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직도 타이밍…내 이직 타이밍 찾는 법

[이직의 모든 것] 정구철 헤드헌터가 말하는 "이직 전 따져봐야 할 것"

2021. 10. 05 (화) 19:52 | 최종 업데이트 2023. 04. 20 (목) 11:05
21세기 평생직장이란 '유니콘' 같은 존재가 아닐까? 이 시대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을 고민은, 아마도 '이직'이겠다.

삶의 기준에 따라 더 많은 연봉을 주는 곳으로, 복지 제도가 좋은 곳으로, 또는 더 높은 비전을 제시하는 곳으로, 언제든 괜찮은 회사만 나타나면 옮기겠다는 것은 아마도 대부분 직장인들의 생각일 터다. 실제 지난 8월, 한 언론사가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200명의 직장인 중 무려 68.2%(818명)가 '최근 6개월 내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했다'고 답했다.

역시나 당연한 말이지만 이직도 준비가 필요하다. 사회 초년생이라면 해본 적 없는 이직에 대해 막막함을 느낄 테고, 등교보다 출근이 익숙한 프로 직장인이라면 더 연차가 쌓여 몸이 무겁기 전 이제는 회사를 옮겨야 할 때가 아닐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터.

'이직의 세계'를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있는 이, 헤드헌터다. 기업과 직장인 사이에서 수많은 이직 사례를 지켜보고, 성공 이직을 돕는 것을 업으로 하는 헤드헌터야말로 누구보다 이직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봤을 것 같다.

그래서 '이직의 정석' 저자이자 잡플래닛에서 헤드헌터로 활동 중인 정구철 헤드헌터에게 이직에 대해 꼬치꼬치 물어봤다.

"그래서 이직은 어떻게 시작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건가요?"

첫 번째 질문은 '이직 타이밍'이다.
Q. 사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잖아요. 직장인이라면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게 이직인 것 같아요. 특히나 주변에 연봉이나 직급을 올려서 이직을 했다거나, 이른바 좋은 회사로 불리는 곳으로 옮겨간 동료들을 보면, 나만 같은 자리에서 정체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반면 이직을 했는데, 오히려 전 회사가 더 좋았다는 사례도 종종 보여요. 

가장 먼저 드는 질문은 "이직은 언제 하는 게 좋을까?"인 것 같아요. 흔히 이직도 타이밍이라는 얘기 많이 하잖아요. 이직 타이밍이야 사람마다 다를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직을 하는 것이 좋다 싶은, 좋은 이직 타이밍이란 게 있을까요?


당연한 말이긴 한데,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죠. 업황이나 경영 환경 등 대외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고요. 지역이나, 연봉 문제도 있을 거고요. 내부적으로는 동료와의 갈등이나 매너리즘에 빠져서, 지금 이 자리가 편하고 좋지만 발전 없이 안주하고 있는 느낌이 들 때 이직 생각이 들 수도 있고요.

저는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면 4가지를 생각해 보라고 조언해요. △실력 △평판 △명분 △이익을 이직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보는데요.

첫 번째는 내 업무에 얼마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실력'이에요. 두 번째는 '평판'입니다. 업계, 주변 동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해요. 세 번째인 '명분'은 이직의 이유, 즉 옮기고자 하는 회사에 지원하는 이유가 명확한가 고민해 봐야 합니다.

네 번째는 '이익'인데요. 이건 '서로의 이익'을 말해요. 과연 이 이직이 나뿐 아니라 옮기고자 하는 회사에 어떤 이익이 있는가를 살펴봐야 해요.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직을 하는 이유가 명확한데, 회사 입장에서도 합리적인지 스스로 살펴봐야 한다는 거죠.

필요충분조건이란, 한쪽만 충족됐을 때는 성립하지 않아요. 나의 필요는 물론, 회사의 필요를 충족시켰을 때이직이 가능하죠. 채용은 회사의 필요에 의한 거잖아요.상대방의 필요를 만족시켜야 함은 자명하죠.

이런 요건들이 만족될 때가 이직이 가능한 때이고, 성공적인 이직을 할 가능성이 높은 때가 아닐까 싶어요. 
Q. 첫 번째 필요충분조건으로 '실력'을 꼽았는데요. 그런데 이 '실력'이라는 게 객관적으로 확인하기가 어렵잖아요. 학교 다닐 때야 시험 점수를 보면 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구나 알 수 있지만, 회사는 그게 아니니까요. 회사에서 업무 평가를 하긴 하지만, 주관적인 요소들이 많이 개입을 하기도 하고요. 실제 내 업무 성과나 하는 일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부당한 평가를 받았다는 생각에서 이직을 고민하는 분들도 많아요. 시장에서 객관적인 내 실력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죠? 

일단 확인할 것은 이직하고 싶은 회사와 직무의 업무 범위, 자격 요건 등을 보고, 이를 내가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는 건데요. 물론 같은 업무라도 시니어와 주니어에게 요구하는 수준은 다르죠. 동료와 비교했을 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보면 어느 정도 느낌이 올 것 같은데요. 

회사는 연차가 높다거나, 수행한 프로젝트의 개수 만으로 지원자의 실력을 평가하지 않아요. 연차가 높다고 그에 맞는 성과를 낼 것이라 단정 짓지 않고,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더라도 실제 지원자가 참여한 비율은 어느 정도 되는지 등을 자세히 살펴요. 

그러니 자신의 경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볼 필요가 있어요. 자신의 경력을 돌아보고, 만약 참여한 프로젝트는 많지만 본인이 주도해서 이끌어본 경험이 없다면, 지금 있는 회사에서 하나라도 제대로 본인이 주도해 진행해 보는 경험 등을 쌓은 후에 이직을 생각할 필요가 있겠죠.

그래도 잘 모르겠다, 지금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채용 시장에서 내 객관적인 위치가 궁금하다면, 지원을 통해서 냉정한 시장의 평가를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진행한 업무가 현재 채용시장에서 어떤 니즈가 있는지, 내 경험들이 회사의 요구 조건과 부합하는지요.

요즘은 진행했던 업무에 대해 심층적으로 묻고 확인하는 방식의 면접이 늘고 있어요. 실무 역량을 집중적으로 체크를 하는데요. 내 실력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이죠.
Q. 두 번째 조건은 '평판'인데요. 특히 주니어들은 더 궁금할 것 같아요. 평판을 쌓기 위해서는 대외적인 활동을 많이 해서 이름을 알려야 하는 건가, 업계 내에서 좋은 평판을 만든다는 게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막연한 점이 있어요. 이 평판이란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건가요?

평판이라고 해서 꼭 외부에 이름을 많이 알리고, 업계와 시장에서 뭔가 굉장한 명성을 쌓는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내가 속한 회사, 옆자리 동료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면접에서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주변 동료들이 후보자를 어떻게 평가하느냐' '동료와 협업을 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나' 식으로 물어보죠.


이를 확인하기 위해 평판조회를 하는 회사도 있어요. 내가 지정한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따로 회사가 알아보기도 하고요. 지정 방식을 선택하면 대부분 좋은 얘기를 해줄 것 같지만, 안 좋은 얘기를 하는 분들도 있어요. 생각보다 정확한 이야기를 해줘요.

좋은 평판을 만들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너무 뻔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지금 있는 회사에서 잘하는 거예요. 이직을 준비 중이라면 무엇보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잘해야 돼요. 이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 내 업무(경력)'이기 때문입니다. 최선을 다해 일하고, 지금 옆에 있는 동료들과 잘 지내며, 좋은 평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에요. 지금 회사에서의 하루하루가 결국 내 평판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어요.
Q. 세 번째 요소는 '명분'입니다. 이직을 하는 이유야 사실 비슷하잖아요. 설문조사를 하면 항상 나오는 것들이 현재 회사의 낮은 비전, 연봉이나 근무 환경에 대한 불만 같은 것들이고요. 당연히 이런 점이 더 나은 회사에 가고 싶어서 이직을 하는 것 아닌가요? 서로 사정을 모르는 게 아닌데, 좋은 명분과 나쁜 명분이라는 게 있나요?

이력서를 봤을 때 이런저런 물음표가 찍히는 경력들이 있잖아요. 스스로 이력서를 봤을 때 '이건 면접에서 안 물어봤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이랄까요? 그런 것들에 대한 명분, 제대로 된 이유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될 것 같은데요.

이 말은 곧 내 경력기술서의 흔적들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에요. 그리고 그 설명이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죠.

물론 요즘은 이직이 약점이 되는 시대는 아니에요.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너무 잦은 이직을 했다면, 채용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수 있죠. 이에 대한 명분, 즉 제대로 된 설명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회사를 옮기고 1~2개월 만에 이직을 하려 한다고 봅시다.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서 옮겼는데, 이보다 기존에 하던 일이 나와 더 잘 맞았다는 것을 알게 돼서 다시 그 일을 하려고 한다"라는 식으로 설명할 수 있겠죠.

그런데 10년간 일했는데, 1년 남짓 경력들로만 꽉 채워져있다? 이런 이력서를 보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겠죠.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나? 힘든 일을 잘 견디지 못하나? 좋은 기회가 오면 쉽게 흔들리는 스타일인가? 이번에도 금방 퇴사를 하는 건 아닐까? 등등이요. 만약 이미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있는 회사에서 조금이라도 경력을 쌓아서, 이런 불안감과 의혹을 상쇄시켜줄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좋은 이직 타이밍이 아닌 거죠.

그렇다고 경력을 일부 삭제해서 경력기술서를 작성하면, 공백 기간을 설명해야 하고, 합격했다고 해도 결국은 다 드러나게 돼요. 경력의 연속성이라는 말을 하는데요. 내 선택의 흔적은 경력기술서에 고스란히 남아요. 이 연속성이 깨지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결국 경력기술서에 남겨진 내 선택의 흔적들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에요. 이때 중요한 것은 어떤 이유라도, 나를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 프레임을 씌울 가능성은 없는지를 면밀히 생각해 봐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전 회사와 동료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거예요.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사유는 당연히 피해야죠.
Q. 네 번째 조건인 '이익'이라는 건 어떤 걸까요? 사실 이직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야 연봉이나 근로 조건, 회사의 발전 가능성 등 이유가 있으니까 이직을 결심한 걸 텐데요.

나만의 이익이 아닌 '상호 간의 이익'을 말해요. 나와 회사 양쪽의 이익이요. 이직을 하겠다는 개인의 이익이야 명확하죠. 하지만 회사 역시 채용을 할 때 이 점을 가장 따져볼 테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연봉과 커리어의 기회일 것이고, 회사는 이 후보자가 어떻게 회사에 기여를 할 것인가가 되겠죠.

예를 들어 업황이 안 좋거나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내가 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해보죠. 내 이직의 이유는 명확하지만, 그렇다고 저 회사가 나를 뽑아야 할 명분과 이익이 있는지는 다른 문제잖아요. 역지사지로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내가 그 회사의 필요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얘기에요. 내가 조직에 얼마나 적합한지,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지 같은 거요. 이게 곧 내 '셀링 포인트'고 이 점이 명확하지 않으면 성공적인 이직은 힘들겠죠.

이를 위해 회사에서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나의 어떤 능력이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어요.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가고 싶은 회사의 사정, 예를 들어 어떤 분야에 진출하려고 하는지, 지금 어떤 업무 영역을 키워나가려고 하는지, 그래서 어떤 인력이 필요한지 등을 분석해 보면 도움이 되죠.
Q. 이런 필요충분조건은 개개인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요소들인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봤을 때, 채용 시장에서 많이 찾는 객관적인 요건들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인재들을 시장에서 가장 많이 찾나요?

어느 직군이든 경력직 채용은 대리, 과장급일 때 가장 활발하죠. 팀장급을 채용하는 경우는 정말 회사 내부에 사람이 없거나, 회사에서 기존에 진행해 본 적 없는 신사업을 진행할 때 정도예요. 물론 팀장급 시니어도 채용은 하지만, 역시 40대 초중반 정도가 맥스인 경우가 많아요.

요즘은 워낙 채용이 힘들다 보니 1~2년 차 사원급 경력 채용을 하기도 하고, 이직이 자유롭게 진행되다 보니 경력이 조금만 쌓여도 이직을 알아보는 분들도 많고요.

특히 과거에는 공채로 들어왔으니까 이 회사에 끝까지 있어야지, 또는 공채 직원에게 메리트를 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은 이런 것도 거의 없거든요. 또 과거에는 회사의 규모나 업계 순위 등에 따라 채용이 순차적으로 되는 경향도 있었는데 요즘은 이런 것도 없어요.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따라 다양성이 넓어지는 경향이에요.
Q. 헤드헌터는 회사와 구직자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잖아요. 적합한 인재를 찾아서 회사에 추천을 하고요. 제3자의 입장에서 지금 이직을 하면 개인적인 커리어나 각종 조건들을 향상시킬 수 있는데, 오히려 이직을 거절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경우도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자 권리이기 때문에 저는 특별히 설득을 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좋은 회사와 시기는 다 다르니까요. 제 제안이 좋은 제안이라면, 어떤 방법이던 사람은 움직인다는 믿음도 있습니다.

다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권유하는 경우가 있는데, 회사에 이직을 통보했는데 회사가 붙잡아서 돌아가는 경우에요. 이럴 때는 "단기적으로는 회사에 남는 것이 좋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좋지 않으니 한 번 더 고민해 보라"라고 말해요. 가끔 회사에 이직 의사를 밝히면서 이를 무기 삼아 연봉 등 처우를 올리는데 이용하는 분들이 있어요. 단기적으로는 이익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에요.

물론 회사에서는 당장 인력이 유출되는 것이고, 그 업무를 하던 사람이 남는 것이 이익이니까 붙잡겠지만, 이직을 시도했다는 것이 알려지고 나면, 그 회사에서 계속 일을 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이 커요. 예를 들어 휴가나 반차를 쓰면 '다른 회사 면접 보러 가는 것 아니야?'라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고요. 또 기회가 오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무게감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활약할 기회가 줄어들 수도 있죠.
이직을 할 때가 됐다는 판단이 섰다면, 다음은 본격적인 이직 준비에 나설 때다. 직장인들이 이직 준비 과정에서 가장 어렵다고 꼽은 것 중 하나는 '경력기술서' 작성이다. 이직 시장에서 경력기술서는 곧 내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세간에는 수많은 경력기술서 쓰는 방법들이 돌아다니지만, 막상 이런 조언들을 적용해 쓰다 보면 애매한 것들이 적지 않다. 다음 인터뷰에서는 수많은 경력기술서와 이력서를 살펴본 끝에 찾은 '눈에 띄는 경력기술서 쓰는 법'을 알아볼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길.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