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는 어른들의 놀이동산’이라는 말이 있다.
마트에 가면 모든 가족이 카트를 밀며 비슷한 말을 한다. 누군가 틀림 없이 오래 쓰지 않을 것이지만, 가지고 싶은 물건을 들었다가 놓았다가 하면서 고민하면 다른 누군가가 "진짜 사게?"하며 만류한다. 그리고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발견하면 기분 좋게 카트를 밀고 달려간다. 마트에서 어른들은 즐겁다.
그리고 이 모든 식자재를 대용량으로 팔면서 흔히 ‘업자’라고 불리는 이들을 상대하는 식자재 마트와 유통 시장은 어른들의 놀이동산 끝판왕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생업으로 각종 장사를 하는 이들의 유통, 매입, 결제가 매일 이뤄지는 이 시장은 어찌 보면 생계가 걸린 전쟁터라고 할 수 있을 것. 그 때문인지, 다른 업계에 비해 전산화가 더디고 앱을 활용한 거래가 적은 식자재 유통 시장을 IT 기술로 뭉쳐서 해결하겠다는 회사가 있다. 식자재 유통업을 하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는 ‘마켓보로’다.
마켓보로의 두 개발자와 일과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식자재 유통업과 개발에 모두 관심 있다면,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왼쪽부터) 오준택, 최다영 마켓보로 개발자 / 사진=오승혁 에디터
-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준택 / 저는 마켓보로의 플랫폼실에서 백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오준택입니다. 입사한지는 2년 정도 되었고요. 마켓보로에서 최근 론칭한 식자재 발주 앱 ‘마켓봄’ 서비스의 주문과 관련된 일을 주로 맡고 있어요.
다영 / 마켓보로에서 서버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최다영입니다. 작년에 입사했고요. 마켓보로에는 여러 식자재 거래에서 발생한 금액을 집계하는 페이지가 있어요. 저는 이 페이지의 반응 속도 개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마켓보로라는 회사 이름을 보면 ‘마켓’과 관련된 것인지는 알겠는데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알기는 어려워요. 마켓보로는 어떤 회사인가요?
준택 / 저도 마켓보로에 처음 들어왔을 때, 유통업 자체가 생소했어요. 지금까지 제가 일하면서 배우고 본 마켓보로는 식자재 유통업을 하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마켓보로가 하는 서비스 중 하나인 마켓봄은 식자재 납품, 유통 등의 모든 과정에서 생기는 거래와 관련된 회계, 관리 업무를 지원해요.
다영 / 저는 아직 회사를 알아가는 중입니다. (웃음) 지원할 때 회사 홈페이지, 잡플래닛 리뷰 등을 보고 유통업에 대해서 공부했고요.
- 두 분이 마켓보로에서 하고 계신 일에 대해서도 들려주세요.
준택 / 마켓봄의 백엔드 개발을 하고 있고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계속 개발자로 사회 생활을 했어요. 이렇게 익힌 기술들을 일에 적절히 녹이면서 식자재 유통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계속 발생하는 여러가지 이슈에 대응할 수 있게 기술 관련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다영 / 저는 서버 개발일을 하면서 데이터의 조회 속도를 높이는 일을 하고 있어요. 데이터를 앱에 적절하게 이전시켜서 검색에 유용하도록 돕는 일도 하고 있고요. 제가 이전에 개발자로 일했던 회사는 서비스 내의 조회 속도가 느렸던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거든요. 여기서 이것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 마켓보로의 2021년 점수는 3.8점입니다. ‘잡플래닛 점수 3점 이상이면 지원할 것, 3.5점 이상이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는 말이 취준생, 이직하려는 직장인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가운데 높은 점수입니다. 회사에서 두 분이 가장 만족하시는 지점은 무엇일까요?
다영 / 저희가 재택근무인데 원격 근무도 가능해서 원하는 곳에 가서 일을 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제가 고향이 제주도고 대학까지 고향에서 나왔거든요. 그래서 최근에 제주도에 가서 1주일 정도 일을 하고 온 적이 있어요. 낮에는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놀러가는 삶을 즐겼습니다.
준택 / 저는 마켓보로가 신입에게 여러 기회를 주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기회만 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니어 개발자들이 새로 합류한 개발자들의 개발 방향을 잘 잡아주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응원해주거든요. 저 역시 안드로이드 개발자에서 백엔드 개발자로 전환한 케이스인데요. 이때 저도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최다영 마켓보로 개발자가 제주도에서 일할 때의 모습 / 사진=본인 제공
- 마켓보로는 개발 위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기업인 만큼, 개발자가 성장하기 좋은 회사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동시에 식자재 업계에서 인정받기 위해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보여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준택 / 식자재 분야 자체가 ‘관행이 강한’ 업계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던 방식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오히려 다른 유통 업계들에 비해 전산화 측면에서는 후퇴한 편이에요. 다르게 생각하면 오히려 도전할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영 / 식자재 업계에서도 물론 전산화가 되어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이 모든 전산화가 어딘가 한 곳으로 통합이 안 된 상황인 것이죠. 이런 상황을 마켓보로의 앱으로 해결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지점이 곳곳에 있어요.
- 마켓보로의 성장에 따라 ‘기업의 성장 가속화’와 ‘직원의 복지 강화’라는 두 지점을 두고 경영진과 직원들의 밀당하며 회사가 부침을 겪고 있다는 의견도 있어요. 현직자인 두 분이 느끼시는 마켓보로의 오늘도 궁금합니다.
다영 / 저는 최근에 기술기획팀에서 플랫폼팀으로 팀을 이동했는데요. 이전 팀은 회사에서 접목해보고 싶었던 기술들을 여러가지 시도해보면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던 팀이었다면, 지금은 플랫폼 팀에서 서비스의 강화, 안정화를 위해 일하고 있죠. 어떻게 보면 이런 이동 자체가 회사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회사가 이렇게 성장에 신경 쓰는 동시에 성과급 지급을 분기나 1년 단위로 나눠서 주지 않고 조금 더 짧은 주기로 성과가 생길 때마다 주는 문화를 만들고 있어서 복지도 좋아진다고 느껴요. 그리고 저희는 매월 마지막주에 모든 직원이 모이는 ‘타운홀’ 미팅을 하면서 ‘칭찬 릴레이’를 하고 치킨 등의 선물을 받는데요. 거기서 소소한 즐거움과 큰 만족을 느낍니다.
준택 / 저는 먼저 복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할게요. 작년에 프론트 개발팀이 제주도에서 1주일 간의 워케이션을 즐겼는데요. 일은 같이 하고 이후의 시간은 알아서 보내는 방식으로 일을 했죠. 모든 일정을 같이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워크숍이 아니라 더 만족도가 높았죠.
회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데 직원들의 만족도는 그만큼 성장을 못하는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마켓보로에서 3년차를 맞이하니까 그런 부분들이 보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떤 회사건 불만이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런 불만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보상과 판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 준택님은 언제부터 개발의 꿈을 가지고 이 길을 걷게 되셨는지 그 계기도 궁금해요.
전공이 컴퓨터공학이지만, 개발자 진로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군대에서 ‘뭐 먹고 살지’ 하고 고민하다가 빅데이터와 관련된 책을 접했어요. 당시에 빅데이터가 한창 뜨던 때였거든요. 평소에 정리, 분류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적성에 맞겠다는 생각에 개발자로 진로를 정했습니다.
- 다영님은 컴퓨터교사 임용시험에 필기에 합격했지만, 교사의 길을 가지 않고 개발자의 길을 택하셨어요. 이 때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어떤 고민으로 결정을 내렸나요?
사실 면접만 붙으면 바로 컴퓨터 교사로 평생 직장을 잡는 것이라서 고민이 되기는 했어요. 2차 면접 때 제주도 지역의 컴퓨터 교사 자리가 딱 한 자리 났고 두 명이 붙었는데 제가 면접에 안 갔으니까 아마 그 다른 한 분이 되셨을 겁니다. (웃음)
저는 대학생 때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 오히려 없었고, 졸업한 뒤에 앞으로 뭐할지에 대한 고민을 늦게 시작했어요. 그래서 임용고시를 열심히 준비했지만, 뭔가 필기 합격을 쉽게 얻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안정적인 교직 생활을 맛보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저에게 더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취업 준비를 시작했어요. 누군가는 바보 같은 선택이라고도 하고, 요즘은 직업을 잘못 선택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웃음)
- 다영님도 개발과 관련된 경험이 상당히 풍부한데요. 어떤 경험을 마켓보로의 업무에 제일 잘 활용하고 있나요?
저는 졸업 후에 제주도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배웠던 기술을 실무에 잘 쓰고 있어요. 누군가 잘 만들어 둔 것을 편하게 사용하는 개발자 단계에서 한 번 더 성장한 느낌으로 덜 잘 짜인 코드를 보고도 개발할 수 있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거든요.
- 준택님은 부산, 다영님은 제주에서 올라와 IT 기업들이 모여있는 판교에서 일하고 계세요.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 판교 등의 직장생활을 준비하는 후배들이나, 마켓보로의 예비 지원자에게 주실 팁이 있으실지요?
준택 / 저는 솔직히 ‘지방에 있어라’라고 하고 싶어요. 주변에도 개발자로의 진로 변경이나 공부를 시작하는 이들이 많은데요. 서울이나 판교에 산다는 것 자체가 살던 지방에서 계속 머무는 것과 노력해야 하는 범위의 차이가 상당히 커요. 무리해서 IT 산업으로의 진입을 준비하기 보다는 각자의 적성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면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영 / 저는 약간 다르게 일단 올라왔으면 본인이 누릴 수 있는 복지나 제도를 다 찾아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예를 들면 중소기업 청년전세대출이 있을 거고요. 본인이 복지 좋은 대기업을 못간 상황일지라도, 중소기업 직장인이나 청년으로 받을 수 있는 복지들이 있어요.
- 두 분이 면접 때 받았던 질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과 그때 하셨던 답변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같은 질문을 지금 다시 받으신다면 어떻게 답하실지도 들려주세요.
준택 / 저는 마켓보로 이전 직장을 6개월 다니고 그만뒀었기 때문에 퇴사 이유에 대해 묻는 질문을 받았어요.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기능을 계속 개발하는 단계에서 회사의 의지나 비전이 보이지 않아서 퇴사했던 일을 솔직히 답했고요. 같은 느낌을 또 받으면 관둘 것이냐는 질문에 ‘회사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려는 의지만 보여준다’면 더 다닐 것이다라고 답했어요.
회사를 2년 넘게 다니면서 아쉬운 점도 있지만, 회사의 비전에 공감하기 때문에 지금 그 질문을 받아도 같은 답을 할 것 같아요.
다영 / 저는 저연차라서 기술과 관련된 질문만 받았는데요. 아는 범위 내에서 기술적인 대답을 했어요. 그래서 그 질문을 지금 다시 받아도 같을 것 같습니다.
- 끝으로 잡플래닛 평점이 높은 일하기 좋은 기업의 일잘러인 두 분의 2022년 커리어상의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다영 / 올해는 그동안 사용한 기술들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내 것으로 만드는 공부를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준택 / 지금까지 공부한 개발 기술들을 타인에게 잘 공유하고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고 싶어요. 그리고 1주일에 한 번은 등산을 가려고 합니다.

필름으로 찍은 요즘 회사 '마켓보로' / 사진=오승혁 에디터
저작권은 마켓보로에 있으며, 무단 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