 저 같은 연애연구원 외에도 초기상담사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은 연애의자격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나 처음에 리데이트 등으로 상담신청을 한 분들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해요. 내담자들이 맨 처음에 접하는 분들이 초기상담사 분들이에요.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예약을 잡아서 상담사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요.
Q. 회사 들어와서 초과근무한 적이 있으세요?
저는 초과근무를 한 적은 없고 도리어 일을 적게 했어요. 입사 직후에 아파서, 강제로 쉬었어요. 그때 성대 결절이 와서 목소리가 안 나왔었는데, 상담사는 목소리가 나와야 상담을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병원에 다녀와서 상황을 이야기했는데, “쉬세요.” 그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쉬었어요. 저는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신입이라 성과가 많이 나지는 않으니까, 주 40시간을 채워서 기본급이라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플 때는 쉬어야 한다며 쉼을 당했어요.
Q. 신발 벗고 생활하잖아요. 어때요?
정말 편해요. 제가 데이트를 하거나 하는 날에는 힐을 신거나 그럴 수 있잖아요. 힐을 계속 신고 있으려면 힘들죠. 슬리퍼로 갈아 신고 있더라도, 신발 자체의 갑갑함이 있어서 불편해요. 신발을 벗으니까 발이 편해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Q. 회사의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밥이요! 밥을 정말 잘 챙겨줘요. 밥이 맛있는 곳을 가려고 하고, 메뉴는 투표를 통해 다수결로 정해서 주문하거나 먹으러 나가요. 저는 상담사라서 13시에 출근해서 22시까지 근무해서 저녁을 먹어요.
Q. 회사에서 식사 이외에 또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나요?
의사 결정을 투표로 하고요. 의사 표현이 자유롭고, 원하는 건 다 해줘요. 간식도 많이 사주고, 커피도 더치커피 장비를 들여놨어요. 상담사들은 다 업무용 핸드폰을 쓰는데, 다른 회사에서는 업무용 스마트폰이나 보험 분야에서 쓰는 패드 등을 지급을 안 해주고 개인이 사야 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우리는 정말 모든 걸 다 지원해줘요. 노트북 모니터 헤드폰 등의 상담 장비부터 업무용 핸드폰까지 다 지원해줬어요. 이런 게 마음에 들어요.
Q.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 있나요?
직원들이 더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해야 할 일은 많거든요. 다른 것들은 회사에서 다 해주니까, 따로 부족하거나 필요한 건 없어요.
Q. 주변에서 직업을 구하는 사람에게 추천하실 의향이 있나요?
네, 지금도 많이 추천하고 있어요. “밥 맛있어.” “원하는 거 다 해줘.” “재미있어.” 이런 이야기를 해요. 대신에 성취 지향적이고 공부 많이 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이죠. 정말 좋으니까 버틸 자신 있으면 지원하라고 이야기해요.
Q. 럽디에 들어오려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공부 많이 해야 하고, 멘탈 관리를 잘해야 해요. 상담을 하니까 상대에게 공감하고 동조하다 보면 에너지가 소진이 많이 돼요. 사람과 사람 간에 소통하는 부분에서 소진되는 에너지가 커요. 그 부분에 대한 멘탈을 잘 관리해야 해요. 그리고 업무적인 건, 해야 할 건 많은데 인원이 부족해요. 그래서 얼른 들어오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일을 억지로 주는 건 아니에요. 상담사들이 상담 예약이 없을 때도 있잖아요. 그러면 그때 책을 읽고 칼럼을 써요.
“빨리 들어오셔서 같이 맛있는 밥 먹으러 가요!”
대표님과 인터뷰가 끝난 후 현직자인 홍연록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인터뷰 중에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있는 대표님의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안 싸우고 안 쌓이는 연애를 할 수 있다.’는 대표님의 말은, ‘비트코인은 망하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허황하게 느껴졌지만, 사무실 곳곳에서 보이는 분위기가 그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만 가득했던 나와 권능도, 인터뷰가 끝난 후에는 럽디에서 연애상담이나 교육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했으니까.
이 글을 읽은 당신은 어떤 느낌을 받았는가? 호기심이 생겼다면, ‘연애의자격’이나 ‘리데이트’ 사이트에 들어가 보자. 당장 가입하고 상담받고 싶어질 테니까.
출처 : https://seouljobs.net/recruit/luv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