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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원식당에 랍스타를? 직장인 점심을 구원하러 온 영양사
[왜 이렇게까지?] 김민지 GS사원식당 총괄매니저
2023. 05. 03 (수) 11:16 | 최종 업데이트 2023. 05. 10 (수) 10:09
딱 받는 만큼만, 최소한의 일만 하겠다는 ‘조용한 퇴사’가 대세랍니다. 회사 밖에서 또 다른 직업 하나쯤 가지고 있어야 능력있어 보이기도 하고, 재태크에 성공해 하루 빨리 은퇴하기를 꿈꾸는 이들도 적지 않고요. 그런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회사에 소속된 이상 우리의 본업은 직장인,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직장인으로 회사 일을 하면서 살잖아요.
수많은 직장인들 사이, 비슷한 시간, 비슷한 자리에서 비슷한 일을 하며 비슷한 월급을 받는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한다고?' 싶은 이들이 있습니다. 내 일에 진심을 다해 공들여 일하는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빛이 나지 않던가요? 이 사람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요? 일 하면서 '나 이렇게까지 해봤다'는 직장인을 찾아봤습니다. 내 일에 진심인 유난스러운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수많은 직장인들 사이, 비슷한 시간, 비슷한 자리에서 비슷한 일을 하며 비슷한 월급을 받는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한다고?' 싶은 이들이 있습니다. 내 일에 진심을 다해 공들여 일하는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빛이 나지 않던가요? 이 사람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요? 일 하면서 '나 이렇게까지 해봤다'는 직장인을 찾아봤습니다. 내 일에 진심인 유난스러운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급식에서 이게 가능해?"
몇 년 전, 한 고등학교의 급식 사진이 화제에 올랐습니다. 랍스타부터 대게, 유행하는 캐릭터 디저트, 화려한 기념일 특식까지. 우리가 으레 떠올리는 급식 메뉴가 아닌, 레스토랑 못지않은 구성으로 이목을 끈 것인데요. 화려한 급식 뒤에는 김민지 영양사가 있어요. 10년간 학교 소속의 영양사로 근무한 민지 씨는 한 끼 4000원 미만의 예산으로 입이 떡 벌어지는 식사를 제공해 '급식계의 전설'로 불리고 있죠. 현재는 자리를 옮겨 GS사원식당의 운영을 총괄하는 매니저로 직장인들의 밥심을 책임지는 중입니다.
김민지 총괄매니저는 낮을 대로 낮아있던 학교 급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야근을 자처하고 발품을 팔았다고 말해요. 지금은 직장인의 점심시간을 매일 설레는 이벤트처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고요. 누군가의 한 끼를 고민하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김민지 총괄매니저를 <컴퍼니 타임스>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그리고 물었죠.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하는 이유와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몇 년 전, 한 고등학교의 급식 사진이 화제에 올랐습니다. 랍스타부터 대게, 유행하는 캐릭터 디저트, 화려한 기념일 특식까지. 우리가 으레 떠올리는 급식 메뉴가 아닌, 레스토랑 못지않은 구성으로 이목을 끈 것인데요. 화려한 급식 뒤에는 김민지 영양사가 있어요. 10년간 학교 소속의 영양사로 근무한 민지 씨는 한 끼 4000원 미만의 예산으로 입이 떡 벌어지는 식사를 제공해 '급식계의 전설'로 불리고 있죠. 현재는 자리를 옮겨 GS사원식당의 운영을 총괄하는 매니저로 직장인들의 밥심을 책임지는 중입니다.
김민지 총괄매니저는 낮을 대로 낮아있던 학교 급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야근을 자처하고 발품을 팔았다고 말해요. 지금은 직장인의 점심시간을 매일 설레는 이벤트처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고요. 누군가의 한 끼를 고민하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김민지 총괄매니저를 <컴퍼니 타임스>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그리고 물었죠.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하는 이유와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김민지 GS사원식당 총괄매니저 (사진=김민지 총괄매니저)
◇ 세경고 급식으로 화제…급식으로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기까지
-민지님,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GS사원식당의 총괄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민지입니다. 10년 동안 영양사로 일했고, 파주 세경고등학교에서 오랫동안 재직했어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많은 분께서 “영양사님~”하며 저를 불러주시는데요.(웃음) 지금은 GS 소속으로 사원식당 운영을 책임지는 총괄매니저로 지내고 있습니다.
-사원식당 총괄매니저라는 직무가 조금은 생소해요. 영양사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영양사는 흔히 떠올리시는 것처럼 급식 메뉴를 구성하고, 위생 관리, 발주와 검수 업무까지 담당해요. 학생들의 영양 교육도 직접했고요. 지금 맡고 있는 GS사원식당은 매일 2000여 명 이상의 계열사 직원이 식사하기 위해 방문하는데요. 총괄매니저는 식당의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브랜드와 협업하거나 행사 기획을 직접 하고 있어요.
-파주 세경고에서 ‘랍스타 영양사’로 화제에 오르고, 교육부장관 표창도 받으셨어요. 급식 사진을 보고 저도 감탄했는데요! 본업에 정성을 쏟고, 노력한 결과란 생각이 듭니다. 영양사로 일할 때 하루 일과는 어땠나요?
아침에 들어온 식재료를 2시간 동안 검사하고 새로운 메뉴를 체크하며 하루를 시작했어요. 주방에 가서 전체적인 조리 상황을 확인하고 유독 바쁜 날에는 일손을 돕고요. 점심 배식이 끝나면 곧장 석식을 확인했죠. 위생 점검과 영양 교육도 했고요. 제가 챙겨야 할 서류만 50개가 넘었어요.
저녁이 돼서야 책상에 앉아 업무를 시작해 밤 11시에 퇴근하는 날도 많았는데요. 그렇지만, 한 번도 일하며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동료들이 “제발 야근하지 마”라며 문을 잠그고 가실 정도였지만…. 제가 일을 좀 벌이는 스타일이라.(웃음) 방학도 없이 그렇게 10년 동안 일했던 것 같네요.
-민지님,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GS사원식당의 총괄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민지입니다. 10년 동안 영양사로 일했고, 파주 세경고등학교에서 오랫동안 재직했어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많은 분께서 “영양사님~”하며 저를 불러주시는데요.(웃음) 지금은 GS 소속으로 사원식당 운영을 책임지는 총괄매니저로 지내고 있습니다.
-사원식당 총괄매니저라는 직무가 조금은 생소해요. 영양사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영양사는 흔히 떠올리시는 것처럼 급식 메뉴를 구성하고, 위생 관리, 발주와 검수 업무까지 담당해요. 학생들의 영양 교육도 직접했고요. 지금 맡고 있는 GS사원식당은 매일 2000여 명 이상의 계열사 직원이 식사하기 위해 방문하는데요. 총괄매니저는 식당의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브랜드와 협업하거나 행사 기획을 직접 하고 있어요.
-파주 세경고에서 ‘랍스타 영양사’로 화제에 오르고, 교육부장관 표창도 받으셨어요. 급식 사진을 보고 저도 감탄했는데요! 본업에 정성을 쏟고, 노력한 결과란 생각이 듭니다. 영양사로 일할 때 하루 일과는 어땠나요?
아침에 들어온 식재료를 2시간 동안 검사하고 새로운 메뉴를 체크하며 하루를 시작했어요. 주방에 가서 전체적인 조리 상황을 확인하고 유독 바쁜 날에는 일손을 돕고요. 점심 배식이 끝나면 곧장 석식을 확인했죠. 위생 점검과 영양 교육도 했고요. 제가 챙겨야 할 서류만 50개가 넘었어요.
저녁이 돼서야 책상에 앉아 업무를 시작해 밤 11시에 퇴근하는 날도 많았는데요. 그렇지만, 한 번도 일하며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동료들이 “제발 야근하지 마”라며 문을 잠그고 가실 정도였지만…. 제가 일을 좀 벌이는 스타일이라.(웃음) 방학도 없이 그렇게 10년 동안 일했던 것 같네요.
영양사로 재직하며 수상한 상들 (사진=김민지 총괄매니저)
-밤늦게까지 일하면서도 힘들지 않으셨다니 의외인데요. 일 이야기를 시작하니 정말 행복해 보이시고요. 영양사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가 있었나요?
어렸을 적 꿈이 두 가지였는데, 그중 하나가 영양사였어요. 부모님이 맞벌이하셔서 할머니가 요리를 많이 해주셨는데요. 솜씨가 좋으셔서 맛있고 이색적인 음식을 많이 먹으며 자랐어요. 그러다 고등학교를 올라갔는데 급식이 너무 맛없는 거예요. 그때 친구들을 모아서 제가 직접 음식을 해주곤 했죠. 그런데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즐거운 거예요. 이때부터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어요.
조리학과나 푸드스타일학과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사람이 음식으로 병이 생기기도, 치유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영양’이라는 게 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영양사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대학생 때 이론을 배우며 “나랑 맞지 않는데?”라는 생각도 잠시 했는데요.(웃음) 대학교 3학년 때 실습을 나가 보니, 사람의 건강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직업이더라고요. 그래서 영양사에 도전하게 됐어요.
-급식 사진이 화제가 될 만큼 메뉴 구성이 화려했어요. 준비할 때 어려움은 없으셨어요?
학교에 있을 땐 재료의 단가가 부담이 된 적도 많았죠. 건강식 위주로 만들어야 하니까 식재료에 대한 제한도 정말 많았고요. 국내산은 필수고, 영양 구성도 정해져 있다 보니 시도할 수 없는 메뉴도 있었죠. 그래도 무상급식이 시행되면서는 예산이 올라 이전보다 여유가 생겼어요. 발품을 팔아가며 최대한 좋은 재료를 납품받았고, 더 많은 메뉴를 시도할 수 있었어요.
어렸을 적 꿈이 두 가지였는데, 그중 하나가 영양사였어요. 부모님이 맞벌이하셔서 할머니가 요리를 많이 해주셨는데요. 솜씨가 좋으셔서 맛있고 이색적인 음식을 많이 먹으며 자랐어요. 그러다 고등학교를 올라갔는데 급식이 너무 맛없는 거예요. 그때 친구들을 모아서 제가 직접 음식을 해주곤 했죠. 그런데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즐거운 거예요. 이때부터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어요.
조리학과나 푸드스타일학과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사람이 음식으로 병이 생기기도, 치유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영양’이라는 게 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영양사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대학생 때 이론을 배우며 “나랑 맞지 않는데?”라는 생각도 잠시 했는데요.(웃음) 대학교 3학년 때 실습을 나가 보니, 사람의 건강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직업이더라고요. 그래서 영양사에 도전하게 됐어요.
-급식 사진이 화제가 될 만큼 메뉴 구성이 화려했어요. 준비할 때 어려움은 없으셨어요?
학교에 있을 땐 재료의 단가가 부담이 된 적도 많았죠. 건강식 위주로 만들어야 하니까 식재료에 대한 제한도 정말 많았고요. 국내산은 필수고, 영양 구성도 정해져 있다 보니 시도할 수 없는 메뉴도 있었죠. 그래도 무상급식이 시행되면서는 예산이 올라 이전보다 여유가 생겼어요. 발품을 팔아가며 최대한 좋은 재료를 납품받았고, 더 많은 메뉴를 시도할 수 있었어요.
학교에서 제공했던 급식 사진 (사진=김민지 총괄매니저)
-급식을 준비하면서 ‘이렇게까지 해봤다’는 일화가 있으시다면요.
영양사로 일하면서 학생들이 어떤 음식이 맛있다고 하면 그냥 넘기지를 못했어요. 어떻게든 직접 먹어봐야 하는 성격이거든요. 어느 날은 한 학생이 ‘레드 갈비 크림 파스타’가 맛있다고 하는 거예요. 그럼 저는 또 찾아가서 먹어봤죠. 이렇게 직접 살펴보고 메뉴로 선보이고 싶은 게 있으면 6개월 동안 여러 업체에 문의드려 재료를 알아보곤 했어요. 사장님께서 “이제 그만 연락하셔도 된다. 나오면 알려드리겠다”고 하실 정도였으니까요.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아보카도 블렌디드’라는 메뉴인데요. 사실 영양사로 일하면 어떤 메뉴를 먹어도 뭐가 들어갔는지 대충은 감이 와요. 스타벅스에서 먹어보고 맛있어서 만들려고 보니 도저히 모르겠는 거예요. 레시피를 알고 싶어서 음료만 50번 이상 주문했어요. 너무 자주 가니까, 직원분이 시럽 이름과 제조 순서를 알려주시는 거예요. 결국 아이들에게 급식으로 제공했습니다.(웃음) 그 메뉴는 SNS에도 올렸는데, 레시피 문의 댓글이 몇백 개는 달렸던 것 같아요.
-50번이라니… 메뉴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는 진짜 진심이시네요.
선보이고 싶은 메뉴가 생기면 어떻게 해서든 제공하려고 발품을 팔아요. 평상시엔 안 그러는데, 일할 때는 집요한 성격이 나오더라고요. 일에서만큼은 깐깐해지는 것도 있어요.
영양사로 일하면서 학생들이 어떤 음식이 맛있다고 하면 그냥 넘기지를 못했어요. 어떻게든 직접 먹어봐야 하는 성격이거든요. 어느 날은 한 학생이 ‘레드 갈비 크림 파스타’가 맛있다고 하는 거예요. 그럼 저는 또 찾아가서 먹어봤죠. 이렇게 직접 살펴보고 메뉴로 선보이고 싶은 게 있으면 6개월 동안 여러 업체에 문의드려 재료를 알아보곤 했어요. 사장님께서 “이제 그만 연락하셔도 된다. 나오면 알려드리겠다”고 하실 정도였으니까요.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아보카도 블렌디드’라는 메뉴인데요. 사실 영양사로 일하면 어떤 메뉴를 먹어도 뭐가 들어갔는지 대충은 감이 와요. 스타벅스에서 먹어보고 맛있어서 만들려고 보니 도저히 모르겠는 거예요. 레시피를 알고 싶어서 음료만 50번 이상 주문했어요. 너무 자주 가니까, 직원분이 시럽 이름과 제조 순서를 알려주시는 거예요. 결국 아이들에게 급식으로 제공했습니다.(웃음) 그 메뉴는 SNS에도 올렸는데, 레시피 문의 댓글이 몇백 개는 달렸던 것 같아요.
-50번이라니… 메뉴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는 진짜 진심이시네요.
선보이고 싶은 메뉴가 생기면 어떻게 해서든 제공하려고 발품을 팔아요. 평상시엔 안 그러는데, 일할 때는 집요한 성격이 나오더라고요. 일에서만큼은 깐깐해지는 것도 있어요.
카페 음료를 먹어 보고 제공한 아보카도 블렌디드 메뉴 (사진=김민지 총괄매니저)
-힘든 상황도 분명히 있었을 텐데요. 일을 지속할 수 있던 원동력이 있나요?
누가 보면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일하면서 늘 감사했어요. 아이들이 맛있게 먹고 행복해하는 걸 보면 힘든 일이 있어도 “또 맛있는 거 해줘야지”라는 마음이 절로 들었던 것 같아요. 남학생 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피드백도 정말 가감없었거든요. 또 영양 상담을 해준 친구가 있었는데요. 식습관을 건강하게 바꾸면서 20kg 가까이 감량한 걸 보고 큰 보람을 느끼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학업으로 지치면 무슨 낙이 있겠어요. 지친 상황에서도 급식실에서만큼은 즐거워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죠. 그래서 특별한 날 있으면 탈을 쓰고 이벤트도 하고, 외부에서 초청한 셰프님과 행사도 열었어요. 이런 행사를 계획할 때마다 진심으로 행복했어요. 아이들이 좋아해 주니까 야근해도 스트레스가 없었고요.
-열심히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이들의 모습에서 힘을 얻으시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큰 힘이 됐군요.
사실 세경고등학교 급식이 크게 화제 되면서 오해가 생긴 적도 있었어요. 동시에 선배 영양사님들께서 따뜻한 조언을 해주셔서 개인적으론 배운 점도 많았던 시기예요. 그때 아이들이 나서서 오해를 바로잡는 댓글도 달아주고, 급식실에 찾아와 매일 작은 간식과 함께 힘내라는 편지를 건네주기도 했어요. 아이들의 마음이 정말 따뜻하죠? 덕분에 지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었어요. 또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신 여사님들도 큰 힘이 됐고요. 진심으로 감사해요.
누가 보면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일하면서 늘 감사했어요. 아이들이 맛있게 먹고 행복해하는 걸 보면 힘든 일이 있어도 “또 맛있는 거 해줘야지”라는 마음이 절로 들었던 것 같아요. 남학생 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피드백도 정말 가감없었거든요. 또 영양 상담을 해준 친구가 있었는데요. 식습관을 건강하게 바꾸면서 20kg 가까이 감량한 걸 보고 큰 보람을 느끼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학업으로 지치면 무슨 낙이 있겠어요. 지친 상황에서도 급식실에서만큼은 즐거워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죠. 그래서 특별한 날 있으면 탈을 쓰고 이벤트도 하고, 외부에서 초청한 셰프님과 행사도 열었어요. 이런 행사를 계획할 때마다 진심으로 행복했어요. 아이들이 좋아해 주니까 야근해도 스트레스가 없었고요.
-열심히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이들의 모습에서 힘을 얻으시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큰 힘이 됐군요.
사실 세경고등학교 급식이 크게 화제 되면서 오해가 생긴 적도 있었어요. 동시에 선배 영양사님들께서 따뜻한 조언을 해주셔서 개인적으론 배운 점도 많았던 시기예요. 그때 아이들이 나서서 오해를 바로잡는 댓글도 달아주고, 급식실에 찾아와 매일 작은 간식과 함께 힘내라는 편지를 건네주기도 했어요. 아이들의 마음이 정말 따뜻하죠? 덕분에 지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었어요. 또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신 여사님들도 큰 힘이 됐고요. 진심으로 감사해요.
학생이 남긴 급식 피드백 (사진=김민지 총괄매니저)
◇ “직장에 다니면 얼마나 지쳐요, 밥이라도 잘 먹어야죠!”
-10년 동안 학교 영양사로 일하다, 지금은 직장인의 식사를 책임지고 계신 거잖아요. 일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GS로 소속을 옮기면서 일의 성격이 많이 달라졌는데요. 영양사로 일할 땐 오전부터 점심시간까지 바쁜 게 일상이었어요. 지금은 기획하는 일이 많아서 하루 중 서류 업무를 보는 비중이 더 높아요. 점심엔 식당에 가서 모니터링하고 맛있게 드시는지, 적당한 양이 나가는지 확인하고요.
사원식당은 학교 급식과 달리 한 끼에도 여러 종류의 식사를 준비하거든요. 메뉴가 겹치지는 않는지, 영양은 괜찮은지 두루 살펴보는 역할도 하죠. 특식 날짜를 정하기도 하고요. 랍스타나 토마호크처럼 괜찮은 식재료가 있으면 먼저 제안드리고 있어요. 저희 사원식당의 이름이 ‘그래잇(GREEAT)’인데요. ‘그래잇 히어로즈’라고 식당 개선을 위해 서포터즈처럼 인원을 모집하기도 했어요. 이런 특별한 프로젝트도 책임지고 운영해요.
-10년 동안 학교 영양사로 일하다, 지금은 직장인의 식사를 책임지고 계신 거잖아요. 일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GS로 소속을 옮기면서 일의 성격이 많이 달라졌는데요. 영양사로 일할 땐 오전부터 점심시간까지 바쁜 게 일상이었어요. 지금은 기획하는 일이 많아서 하루 중 서류 업무를 보는 비중이 더 높아요. 점심엔 식당에 가서 모니터링하고 맛있게 드시는지, 적당한 양이 나가는지 확인하고요.
사원식당은 학교 급식과 달리 한 끼에도 여러 종류의 식사를 준비하거든요. 메뉴가 겹치지는 않는지, 영양은 괜찮은지 두루 살펴보는 역할도 하죠. 특식 날짜를 정하기도 하고요. 랍스타나 토마호크처럼 괜찮은 식재료가 있으면 먼저 제안드리고 있어요. 저희 사원식당의 이름이 ‘그래잇(GREEAT)’인데요. ‘그래잇 히어로즈’라고 식당 개선을 위해 서포터즈처럼 인원을 모집하기도 했어요. 이런 특별한 프로젝트도 책임지고 운영해요.
GS사원식당 (사진=김민지 총괄매니저)
-말 그대로 식당을 ‘총괄’하는 역할이네요. 몸에 익은 영양사 일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힘든 점은 없으셨어요?
학교 급식뿐만 아니라 요양병원이나 군부대처럼 다양한 단체를 경험해서 사원식당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전혀 다른 분야더라고요. 초심으로 돌아가 일을 하나하나 배우지 않으면 해낼 수가 없었어요. 처음 1~2년은 다른 회사의 사원식당에 수시로 방문했던 것 같아요. 잘 된다는 곳이 있으면 다 찾아가서 살펴보고 공부했어요.
사실 총괄매니저라는 직무도 회사에 없던 자리였는데요. 그래서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주변에서 조언을 구하기도 어려웠어요. 지금은 저희 회사의 운영 사례를 보시고 다른 기업에서 총괄매니저를 뽑는 곳도 생겼어요. 주변에도 비슷한 업무를 시작한 친구들도 생겼고요. 서로 의지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도 큰 기업으로 옮기며 메뉴 구성에 대한 제약은 많이 사라졌겠어요.
여기서 이루지 못한 꿈을 다 이룬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예산이 여유롭다 보니, 학교 급식보다 시도할 수 있는 메뉴가 많은 편이죠. 전복이나 스테이크 같은 음식도 수시로 준비할 수 있고요. 특히 전복은 학교에선 수능 전이나 체육대회 때 쓸 수 있었는데요. 영양사로 10년 동안 쓴 것보다 사원식당 메뉴로 쓴 전복 양이 더 많은 것 같아요.(웃음)
학교에선 급식 메뉴를 혼자 고민했다면, 지금은 여러 영양사 선생님, 점장님들과 함께 고민하다 보니 음식의 퀄리티도 높아졌죠. 한번은 강릉에서 꼬막과 여러 식자재를 구해와 메뉴를 만들어 주실 수 있냐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준비해 주셨어요. 이렇게 제안을 드리면 늘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고 협조해 주셔서 일에 성취감이 있어요.
-사실 민지님을 총괄매니저로 모신 것부터 회사가 얼마나 밥에 진심인지 느껴져요. GS사원식당 자랑을 해주신다면요.
일단 임원분들께서 사원식당에 관심이 많으세요. GS와 인연이 닿은 것도 세경고 급식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걸 들으시고, 제게 모니터링을 요청하신 게 시작이었어요. 그때부터 회사가 사원식당에 진심이라 느꼈거든요. 모니터링 차원에서 여러 번 방문했는데, 퇴사를 준비하던 시점과 맞아 이 자리를 제안 주시기도 했어요. 대외적으로 스카우트라 알려졌지만 그건 아니랍니다.(웃음)
직원분들께 사원식당 앱을 통해 식사 후기를 받고 의견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계열사 중 GS리테일이 있어 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음식은 무상으로 제공해 주시기도 해요.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과 제작한 상품이 메뉴로 제공되거나, 연예인이 직접 오셔서 배식을 해주신 이벤트도 있었어요. 공간도 소개하고 싶은데요. 3년 전에 리모델링해서 인테리어가 카페처럼 예쁘기도 하답니다.
학교 급식뿐만 아니라 요양병원이나 군부대처럼 다양한 단체를 경험해서 사원식당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전혀 다른 분야더라고요. 초심으로 돌아가 일을 하나하나 배우지 않으면 해낼 수가 없었어요. 처음 1~2년은 다른 회사의 사원식당에 수시로 방문했던 것 같아요. 잘 된다는 곳이 있으면 다 찾아가서 살펴보고 공부했어요.
사실 총괄매니저라는 직무도 회사에 없던 자리였는데요. 그래서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주변에서 조언을 구하기도 어려웠어요. 지금은 저희 회사의 운영 사례를 보시고 다른 기업에서 총괄매니저를 뽑는 곳도 생겼어요. 주변에도 비슷한 업무를 시작한 친구들도 생겼고요. 서로 의지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도 큰 기업으로 옮기며 메뉴 구성에 대한 제약은 많이 사라졌겠어요.
여기서 이루지 못한 꿈을 다 이룬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예산이 여유롭다 보니, 학교 급식보다 시도할 수 있는 메뉴가 많은 편이죠. 전복이나 스테이크 같은 음식도 수시로 준비할 수 있고요. 특히 전복은 학교에선 수능 전이나 체육대회 때 쓸 수 있었는데요. 영양사로 10년 동안 쓴 것보다 사원식당 메뉴로 쓴 전복 양이 더 많은 것 같아요.(웃음)
학교에선 급식 메뉴를 혼자 고민했다면, 지금은 여러 영양사 선생님, 점장님들과 함께 고민하다 보니 음식의 퀄리티도 높아졌죠. 한번은 강릉에서 꼬막과 여러 식자재를 구해와 메뉴를 만들어 주실 수 있냐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준비해 주셨어요. 이렇게 제안을 드리면 늘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고 협조해 주셔서 일에 성취감이 있어요.
-사실 민지님을 총괄매니저로 모신 것부터 회사가 얼마나 밥에 진심인지 느껴져요. GS사원식당 자랑을 해주신다면요.
일단 임원분들께서 사원식당에 관심이 많으세요. GS와 인연이 닿은 것도 세경고 급식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걸 들으시고, 제게 모니터링을 요청하신 게 시작이었어요. 그때부터 회사가 사원식당에 진심이라 느꼈거든요. 모니터링 차원에서 여러 번 방문했는데, 퇴사를 준비하던 시점과 맞아 이 자리를 제안 주시기도 했어요. 대외적으로 스카우트라 알려졌지만 그건 아니랍니다.(웃음)
직원분들께 사원식당 앱을 통해 식사 후기를 받고 의견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계열사 중 GS리테일이 있어 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음식은 무상으로 제공해 주시기도 해요.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과 제작한 상품이 메뉴로 제공되거나, 연예인이 직접 오셔서 배식을 해주신 이벤트도 있었어요. 공간도 소개하고 싶은데요. 3년 전에 리모델링해서 인테리어가 카페처럼 예쁘기도 하답니다.
GS사원식당 G코너 아워홈 특식 (사진=김민지 총괄매니저)
-학교에서 일했던 경험이 지금 업무에도 도움이 됐나요?
그럼요. 학교에서 일하며 알게 된 좋은 업체가 많은데요. 예를 들어 ‘호랑이 해’라면 호랑이 모양의 귀여운 디저트를 준비하거나,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예쁜 케이크를 제공하는 곳이죠. 그런 업체들과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학생 급식을 준비하다 보니 저는 이런 게 익숙했는데, 다른 회사에서는 여러 번 물어보셨다고 하더라고요. “GS는 어떻게 이렇게 예쁜 디저트가 많이 나가냐”고요.(웃음) 학교 급식을 준비하며 쌓은 경험과 GS에서만 준비할 수 있는 재료가 서로 시너지를 내는 것 같아요.
-직장인이 가장 좋아한 메뉴는 무엇이던가요?
아무래도 랍스타가 나갔을 때 반응이 가장 좋았죠. 직장인이 되어도 랍스타를 좋아해 주시는 건 변하지 않더라고요. 제가 GS로 옮겨왔다는 소식을 듣고 직원분들을 만나면 “랍스타는 언제 나오냐”고 물어보시기도 했어요.(웃음) 저희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제공하고 있는데요. 사진도 찍으시고, 브이로그에도 올려주실 만큼 반응이 뜨거웠어요. 올해부터는 일 년에 두 번은 제공하려고 준비하고 있답니다.
다른 이벤트도 여러 번 준비했는데 아이들이 좋아해 준 만큼이나 즐거워하셨어요. 직장에 다니면 사회생활도 힘들고, 업무도 지치잖아요. 식사시간이 즐거워야 일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성과도 올라갈테고요. 총괄매니저로서 재미있는 요소를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원식당의 총괄매니저로서, <컴퍼니 타임스>를 보고 계실 직장인분들께 추천하는 식습관이 있다면요?
저는 식사에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꼭 넣어 드시라고 말씀드려요. 직장인이면 술자리가 잦다 보니 건강한 식습관을 지키기가 쉽지 않잖아요. 끼니마다 탄수화물을 조금씩 덜고 단백질과 채소만 챙겨도 건강을 유지하기 쉬워요. 당장은 어려울 수 있지만, 작은 실천을 이어가다 보면 몸도 변화할 거예요.
요즘 직장인분들은 그래도 건강식에 관심이 많으시더라고요. 운동을 즐기시는 분도 워낙 많고요. 저희도 아침에 샐러드가 준비되어 있고, 점심에는 무조건 단백질 메뉴를 넣고 있어요. 영양 성분이 어느 정도인지도 공유하고요.
그럼요. 학교에서 일하며 알게 된 좋은 업체가 많은데요. 예를 들어 ‘호랑이 해’라면 호랑이 모양의 귀여운 디저트를 준비하거나,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예쁜 케이크를 제공하는 곳이죠. 그런 업체들과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학생 급식을 준비하다 보니 저는 이런 게 익숙했는데, 다른 회사에서는 여러 번 물어보셨다고 하더라고요. “GS는 어떻게 이렇게 예쁜 디저트가 많이 나가냐”고요.(웃음) 학교 급식을 준비하며 쌓은 경험과 GS에서만 준비할 수 있는 재료가 서로 시너지를 내는 것 같아요.
-직장인이 가장 좋아한 메뉴는 무엇이던가요?
아무래도 랍스타가 나갔을 때 반응이 가장 좋았죠. 직장인이 되어도 랍스타를 좋아해 주시는 건 변하지 않더라고요. 제가 GS로 옮겨왔다는 소식을 듣고 직원분들을 만나면 “랍스타는 언제 나오냐”고 물어보시기도 했어요.(웃음) 저희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제공하고 있는데요. 사진도 찍으시고, 브이로그에도 올려주실 만큼 반응이 뜨거웠어요. 올해부터는 일 년에 두 번은 제공하려고 준비하고 있답니다.
다른 이벤트도 여러 번 준비했는데 아이들이 좋아해 준 만큼이나 즐거워하셨어요. 직장에 다니면 사회생활도 힘들고, 업무도 지치잖아요. 식사시간이 즐거워야 일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성과도 올라갈테고요. 총괄매니저로서 재미있는 요소를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원식당의 총괄매니저로서, <컴퍼니 타임스>를 보고 계실 직장인분들께 추천하는 식습관이 있다면요?
저는 식사에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꼭 넣어 드시라고 말씀드려요. 직장인이면 술자리가 잦다 보니 건강한 식습관을 지키기가 쉽지 않잖아요. 끼니마다 탄수화물을 조금씩 덜고 단백질과 채소만 챙겨도 건강을 유지하기 쉬워요. 당장은 어려울 수 있지만, 작은 실천을 이어가다 보면 몸도 변화할 거예요.
요즘 직장인분들은 그래도 건강식에 관심이 많으시더라고요. 운동을 즐기시는 분도 워낙 많고요. 저희도 아침에 샐러드가 준비되어 있고, 점심에는 무조건 단백질 메뉴를 넣고 있어요. 영양 성분이 어느 정도인지도 공유하고요.
영양사 재직 당시 인터뷰 영상 (사진=김민지 총괄매니저)
◇ '밥 만드는 사람'이 아닌, 한 끼의 기쁨을 주는 사람으로
-메뉴를 구성하고, 이벤트를 기획한다는 게 무언가 새롭게 만드는 일이잖아요.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이 일은 트렌드를 반영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요즘은 편의점에서 트렌드를 가장 빨리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상품을 수시로 살피고 있어요. 몇 년 전엔 ‘돼지바 핫도그’가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요. 인기가 많아서 모든 학교에서 눈치 게임처럼 차례로 선보일 정도였죠. 저는 빨리 제공하고 싶어서 출시 전부터 예약을 해놓은 상태였거든요.
편의점뿐만 아니라 마트에 가서 제철 재료도 살펴보고, 발품도 많이 팔아요. 영양사로 일할 땐 제공하고 싶은 메뉴가 생기면 포장해서 꼭 여사님들께 맛 보여 드렸거든요. 지금은 회사에서 모니터링비가 나오기 때문에 맛있다는 집은 꼭 같이 가봐요. 메뉴에 반영도 많이 했고요. 요리 프로그램이나 책과 유튜브 채널도 많이 참고해요.
-직장인으로서 업무뿐만 아니라 식단 책도 출간도 하시고, 최근엔 ‘한국인의 식판’이라는 예능 프로그램도 출연하셨잖아요. 이런 활동을 통해 얻는 또다른 성취감도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영양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었어요. 그냥 ‘밥해주는 사람’ 정도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해요. 영양사라는 직업이 알려지면서 큰 보람을 느껴요. 한 학생은 “이렇게 더운 날씨에 튀김을 준비하시면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해주더라고요. 직장인분들도 “영양사라는 업무가 이렇게 많은 것을 챙기고 고민하는지 몰랐다”며 놀랐다고 하시고요. 영양사의 역할을 널리 알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해요. 제가 하는 행동이 직업 전체에 대한 인식을 좌우할까봐 행동을 조심하고 있기도 하죠.
-메뉴를 구성하고, 이벤트를 기획한다는 게 무언가 새롭게 만드는 일이잖아요.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이 일은 트렌드를 반영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요즘은 편의점에서 트렌드를 가장 빨리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상품을 수시로 살피고 있어요. 몇 년 전엔 ‘돼지바 핫도그’가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요. 인기가 많아서 모든 학교에서 눈치 게임처럼 차례로 선보일 정도였죠. 저는 빨리 제공하고 싶어서 출시 전부터 예약을 해놓은 상태였거든요.
편의점뿐만 아니라 마트에 가서 제철 재료도 살펴보고, 발품도 많이 팔아요. 영양사로 일할 땐 제공하고 싶은 메뉴가 생기면 포장해서 꼭 여사님들께 맛 보여 드렸거든요. 지금은 회사에서 모니터링비가 나오기 때문에 맛있다는 집은 꼭 같이 가봐요. 메뉴에 반영도 많이 했고요. 요리 프로그램이나 책과 유튜브 채널도 많이 참고해요.
-직장인으로서 업무뿐만 아니라 식단 책도 출간도 하시고, 최근엔 ‘한국인의 식판’이라는 예능 프로그램도 출연하셨잖아요. 이런 활동을 통해 얻는 또다른 성취감도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영양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었어요. 그냥 ‘밥해주는 사람’ 정도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해요. 영양사라는 직업이 알려지면서 큰 보람을 느껴요. 한 학생은 “이렇게 더운 날씨에 튀김을 준비하시면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해주더라고요. 직장인분들도 “영양사라는 업무가 이렇게 많은 것을 챙기고 고민하는지 몰랐다”며 놀랐다고 하시고요. 영양사의 역할을 널리 알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해요. 제가 하는 행동이 직업 전체에 대한 인식을 좌우할까봐 행동을 조심하고 있기도 하죠.
영양사 재직 당시 배식 장면 (사진=김민지 총괄매니저)
-영양사로서도, 매니저로서도 일을 잘 해내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계신 게 느껴져요.
저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데 정말 가만히 있지를 못해요.(웃음) 계속 뭔가 해야 하는 성격이죠. “제주도 가서 일주일만 쉬고 싶다”고 말하지만, 사실 쉴 수 있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누가 싫은 소리를 해도 그 사람이 긍정적으로 느낄 때까지 개선할 점을 찾아요. 어찌 보면 집요하기도 하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기도 하죠.
그렇지만 이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외부로 보이는 제 모습은 크게 느껴질지라도, 실제 모습은 그렇게 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부족하다고 여긴 부분을 개선하다 보니 점점 성장하고 단단해질 수 있었어요.
-일이 지치거나 벅찰 땐 어떻게 하세요?
사회생활 하다 보면 일을 잘하는 분도 많이 만나잖아요. 그에 반해 저는 실수도 많이 하고, 부족한 부분도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숨어버리는 게 저의 습관이었어요. 그런데 실수에 연연하다 보면 앞으로 전혀 나아갈 수가 없더라고요. 이미 지나간 일이고,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후회 없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생겨났어요.
정말 사소하게는 “오늘 메뉴 왜 이래”라는 말을 들어도, 오히려 어떻게 하면 이런 평가가 나오지 않을까 고민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죠. 주어진 일만 하기보다는 스스로 일을 찾아 나서고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걸 좋아해요.
일로 풀리지 않는 스트레스는 운동으로 풀기도 해요. 도전하고 성취하는 걸 좋아해서 바디 프로필도 찍어봤답니다. 요리도 하고, 돌아다니기도 하고요. 요즘은 글을 써서 정리하는 게 좋더라고요. 그래서 다이어리가 많아요.
-직장에서 일을 사서 하는 게 괜한 일이라 생각하는 분도 많잖아요. 민지님은 일을 하면서 더 성장하신 것 같아요.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한 영양사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요. 이 직업은 자기가 업무를 얼마나 찾아서 하는지에 따라 성취감이 다르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땐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죠.
세경고 일을 시작하면서 낮을대로 낮아있던 급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메뉴를 개발하고, 일을 찾아서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영양사로서 할 수 있는 제 역할이 무궁무진하더라고요. 그제야 강의에서 해주신 말씀도 이해됐어요. 아마 영양사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어요. 스스로 일을 고민하면서 부족한 점도 발견하고, 그렇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거죠.
-일을 통해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제가 하는 모든 활동이 저만의 이익이 아니라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돌아가면 좋겠어요. 영양사라는 직업에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길 바라고요.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에요. 군부대 급식을 개선하고자 모니터링과 컨설팅을 하고 있고, 독거노인분들께 식재료를 기부하는 일도 계속 하고 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채식과 관련된 책도 준비 중에 있고요.
지금 돌이켜 보면 퇴근할 때마다 사람들이 제가 한 일 덕분에 행복했다고 느낀 날에, 저도 행복했던 것 같아요. 단순하게 보면 타인의 식사를 준비하는 일이지만, 음식 하나로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이만한 보람도 없는 것 같아요.
저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데 정말 가만히 있지를 못해요.(웃음) 계속 뭔가 해야 하는 성격이죠. “제주도 가서 일주일만 쉬고 싶다”고 말하지만, 사실 쉴 수 있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누가 싫은 소리를 해도 그 사람이 긍정적으로 느낄 때까지 개선할 점을 찾아요. 어찌 보면 집요하기도 하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기도 하죠.
그렇지만 이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외부로 보이는 제 모습은 크게 느껴질지라도, 실제 모습은 그렇게 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부족하다고 여긴 부분을 개선하다 보니 점점 성장하고 단단해질 수 있었어요.
-일이 지치거나 벅찰 땐 어떻게 하세요?
사회생활 하다 보면 일을 잘하는 분도 많이 만나잖아요. 그에 반해 저는 실수도 많이 하고, 부족한 부분도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숨어버리는 게 저의 습관이었어요. 그런데 실수에 연연하다 보면 앞으로 전혀 나아갈 수가 없더라고요. 이미 지나간 일이고,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후회 없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생겨났어요.
정말 사소하게는 “오늘 메뉴 왜 이래”라는 말을 들어도, 오히려 어떻게 하면 이런 평가가 나오지 않을까 고민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죠. 주어진 일만 하기보다는 스스로 일을 찾아 나서고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걸 좋아해요.
일로 풀리지 않는 스트레스는 운동으로 풀기도 해요. 도전하고 성취하는 걸 좋아해서 바디 프로필도 찍어봤답니다. 요리도 하고, 돌아다니기도 하고요. 요즘은 글을 써서 정리하는 게 좋더라고요. 그래서 다이어리가 많아요.
-직장에서 일을 사서 하는 게 괜한 일이라 생각하는 분도 많잖아요. 민지님은 일을 하면서 더 성장하신 것 같아요.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한 영양사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요. 이 직업은 자기가 업무를 얼마나 찾아서 하는지에 따라 성취감이 다르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땐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죠.
세경고 일을 시작하면서 낮을대로 낮아있던 급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메뉴를 개발하고, 일을 찾아서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영양사로서 할 수 있는 제 역할이 무궁무진하더라고요. 그제야 강의에서 해주신 말씀도 이해됐어요. 아마 영양사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어요. 스스로 일을 고민하면서 부족한 점도 발견하고, 그렇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거죠.
-일을 통해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제가 하는 모든 활동이 저만의 이익이 아니라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돌아가면 좋겠어요. 영양사라는 직업에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길 바라고요.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에요. 군부대 급식을 개선하고자 모니터링과 컨설팅을 하고 있고, 독거노인분들께 식재료를 기부하는 일도 계속 하고 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채식과 관련된 책도 준비 중에 있고요.
지금 돌이켜 보면 퇴근할 때마다 사람들이 제가 한 일 덕분에 행복했다고 느낀 날에, 저도 행복했던 것 같아요. 단순하게 보면 타인의 식사를 준비하는 일이지만, 음식 하나로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이만한 보람도 없는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한다고? 누구보다 열심인 직장인 시리즈⭐️
1. 먹방에 SNS까지, 일 벌이는 선생님…왜죠?
2. 사원식당에 랍스타를? 직장인 점심을 구원하러 온 영양사
3. '이렇게까지' 하는 직장인, 다음은 누구?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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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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