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각종 '찬스'가 난무하는 회사들이 있다. 이런 찬스는 채용, 승진, 정규직 전환 등 다양한 곳에서 발휘된다. 지난 1년 간 언론에 보도된 각종 관련 비리를 찾아본 결과 채용 비리가 643건(승진 비리 381건, 정규직 전환 비리 23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채용 비리를 위해서
부당한 청탁, 압력, 강요를 하거나 채용과 관련한
금전, 물품, 향응,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수수 등의 모습으로 사전 밑작업이 이뤄지는데, 이건
채용절차법(제4조 제2항)에서 엄연히 금지하고 있는 일이다. 위반하면 과태료 3000만 원 이하(채용절차법 제17조)가 부과된다.
그뿐만 아니라 출신지, 구직자의 신체 조건(외모, 키, 몸무게 등), 결혼 여부, 재산, 가족의 학력, 직업, 재산 등의 자료도 요구할 수 없게 돼있다. 흔히 말하는 '블라인드' 채용이다. 특히 가족 관련 신상 정보는 '엄빠찬스'와 직결된다. 이 법을 위반하면 과태료 500만 원(1차 위반 300만 원, 2차 400만 원, 3차 500만 원)까지 부과된다.
이렇게 법이 있지만 위반하는 곳들은 법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어떤 회사들인지 자세히 들여다 보자.
① 대표님은 왕, 자녀들은 왕자님, 공주님
가족회사에서 특히 자주 발견됐다. 채용절차법은 상시근로자가 30인 이 이상인 곳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직원수가 그 미만인 소규모 중소기업에선 불법이 되지 않는다. 가족회사 중에서도 대기업 혹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좋은 예(☞
여기도 가족회사라고? 성공기업에만 있는 것들)도 있지만, 사실 폐단(☞
직장인들은 왜 '가족회사'를 싫어할까?)이 더 크다. 이런 각종 '찬스'가 횡행하는 것부터가 그렇다.
대표 아들, 딸을 주요 보직에 앉히고 입헌군주제도 아닌 대한민국에서, 왕자님, 공주님이라 부르며 대접하고 있었다. 제왕적 권력을 행세하며 부모를 무기로 누구보다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을 진심으로 누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 가족회사라 라인을 잘 타야한다. 공주님 눈치 봐가면서 일해야 한다. 대표님 방에 들어갔다 나올 때면 직원들 있는데서 한숨 푹푹 쉬고 본인 화났다고 티를 엄청 낸다.
(⭐️1.7 서울 유통/무역/운송)
- 개인 가족회사라 생각하면 된다. 공주님 화나게 하면 엄마, 아빠한테도 혼난다.
(⭐️2.1 서울 제조/화학)
- 왕에 의한, 왕을 위한, 왕의 회사다. 이제는 왕자님을 회사가 될 예정
(⭐️3.3 경기 IT/웹/통신)
② 임직원의 가족은 회사도 사랑해~♡
누구보다 직원의 가족 사랑이 빛나는 회사들도 있었다. 좋은 복리후생으로 챙겨줘도 될 텐데 조금 챙겨주는 게 더 남다르다. 자녀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임직원의 자녀의 자리까지 챙겨주니 그 얼마나 고맙지 아니한가. 집에서 "우리 엄마, 아빠가 최고야!"를 듣게 해주는 기 살려주는 회사가 아닐 수 없다. 뽑을 때부터 뒷배경이 있는지부터 찾는다. 그런데 이 회사 평점들을 보아하니, 눈을 씻고 찾아봐도 3점 대는 보이질 않는다.
-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아버지가 여기 출신이면 신분 세탁하기 쉽다. 직책자는 거저 할 수 있다. 마흔살 넘어서도 아빠 빽을 두고두고 써먹는데 그게 통한다.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아빠가 다녔는지 아닌지가 중요해서 직원들끼리 밥그릇 싸움하는데 팀원들만 나가 떨어진다.
(⭐️1.9 충북 식품가공/개발)
- 부모찬스로 들어오는 직원들이 상당히 많다. 뒷배경의 힘, 그러니까 조합원의 자식, 대의원의 자식처럼 부모찬스로 들어오는 직원들이 상당히 많다. 빽없으면 상당히 힘들고 성공하기도 어렵다.
(⭐️2.0 부산 은행/금융업)
-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다 보니 각 부서마다 빽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있다. 매출은 중견인데…
(⭐️2.2 경남 제조/화학)
- 낙하산이 많아서 아닌 직원 찾기가 더 쉽다. 아빠 빽이라더라, 삼촌 빽이더라 등등. 10명 중 한두명 정도가 정상 채용이다. 본부가 이 지경인데 지방은 더 최악이다. 언젠가 비리가 터져나올텐데 언제까지 상위 기관에 빌붙어 살아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2.2 서울 미디어/디자인)
③ 막강한 상급자 파워
간접 엄빠 찬스도 힘이 있다. 평소 잘 만들어둔 부모 인맥으로 자녀의 입사까지 무사통과다. 주변에 연줄 없는 부모들의 마음을 찢어지게 만드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래도 지원을 하지도 않았는데 면접 보라고 하는 건 거, 너무한 거 아니오.
- 자격증이나 경력이 없어도, 일을 몰라도 아빠찬스, 엄마찬스 등 여러 경로로 채용된다. 심지어 지원을 안 했는데도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한다.
(⭐️1.7 충남 건설업)
- 이사장 파워가 막강하다. 급여가 많은 지사는 이사 아들, 딸, 대의원 아들, 딸, 친구 등 빽없으면 입사하기 힘든 구조다.
(⭐️2.4 서울 은행/금융업)
- 요새는 인맥 영향 없다고 하지만, 늘 ‘누구 빽있냐?’ 묻는다. 주위 보면 열에 일곱은 다 빽으로 입사했다. 이미 뽑을 사람 다 정해져 있고 면접은 형식 수준이다. 그래서 면접도 밥먹을 시간이라며 제대로 질문 안 한다. 더 많지만 이 정도만 적겠다.
(⭐️2.6 대구 기계/설비/자동차)
④ 기타…사람 뽑기 힘들어서
불법으로 의심되는 '엄빠찬스'가 아니라 좋은 인재를 추천받기도 한다. 소개로 몰랐던 좋은 인재를 찾고, 구인난에 시달리는 기업도
인재 채용의 어려움을 덜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사내 재직자가 인재를 추천하고 입사하면 보상금을 지급하기도 할 정도. 그렇지만 틈새는 어디나 있는 법. 안타깝지만 잘못 활용된 사례도 드물게 있었다.
- 수도권에서 거리가 있다 보니 인력 수급에 한계가 있어서 혈연 및 지연, 학연 등을 활용한 취업을 장려하는데 그로 인한 폐단도 가끔 발생한다. 사장, 전무 빽은 아무리 별로인 사람이어도 잘 해고되지 않음
(⭐️3.0 충북 제조/화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