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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제라서 연차가 없다는데요?

[혼돈의 직장생활] 유급휴가 일수는 한 주간 근로한 시간을 기준으로 산정

2022. 08. 09 (화) 16:12 | 최종 업데이트 2024. 05. 10 (금) 10:05
주 4일제로 일하고 있는데요. 실상은 주 4.5일제쯤 돼요. 평일 중 이틀은 2시간 더 일하거든요. 그러니까 주36시간 정도인데요. 문제는 연차입니다. 입사 첫해는 연차가 따로 없대요. 대신 월 1회 고정된 날짜에 전체 휴무하고요. 연차는 다음 해에 3일이 생기고요. 그 다음해는 더 생긴대요. 이래도 괜찮나요?

주 4일제 도입 논의는 전 세계적인 화두입니다. 영국에서는 2022년 6월부터 직원 3300명(70여 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주 4일제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동일 임금, 단축 근무시간으로 기존과 같은 생산성을 유지하는지를 확인하는 거죠. 이보다 앞선 2019년 8월에 일본 마이크로소프트(MS)도 같은 조건으로 한 달간 주 4일제 실험을 했었는데요. 1인당 매출이 40% 증가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이후 유연근무제와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거나, 하려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생산성, 임금수준 등의 고민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연차도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건 맞는 것 같은데, 회사마다 제각각입니다. 주 4일제 연차 휴가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일한 만큼 쉰다"
연차 산정은 근로시간이 기준
'주 4일제'라는 말에는 함정이 숨어있습니다. 흔히 주 4일제 하면 영국과 일본 MS의 실험처럼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거라 생각하게 되지만 실상은 출근만 주 4일일뿐, 근로시간은 주 5일과 동일하게 40시간인 회사들도 있습니다. 무늬만 주 4일제인, '조삼모사(朝三暮四)'식인 건데요. 해당 회사는 어떤 상황일까요? 

연차 제도는 5인 이상 사업장이면 모두 적용 대상입니다.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라 1년간 80% 이상 출근하면 유급 휴가(제1항)가 발생하고, 1년 미만 혹은 1년간 80% 미만 출근한 경우 1개월 개근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도록(제2항) 돼있습니다.

1년 미만시에는 1개월 개근시 1일의 유급휴가가 발생하므로, 11개월까지 11일의 연차를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해당 회사에서는 월 1회 고정된 휴무일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1월 입사라면 12일의 유급휴가가 발생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법적으로 보장되는 날짜보다 하루 더 쉴 수 있도록 보장되는 거죠. 

1년 이상 재직시 연차는 "통상 근로자의 연차휴가(15일)X(단시간 근로자 소정근로시간/통상 근로자 소정근로시간(40시간)X8시간"으로 계산합니다. 해당 회사는 주 36시간을 일하므로, 15X(36/40)x8=108시간, 즉 8시간 근무 기준으로 13.5시간의 연차가 발생합니다. 해당 회사는 고정 휴무 12일에 3일을 추가로 한, 총 15일의 연차를 부여하는 셈이어서, 1.5일의 연차를 더 받는 것과 같습니다. 

휴가 제공 일수가 근로기준법보다 더 보장되기 때문에 오히려 유리한 조건입니다. 그러니까 해당 회사의 경우 "(법적 기준보다 많은) 유급휴가가 있고, 대신 고정된 휴무일에 쉰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주 4일제란 말 때문에 연차가 어떻게 되는지 혼란스럽다면, 1주일에 몇 시간을 일하는지를 살펴보는 게 핵심입니다. 통상적으로 하루 8시간을 일하는 주 4일제라면, 한 주에 32시간 근무(15X(32/40)X8)이므로, 법적으로 연차는 12일(96시간)이 발생합니다. 
휴무일 고정,
동의했다면 불법 아냐
연차 휴가는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요청한 날짜에 쓸 수 있어야 합니다. 회사가 사용일을 강제할 수 없는 건데요.

예외가 있습니다. 특정 근로일을 연차휴가일로 대신하기로 서면 합의한 경우입니다.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는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른 것입니다. 해당 회사도 취업 규칙 혹은 근로계약서에 해당 내용을 명시하고 동의했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단, 사연과 달리 공휴일을 연차를 내고 쉬도록 한다면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사용자는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해야 한다)에 따라 불법입니다. 일요일, 설·추석 연휴, 국경일(3·1절, 광복절, 개천절, 광복절 등)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은 유급으로 보장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년 미만 근무자 혹은 1년간 80% 미만 출근자에게 연차휴가를 사용하도록 촉진하는 건 괜찮을까요? 됩니다. 2020년 3월, 근로기준법이 일부 개정 및 시행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적용할 수 있도록(근로기준법 제61조) 바뀌었습니다.

연차 사용을 촉진하려면 법적으로 정해진 시기에 미사용 연차가 며칠인지 서면으로 통지하고, 근로자는 언제 연차를 쓰겠다고 사용할 시기를 정해서 사용자에게 통보해야 합니다. 그랬는데도 입사일로부터 1년 이내에 발생된 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근로기준법 제60조 제7항)되고, 보상도 받을 수 없습니다.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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