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좋은 공간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인터뷰] 스페이스애드 오창근 대표
* 해당 기사는 포춘코리아 인터뷰 기사에서 발췌했습니다. 프라임오피스 미디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애드는 강남 파르나스타워, 여의도 파크원 등 수도권 주요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 450여 개와 협업한다. 양질의 콘텐츠 노출을 통해 오피스 직장인들에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서다. 모든 게 온라인으로 통하는 시대다. 상품 유통은 물론이거니와 광고, 홍보 마케팅, 콘텐츠 소비, 네트워킹, 교육 등 일련의 행동 양식이 모두 온라인 가두리 안에 갇혀 있다. 인간의 수단으로 출발했던 온라인은 어느새 인간과 운명공동체가 지위를 갖게 된 셈이다. 하지만 오창근 스페이스애드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갈수록 깊어지는 온라인의 늪에서, 심지어 ‘온라인은 대세가 아니라 미래’라고 불리던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스페이스애드는 오프라인에 무게의 추를 뒀다. 오창근 대표: "직장인들에게 오피스 미디어에 대한 호감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특히 오피스 사무실 공간이 오 대표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는 메인 로비, 엘리베이터 내부 등 오피스 빌딩 내 유휴 공간에 디지털 패널을 설치해 콘텐츠와 광고를 송출하기 시작했다. 남는 공간을 매개 삼아 직장인 시청자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미디어 서비스를 펼친 것이다. 포춘룸에서 만난 오 대표는 물리적 공간에 대한 확신이 강했다. 그는 "공간은 어차피 실존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사람들이 일하는 공간 자체를 우리가 임의로 바꿀 순 없죠.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딱 한 가지 있어요. 공간에 가치를 불어넣는 일이죠. 유의미한 콘텐츠를 통해서요." 2017년 말 사업 첫발을 내딛은 스페이스애드는 지금까지 강남 파르나스타워, 여의도 파크원, 서울역 서울스퀘어 등 수도권 내 주요 프라임급(연면적 3만㎡이상) 오피스 빌딩 450여 개에 진출했다. 오 대표만의 자신감이 통하면서 까다롭기로 소문난 빌딩 공간주들과 그 안을 정신없이 오가는 직장인들의 시선과 생각을 바꾼 결과다. 서울 수도권 주요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에 들어선 스페이스애드의 프라임오피스 미디어 ⓒ 스페이스애드 주요 오피스 빌딩 내 엘리베이터, 그리고 빈 벽 사이사이에 디지털 콘텐츠를 전시해 보자는 생각을 어떻게 하셨는지요. 지금에야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가 대중화돼서 친숙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감히' 값비싼 빌딩에 엄두도 내지 못할 아이디어였거든요. 되게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내가 일하는 사무실부터 헬스장, 키즈카페 등 오프라인 공간을 가만히 살펴보면 벽면이라든지, 기둥마다 남는 공간이 굉장히 많거든요. 미관상 빈 공간으로 남겨둘 수도 있겠지만, 그냥 놀리기에는 되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자리에서 미디어를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아파트 게시판처럼 A4 종이 광고지를 붙일 수 없는 노릇이잖아요. 그래서 콘텐츠와 광고를 디지털로 전환해야겠다 싶었던 거죠. 요즘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콘텐츠와 광고를 고민하는 시대잖아요. 반면 왜 대표님께선 오프라인 공간에 시선을 두신 건가요. 모든 게 온라인화돼 가고 있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오프라인에서 필수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잖아요. 당장 잠자고 먹고 일하는 곳이 주거 공간이고 업무 공간인 거처럼. 그래서 오프라인 공간이 밸류애드(Value-add)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다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오프라인은 부동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잖아요. 생각보다 변화에 굉장히 보수적인 섹터예요. 건물에 엑스 배너 하나 설치하거나 광고지 하나 붙이려면 바로 관리자에게 제재받고는 하잖아요. 하물며 상업 오피스 빌딩에 대형 LED를 설치해 디지털 콘텐츠를 송출하려는 건 훨씬 어려운 과제죠. 그래서 만들 수만 있으면 잘될 확신이 있었는데, 막상 구상한 대로 풀리기엔 쉽지 않겠다 생각했고요. 더욱 공간주나 그곳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에게 미디어에 대한 호감을 느끼게 하고 싶었고, 진짜 도움이 되는 장치라고 느끼게끔 하고 싶었어요. 오프라인의 양대 축인 주거와 오피스 중 오피스에 힘을 싣게 된 이유는요.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곳에서의 비즈니스 효과가 더욱 뚜렷할 것 같은데요. 50~60평대 아파트 한 가구에 보통 2~4명 살거든요. 그와 비교하면 업무 공간의 인구 밀도가 훨씬 높은 편이죠. 아파트 거주자들의 대부분이 아침 일찍 출근하거나, 일하지 않더라도 낮 시간에는 외출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콘텐츠의 타깃층이 주로 집에서 가사 일을 하는 분들에게 국한될 수밖에 없는 이유죠.반면 업무 공간에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장시간 머물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와 성향, 유형의 사람들이 모여 있거든요. 그렇기에 더 다양한 콘텐츠와 브랜드 광고를 보여줄 수 있고요. 콘텐츠와 광고의 퀄리티를 더욱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생기기도 하죠.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업무 공간에 대한 어려움 역시 많기도 하지만요. 판교의 테크원, 여의도의 파크원 등 프라임급(연면적 3만㎡ 이상) 오피스 빌딩에 처음부터 입성하신건가요. 아뇨. 절대 그럴 수 없었죠(웃음). 처음부터 큰 시장을 노리고 싶어도 사람도, 리소스도, 노하우도 없었으니까요. 궁극적으로는 오피스 영역이 비즈니스의 마지막 목표라고 설정해놓고선 작은 공간에서부터 시작해 테스트를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 시작했던 곳이 서울 강남과 경기도에 자리한 골프 연습장이었죠. 그 다음부터는 설득의 단계였어요. ‘여기에 남는 공간들이 이렇게 많으니, 골프장의 투자 하나 없이 우리에게 이 공간을 맡겨주면 추가적으로 수익을 만들어 주겠다’면서요. 당연히 골프장 측에선 반신반의한 반응이었죠. 그렇게 타석 쪽을 중심으로 광고 현수막을 하나둘씩 설치하면서 ‘아 공간주들의 수요도 분명히 있고 광고주들의 수요도 있기에 양쪽 매칭이 가능하겠구나’ 싶었어요. 당시 이 영역이 꽤나 성공적이란 걸 알게 되면서 첫 투자까지 받게 됐고요. 일련의 첫 경험들을 동력 삼아 다음으로 대형 프랜차이즈 키즈카페로 진출했죠. 사업을 본격화하려 할 때쯤 코로나 팬데믹이 겹쳤잖아요. 직장은 물론이거니와 지역 상업시설들도 많이 문을 닫다 보니 대표님의 비즈니스에도 제동이 많이 걸렸을 것 같은데요. 그런 질문 참 많이 받긴 했어요. 저희 기업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또 팬데믹이 사업 초기와 겹쳐서 주변에서 걱정들을 많이 해주셨죠. 근데 정작 저희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어요. 그 당시에는 무리하게 고정비를 늘려놓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물론 애당초 사업에 대해 아직 확신이 들지 않던 때라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도 않기도 했고요. 초기엔 매출 수수료 위주의 사업 모델이었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덜했었고, 아시다시피 팬데믹 때 골프 연습장 이용 수요는 굉장히 높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다행히 팬데믹 시기를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골프장과 키즈카페 등을 거쳐 지금은 목표했던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을 클라이언트로 대거 확보하고 계시잖아요. 첫 진출 한 오피스 빌딩 기억나시나요. 그럼요. 종각역 인근에 위치한 종로타워죠. 2022년 첫 케이스였어요. 저희 기업을 믿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여전히 감사한 마음이 커요. 당시 미팅에 참여하신 공간주께서는 아마 일전의 골프 연습장 점주처럼 저희를 그저 광고 기업으로 생각하셨을 거예요. 하지만 막상 대화 나누면서는 그분들이 “우리가 원하던 게 이런 거였어”라며 저희의 공간 활용 기획, 콘텐츠 방향, 광고 비율 등을 정말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셨죠. 앞서 이야기했지만, 부동산에 변화를 준다는 게 정말 힘들어요. 특히 대형 빌딩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해 관계자일수록 직접 눈으로 성공 사례를 보지 않는 이상, 쉽게 생각을 움직이지 않거든요. |공간에 가치를 더하다 오창근 대표: "콘텐츠에 노출되는 직장인들의 삶에 뚜렷한 기여도가 있어야만 미디어의 인기가 높아지고 공간주의 만족도도 커지게 된다" 스페이스애드의 슬로건에는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 공간 그리고 가치. 보수적인 공간주의 생각은 콘텐츠의 질에 따라 좌우된다는 게 오 대표의 생각이다.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담보할수록 시각적 효과와 동시에 공간주와 오피스 입주 직장인들의 사고는 더욱 윤택하게 된다. 공간주, 오피스 근무자들, 콘텐츠 기획자와 광고주 등 모두가 공간에 대한 매력과 가치를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콘텐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스페이스애드만의 콘텐츠 기준이 있나요. 형식적인 면에서는 콘텐츠 1개당 15초, 길게는 30초 송출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에 담긴 메시지가 굉장히 핵심적이면서 인사이트가 함축적으로 담겨야 해요. 콘텐츠의 핵심 타깃층은 주요 프라임급 빌딩에서 일하는 3040 고소득, 고학력자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트갤러리와 협업한 예술 작품 콘텐츠, 와인 기업과 함께 와인 포도 품종에 관한 교육 콘텐츠를 구성하곤 했었죠. 최근엔 헬스케어기업 세라젬과 함께 직장인들을 위한 올바른 자세를 알려주는 콘텐츠 기획을 하고 있고요. 전문 파트너들과 헙업을 강조하는 이유는 콘텐츠의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콘텐츠에 노출되는 직장인들의 삶에 뚜렷한 기여도가 있어야만 미디어의 인기가 높아지고 공간주의 만족도도 커지게 되죠. 콘텐츠와 함께 브랜드 광고도 송출되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광고의 퀄리티 컨트롤도 이뤄지는 건가요. 광고는 저희 기업의 핵심 수익 모델이에요. 콘텐츠 송출을 통해서는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지 않고 있고요. 그렇다고 해서 아무 광고나 함부로 노출시킬 수는 없어요. 앞서 이야기와 같은 맥락에서, 빌딩의 공간과 그 안에서 일하는 직장인들과 결이 맞는 게 가장 중요해서죠. 그래서 현재 광고 비중은 전체 콘텐츠에서 최대 50%를 넘기지 않고요. 좋은 콘텐츠 기획과 최소화된 광고 노출이라면 오피스 내부 대신 옥외 대형 전광판을 통해 노출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옥외 전광판은 통상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주로 보게 되잖아요. ‘와, 크다, 멋지다’ 정도의 짧은 인상만 남기고 콘텐츠 자체에 대한 임팩트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죠. 반면 엘리베이터 앞이나 벽면에 설치된 미디어는 계속 자리에 머물면서 보게 되잖아요. 특히 주변의 방해가 적어서 집중효과가 크죠. 다만 실내 미디어의 경우 유사하면서 좋은 공간을 수십, 수백 개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난도가 굉장히 높아요. 대형 전광판은 정확한 한 곳과만 계약하면 되잖아요. 종로 플레이스에 설치된 프라임오피스 미디어 ⓒ 스페이스애드 오 대표는 단기간 내 대형 프라임급 빌딩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내가 광고업계 출신이 아니어서 가능했다”고 답했다. 광고 전문가였다면 철저히 광고 효과에 대해서만 집중했었을 것이란 게 그의 말이다."광고인이었다면 최대한 많은 광고 유치를 욕심냈을 것이고, 공간과 상관없이 시청각적 광고 임팩트에만 몰두했었을 것이다. 그러한 DNA가 내게 당초 없었기에 누구보다 공간과 어울리는 콘텐츠와 광고의 절제를 고민할 수 있었다." 스페이스애드의 아이덴티티를 정의하자면요. 굳이 카테고리를 분류한다면 애드테크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죠. 공간과 콘텐츠, 광고주를 다 연결하는 기업이니까요.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미디어 기업이에요. 직장인들이 더는 TV를 통해서 소비를 하지 않는 시대잖아요. 이들이 직접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미디어가 빈 상황에서 저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른바 ‘미디어 파워’라는 표현을 쓰려면 실제 수치상 입증이 돼야 하거든요. 광고는 다양하면서 많은 공간에 부끄럽지 않은 콘텐츠가 송출돼야 하고. 무엇보다 시청자 수도 탄탄해야 하잖아요. 각 요소마다 앞장서 있다고 자부합니다. 오창근 대표는 스페이스애드의 아이덴티티에 대하여 "미디어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스페이스애드가 지금의 미디어 역할을 뛰어넘어서 구상하고 있는 다음 챌린지도 있나요. 공간과 관련된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지금 협업하는 프라임급 오피스가 450개 정도 되는데요. 향후 1년 동안은 1000개까지 늘리는 데 주력하려 합니다. 그러면 수도권에서만 약 300만 명의 직장인 시청자 수를 확보하는 셈이 되죠.이 어마어마한 시청자 수를 바탕으로 오피스 공간 내 다양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거든요. 이를 테면 직장인 관련 커뮤니티 서비스나 전기차 충전 서비스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죠. 쉽게 말해 공간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얼마든지 가능해질 거라고 봐요. 원문보기 : 🔗포춘코리아 저작권은 스페이스애드에 있으며, 무단 배포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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