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즈파크에서 '다 함께' 배려하며 일하고 성장하는 법

스몰토크? 협업? 문제없어요..."청각장애 직원 채용, 걱정은 기우였죠"

2023. 05. 12 (금) 08:59 | 최종 업데이트 2023. 05. 12 (금) 09:11
날씨는 따뜻해졌는데, 고용시장에는 한파 주의보가 내렸습니다. 취업문은 바늘구멍보다 더 좁아졌고 문턱은 높아졌습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지만, 불합격 통지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마음이 무너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장애를 가진 취준생으로 살아가는 건, 더더욱 어렵습니다.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장애를 가진 취준생의 존재는 너무나 쉽게 외면받거나 지워지거든요. 청각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면접 기회를 박탈당하거나, 시험 기회를 빼앗기기도 하죠. 정부에서 장애인의무고용제를 시행하며 고용률 미달 기업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2022년 장애인 고용률은 전년도(34.6%)에 비해 0.3%p 하락했습니다. 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벌금을 내는 걸 선택하는 겁니다.

반면에, 장애인을 적극 고용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이번에 만난 이즈파크 역시 그런 곳입니다. 지난 2021년부터 장애인 채용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죠. 이즈파크를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키워나가고 싶다는 김갑산 대표이사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즈파크는···

2009년 창립된 4차산업혁명 핵심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과정 중심의 애자일 성과관리/인사평가, 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 팩토리, AI기반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 메타버스 등 디지털 혁신 기술로 고객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하고 있는 전문 기업이다. 전 직원의 70% 이상이 엔지니어 및 개발자로 구성된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으로,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청각장애인 채용, 고정관념 깨는 계기 돼

이즈파크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한 성장을 통해 외연적 확장을 이루어 왔습니다. 이제는 그러한 성장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들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SG경영의 일환으로 지난 2021년부터 장애인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죠. 현재 이즈파크에는 총 네 명의 장애인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작년에는 처음으로 인공와우를 착용한 청각장애인 이대관 님을 채용했습니다.

장애인 채용을 확대하기로 결정했지만, 인재를 찾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와 꼭 맞는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적합한 인재가 매칭되었다고 할지라도, 중소기업 특성상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거나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채용이 어려운 경우도 많았어요.
업무를 하고 있는 이대관 님. (사진제공 = 이즈파크)

“청각장애인을 채용하기 전에 가장 염려했던 부분은 의사소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채용으로 고정관념이 많이 깨졌어요. 청각장애인도 보조기기의 도움으로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대관 님은 청년 장애인 ICT 전문가 육성 및 취업연계 프로그램인 SK ‘씨앗 세상파일 프로젝트’를 통해 이즈파크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교육 수료 시점에 면접을 보고 이즈파크에 입사하게 되었죠.


“면접 시 대관 씨가 면접관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도록,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했습니다. 너무 과한 배려나 관심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표현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이대관 님과 면접을 진행할 때에는 말의 속도와 발음에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또 부지불식중 차별적인 요소가 녹아든 질문을 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체크했습니다. 이대관 님은 당시 채용중이던 웹 개발 직무에 대해 이해도가 충분했고, 다른 직원들과의 의사소통에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자질이 충분했기에, 무사히 최종 면접을 통과해 이즈파크에 합류할 수 있었어요.

회의, 스몰톡, 협업도 문제없죠


“채용 전에는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습니다만, 괜한 걱정을 한 것 같습니다. 소통 과정에서 아주 약간의 배려만 동반된다면 함께 일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거든요.”

이대관 님은 현재 회계/경비처리, 영업관리, 경력관리 등의 사내 시스템을 개선 및 운영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입사 후 약 5개월간은 시스템 파악을 위해 교육을 진행했고, 현재는 조금씩 시스템을 개선해나가며 맡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협업 시에는 의사소통에 있어 어려움을 겪거나 소통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사 성과관리 솔루션(Sgate)을 사용하고 있어요.
제주 워크샵에 참석한 이대관 님. (사진제공 = 이즈파크)

“대관 씨는 동료들이 말을 할 때 대화에 귀를 잘 기울여요. 말을 잘 듣지 못했을 경우에는 상대방의 입모양이나 대화의 앞뒤 문맥을 유추하여 알아들으려 노력하는 센스도 있고요. 대관 씨와 대화를 할 때는 너무 빨리 말하거나, 작은 소리로 말하지 않아요. 또 점심 식사나 회식 자리도 너무 시끄럽지 않은 곳으로 선택하는 편이죠.”

매주 진행되는 팀 회의에도 활발히 참여하며 의견을 개진한다는 이대관 님. 늘 적극적으로 근무하는 이대관 님은 열정과 자부심,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일하는 동료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답니다.


작은 배려만 있다면

청각장애인의 80% 이상이 음성언어를 사용하지만, 이들은 주로 대화가 필요하지 않은 단순노무직에 배치되곤 합니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은 이들이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청각장애가 있다고 해서 회사 구성원으로 일할 수 없는 건 결코 아닙니다. 이대관 님처럼 동료들과 소통하며 맡은 업무를 잘 수행해낼 수 있죠. 김갑산 대표님은 청각장애인 채용을 고민하는 인사담당자들과 현재 구직 활동 중인 청각장애인에게 이런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이즈파크처럼 장애인에게 취업문을 열어 주고, 이들을 배려하는 시스템을 갖춘 기업이 더욱 많아지길 바랍니다. 이러한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장애인 고용률이 높아지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협업하고 성장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질 테니까요.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 대신 벌금 내는 것을 택하는 기업이 없는, 어느 누구도 경제 활동에서 배제되지 않는 사회로의 변화가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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