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회사 홈페이지에 ‘이것’이 없는 기업?

네오랩컨버전스 홈페이지에 없는 것은?

2019. 11. 01 (금) 17:38 | 최종 업데이트 2022. 10. 14 (금) 09:36
회사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세요? 아마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닐 겁니다. 올해 하반기 흥행작,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가 묘사하는 사무실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집안에서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까지 능력 없는 가장격인 대표이사, 남의 뒷얘기라면 앞뒤 다 잘라먹고 옮기기에 바쁜 동료들, 야근은 있고 체계는 없는 회사의 모습. 이처럼 ‘웃픈’ 직장생활은 그 어떤 다큐멘터리보다 현실적으로 보이죠. 너 나 우리의 현실이니까요. 이 영화가 관객들의 공감을 사고 입소문을 타는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팍팍한 삶을 달래기라도 하듯 ‘사람 중심’의 비즈니스를 말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잡플래닛이 소개하는 오늘의 기업, 네오랩컨버전스입니다.
똑똑한 펜을 만드는 기업
네오랩컨버전스를 들어보지 못했더라도 ‘네오스마트펜’은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최근 네오스마트펜은 입사 선물로도 인기몰이 중인데요. 종이에 쓴 글을 바로 디지털로 전환해 핸드폰이나 노트북으로 편집, 저장, 공유할 수 있는 똑똑한 펜으로 유명합니다.
이미지
사진=네오스마트펜 M1+
이 펜이 얼마나 신기한지, 예를 들어보죠. 팀 회의 기록을 동료와 공유할 일이 생겼습니다. 노트북으로 정리했다면 파일을 전송하면 되지만, 일반 노트에 기록했다면? 다시 타이핑을 쳐서 보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죠. 네오스마트펜은 손으로 쓴 회의록을 내 핸드폰에 그대로 옮겨줌으로써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펜의 핵심 기술은 Ncode 기술입니다. 격자 무늬가 새겨진 종이에 글을 쓰면 펜에 달린 광학식 카메라가 좌표값을 분석해 앱에 전송해주는 것이죠. 손글씨 그대로 보관을 할 수도 있고, 디지털 텍스트로 변환할 수도 있습니다. 네오랩컨버전스는 이처럼 똑똑한, 디지털 스마트펜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기업의 홈페이지(https://www.neolab.net/kr/)에 들어가 보시면 한 가지 특이한 점이 눈에 띕니다. 취준생의 마음으로 같이 살펴보실까요.
이미지
사진=네오랩컨버전스 홈페이지
이 회사 홈페이지에는 ‘이것’이 없습니다
먼저 회사소개가 있네요. ‘펜의 역사를 새롭게 써가는 기업’, ‘네오랩 컨버전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연결합니다.’ 빠르게 넘어갑시다. (휘릭) 다음으로는 기술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아까 잠깐 언급한 Ncode가 무엇인지 설명해줍니다. 글만봐선 모르겠지만, 내가 종이에 쓴 글을 바로 디지털화해준다니 메모광으로서 혹하지 않을 수 없는 제품입니다. 그리고 스마트펜, 소리펜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네요. 그 뒤로 스토어, 채용, 네오랩컨버전스 블로그…….
여기까지 봤을 때,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눈치채셨나요? 대표이사 소개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자고로 기업 홈페이지라면 간지나거나 근엄한 대표이사님의 사진과 함께 자신의 철학과 포부를 담아, 아,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는 대표님의 서명까지 포함해서요. 다들 아시죠? 그 페이지, 어디에나 있잖아요. 그런데 네오컨버전스 홈페이지에는 없어요.
“왜 홈페이지에 대표이사 소개가 없죠?” 네오랩컨버전스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대표나 특정 기술보다, 구성원을 중심에 두는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누구나, ‘우리 회사는 구성원 중심입니다’라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서 대표이사 인사말을 빼기는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 회사 대표이사인 창업자 이상규님은 네오위즈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국내 대표적인 벤처 1.5세대 선두주자십니다. 안 부끄러워요. 어디 숨겨 놔야 할 분이 아니란 말이죠.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기업은 더 파고들어 봐야죠. 암요, 그렇고 말고요.
이 회사는 원래 모르는 사람을 봐도 다 인사하세요?
네오랩컨버전스가 이야기하는 구성원 중심 비즈니스를 이해하려면 먼저 이 기업의 조직문화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네오랩컨버전스가 자랑하는 조직문화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존중하는 문화, 다정한 문화, 소통하는 문화, 자율적인 문화. 이 중에서 가장 이질적으로 보이는 건 ‘다정한 문화’입니다.
회사 구성원들이 다정하다니? ‘회사원’과 ‘다정’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 같은데요. 회사를 떠올리면 입가의 웃음부터 식는 게 정상 아닌가요. 도대체 어떤 분위기로 일하고 계신거죠? 네오랩컨버전스 인사담당자, 김수희 대리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다정한 문화란 도대체 뭔가요?”
그녀는 네오랩컨버전스가 일하는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서로 웃으며 인사합니다.”
“동료의 경조사가 있다면 서로 잘 참여해요.”
“뒷말을 잘 하지 않고, 비공식 회식이 많습니다.”
“사내 정치가 없고, 갈등이 있다면 함께 잘 풀어나가려는 태도가 있어요.”
모범적인 회사의 모습입니다. 동료끼리 친밀한데 뒷말도, 사내정치가 없다니 이상적이네요. 너무나 교과서적인 나머지 믿기가 힘듭니다. 비공식 회식만 해도 그래요. 서로 모여 식당에 가지만 강제성이 없다는건데, 물론 그게 뭔지는 압니다. 잡플래닛도 그렇거든요. 집에 가서 혼자 먹기 싫고 해서 자기들끼리 맛있는거 먹으러 가는 젊은이들...
의심이 섞인 눈길을 건네자 김수희 대리는 덧붙여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알바생분에게 들은 얘기인데요. ‘이 회사는 원래 모르는 사람을 봐도 다 인사하세요? 누군지 모르니까 그냥 고개 숙이고 가는데 찾아와서 인사를 다 하시고. 비어데이 행사*때도 혼자 탕비실에 있는데 다른 팀분이 찾아와서 데리고 가주시더라고요.
그리고, 회장님이 자주 사무실에 오시는데요. 그렇게 윗사람이 와도 사람들이 농담을 나눌 정도로 서로 편안한거 같아요. 회장님은 저한테도 말을 거시더라고요. 여러 회사에서 일해봤지만 이런 회사는 처음입니다. 사소한 것들인데 되게 감동이었습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다정한 문화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월 1회, 네오랩컨버전스 전직원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
이미지
전현직자가 말하는 이 기업의 장점은? ‘○○이 좋다’
실제로 잡플래닛에 올라와 있는 네오랩컨버전스의 전현직자 리뷰를 보면 “사람이 좋다”라는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사람만 좋다면 단점으로 읽힐 수 있을 겁니다. 서로 친목하는 문화는 개인적인 감정이 업무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만드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로, 다정한 문화는 곧 소통과 상호존중을 만듭니다. 회사에서는 바로 뒷자리에 앉아있는 타 부서 동료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일반적이죠. 만약 모든 직원들이 친밀하게 대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불필요한 프로세스 없이도 업무 내용을 공유할 기회가 많아,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들을 숙지할 수 있겠죠. 긍정적이고 밝은 분위기는 성과와도 연관이 됩니다. 자율적이고 활발한 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피드백이 현실화될 수 있을 테니까요. 네오랩컨버전스가 왜 다정한 문화를 자랑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대표이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각각의 구성원을 우선하는 회사. 다정한 문화라는 단단한 토대 위에, 우수한 기술력이 기둥을 만드는 회사. 네오랩컨버전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다른 스토리들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