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연봉 순위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이런 반응들이 있었다. "평균 연봉이 겨우 3000만대인데 순위에 올랐다고?" "왜 이렇게밖에 선정을 안 해? 더 많이 뽑아줄 순 없어?"
목록이 협소해진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컴퍼니 타임스>의 선정 기준이 다소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기업을 선정할 때 단순 연봉 액수만 아니라 전체 평점과 복지 및 급여 점수, 심지어는 제출된 잡플래닛 리뷰 내용까지 면밀히 살폈다. 돈을 더 많이 준다고 해도, 여러 판단 조건을 봤을 때 '추천하기 어려운 기업'들은 제외했다는 뜻이다.
일하기 좋은 회사들이 더 많아지길 소원하며, <컴퍼니 타임스>가 2021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일 년 동안 잡플래닛에 들어온 연봉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통/무역/운송 업계 중소기업 연봉 TOP 5를 선정했다. 외국계 중소기업은 제외했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연봉 데이터가 일정 개수 이상 제출된 기업만을 대상으로 했다.
*유통·무역·운송업의 업종 분류는 잡플래닛의 기준을 따랐다.
5위 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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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사업 업계에선 연봉 높은 편…성장은 글쎄?"
평균 연봉 2,933만 원(잡플래닛 데이터 기준)
복지 및 급여 ⭐️3.1
이디야 커피를 안 마셔본 사람이 있을까? 2002년에 설립돼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로 전국 약 3천여 곳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디야가, 유통업계 중소기업 연봉 5위에 올랐다.
이디야는 직원들을 위해 다채로운 복지를 시행하는 회사라고 평가받는다. 직원들에게 '맛있는'(중요하다!) 삼시세끼를 제공하고,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답게 커피는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이디야에 리뷰를 남긴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이디야 메이트’라는 장학금 지원 제도를 언급하며, 아르바이트생까지 챙겨주는 이디야의 복지를 칭찬했다.
다만 잡플래닛에 리뷰를 남긴 전현직원들은 이디야의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경쟁사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전직원은 경영진에게 바라는 점으로 이런 글을 진심을 다해 남기기도 했다. "따라가는 마케팅. 주먹밥, 피자 등으로 혼란스러워진 정체성. 저가도 고가도 아닌 어중간한 업계 포지션. 이제는 확실하게 새로운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미 늦었을 수도 있습니다."
4위 쁘띠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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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비롯한 식사와 간식이 공짜…하지만 지각은 절대 안 돼"
평균 연봉 3,645만 원(잡플래닛 데이터 기준)
복지 및 급여 ⭐️2.9
유아용품 전문기업, 쁘띠엘린이 유통·무역·운송 산업 중소기업 연봉 4위에 올랐다.
쁘띠엘린은 킨더스펠, 에티튜드, 에끌에브 등 20여개 유아용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다. "유아 관련 기업 중에서는 알아주는 네이밍"이라는 전직원의 평가가 있을 정도로 매년 성장 중이며, 온오프라인 전문 유통채널을 400여 개 운영하는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는 보기 드물게 사내 카페테리아와 구내식당, 안마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카페테리아에서는 커피와 김밥, 빵, 샐러드, 과일 등을 무료로 먹을 수 있다. 운동비와 교육비도 지원돼 자기계발에 관심이 있는 직원들에게는 좋은 회사라고 평가받았다.
출근 시간에 엄격한 편이다. 지각을 3번 할 경우 시말서를 써야 할 정도. 한 전직원은 "출근 시간 찍기가 힘들었다"며 "배가 아파도 참으며 달리고 13층까지 계단을 뛰어올라가기도 했다"는 웃지 못할 사연을 남기기도 했다.
3위 넷케이티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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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으로 성장 중…안정성 있지만 또한 보수적"
평균 연봉 3,733만 원(잡플래닛 데이터 기준)
복지 및 급여 ⭐️3.1
넷케이티아이는 1986년 설립된 KT 자회사 (주)한국통신기술에서 출발해, 2006년 5월 분사된 기업이다. 네트워킹 컨설팅 및 설계와 구축, 클라우드 서비스, 전자상거래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뿌리가 탄탄한 기업인 만큼 안정성이 있는 편이다. 넷케이티아이의 전현직원들은 "안정적인 사업과 분위기" "재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어느 정도 성숙한 안정기에 접어든 회사"라며 특히 일을 배우기 시작한 주니어 엔지니어에게 넷케이티아이를 추천했다.
다만 안정이 되어 있다는 건, 그만큼 문화적으로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고여 있는 사람이 많다" "조금 올드한 부분이 있음" "옛날사람 스타일의 '까라면 까야지'라는 식의 일처리 요구가 있다" 등 잡플래닛에 남겨진 일부 리뷰는 다소 옛스러운(?) 조직 문화를 단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IT 기업으로서 연봉 테이블을 본다면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도 보인다. IT/인터넷 직종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현직원은 "신입사원 초봉 상승률보다 기존 직원 연봉 상승률이 낮은 것 같은 안타까운 현상 발생 중"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2위 세이디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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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 사라지는 대전의 향토 백화점"
평균 연봉 3,887만 원(잡플래닛 데이터 기준)
복지 및 급여 ⭐️3.2
세이백화점을 아는 당신, 대전이 고향이거나 대전에 친인척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이백화점은 1996년에 문을 연 대전 유일의 향토백화점이다.
세이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세이디에스의 매출액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20년 기준 매출액은 247억7608만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70%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123억2587만 원의 적자를 냈다. 백화점 업계를 휩쓴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세이디에스는 세이백화점 본점을 매물로 내놨고, 이미 세이백화점 둔산탄방점을 인수한 투게터투자운용이 본점까지 곧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세이디에스의 전현직원 역시 "새로운 방향성 모색이 부족해 장기적으로 발전가능성이 없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로 매출이 감소돼 안타까움" "복지가 좋았으나 점차 줄어들고 코로나 등 기타 한국 경제의 기울어짐에 따라 회사의 매출이 들락날락거림" 등 세이디에스의 발전가능성을 낮게 봤다. 다만 대전이라는 지역에서는 다니기 좋은 직장이며, 복지나 급여 면에서도 좋은 편이라고 한다.
기독교 회사라는 점도 특기할 만 하다. 백화점에 교회가 있으며, 직원이라면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마다 예배에 참석해야 한다고 한다. 잡플래닛에 리뷰를 남긴 직원들은 "기업 문화에 맞으면 오래 다니고 기업 문화에 부적응하면 오래 못 다니는 회사" "교회문화를 적응할 수 있다면 괜찮은 기업"이라고 적으며 세이디에스의 독특한 조직 문화를 장점이자 단점으로 적었다.
1위 무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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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수직적 문화는 단점"
평균 연봉 4,140만 원(잡플래닛 데이터 기준)
복지 및 급여 점수 ⭐️2.9
MZ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패션 업계에 독보적인 자취를 남기고 있는 기업, 무신사가 1위에 올랐다. 무신사에 이어 유통·무역·운송 중소기업 연봉 2위는 29CM(에이플러스비)였다. 취향 셀렉트샵 29CM는 작년 무신사에 인수합병됐다. 2021년 무신사의 운영사이트 거래액은 총합 2조3천억 원을 기록하며 시너지를 일으키는 중이다.
무신사 전현직원은 복지제도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품위유지비가 "은근히 쏠쏠하다"는 의견이다. 월마다 자기계발비 15만 원과 품위유지비 10만 원을 구성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무신사 단점 키워드에서는 팀장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팀장 직급을 비롯한 젊은 꼰대가 많다는 하소연이다. "젊은 꼰대들이 득실거리는 거품이 심한 기업" "직원들이 젊은데도 꼰대가 많다" "밖에서 볼 땐 너무나도 잘 되고 젊은 회사고 젊은 피로 이루어져 있는 걸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 등 날카로운 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수평적인 문화를 추구하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수직적인 문화가 있다고.
한 현직원은 갑작스럽게 성장하다보니 복지나 체계를 비롯해 조직 문화에 있어서 미비한 부분이 있는 만큼, 내실을 잘 다질 단계라고 꼬집었다.
"최근 가품 이슈로 인해 인식이 안 좋다" 등 최근 네이버 크림과 함께 이슈가 됐던 가품 논란에 대한 언급도 찾아볼 수 있었다.
⭐️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모르겠다고요? 오늘도 바쁜 현대사회 구직자들을 대신해, <컴퍼니 타임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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