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어서와, 해상 콜드체인은 처음이지?”
2024.10.08마켄코리아 조한용 오션서비스 총괄 매니저. ©마켄코리아
마켄코리아 조한용 총괄 매니저는 한국계 덴마크인이다. 4살 때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떠난 후 5년 전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처럼 한국 여행이나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니다. 반대로 한국에 해상 콜드체인을 알리고, 서비스하기 위해 왔다.
조한용 매니저는 마켄 입사 전, 세계 해운 1위 회사인 머스크(Maersk)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현재는 마켄코리아에서 오션서비스를 총괄 중인 해상 콜드체인 전문가다.
해상 콜드체인이란 바닷길을 이용해 온도 민감성 제품을 적절한 온도를 유지한 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송하는 물류 시스템을 말한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항공 콜드체인이 대세이며, 해상 콜드체인은 생소한 분야다.
전 세계적으로도 약 20%의 의약품만 해상 콜드체인을 이용할 뿐이다. 하지만 향후 10년 내 해상 콜드체인 비중이 75%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만큼 장점이 많다는 얘기인데, 그럼에도 아직까지 이용률이 낮은 건, 여전히 상존하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편견과 불안 때문이다.
이에 해상 콜드체인 관련 독보적 기술력을 갖춘 마켄코리아 조한용 매니저와 해상 콜드체인 기술의 장점과 앞으로의 미래, 항공 콜드체인을 대체할 수 있는 지 등을 물었다. 인터뷰 자리엔 마켄코리아 안선옥 지사장도 동석했다.
급부상한 의약품 콜드체인 중요성
“콜드체인은 온도에 민감한 약품, 백신, 생물학적 제제의 품질, 효능, 안전성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마켄은 철저한 위험도 관리 및 강력한 인프라, 엄격한 규정 준수 등을 포괄해 접근합니다.”
조한용 매니저는 의약품 유통에서 콜드체인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과거에는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에 더 집중했다. 무균 제조공정을 위한 시스템을 갖춘 청결한 플랜트에서 표준운영절차(SOP)대로 만드는지 신경 쓴 것.
하지만 그렇게 잘 만든 의약품이 수송 중 변질돼 세계 어는 곳에서나 동일한 효능효과를 얻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
조한용 매니저는 “의약품의 경우, 지금까지는 항공 콜드체인을 주로 활용해 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하늘길이 막히면서 점차 해상 콜드체인으로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전하고 “마켄코리아 역시 아직은 항공이 메인이지만 해상 쪽으로도 점차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켄코리아가 해상 콜드체인 전문가 조한용 매니저를 영입한 이유다.
마켄코리아 조한용 오션서비스 총괄 매니저. ©마켄코리아
“체크, 체크 또 체크” 마켄만의 위험요소 관리법
마켄코리아는 국내 제약바이오 콜드체인 물류시장 환경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백신 및 기타 온도에 민감한 의약품 수요가 늘고 의료 공급망 품질 및 안전성 강조 등으로 크게 성장했다는 것.
조한용 매니저는 “한국의 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이 다수 성장함에 따라 콜드체인 기술 역시 수준이 높아졌다”며 “보다 혁신적이고 복잡한 바이오의약품의 도입 등으로 첨단 제약바이오 콜드체인 솔루션의 필요성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매니저는 마켄만의 콜드체인 장점으로 제약바이오 특화를 먼저 꼽았다. 오직 의약품만 다루기에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는 얘기다. 이외 실시간 모니터링, 특수포장, 글로벌 네트워크, 통관솔루션 등도 마켄만의 핵심 기술이라고 전했다.
조 매니저는 “이해도가 높으면 배송지까지 의약품을 운송할 때,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환경에 따라 항공편이 바뀔 수도 있고 패키징이 다를 수도 있으며, 화물을 옮기는 과정에서 충격이 가해지는 등 여러 돌발변수가 생길 수 있다.
마켄은 콜드체인 운송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위험요소를 파악, 경로 위험성 평가(Route Risk Assessment)를 거친 뒤 운송을 한다.
조 매니저는 “마켄이 1만개의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운송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난 44년간 물류를 해오면서 쌓아온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한 뒤 “그럼에도 1만1개째 위험요소가 튀어나올 때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이미 1만개의 위험요소를 알고 있기에 대처하는 방법 역시 타 기업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마켄코리아가 경로 위험도 평가에 강한 이유는 Corrective Action and Preventative Action, 일명 카파(CAPA) 덕분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올바르게, 그리고 앞으로 예방할 수 있을지 프로세스를 세우고 이를 추후 경로 위험도 평가에 포함하는 것이다.
장점 많은 해상 콜드체인, ‘가시성’으로 고객 신뢰 얻다
해상 콜드체인도 항공 콜드체인과 크게 다른 건 없다. 시스템 프로세스를 그대로 갖고 와서 좀 더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장점도 많다. 무엇보다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대규모 선박을 활용해 항공 운임보다 12~16배 저렴하다.
용량이 크고 온도 조절이 가능한 냉동/냉장 컨테이너인 리퍼 컨테이너(Reefer container)를 사용해 더 효율적인 운송이 가능하고, ESG 경영도 실천할 수 있다. 항공운송은 톤킬로미터 당 약 50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해상운송은 톤킬로미터 당 10~40g의 이산화탄소만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해상 콜드체인이 보편적이지 못한 이유는 업계가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 매니저는 “온도에 민감하지 않은 케미컬의약품은 지금도 해상 콜드체인을 많이 이용하지만 바이오의약품은 아직 두려워하는 편”이라며 “장점이 많은 걸 알기에 모두가 하고는 싶어하지만 다들 누군가 먼저 해 주길 바라지, 자기가 먼저 하려고 하진 않으려는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조 매니저는 “결국 고객사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가시성이 중요하다. 현재 운송 중인 배가 어디에 있고, 컨테이너의 온도는 몇 도이고, 배터리는 얼마나 되는지 등 상황을 담은 리포트를 매일 발송한다면 사실 항공 콜드체인이랑 다를 바 없다. 실제로 우리는 GPS 추적 및 온도 모니터링 등으로 이 같은 서비스를 진행 중이고 이용 중인 고객들은 무척 만족한다”고 전했다.
마켄코리아 조한용 오션서비스 총괄 매니저. ©마켄코리아
해상 콜드체인 인식 바꾼 선구자
그렇다면 장점이 많은 해상 콜드체인이 언젠가 항공 콜드체인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날도 올 수 있을까? 하지만 조 매니저는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 매니저는 “해상 콜드체인이 상당한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항공 콜드체인을 완전히 대체는 못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신약이라거나 유통기한이 짧은 의약품들은 어쩔 수 없이 항공 콜드체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해상 콜드체인은 상업적이고 더 큰 선적과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의약품에 사용할 수 있고, 항공 콜드체인은 긴급하고 시간에 매우 민감한 의약품, 또는 비상사태에 사용하면서 서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매니저는 “아직까지 해상 콜드체인이 일반적이진 않기에 몰라서 이용을 못하는 고객들도 있다”며 “해상 콜드체인 이용이 가능한 고객들에겐 우리가 유통 매니지먼트 계획을 세운 뒤 역제안을 하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아직까지는 망설이고 두려워하는 고객들도 적진 않습니다. 마켄은 프론티어 정신을 앞세워 해상 콜드체인 인식을 바꾸고 트렌드를 바꿀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출처: http://m.yakup.com/news/index.html?cat=interview&mode=view&nid=296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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