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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임금제, 아무 회사나 해도 되는 건가요?

[컴타무물] 포괄임금제의 기준이 궁금해요

2024. 03. 07 (목) 12:17 | 최종 업데이트 2024. 03. 08 (금) 21:28
포괄임금제 기준
매주 월요일 컴퍼니타임스 JP요원들은 뉴스레터 <주간 컴타>를 통해 독자요원님들께 직접 찾아가고 있어요. (설마 모르시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이제 구독하면 되니까구독하러 가기) 매주 독자 요원님들이 보내주시는 피드백을 꼼꼼히 살펴보며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해드릴까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독자요원님들의 피드백은 JP요원을 춤추게 한답니다. ヾ(´▽`;)ゝ

그중에는 물음표 가득한 독자 요원님들의 질문들도 있는데요. 물어보시면 답해 드리는 것이 인지상정! 그래서 시작합니다 <컴타무물> 무엇이든 물어보시면 열심히 답을 찾아 드릴게요. 
✉️ 입사 지원할 땐 없었던 '포괄임금제'가 계약서 작성할 때 조그맣게 적혀 있던 적이 있어요. 서류 내고, 면접 보고, 겨우겨우 합격했는데... 딱히 야근할 일도 없는데, 포괄임금제라고 무조건 야근시키던 회사였어요. 포괄임금제의 기준은 특별히 없는 건가요? 요것도 알아봐 주세요! :)


한 독자분이 포괄임금제에도 기준이 있는지 <컴타무물>로 질문을 남기셨어요. "우리 회사는 왜 포괄임금제일까?" 궁금하셨던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모든 회사가 포괄임금제로 임금 지급 방식을 선택해도 되는 걸까요? 포괄임금제를 적용할 수 있는 회사의 기준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포괄임금제
기본급 안에 예상되는 시간 외 근무수당(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미리 포함해 지급하는 임금 산정 방식
포괄임금제는 근로자의 시간 외 근무를 예상해 매달 받는 기본급 안에 초과 근로 수당을 포함해 지급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1주에 10시간을 초과근무가 예상된다면, 10시간만큼의 연장근로수당 및 연장근로가산수당을 미리 기본급에 포함해 지급하는 거죠.

독자님의 상황처럼 대부분의 경우, 어렵게 합격한 회사가 포괄임금제라고 하여 입사 여부를 고민하거나 입사를 취소하는 일은 많지 않을 겁니다. 계약서를 보고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포괄임금제라고 일이 없는 상황에서도 야근을 지속해서 강요한다면 근로자로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포괄임금제로 월급을 받고 있으니 일을 더 해!”라며 안 해도 될 야근까지 강요하는 건 포괄임금제의 취지와 다르니까요.

Q. 포괄임금제의 기준이 뭔가요?

✅근로기준법엔 포괄임금제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포괄임금제의 기준이 무엇일까 궁금해졌다면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기준법에 없는 제도로, 대법원 판례에 의해 정립된 개념이라는 거예요. 근로기준법을 살펴봐도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가산하여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죠.

일단, 근로기준법에서는 연장근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먼저 상시근로자 수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해서 근로수당과 함께 기본 임금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수당으로 추가 지급해야 해요. 또한,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 사업장이더라도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해서는 기본 임금에 시간외근무 시간을 곱한 금액을 근로수당으로 제공해야만 하고요.
근로기준법
제56조(연장·야간 및 휴일 근로)
① 사용자는 연장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른 금액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1.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2. 8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 통상임금의 100분의 100
③ 사용자는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의 근로를 말한다)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대법원 판례, ‘이렇게’ 근무할 경우 포괄임금제 가능

대법원 판례(2010.5.13, 2009다6052)에 따라 포괄임금제가 유효한 경우가 있어요.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포괄임금제는 업무 시간 산정이 어려운 근무 형태를 전제로 해야 합니다.
① 근로 및 휴게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노동자가 근로시간을 결정할 수 있어 측정이 곤란한 경우
② 근로시간 측정이 가능하더라도, 근로 형태상 연장 또는 야간 근로가 당연히 포함되는 경우
(예) 현장 공사 여건에 따라 근로시간이 다른 직원 , 운전기사, 아파트 경비원 등
③ 위의 근로 방식이 예상돼 계산의 편의와 근무 의욕 고취를 목적으로 일정액을 제수당으로 지급할 경우
(예) 월 급여 중 별도의 시급이나 OT수당,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을 지급하는 경우
✅근로자의 승낙이 반드시 필요

또 근로 조건이 위와 같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포괄임금제가 유효하려면 추가 조건이 필요해요. ①근로자가 기본임금에 제수당이 포함되어 임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된 근로계약서에 동의해야하며 ②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어야 하고 ③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동종업계 임금수준 등에 비추어 정당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또 근로계약서 안에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법적 근로수당을 포함하고 있다"라는 문구와 함께 각 추가 수당에 대한 임금 구성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야 하죠.

Q.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한데 포괄임금제라면?

계약서에 서명까지 했으니 회사와 포괄임금제로 계약을 맺었다면, 아무리 일을 더 해도 수당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요. 지난 2023년 7월, 대법원이 다른 판단을 내놓은 사례가 있어요.

판결의 핵심은 근로 계약서에 각종 수당을 포함해, 즉 겉보기에 포괄임금 계약으로 보이더라도 실제 근무 시간을 산정할 수 있다면 사실상 '포괄임금제로 볼 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각종 추가 근로 수당을 미리 정해 계약서에 넣어 놨다고 얼마든지 일을 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한 것보다 더 일한 것이 확실하다면 그만큼 추가 수당을 줘야 한다는 거죠.

이 사례는 폐기물 처리업체 A회사에서 일한 근로자 23명이 회사를 상대로 임금 청구 소송을 낸 경우였어요. 이들은 회사와 포괄임금제 계약을 맺었지만, 회사에서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명확하게 구분해 왔고, 업무 시간을 월별로 예측할 수 있고, 근무표로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할 수도 있었거든요. 따라서 실질적인 근로 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업무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죠.

[사례 더 자세히 보기] "근로시간 계산 가능? 그럼 포괄임금 안 돼 수당 줘"

Q. 포괄임금제인 회사, 추가 근무를 강요할 때 할 수 있는 것

자, 이제 포괄임금제인 회사가 추가 근무를 강요한다면 근로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사실 근로시간 측정이 어려운 일을 하고 있으며, 근로계약상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이 포함돼 계약에 동의한 상태라면 회사의 지시에 따라야 함은 분명해요. 그렇지만 근로자가 아래의 상황이라면 추가로 조치를 취해볼 수 있어요.
✅산정한 연장근로보다 더 근무할 경우 추가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포괄임금제여도 계약상 산정한 연장근로보다 추가로 근무할 경우, 나머지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은 별도로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포괄임금 계약을 맺었다고 하더라도, 법이 정한 수당 산정 기준에 미달하는 급여를 지급하는 건 허용되지 않거든요.

예를 들어 1주에 8시간을 연장근로할 것으로 산정해, 계약서상 8시간분의 연장근로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했다고 가정할게요. 그런데 실제로 1주당 12시간을 연장근로했다면 계약에 포함되지 않는 나머지 4시간분의 연장근로수당을 법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는 말이죠.
포괄임금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관련 근거가 있어야 하며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포괄임금제로 지급되는 시간외수당이 당해 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수당보다 적을 때는 그 차액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근로조건지도과-3072,2008.8.6)
하지만 이 사실을 안다고 한들 회사에 말하기란 쉽지 않을 텐데요. 혹시, 과한 공짜 야근에 시달리고 있다면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내에 온라인 노사 부조리 신고센터를 활용해 보세요. 포괄임금 오·남용 등 공정한 노사문화를 저해하는 불법·부당행위를 신고할 수 있거든요. 해당 창구를 통해 신고 및 근로감독 청원을 넣으면 즉각적인 권리 구제 절차에 들어가요. (☞자세히 보기)
✅강압적이고 지속적인 야근 강요는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합니다

또한 업무상 적정 범위를 초과하여 야근을 강요하거나 야근을 강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경우 직장 내 괴롭힘(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해당할 수 있어요. 직장에서 ①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②업무상 필요한 범위를 넘어 ③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는데요. 이 경우 관할 고용노동관서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어요.

다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볼 필요는 있어요. 만약 특정인에게만 야근과 잔업을 강요했다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업무량이 늘어 모든 팀원이 불가피하게 야근과 잔업을 하는 상황이라면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고요. 또 상사 입장에서는 일을 잘하는 직원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그에게만 일을 준 것일 수도 있고요. 괴롭힘을 판단할 때는 여러 사정이 복합적으로 고려될 수 있음은 인지해야 합니다. 
포괄임금제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실제 현장의 포괄임금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컴타> 독자님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설문조사를 준비했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 현황을 알려주세요. 답변을 모아 공개합니다! 
 
장경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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