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코드스테이츠⭐️4.19→⭐️2.88, 무슨 일이야?

[지금이회사는] 2년만에 만족도 급락…사업 비전 우려에 리더십 의문까지

2023. 06. 29 (목) 09:09 | 최종 업데이트 2023. 07. 04 (화) 17:55
 
⭐️4.19점(2021년) → ⭐️2.88점(2023년 5월)

잡플래닛 평점 4점대면 자타공인 '일하기 좋은 회사'로 불리기 손색이 없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2년 만에 2점대로 떨어졌다. 수많은 기업의 리뷰가 쌓여있는 잡플래닛 안에서도 이 정도의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회사는 많지 않다. 이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주인공은 코딩부트캠프로 유명한 코드스테이츠다. 
◇ '선교육 후상환' 교육으로 주목…"발전가능성 무궁무진"

코딩 교육 기관인 부트캠프를 운영하는 코드스테이츠는 김인기 대표가 미국에서 경험한 부트캠프를 모델로 2015년 설립, '선교육 후상환'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수강료를 내지 않고 교육을 먼저 받은 뒤, 취업해 연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교육비를 상환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이후 개발자, 코딩 붐을 타고 빠르게 성장한 코드스테이츠는 '일하기 좋은 회사'로도 꼽혔다. 2021년 잡플래닛 리뷰를 살펴보면, 전·현직자들이 평가한 총만족도는 4.19점, 특히 사내문화는 4.15점, 경영진 만족도는 4.04점에 달한다. 

CEO만족도는 73%로, 10명 중 7명의 구성원들이 지지를 표했다. 1년 뒤 회사가 성장하고 있을 것(성장가능성)으로 점친 이들이 65%다.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65%의 응답자가 '이 회사를 친구에게 추천한다'(기업추천율)고 답했다. 

실제 직원들의 평가처럼, 코드스테이츠는 빠르게 성장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02억원이던 영업수익은 2022년 36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희망적인 분위기는 리뷰에서도 엿보인다. 구성원들은 "스타트업의 표본"이라며 "이대로만 갔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시행착오가 있지만 같이 성장해 가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지금처럼만 쭉 나가면 발전가능성 무궁무진" "지금의 상승세를 쭉 이어 나가면 시간이 지나 얼마나 더 좋은 회사가 되어 있을지 궁금하다"는 기대감 가득한 리뷰가 줄을 이었다. 
 
◇ 구성원 만족도 모두 하락…사내문화 ⭐️4.15→⭐️2.94

잘나가던 코드스테이츠인데, 2022년 들어 만족도는 하락세로 전환한다. 총만족도는 3.78점, 경영진 만족도는 2.98점으로 3점 밑으로 떨어졌다. 2023년 들어서는 더 빠르게 점수가 하락하고 있다. 2021년 모든 항목에서 3~4점대에 이르던 만족도는, 2023년 들어 복지·급여 부분만 간신히 3점대에 머물렀을 뿐, 모두 2점대로 하락했다. 

가장 변화가 급격한 것은 '사내문화' 부문이다. 4.15점(2021년)에서는 2.94점(2023년)으로 떨어졌다. 만족도가 가장 낮은 항목은 '경영진' 부문으로, 3.58점(2021년)에서 2.31점(2023년)을 기록 중이다. 73%에 달하던 CEO지지율은 38%까지 하락했다. '1년 뒤 이 기업은 성장하고 있을 것'(성장가능성)인지 묻는 질문에는 16%만 '그렇다'고 답했다. 

리뷰에서 보이는 온도 차는 더 크다. 2022년 들어 사내정치, 고인물 등의 키워드가 빈번하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역량 있는 시니어가 부족" "기업 문화가 수직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업적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 사업으로 단순화된 사업 구조"를 단점으로 꼽으며 "업계 대부분 회사들이 국비 형태 교육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는데, 사업이 끝나기 전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국가사업 외 다른 사업을 모색해 보고 에듀테크에 대한 회사만의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보인다. 한 구성원은 "이러다 한순간 일 터질 것 같은데 조심하라"는 의미심장한 리뷰를 남기기도 했다. 

실제 코드스테이츠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정부의 대표 디지털 전환 교육 사업인 케이(K)-디지털 트레이닝(KDT)이 있다. 정부는 미래 노동 시장을 이끌어갈 인재 양성을 목표로 코딩, AI, 빅데이터 등 IT 관련 교육을 위해 훈련기관을 선정, 예산 지원을 늘려왔다. 2021년 2225억원, 2022년 3248억원, 2023년 4163억원을 편성했다. 

정부 지원이 확대되자 시장 역시 커졌다. 문제는 이 속도를 기업과 정부 관리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겼다. KDT 업체들의 교육의 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KDT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 중이다. 사업에 참여한 일부 업체들이 무자격 강사를 채용한 것이 드러나면서다. 

그 중심에 코드스테이츠가 있다. 코드스테이츠는 자사 부트캠프 수강생이 졸업하자마자 강사로 채용하는 등 자격을 갖추지 못한 강사를 수업에 투입했다가 적발돼, 일부 수업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드스테이츠의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현재 KDT 관련 수업은 중단된 상태로 아직 노동부 감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정부 역시 그동안 관리 감독를 소홀히 했던 것이라는 지적이 있어 결과 발표가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드스테이츠 측은 "고용노동부 조사 및 관련 내용들은 아직 일정 그 어떤 공식적인 결론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코드스테이츠에 무자격 강사는 존재하지 않으며 구조조정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또 "조직개편은 구조조정과 전혀 무관하게 사업의 확대를 위해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갑작스러운 구조조정에 조직개편까지…소통 좀 해줘요"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 전·현직자들은 잡플래닛에 우려를 남겨왔다. 2023년 들어 잡플래닛에 남겨진 리뷰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사업 비전'과 '리더십'이다. 

성장가능성과 직결되는 사업 비전에 대해 구성원들은 "(회사가) 교육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현재 교육 퀄리티가 어떤지 들어보라"며 "교육회사인데 교육 퀄리티가 좋지 않아 매출이 부진하다"며 기업의 핵심 가치인 교육의 질을 우려했다.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모르겠다"는 토로도 나왔다. 

국비 지원, 즉 KDT 사업에 쏠린 사업 구조에 대한 지적도 있다. "KDT가 매출의 90% 가까이 차지한다" "대부분 매출이 정부 사업에서 나와 정부 사업이 없으면 무용지물" "부트캠프 사업이 포화상태이고 요즘 취업이 안 돼 거품이 빠지는 중"이라며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데 구성원들은 입을 모았다. 

이는 결국 리더십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전현직자들은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비전을 찾아볼 수 없다" "회사 전체 관점에서 일관된 목표와 메뉴얼이 필요하다" "경영진의 정제되지 않은 의사결정과 번복으로 구성원은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코드스테이츠의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구조조정, 조직 개편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대해 내부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는 구성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구성원들이 말하는 해결책은 결국 '소통'이다. "리더십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다"며 "조직의 미션과 비전이 무엇인지 공유해달라"는 요청이 적지 않았다. 한 구성원은 "초창기 문화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직원들의 말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세상에 어떤 기업도 위기 없이 성장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기업의 성장은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내느냐에 있을 터. 경영진에게 보이지 않는 답을 구성원들을 알고 있을 수 있다. 위기 상황일수록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코드스테이츠는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까. 2023년 상반기는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올해는 아직 절반이나 남았다. 하반기에는 다시 일하기 좋은 회사로 거듭나길, 구성원들과 함께 바라본다. 


[위 기사에 대해 코드스테이츠는 <컴퍼니타임스>에 이렇게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고용노동부 조사 및 관련 내용들은 아직 일절 그 어떠한 공식적인 결론도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현재 코드스테이츠에 무자격 강사는 존재하지 않으며, 구조조정 사실 또한 없고, 조직개편은 구조조정과 전혀 무관하게 사업의 확대 사이드에서 진행된 것입니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