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잡플래닛이 '컴퍼니 타임스'를 왜 만들어?

[인터뷰] 기업 취재와 직장인들의 목소리를 귀기울이는 팀

2021. 12. 23 (목) 11:02 | 최종 업데이트 2023. 06. 07 (수) 12:26
잡플래닛을 방문하는 유저라면 한 번쯤 보셨나요?

직장인이라면 궁금해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직장생활 이야기
취준생과 직장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취업&이직 정보 시리즈
데이터를 활용한 기업 분석 시리즈
요즘 직장인들의 심층 인터뷰 콘텐츠까지!

다양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요.
잡플래닛은 도대체 왜 이러한 '기업 정보 매거진'을 만들었을까? 
JP 요원이 '컴퍼니 타임스' 팀을 만나보았습니다!
박보희 /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2020년 4월9일 컴퍼니타임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알고…계셨…으려나요. 알고 계셨…으면 좋겠는데…
잡플래닛이 직접 콘텐츠와 기사를 만든다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거에요.
실제로 '왜 하느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많으시고요.

아시다시피 잡플래닛은 기업 정보 플랫폼이에요. 직장인들이 직접 내가 다녀본 회사는 어땠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 이야기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떤 회사 생활을 했는지, 그 회사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살펴보는 곳이죠. 그동안 이용자들이 직접 남긴 솔직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달하려고 노력해 왔는데요. '이런 정보만으로는 충분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잡플래닛 리뷰를 보고 어떤 분들을 '익명으로 남기는 이야기 진짜일까?' 의심도 하고요. '회사가 직원들을 시켜 리뷰 조작을 한다!'거나 '안좋게 퇴사한 사람들이 기업을 음해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으시죠. 그래서 시작했어요.

이용자들에게 필요하고, 이용자들이 알고 싶은 정보를 직접 확인해보고 전해주면 어떨까?
다들 좋다고 하는 그 회사는 정말 좋은 회사일까?
1점 짜리 회사는 정말 그렇게 문제가 많은걸까? 1점짜리 회사와 5점짜리 회사는 뭐가 다른 걸까?
갑자기 논란이 된 회사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지만 숨겨진 좋은 회사가 있지는 않을까?'


직접 알아보고 확인해보고 전해주면 이용자들이 더 나은 일을 찾고 더 만족스러운 직장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또 세간의 주목을 받는 큰 기업들에서는 작아도 부당하다 싶은 일이 생기면 큰 이슈가 되고 금방 개선이 돼요. 하지만 작은 기업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 매일같이 벌어지는데 문제제기를 해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잡플래닛 리뷰에서는 매일매일 이런 일들을 발견할 수 있고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데도 말이죠. 이런 일이 있을 때, 꼭 회사를 지목해 비난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선점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 더 좋은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고요.

잡플래닛에는 그동안 이용자분들이 쌓아주신 수많은 데이터가 있어요. 이 정량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성적인 취재가 더해지면 더 유용하고 깊이있는 정보를 찾아 나눌 수 있을 거라고 본거죠.

일과 회사, 직장 생활과 문화에 대해 지금 우리 이용자들에게 진짜 필요한 정보를 찾아 함께 이야기해보고, 더 좋은 일하는 방법과 문화를 찾아보자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홍유경 / 주변 직장인들에게 많이 물어보는 편이에요. 요새 일하면서 뭐가 불편하냐, 너 요새 이직 준비하면서 필요한 정보가 뭐냐, 어떨 때 퇴사하고 싶냐, 저번에 면접 볼 때 가장 답하기 곤란했던 질문이 뭐냐, 자소서 쓸 때 가장 짜증나는 질문이 뭐냐 등등 직접 물어봐요. 물어봐놨다가 기획할 때 잘 써먹습니다. 주간 컴타 구독자분들 중에서도 일하면서, 혹은 취직·이직하면서 궁금했던 점이 있다면 많이 많이 피드백 남겨 주셔요.

오승혁 / 잡플래닛 유저분들이 남긴 리뷰와 평점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여러 전문가 분들의 의견을 구해요. '논픽션실화극', '혼돈의 직장생활'처럼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 때는 노무사, 변호사 분에게 도움을 요청하죠. 상황에 맞는 대처 방법을 묻고 사연 당사자가 처한 일이 법적으로 어떤 점에서 불법인지 확인합니다.
 
홍유경 / 제보를 받아서 취재한 건도 있고요. 잡플래닛 리뷰 내용을 선별해서 작성하기도 해요. 사실 잡플래닛에 올라오는 리뷰만 봐도 말이 안 되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아요. 논픽션실화극에 올라오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있는 내용을 자극적이지 않게 편집한 결과물이거든요.

'리뷰만 보고 어떻게 사실인지 아느냐' 생각할 수 있는데, 리뷰를 보고 회사 측에서 연락을 해오거나, 회사 관계자가 직접 리뷰를 달기도 하거든요. '이건 도대체 무슨 얘기지' 싶을 때는 회사에 직접 연락해서 취재를 하기도 하고요.

양 쪽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정도 사실 관계가 드러나죠.
아이템을 찾을 때는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살피고 사건의 진상을 가능한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요.

실제 직장인들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상황들을 견디면서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잡플래닛 같은 정보 사이트가 왜 필요한지 체감하고 있습니다. ^^;


오승혁 / 임금 체불을 당한 대학생의 억울한 사연 같은 경우에는 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글을 보고 연락을 했어요. 댓글로 제 신분을 밝히고 오픈카톡방을 만들어 링크를 남겼죠. 댓글을 보고 작성자분이 연락을 주셔서 취재를 할 수 있었죠.
 
박보희 / 기업 취재에서 가장 가장 어렵고 공을 들이는 것은 결국 어떤 회사 이야기를 할까, 회사를 고르는 일인 것 같아요. 세상에는 수많은 회사들이 있는데, 어떤 회사의 이야기를 이용자들이 궁금해할까, 어떤 회사를 이용자들이 알아야 할까를 고민하는데요.

가장 찾고 싶은 회사는 '숨겨진 좋은 기업'이에요. 사실 회사의 진짜 이야기는 전현직자들이 직접 남긴 리뷰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리뷰는 이용자들이 직접 회사를 검색해야 볼 수 있잖아요. 정말 좋은 회사라도 이용자들이 모르면 영원히 알 수 없다는 얘기에요.

이런 숨겨진 좋은 기업을 찾아서 알려야, 한 명이라도 더 좋은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도 하고, 만족도 높은 기업이 일하는 방식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다른 회사들도 힌트를 얻어 일하기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고요. 이런 이야기가 널리 퍼지면 다 같이 일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의미에서 '우리 회사 진짜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잡플래닛에 많은 리뷰를 남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회사는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어떤 점이 좋은지 남겨주시면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일하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일조하실 수 있어요! 큰일 하시는 겁니다!

홍유경 / 주로 기업 인사담당자분이나, 홍보, 마케팅 담당자와 연락해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어요. 일정을 잡고, 선별한 질문지를 전달 드린 뒤에 인터뷰를 진행하는 식이죠. 컨택한 담당자분에게서 답변이 없으면 속이 좀 쓰리긴 한 것 같아요. ^^;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뽑아낼 수 있을까 고민할 때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고요.
 
홍유경 / 취직, 이직, 연봉. 역시 이 세 가지 키워드가 가장 호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보기만 해도 왜 호응이 좋은지 알수있는 키워드죠. 아, '좋소' 키워드도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입사하기 괜찮은 회사를 찾으러 잡플래닛에 들어오는 분들이 많다보니 반대로 '피해야 하는 기업'을 골라내려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오승혁 / 아무래도 업종별 기업순위나 연봉, 면접처럼 취준생이나 직장인인 이용자들의 삶과 직결된 주제의 콘텐츠가 반응이 높았어요. 그리고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등 회사에서 당한 피해 사례를 담은 콘텐츠도 관심이 높고요. 꼭 같은 경험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경험을 지닌 분들이 크게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
 
박보희 월급 체납 제보를 받고 취재를 한 기업이 있는데요. 알아보니 대표가 상습적으로 직원을 뽑고 월급을 주지 않고 내보내고, 신고가 들어가면 회사를 폐업하고 또 다른 회사를 만들어 다시 비슷한 일을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대표에게 연락을 해보니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냐. 나한테 말하지 말고 정부에서 체납금을 받으라"며 당당하게 말하더라고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착한 직원들한테는 월급을 줬다"는 거에요. 다양한 의미에서 황당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회사를 운영해도 별다른 제재가 없으니 당당하구나, 정부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이런 식으로 악용되는구나, 이런 것들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이런 식의 피해를 당하고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참고 넘어가는 분들이 지금도 여전히 많겠구나 답답하기도 하고 온갖 생각이 많이 들었던 기사였어요.

홍유경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책을 쓰신 전혜원 기자님과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아요.

내가 일하고 싶은 직무와 좋은 회사를 골라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하는 사람'으로서 노동시장을 더 넓게 보고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야를 좀 더 넓힐 수 있었다고 할까요? 인터뷰 콘텐츠는 대부분 어떤 의미로든 기억에 다 남는 것 같아요.

오승혁 / 이 질문을 받으니 지금까지 했던 모든 인터뷰가 떠오르는데요. 개인적으로 누군가 가장 멋있어 보이는 순간을 취재해서 담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던 LIG넥스원과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아요.

일하기 좋은 방위산업체 순위에 올랐던 LIG넥스원의 무기 개발자 두 분을 인터뷰 했었어요. 판교 사옥에 있는 홍보관에 있는 미사일을 보고 "저 미사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눈 감고도 조립할 수 있다"고 말하시더라고요. 자신의 자식 같은 존재라면서 미사일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멋있어 보였어요. 그때 제 일에 대한 확신과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보희 / 일 하는 사람들이 찾아서 보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즐겁게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보는 곳,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 회사에서 생긴 다양한 일들에 대한 대처 방법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보는 곳이요. 그래서 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홍유경 / 메시지라고 하면 아직은 거창하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요. ^^; 직장인들이 보다 나와 맞는 회사에서, 보다 현명하게 갈등 상황에 대처하고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승혁 /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계속 하고 싶어요. 직장인들의 인터뷰를 계속하고 이들의 고충을 다루면서 모두가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취업과 직장생활에 대해 더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 더 애쓸 겁니다.
기업이나 일자리와 관련한 이야깃거리가 있다면 언제나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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