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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각층 신년사로 점쳐보는 2024년 최대 화두는?

청룡 기운 가득 담은 2024 정부부처·기업CEO 신년사 키워드 총정리

2024. 01. 03 (수) 13:05 | 최종 업데이트 2024. 01. 03 (수) 15:25
새해를 맞이하는 1월1일 자정,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는 33회의 종이 울렸습니다. 이날 주요 기관장과 미리 선정된 시민대표로 구성된 타종자 22명은 ‘희망, 사랑, 평화’ 3개 조로 나눠 11회씩 모두 33회의 울림을 전했어요. 보신각 종이 33번 울리는 동안 여러분은 마음 속에 어떤 단어를 가장 처음 떠올렸나요? 

1월 1일 새로운 다이어리에 새로운 다짐 꾹꾹 눌러담듯, 주요 정부부처는 물론이고 각계 재계 인사들은 신년사를 통해 한 해 화두를 제시했습니다.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운 것처럼 지난해까지 다양한 국내외 정세가 어려움투성이였잖아요. 어둠을 지난 올 새해, 모두가 새로운 혁신을 기약하며 재도약을 꿈꾸는 것으로 입이 모아졌습니다. 

‘희망, 사랑, 평화’의 마음 담긴 33번의 타종 울림 속에서 떠올린 여러분의 수많은 다짐도 ‘푸른 용’의 기운 가득 받아 이뤄지길 소망하며! 신년사를 통해 ‘2024년 갑진년’에 던져진 다양한 화두, 정리해봤습니다.  

주요 정부부처 2024 신년사 키워드

1️⃣경기 회복
“사람이 곧 미래이고, 경쟁력이다” 
“경제 회복의 온기가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윤석열 정부 출범 3년차를 맞은 갑진년 새해,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민생안정’을 수차례 강조했어요. 신년사에서 ‘민생’이라는 단어는 총 9차례, ‘회복’이라는 단어는 6차례  등장했는데요. 민생과 직결된 부동산 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지난해에 이어 노동·교육·연금의 3대 구조 개혁 추진 의지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될 것”을 약속했어요.

코로나가 드디어 엔데믹(endemic·풍토병화) 단계에 접어 들었던 지난해, ‘고비 잘 넘겼다’ 숨 돌리기도 전에 높은 물가와 경기 침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전국민이 몸살을 앓았잖아요. 이를 위해 정부는 물가 안정을 필두로 “올해 대한민국 재도약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을 표명했어요. “국내 경제 전반의 분위기를 바꿔 경기회복과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2️⃣물가 안정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2년 세계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삼고’ (三高)에 시달렸잖아요.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가 상승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올해 세계경제의 최대 화두는 다시금 ‘금리 인하’로 모이고 있어요. 시장의 관심은 미국, 유로존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언제 내리기 시작하고, 얼마나 많이 내릴지에 집중되고 있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또한 올해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동시에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면서도 “대내외 정책여건의 불확실성 요인을 세심히 살피면서 물가를 목표 수준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통화긴축 기조의 지속기간과 최적 금리경로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며 당분간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태도도 보였습니다. 

이 총재는 현 상황을 등산에서 정상 직전의 오르막길 또는 마라톤에서의 마지막 구간인 라스트 마일(last mile)에서의 어려움에 비유했는데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정신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3️⃣저출산
“저출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지금까지와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약자복지 2.0, 보건복지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 
한국은 2002년 처음으로 초저출산 현상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이 시작된 이래 20년 넘게 단 한번도 1.3을 회복하지 못했는데요. 지난해엔 합계출산율 0.7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나라 소멸’에 대한 우려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에 윤 대통령 또한 신년사를 통해 “저출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지금까지와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훌륭한 교육정책, 돌봄정책, 복지정책, 주거정책, 고용정책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20여 년 이상의 경험으로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며 단순한 비용 지원 등으로 그치는 실효성 없는 기존의 대책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경고도 담았어요. 복지 정책을 주도하는 보건복지부는 신년사에 어떤 목표를 담았을까요? 

“2024년을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의 원년”으로 삼고 “취약계층에 대한 소득지원을 강화하고 의료안정망을 개선해 저성장·고물가에 따른 부담을 경감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다짐을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간병 비용 부담을 줄이고 의료서비스 질 제고와 정비를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전했어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또한 “인구 위기에 맞서 저출산 대응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주요 기업 CEO 2024 신년사 키워드

1️⃣본원적 경쟁력
‘역대 최고 실적 갱신’, ‘성과급 잔치’ 등 다양한 코로나 특수를 겪은 뒤, 기업들은 그 후폭풍에 바람 잘 날 없던 2023년이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구조조정, 희망퇴직, 권고사직과 같은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지난해는 그야말로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점철됐어요. 

그래서일까요? 올해 국내 주요 기업이 발표한 신년사에는 기술 리더십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하자는 의미가 대거 담겼습니다. 전 세계적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위기 상황에서 모두가 공통적으로 내보인 것은 ‘생존’에 대한 의지, ‘경쟁력 강화’에 집중됐어요. 

특히 경영인들에게 ‘전략 개발’ 분야에서 모범적 인물로 손꼽히는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교수의 ‘본원적 경쟁전략’에 대한 핵심이 다수 거론됐어요.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영학 교수인 그는 기업이 특정 산업군 내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점하려면 ‘본원적 경쟁전략’을 가져야 한다는 방법론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죠.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의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공동 발표 신년사에서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고 강조했어요.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초(超)불확실성 시대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내기 위해 우리의 역량을 결집해 생존력을 확보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당부했습니다. 

추형욱 SK E&S 사장 역시 “2024년에는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최적화, 4대 사업 간 유기적 연계 및 상호 보완적 시너지 강화를 통해 전(全)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고금리·고물가·저성장으로 열악한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임을 경고하면서 "이러한 시기에 생존을 넘어 글로벌 챔피언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를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그간 수립한 미래 전략 방향성의 본격적인 실행을 선포하면서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격변하는 경영 환경을 차별화 기회로 지속 활용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어요. 
2️⃣도약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각 분야의 재계인사들은 한 단계 도약하는 새해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어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과 혁신을 화두로 삼고 새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한 해로 만들자"며 이를 위한 발판이 될 원전, 가스터빈, 건설기계, 협동로봇 등 주요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선도를 주문했어요. 

'철근 누락' 사태 위기를 맞은 GS건설에 구원투수로 부임한 허윤홍 GS건설 대표도 "올해는 건설업의 기초와 내실을 강화해 재도약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중장기 사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3️⃣AI
2023년 계묘년의 시작은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AI 시대 진입에 모든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올해의 시작점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신년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인공지능(AI) 적극 활용을 ‘필승전략’으로 꼽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자체 개발한 생성형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공개한 바 있는데요. 출시 당시 "삼성 가우스를 활용해 회사 내 업무 혁신을 추진하고 나아가 사람들의 일상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생성형 AI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을 밝혔습니다. 올해 2일 열린 시무식에서도 “생성형 AI를 적용해 디바이스 사용 경험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업무에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가자”며 신년 목표를 공고히 했고요. 

국내 반도체 시장의 양강구도를 형성하는 SK하이닉스 또한 대표이사 신년사에서 AI가 어김없이 등장했는데요. “챗GPT의 등장으로 개막한 AI 시대는 사회 전반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인정받은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통해 SK하이닉스는 AI 시대의 ‘퍼스트 무버’로 자리잡았다”고 자평했어요. 올해도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AI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도 덧붙였습니다. 

이미 AI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통신업계는 ‘AI’를 신년 목표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어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신년사에서 “실사구시의 자세로 ‘글로벌 AI 컴퍼니’ 성과를 거두는 한 해를 만들자”라고 강조했어요. 그러면서 ‘AI 피라미드 전략’, ‘AI 컴퍼니 성과 가시화’같은 세부 과제까지 제시했죠. 

‘디지털 혁신 파트너’를 기치로 내건 김영섭 KT 대표도 "정보기술(IT) 전문성을 강화해 과거 통신기술(CT) 중심 사업구조를 뛰어넘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어요.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도 고객경험(CX), 디지털혁신(DX),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3대 전략을 제시하면서 "초거대 AI '익시젠'을 통신 및 플랫폼 서비스에 적용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과 데이터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어요.

유통업계의 최근 연구개발과 마케팅 화두는 ‘초개인화’에 맞춰져 있어요.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는 물론 챗봇 서비스도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유통업계도 AI 시대 흐름에 맞게 꾸준한 진화를 약속했어요.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 회장은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서둘러 달라”며 “업무 전반에서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달라”고 당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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