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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품고 요기요 파는 DH…엇갈린 희비?

[전격비교]배민"아시아 시장 본격 진출"vs 요기요"새 주인은 누구?"

2020. 12. 29 (화) 16:14 | 최종 업데이트 2021. 01. 05 (화) 10:34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배민)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팔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DH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 지분을 모두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요기요 입장에서는 '배민'을 인수한 줄 알았는데, 오히려 모기업인 DH를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됐다. 
◇ "DH, '요기요' 팔고 '배민' 품고"…요기요는 어디로?
공정거래위원회는 DH(배달앱 '요기요' 운영)와 우아한형제들(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DH는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약 88%를 사는 계약을 맺고,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국내 1, 2위 배달 앱 사업자의 결합은 '독점'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들이 한 회사가 되면 배달업계에 시장 경쟁이 사라지면서 소비자와 음식점 등의 손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금액 기준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99.2%에 달한다. 

1년간 검토 끝에 공정위는 "배달앱 플랫폼이 매개하는 다면시장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전방위적으로 미치는 경쟁 제한 우려가 크다"며 조건부 승인을 선택했다. 

앞으로 6개월 안에 DH는 DHK(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모든 지분을 팔아야 한다.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 최대 6개월까지 미룰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만약 1년 안에 팔지 못하면 수정조치불이행으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거나, 경우에 따라 검찰 고발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각 전까지는 현 상태가 유지된다. 요기요와 배민은 지금처럼 따로 운영되고, 음식점에 적용하는 실질 수수료율은 바꿀 수 없다. 서로 정보도 공유해서는 안된다. DH 측은 "내년 1분기 중 요기요 매각 절차를 마칠 예정"이라면서도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은 요기요의 가치를 2조4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배민을 인수하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DH를 떠나게 된 요기요 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방향은 없다"며 "사업이 잘되고 있고, 당장 달라지는 것이 아니어서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앞으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 배민, 본격 아시아 시장 진출 시작…"'배민스러움'은 바뀌지 않는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0년 설립됐다. 당시 자본금 3000만원, '배달음식 전화번호(전단지)' 모바일 안내 서비스로 출발한 회사는 설립 9년여만에 5370억원(2019년 기준)의 자산을 보유한 배달앱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가치는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 국내 인터넷 기업 인수·합병(M&A)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DH와 기업 결합 소식을 전하며 "아시아 시장 정복"의 큰 그림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조건부 승인을 계기로 두 회사는 '우아DH아시아'를 함께 만들고,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을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은 '배민스러움'이라고 표현되는 독특한 기업 문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B급 감성'을 담은 각종 광고, 배민신춘문예나 치믈리에 자격 시험 등을 통해 시시때때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일하는 문화'에서도 배민만의 색깔은 선명하다. 이 때문에, 우아한형제들과 DH의 기업 결합 소식에 내부에서는 '기업 문화의 변화'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당시 김 의장은 "배민의 DNA는 유지될 것"이라며 "DH는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존중하고 있고, 회사명과 서비스명, 일하는 방식, 출근시간, 근무시간, 복지정책 등 모든 것은 현 상태를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홈페이지에 공개된 우아한 '일하는' 문화/그래픽=우아한형제들
 
◇ 전현직자들이 말하는 배민은?…총만족도 ⭐️3.5점  리뷰 보러가기
전현직자들에게 배민은 어떤 회사일까? '일하는 방식'은 어떨까? 잡플래닛 리뷰를 통해 살펴봤다. 

배민의 전현직자들이 평가한 기업의 총만족도는 3.5점이다. 전현직자들은 '사내문화'(3.8점)에 가장 만족했고, '승진 기회 및 가능성'(3.2점)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CEO지지율이 78%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전현직자들 중 58%는 '1년 뒤 이 기업은 성장하고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것은 '월요일 오후 1시 출근'이다. 또 '수평적인 기업문화'로 '윗사람 눈치' 볼 일 없는 점, 유연한 사내 분위기, 도서비 지원, 좋은 구성원, '분' 단위로 나오는 야근비, 업계 1위의 자부심 등이 언급됐다. 

물론 어느 회사나 그렇듯 단점도 있다. 전현직자들은 '과중한 업무량' '체계부족' '성장통'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이 심함' 등을 지적했다. 특히 '업무량'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잠실의 등대. 불이 안 꺼짐" "업무 강도가 높아서 야근비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부마다 다르지만 휴가 때도 불러서 일을 시켰고 쉬는 날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남겨진 리뷰들 중에서는 '뒤를 돌아볼 때'라는 평가가 눈에 띈다. 전현직자들은 "급격히 커진 만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워라밸로 보이게 하지만 실제로는 일 안 하게 하는 것들을 살펴볼 때"라고 조언했다. 

기업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에 남겨진 배달의 민족 기업 평가/그래픽=잡플래닛 
◇ 요기요 전현직자가 말하는 "DH와 일해보니…"  리뷰 보러가기
DH는 2011년 독일에서 스타트업으로 시작,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웠다. 해외 진출 시 현지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넓히는 전략을 써온 DH는 한국 시장에서도 배달통을 인수해 비슷한 전략을 시도하려 했지만, 당시 기술적인 문제로 '요기요'를 설립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DH는 현지에서 잘하고 있는 업체를 인수해 현지화하는 전략을 써왔는데, 당시 DH가 쓰던 프로그램과 인수한 배달통의 프로그램이 호환이 안되는 문제 등이 있어서 결국 직접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라며 "한국 상황은 매우 예외적"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현재 DH는 전세계 40개 국가에서 28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창업 6년만인 지난 2017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 시장 입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기업 문화는 어떨까? 요기요는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고, 김 의장은 '배민 DNA'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두 회사가 하나로 합해지는 만큼 서로 영향이 전혀 없을 수는 없을 터. 요기요 전현직자들은 DH와 일하는 것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요기요의 총만족도는 3.0점이다. '사내문화'(3.3점), '업무와 삶의 균형'(3.1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고, '복지 및 급여'(2.7점) 만족도는 낮았다. 전현직자들 중 37%만 '1년 뒤 이 기업의 성장'을 점쳤다. 

배민이 월요병 퇴치를 위해 '월요일 오후 출근'을 택했다면, 요기요는 '금요일 조기 퇴근'을 택했다. 요기요 리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장점 키워드는 '금요일'로, 매주 금요일 2시간 일찍 퇴근을 할 수 있다. 자유로운 연차 사용, 수평적인 분위기, 다양한 복지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독일계 글로벌 기업'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언급됐다. 전현직자들은 독일계 회사라서 분위기가 자유롭고 다양한 복지 제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는 단점이 되기도 했는데 "독일 눈치 보느라 답답" "독일 시차 때문에 야근을 할 수 밖에 없음" "요기요가 아니라 독일 본사를 위해 일함" "본사의 실적 압박이 심함" "독일이 말한 것 전달만 할 거면 독일인으로 경영진을 꾸리는 것이 어떨까" 등의 따끔한 지적이 나왔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결합 소식이 알려진 뒤에는 '영향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남긴 직원들도 있었다. 일부 전현직자들은 "본사의 배민 인수로 시장 영향력이 커질 것" "배민과 합해지면 (사내문화 등이) 좀 바뀔까?" 등의 리뷰를 남겼다.

사실 업계 1위를 인수하면서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면, 오히려 매각 대상이 된 상황에 대해 내부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기업결합을 결정했을 때부터 공정거래법 이슈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요기요 내부에서도 매각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요기요 임직원들이 근속 연수가 짧은 편이고, 배달업계가 성장 중인데다, 실제 인수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남은 점,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는 회사들도 규모가 큰 곳들이라서 매각이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기업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에 남겨진 요기요 기업 평가/그래픽=잡플래닛 
◇ '배민vs요기요' 연봉은…"9년차까지는 배민, 10년차 이후는 요기요" 
직원들이 직접 남긴 연봉정보를 통해 각 회사의 연봉 수준을 확인하는 잡플래닛 연봉탐색기를 통해 두 회사 연봉 수준은 어떤지 비교해 봤다. 9년차까지는 배민이 앞섰지만, 10년차부터는 요기요 임직원들이 더 많은 연봉을 받았다. 

배민의 1년차 연봉은 3100만원, 요기요는 2800만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후 배민은 4년차에 4000만원을, 요기요는 6년차 때 4000만원을 넘겼다. 

두 회사 모두 9년차까지는 완만하게 연봉이 올라가다가, 9~10년차 사이 요기요의 연봉이 크게 오르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10년차의 경우 배민은 5400만원 수준, 요기요는 5800만원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래픽=잡플래닛 연봉탐색기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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