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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덕분에 웃고 그것 때문에 울었다…무엇?

직장인 said "인간관계, 평가·성과압박 순으로 힘들었다"

2023. 12. 21 (목) 15:09 | 최종 업데이트 2023. 12. 21 (목) 16:42
2023 직장인 결산
한해가 끝나갈 무렵이면 '올 한해는 잘 보냈나?'하며 되돌아보게 됩니다. 누군가에겐 쏜살같이 지나갔을 1년일 수도 있고, 또다른 누군가에겐 하루하루가 도전의 연속이라 버텨내기 쉽지 않은 나날이었을 수도 있을 텐데요.

매년이 힘들다 하지만, 2023년은 특히나 세계적인 경기 악화, 연초부터 들려온 각종 구조조정 소식, 금리인상, 물가상승, 기후위기로 인한 극단적인 날씨 등 여느 때보다 직장인들을 고달프게 했던 소식들이 많았어요. 때문에 어느 때보다 무탈한 한해였는지, 직장인들의 평온과 안녕을 더욱 기원하게 됐는데요.

<컴퍼니 타임스>에 힘든 일은 다 털어놓고 2024년은 행복한 한해를 맞으시라는 의미에서 2023년에 겪은 고충을 들어봤습니다. 2023년을 살아내느라 고생하신 직장인 여러분들께 박수 보내드리면서, 그 결과 공개합니다.
◇ 직장인들이 아쉬워했던 건 "자기계발 소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앞으로 20년 뒤 당신은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죠? 2023년 후회되는 일로 자기계발 등 '갓생'을 살지 못했다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았어요. 과반수가 넘는 51.9%가 이 답변을 택했는데요. 그만큼 성장하고 발전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던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다음으로 많았던 응답은 "건강을 챙기지 못했다"(36%)였어요. 정신없이 살다보니, 바쁘고 피곤하고 아파서 운동을 미루다 보니 어느새 연말을 맞이한 직장인들의 속상함이 전해지는 선택이었어요.

세 번째로 많았던 응답은 퇴사 혹은 이직을 못했거나 하지 않은 것(32.7%)인데요. 직장인들은 늘 사직서를 품에 안고 산다는 말처럼, 직장생활 쉽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은 제2의 인생을 고민하는 직장인들도 있을 것 같고요.

4위는 만족스럽지 못했던 인간관계(30.8%)였습니다. 괜히 과하게 챙겼다가 마음 상한 일을 겪었거나, 안 챙겨서 멀어진 분들 분들의 선택이었어요. 5위는 부동산, 주식, 예금 등 재테크에 무심했던 것(19.6%)이었고요.

기타 의견으로 3위와 반대로 이직을 잘못했다, 퇴사가 잦았다는 답변이 있었어요. “회사가 없어졌는데, 눈치채고 다른 회사로 옮기지 못한 일” “지금 회사를 선택한 것" “소신대로 선택하지 못해서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것" “1년간 열심히 참여했던 프로젝트였는데 수주 실패" 등 직장에서의 선택과 책임, 노력의 결과를 감당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후회도 있었어요.

그밖에 연인과의 이별, 내일채움공제를 한 일, 조금 더 행복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후회되는 일이 없었다는 의견 등도 있었어요.
◇ 회사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인간관계"
직장인들이 1년간 직장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단연 '인간관계'였어요. 65%로 압도적인 1위였어요. 직장 내 인간관계는 사적 관계와 다르게 책임, 지위, 역할, 사내문화 등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많은 만큼 어떻게 해도 만족스럽기가 참 힘든 일이 아닌가 해요.

2위는 평가와 성과압박 부담(29.9%)이었어요. 평가는 연봉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생사여탈권(?!)까지 걸릴 수도 있는 문제인 만큼, 직장인들에게 큰 부담으로 돌아온 듯 해요. 잡플래닛 리뷰에 "마른 수건을 짜내듯 한다"는 내용이 등장할 때도 있는데요. 이처럼 있는 힘, 없는 힘 짜내서 했는데도, "여기서 더 하라고?"란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의 압박을 겪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은 모습이었어요.

3위는 '적성'에 맞는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27.6%)이었어요. 여러 이유로 안 맞는 일을 한다는 건,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거니까요. 무엇보다 적성에 맞는 일을 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없는 것도 마이너스일테고요.

4위는 높은 업무강도와 일을 아무리 해도 끝나지 않는 야근(15.9%)이, 5위는 구조조정과 임금삭감(12.6%)을 겪은 직장인들이 선택한 답변이었어요. 다음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 등 각종 범법 사건을 2023년에 겪었다(10.7%)는 의견과 재택근무 종료 등 불편해진 출근제도(7%)를 많이 택했고요.

기타 의견으로는 사수없음, 무능한 상사, 내일채움공제를 한다며 2~3년째 연봉 동결, 상사의 폭언, 정확한 업무없이 성과를 요구하는 회사 등이 있었어요. 옆자리에서 콧노래를 부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등의 소음공해로 고통을 겪은 직장인도 있었고요.
◇ 2023년 직장인들이 꼽은 최대 직장 빌런은? "독불장군"
   
회사마다 빌런 하나씩은 꼭 있기 마련이잖아요. 2023년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겪었던 최악의 빌런은 어떤 유형이었을까요?

1위는 단연 "내 말만 정답!"을 강요하는 '답정너' 독불장군형이었어요. 2위는 이간질과 사내정치로 회사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유형(41.6%)이었고요. 3위는 업무지시를 해놓고 본인은 노는 유형(29.4%), 4위는 분명 같이 일했는데 정작 문제가 생기거나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 생기니까 떠넘기는 유형(22.9%)였어요.

뒤를 이어 일만 했다 하면 사고를 치는 빌런(17.8%), 다른 사람이 한 일에 숟가락을 슬쩍 얹는 유형(15%), 눈치가 없어서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유형(11.7%)이 뒤를 이었어요.

기타 의견으로 막말, 가스라이팅 등 직장 내 괴롭힘 유형도 있었어요. 직장 내 괴롭힘을 재연해 보이겠다면서 목덜미를 잡고 테이블에 넘어뜨리게 한 다음 방금 한 건 재연한 거니까 괴롭힘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던 일을 꼽은 직장인도 있었어요.
◇ 그래도 행복하자 “정시퇴근" “숙면"이 최고
아무리 직장생활이 고달파도 365일 내내 힘들기만한 건 아니죠. 그런 중에도 힘을 내게 해주고, 힘든 걸 잊게 해주는 등 직장생활의 행복에 도움을 준 것들이 있는데요.

직장생활의 행복에 도움을 준 요인으로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꼽은 응답이 ‘정시퇴근'(53.3%)였어요. 워라밸을 누리지 못하고, 제때 퇴근을 못하는 직장인일수록 가장 원하는 일이 아닐까 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오랜 책 제목처럼 주변의 인정, 칭찬, 배려만큼 또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일도 없는데요. 40.7%의 직장인이 '동료의 칭찬, 인정, 배려'가 행복한 직장생활에 도움이 됐다고 공감했어요. 2024년에는 옆자리 동료에게 칭찬과 배려 아끼지 말아야 겠습니다. 3위로는 연봉인상, 성과급, 돈쓸 일 없는 복지 등 금융치료(35.5%)라는 응답이 많았어요.

뒤를 이어 4위는 꿀맛나는 휴가(24.8%), 빌런의 퇴사(15.4%)였고요. 행복한 일이 없었다는 응답도 2.8% 나왔어요. 그밖에 이직, 가족, 점심 식대 지원, 주말 낚시, 패딩 선물 등의 응답도 나왔어요.
회사에서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잘 풀어야겠죠?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택한 방법은 바로 “푹 잔다"(59.3%)였어요. 다음으로는 먹고 마신다는 답변이 57.9%로 근소하게 2위에 올랐고요. 역시 “잘 먹고 잘 자는 게 최고"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되는 결과였어요.

여행, 레저, 게임, 콘텐츠 보기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푼다는 응답도 50%로 꽤 많이 나왔고요. 다음으로 운동(28%), 명상(4.2%)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어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스트레스 원인을 분석한다, 퇴근,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등의 답변도 있었고요.
2023년 직장인들이 자체 평가한 직장생활은 몇점이었을까요? 전체 평균 2.71점(5점 만점)이었어요. 응답순으로 살펴보면 '보통'이었다고 평가한 3점(41.1%)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2점(25.2%), 4점(16.4%), 1점(13.6%), 5점(3.7%) 순이었어요.
◇ 이런 사연들도 있었다…회사가 없어짐, 폭언, 연봉동결 등
 
직장에서 2023년에 겪은 다양한 한풀이 사연들도 있었는데요. 퇴사와 이직, 구조조정, 횡령 등 무게있는 사연부터 마음을 다친 일 등이 있었어요. 1년 동안 겪은 힘들었던 일은 이렇게 털어내고, 2024년에는 모두 좋은 일들만 가득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 코로나 때 호황으로 회사에 돈 많이 벌어줬는데, 6개월 적자전환했다고 최소인력 빼고 다 잘랐어요. 회사는 근로자의 인생을 책임지지 않아요. 10년 넘게 다녀도 잘리는 건 한 순간이니 미래를 대비하세요.

- 회사의 수장이 횡령을 해서 회사가 통째로 없어졌어요. 커리어를 살려서 다시 일하고 싶어요.

- 인수인계 없이 퇴사한 분이 있었는데, 그 일을 할 사람이 없어서 나중에 다 떠맡았어요. 모르는 게 많고 그 업무를 아는 사람이 드물어서 여기저기 계속 물어봐야 했는데, 다른 팀 담당자와 소통하다가 혼자 잔뜩 욕먹었어요. 지속적으로 폭언을 해서 며칠을 울다가 상사한테 도움을 청했더니 제 잘못만 따지고 들었어요. 인수인계를 안 받은 제 잘못이라면서요.

- 회사가 어느날 가족회사가 됐어요. 그후로 직원들에게 쓰는 금액이 줄고, 연봉도 동결됐어요. 가스라이팅도 당했는데, 그것도 주변에서 말해줘서 알게 됐어요. 이제 퇴사할 예정인데 이렇게라도 얘기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 사내정치가 난무해서 대표가 바뀌고 임원들도 대부분 밀려났어요. 그중에 간신 역할을 하던 후배가 상사가 돼버린 웃픈 사연이 있었어요.

- 회사 경영상 이유로 퇴직자가 대거 생겨서 송년회 겸 송별회를 하기로 했는데, 그렇게 나가게 된 퇴사자들에게 송별회날 근무하는 동안 인상깊거나 정서적 공감대가 잘 형성된 외부인사를 초청하라고 지시를 했어요. 아직 송별회까지 기한이 남아서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요구하는 것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 매번 일정을 잊어먹어서 놓치는 상사 때문에 정말 힘든 한해였어요. 내년에는 제발 빌런 없이 평화롭게 직장생활 하게 해주세요.

- 갑질 고객에게 대처하기 힘든 상황인데, 사내에서도 도움받기 어려워요. 다 내려놓고 싶지만 가장이라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네요.

- 관계가 너무 어렵고 힘들었어요. 마음도 괴로웠고요.

- 1월 퇴사, 3월 입사, 4월 퇴사, 9월 입사, 11월 퇴사, 12월 입사까지 3번의 퇴사와 3번의 입사를 하며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어요. 이제 자리잡길!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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