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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취업규칙이 있었다고? 어디서 봐야 해?

[알·쓸·상·회2] 취업규칙엔 어떤 게 담기나? 불리할 때는?

2024. 01. 03 (수) 13:28 | 최종 업데이트 2024. 01. 03 (수) 15:14
알쓸상회2
[알·쓸·상·회 2: 아두면모있고 관도 있는 사 이야기 알아보기]
※ 이런 분들이 읽으면 좋아요  
✔️ 취업규칙이 있다는데 본 적 없는 분
✔️ 취업규칙과 근로계약 중 뭐가 더 우선하는지 궁금한 분
✔️ 취업규칙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는지 알고 싶은 분
작은 회사에 갓 취업한 A씨.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취업규칙'이란 게 회사마다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요.
각종 복지 제도 등 회사 내 정책들이 이 취업규칙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졌어요. 
법으로 꼭 만들게 돼있는 거래서 회사에 보여달라고 했더니 "그런 것 없다, 우린 안 해도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여기서 퀴즈입니다.

"취업규칙이 없는 회사도 있을까요?"
 
정답은 '있다' 입니다.
상시 근로자가 10명보다 적으면 법적으로 취업규칙을 만들어야할 의무가 없거든요.

상시근로자 수는 "산정기간 동안 근로자 총 인원÷산정기간 영업일수"에 따라 산정하는데요. 편의상 정규직, 계약직, 일용직, 아르바이트 할 것 없이, 얼마동안 일했는지와는 상관없이 회사에서 직접 지시를 받으며 일하고, 파견된 근로자가 아닌 직접 고용한 경우라면 모두 상시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근로기준법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ㆍ신고)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14조(법령 주요 내용 등의 게시)
① 사용자는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대통령령의 주요 내용과 취업규칙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장소에 항상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어 근로자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116조(과태료)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2. 제14조, 제39조, 제41조, 제42조, 제48조, 제66조, 제74조제7항ㆍ제9항, 제76조의3제2항ㆍ제4항ㆍ제5항ㆍ제7항, 제91조, 제93조, 제98조제2항 및 제99조를 위반한 자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 10명이 넘는데 만들지도 않았다면 명백한 불법이에요. 만들었다면,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하고, 근로자들이 취업규칙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도록 직접 설명하거나 사내에 비치하거나 사내 인트라넷 등에서 볼 수 있게 해야 해요. 

취업규칙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는데 차일피일 미루거나 기밀이라면서 안 보여주면, 과태료 500만 원을 물게 돼요. 근로자가 당연히 알아야할 내용들이기 때문에, 회사가 보여주지 않는다면 고용노동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확인할 수도 있어요.

단, 회사에서 취업규칙의 존재를 알려주지 않아서 몰랐다고 해서, 효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무엇보다 법적효력이 있는 규칙이기 때문에 평소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살펴봐두면 좋아요. 알아두면 쓸모도 있고 상관있을 수 있는 회사 이야기거든요. 

그럼 '취업규칙'이 뭐길래 이런 법이 있는지, 또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어야 하는지 하나씩 알아볼게요.


◇ 취업규칙에 포함되는 것들…근로조건, 복무규율 등 

취업규칙은 좀 더 친숙한 말로 흔히 내규, 사규 같은 말로도 쓰이곤 해요. "연봉은 내규에 따름" 같은 말 보신 적 있죠? 바로 그거예요. 고용노동부 설명에 따르면 취업규칙은 "근로계약관계에 적용되는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 등에 대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하여 자신의 근로자들에게 공통적으로적용하는 규칙"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근로조건에 관련된 규칙'이라고 하면 '이게 취업규칙이구나' 하면 되는데요.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에요. 업무 시작 및 종료시각, 휴게시간 등 근무조건, 임금, 가족수당, 퇴직, 퇴직급여, 최저임금, 출산휴가, 육아휴직, 식대비, 근무환경,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조치, 표창과 제재 등(근로기준법 제93조 제1~13호)이죠. 이런 내용은 필수로 들어가야 해요. 그밖에 회사의 여건이나 상황에 따라, 확인 차원에서 선택해서 추가하는 내용들이 있고요. 

고용노동부에서는 '표준취업규칙'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총칙부터 채용 및 근로계약, 복무, 인사, 근로시간, 휴일휴가,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지원, 임금, 퇴직·해고, 퇴직급여, 표창 및 징계, 교육,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안전보건, 재해보상 등을 정의해두고 있어요. 

'임금' 관련 항목 예시를 살펴보면, 임금은 어떻게 구성되는지(기본급, 수당, 각종 법정 수당 등), 임금 산정은 어떻게 하고, 지급(사원 명의 계좌 입금 등)은 어떻게 하며, 최저임금법에 따라 그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필수적으로 적도록 안내하고 있어요. 
고용노동부 표준취업규칙(2023)
고용노동부 표준취업규칙(2023년도) 예시

임금명세서 교부 등은 반드시 취업규칙에 있어야 하는 항목은 아니지만,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의무사항은 확인 차원에서 취업규칙에도 규정해둘 수 있어요. 명확히 해두면 분쟁을 줄일 수 있겠죠. 가장 중요한 건 취업규칙이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률을 위반하지 않아야 하는 거예요. 법률과 배치되는 규칙은 무효가 되거든요. 취업규칙에 있는 내용이라도 근로기준법 등을 법을 어기는 내용이라면 무효라는 얘기! 


◇ 취업규칙을 바꿔야 할 때는?…불리하게 변경시 근로자 과반 이상 동의 필요 

필수적으로 취업규칙으로 적어둬야 하는 사항인데 없다거나, 수년간 업데이트하지 않아서 법령 개정안이 반영 안 돼있다면 취업규칙을 변경해야 하는데요. 개정안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정부에서 시정하도록 명할 수 있어요. 취업규칙을 변경하면, 해당 내용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하고요. 
근로기준법 제96조(단체협약의 준수)
① 취업규칙은 법령이나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적용되는 단체협약과 어긋나서는 아니 된다.
② 고용노동부장관은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어긋나는 취업규칙의 변경을 명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①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97조(위반의 효력)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

만약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 이상으로 조직된 노동조합 혹은 근로자 과반수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해요. 동의란 것은 단순히 '동의한다'고 서명하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사측이 개입하지 않고 토론을 거쳐서 찬성을 했다는 걸 뜻해요. 

이렇게 동의를 얻어서 취업규칙을 바꾸었더라도, 이 내용보다 근로계약서의 내용이 근로자에게 더 유리하다면 근로계약 내용이 적용돼요. 원칙적으로는 취업규칙이 근로계약보다 '상위법'이라 우선 적용되지만요. '상위법 우선 원칙'에서 예외가 되는 '유리성 원칙'을 대법원(2019.11.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에서 인정한 결과예요. 

예를 들어볼게요. B란 회사에서 연봉 협상 및 계약이 마무리돼서 적용 중인 상태에서, 취업규칙을 변경하거나 신설해서 만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실시해버린 거예요. 그러면서 해당 나이에 해당하는 근로자들은 이미 받기로 한 임금이 줄어들게 됐죠. 이럴 때는 근로계약 내용이 취업규칙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근로계약 내용을 우선 적용해서 임금피크제로 인해 삭감된 임금을 달라고 청구할 수 있어요. 
*임금피크제: 일정 나이를 기준으로 임금을 깎는 대신, 일정 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 대법원은 2022년, 단순히 연령만으로 임금을 감액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보고 무효라고 판단함. 도입 목적 타당성, 불이익의 정도, 감액한 재원의 적절한 사용 등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고 기준 제시.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반대로 취업규칙이 근로계약보다 유리한 경우도 있어요. 근로계약상 별도 수당이 없다고 했어도, 상위법인 취업규칙에 해당 수당을 준다는 규정이 있다면, 지급받을 수 있거든요. 
 오늘의 요약 
✅ 취업규칙은 상시근로자가 10명 이상이면 작성해야 하고, 근로자가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럼 다음 시간에 또 다른 회사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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