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직원의 육아휴직 찬반 투표, 결과는 압도적으로…

대형 카페에서 일하던 A씨. 9개월쯤 일하던 차에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가 대표 측과 면담을 하게 됩니다. 대표 측은 A씨에 사직을 요구했고요. 

"왜 그런 걸 하는 거야 우리한테. 그냥 퇴사해. 권고사직 해줄 테니까 그냥 퇴직해" 

경찰과 노동청 조사가 시작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카페 측은 결국 A씨의 육아휴직을 승인합니다. 

9개월 차 카페 직원의 육아휴직 사연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죠. (관련 기사: 9개월 차 카페 직원의 육아휴직 어떻게 생각해?) 

사실 이 사연을 전해 듣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아, 어렵다!' 였습니다. 카페 알바가 육아휴직을 쓴다니 생소하긴 했습니다. 규모가 작은 영세사업자의 경우 이를 다 챙기며 사업하기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떤 회사에서 어떤 계약 형태로 일하는지가 육아휴직 사용에 제한으로 작용하는 건 일종의 차별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정규직이나 알바나 육아와 생계를 함께 챙겨야 하는 근로자인 건 분명하니까요. 그래서 양쪽 모두의 입장이 이해되면서 누구 손을 들어주기 어렵더라고요. 

다른 직장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설문조사를 진행해 봤는데요. 결과를 공개합니다. 총 240명이 참여했습니다. 

카페 알바가 유아휴직을 사용하는 것 자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찬성은 25.12%, 반대는 74.88%로 압도적인 표 차이로 '반대'가 많았습니다. 

'반대'의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것은 사업자의 비용 부담이었습니다. '정부 지원금이 있어도 퇴직금 등이 발생한다. 이런 비용은 영세사업자에게 무리다'는 응답이 32.59%로 가장 많았어요. 

'9개월 일하고 육아휴직을 쓰기는 일한 기간이 너무 짧다'(27.04%)와 '알바, 계약직, 정규직 등 근로 형태에 따라 육아휴직 제도는 차등 적용해야 한다'(26.3%)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차후 직원으로 여성을 안 뽑을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 우려하는 기타 의견도 있었습니다. 

'찬성'의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것은 '저출산 문제 해결,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위해 필요하다'(34.02%)는 이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육아휴직은 모든 근로자의 권리다. 알바도 예외는 아니다'(30.93%)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았고요. 

그럼 이게 내 일이라면 어떨까? 먼저 사장 입장에서 물어봤습니다. 

내가 사장이라면 육아 휴직을 '받아주겠다'는 응답은 21.86%, '받아주고 싶지 않다'는 이들이 78.14%로 역시 부정적인 응답이 압도적이었는데요. 육아휴직 찬반 결과보다 부정적인 응답이 소폭이지만 더 많았습니다. 육아휴직 사용에 찬성하더라도, 이게 내 일이 된다면 '받아주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는 거겠죠. 

그럼 내가 알바생이라면 육아휴직을 신청할까? 역시 육아휴직을 '사용한다'(23.94%)는 응답보다 '그냥 퇴사한다'(76.06%)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세간이 우려대로, 향후 육아휴직 대상 자녀가 있는 직원의 채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까? 내가 카페 사장이라면 앞으로 육아휴직 대상 자녀가 있는 직원은 '채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0.23% 였고요. '상관없이 채용한다'는 응답은 29.77%로 나타났습니다. 

역시 채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육아휴직 '반대'(74.88%)나 '내가 사장이라면 받아주고 싶지 않다'(78.14%)는 응답보다는 소폭이나마 적었습니다. 육아휴직 사용을 썩 반기지는 않지만, 그래도 채용에 불이익까지 주겠다는 이들은 조금 적다는 이야기일 겁니다. 

이번 이슈에 대한 주관식 의견도 받아봤습니다. 역시 영세사업자에게 단기 근로자인 알바의 이런 복지까지 챙겨주게 하는 건 과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규모 등에 따라 복지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남겨주신 분도 있고요.  

특히 육아휴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영세사업자에게 무리가 되는 만큼 정부의 지원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보였습니다. 

'알바는 노동자가 아닌가?' '일하는 사람들조차 손가락질하는 사태를 보고 한숨만 나온다'는 의견도 보이네요. '저출산이다, 애 낳아라 출산 요구하면서 정작 이럴 때는 육아맘들 후려치는 사회 분위기가 참 씁쓸하다'는 의견 뒤에 '직장인과 아르바이트생이 동일 선상에 있는 고용 형태 같아 보이지 않는다' '남들 하고 싶은 거 하려면 남들처럼 정규직을 하라'는 응답도 나왔는데요.  

뭔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는 중에 '알바는 노동자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곱씹어보게 됩니다. 

알바, 계약직, 파견직, 정규직 등 다양한 고용 계약 형태가 있는데요. 하는 일이 같더라도 계약 형태에 따라 근무 처우가 크게 차이가 나곤 하죠. 또 회사 근로자가 5명보다 많은지 적은지, 즉 회사 규모에 따라 근로기준법 적용에 차이를 두기도 하고요. 어느 기준까지 얼마만큼의 복지 제도를 적용할 수 있을까, 그럼 그 기준을 뭘까, 현실과 이상 사이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 기준에 영향을 받는 건 사람이라서 더 어려운 것 같은데요. 이번 기회에 같이 한번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의 행복한 직장생활을 만들기 위해서요. 

⭐알바는 노동자가 아닌가..?

⭐왜 알바는 예외라 생각하는지..그런 생각 자체가 이상함

⭐대형 카페라면 알바를 최소 4명 이상 쓰게되는데 그정도 규모의 사업체라면 육아휴직은 감당할만하다고 생각된다. 아직 사회 인식이 법을 따라 잡지 못한지라 낮설지만 출생율 낮다고 걱정하면서 육휴는 안좋게 보는게 모순이다

⭐저출산이다 애 낳아라 출산 요구하면서 정작 이럴 때는 육아맘들 후려치는 사회 분위기가 참 씁쓸하네요

⭐육아휴직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함. 맞벌이 부부가 당연시 되는 현 상황에서 자녀를 낳고 양육하기 위해 필수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함. 다만, 영세사업자의 경우 지원금이 있다고 한들 육아휴직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의 대부분을 지원금이 부담하지 않는 다음에야 실질적 부담이 크다고 보여짐. 최악의 경우, 채용된 직원들이 연속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영세사업자로써는 사업을 영위해 나갈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됨.

⭐사업주가 퇴직금은 줘야 하나, 정부에서 지원된다면, 육아휴직 주면 좋겠다. 그런데 채용시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채용 안 될 수 있어서 불이익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걸로 차별하지 못하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 하고, 사회인식도 많이 바뀌어야 함.  사업주 입장에서는 장기간 근무할 직원을 뽑고 싶으므로.

⭐정규직이나 근로형태 기준을 명확히 해서 사업주에게도 피해가지 않는 선에서 육아휴직이 적용되어야 맞다고 봅니다. 요즘 사람들 입사한 지 3개월만에 육아휴직 내버리는 모습을 보며 이해는 하지만 주변 동료에게도 업무적인 부분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에요. 중소기업에서도 힘든 현실인데, 카페 알바생이 9개월 근무하고 육아휴직이라... 차라리 휴직기간을 이용해 정부지원을 받고싶다면, 실업급여 받는 쪽으로 해서 협의점을 찾아볼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내로남불 하게 되지만… 이런 고민 조차 없도록 국가에서 책임져야 할 문제일 것 같습니다

⭐육아휴직을 하는 사람도 정말 필요해서 쓰는거겠지만 소규모 자영업자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 같다. 정책을 수정해서 실질적인 적용이 가능케 했으면 좋겠다

⭐회사의 시가총액이나 자산, 이익에 따라 복지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

⭐카페, 식당 등 영세 자영업자에게 직원의 육아휴직에 대한 비용 발생이 크기때문에 허용범위를 다르게 적용해야 될 것이다 

⭐알바는 말그대로 단기적인 계약관계로 될 수 있는데, 육아휴직까지 바라는 건 좀... 

⭐취지는 이해하는데 이건 좀 너무 악용했다 싶어. 그냥 사장님이 폐업신고하고 다시 개업 신청하면서 이름 바꾸는게 싸게 먹힐껄?

⭐영세업자들한테 너무 한 거 아닌가 

⭐정규직이었다면 정당하지만 알바였다면 정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임

⭐육아휴직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주변에 같이 일해야 하는 사람에 대한 혜택도 있어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