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I면접, 지원자한텐 뭐가 좋나요?

[인터뷰] 제네시스랩 HR사업총괄 육근식 이사

2024. 03. 22 (금) 10:48 | 최종 업데이트 2024. 03. 22 (금) 15:00
뷰인터HR 제네시스랩 HR사업총괄 육근식 이사 인터뷰
면접. 누군가의 앞에서 나의 쓸모와 가치를 증명해보이는 일이란, 숨막히게 부담되는 일이다. 그럼에도 ‘면접’의 기회를 얻기 위해 매번 수천 수만 명의 치열한 인생을 담은 지원 서류가 한 회사로 모이고, 그중 대다수는 서류 탈락이라는 쓴 잔을 받아든다. 

이토록 어렵게 면접의 기회를 손에 쥔다 해도 난관은 계속된다. 지나치게 깐깐한 잣대를 들이밀거나, 압박질문으로 곤란케 하거나, 인격을 모독하는 갑질 면접관에게 걸리지 않기를 기도해야만 하니 말이다. 

서류상 몇 줄의 스펙만으론 파악하기 어려운 한 사람 한 사람의 잠재력, 더 많은 이에게 면접의 기회를 주고 자세히 들여다볼 순 없을까? 면접관 복불복의 희생양이 생기지 않도록 공정하게 평가할 순 없을까? 면접관도, 지원자도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은… 정말 없는걸까?

이러한 고민의 실타래 끝에서 AI면접이 세상에 등장했다. 지난 몇 년간 많은 기업들이 채용에 AI면접을 도입한 것은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 헌데, 이게 대체 어느 정도 수준의 합리적 평가 기준을 지녔는지 지원자 입장에선 의구심이 밀려온다.

그래서 <컴퍼니타임스>가 대화형 AI면접 솔루션 뷰인터HR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제네시스랩을 직접 찾아가 봤다. 컴타는 지구상 모든 구직자들의 편이니까! 

“AI면접, 믿을 만 한가요? AI 걔가 대체 뭘 알아요?!” 
호기롭게 던진 질문에 과연 어떤 답이 돌아왔을까. AI면접을 앞두고 있거나, AI면접이 궁금하다면 지금 이 대화에 귀 기울여 보자.
인터뷰 핵심 내용 스포일러
✅AI 영상 면접(뷰인터HR)의 평가기준은 채용분야 최고 전문가(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AI면접 결과는 기업 채용팀에 _______ 형태로 전달된다.
✅생성형AI의 등장으로 AI면접은 더욱 고도화·활성화 될 것이다.

AI면접,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는 걸까

뷰인터 개발사 제네시스랩 HR사업총괄 육근식 이사 인터뷰
- 이사님, 반갑습니다. 먼저 회사와 본인 소개 부탁 드려요.

제네시스랩에서 HR사업총괄을 맡고 있는 육근식입니다. 제네시스랩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HR(Human Resource, 인적 자원 관리), 정신건강, 콘텐츠 플랫폼 솔루션을 개발·서비스합니다. HR 분야의 대표적인 프로덕트가 오늘 주로 설명드릴 AI 영상 면접 솔루션 뷰인터HR이에요. 

저는 2022년초 제네시스랩에 합류하기 이전까지 LG전자와 LG유플러스에서 약 18년간 HR 업무 경력을 쌓았습니다. 뷰인터HR을 최초로 채용에 활용한 1호 고객사(LG유플러스)의 채용팀장 출신이기도 합니다.


- 와, 그런 흥미로운 히스토리가 있었군요. 이 얘기는 이따 좀 더 자세히 짚어보는 것으로 하고, 우선 AI면접에 대한 궁금증부터 차근차근 풀어볼게요. 제네시스랩의 AI면접 서비스에는 어떤 기술이 적용됐나요?

뷰인터HR은 채용·면접 전문가들이 수십만 건에 달하는 면접 영상과 답변을 보고 라벨링(평가)한 내용을 AI가 학습하는 방식의 딥러닝 기술이 적용돼 있어요. 사람 면접관처럼 답변의 내용과 비언어적인 요소(말투, 제스처 등)를 두루 평가하고요. 평가의 편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AI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음성을 문자 데이터로 전환하는 STT(Speech to Text) 기술을 활용해 면접 답변 분석 및 스크립트를 제공하고요. 사람의 말소리를 합성해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Text to Speech) 기술로 AI휴먼을 구현합니다. 제네시스랩은 더 뛰어난 AI면접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총 67건의 국내외 기술 특허를 등록·출원했어요. 


- 편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궁금하네요.

딥러닝 방식은 결국 사람에게서 인사이트를 학습해야 합니다. 뷰인터HR은 대기업 HR 임원 출신, 저명한 인사·조직관리 전문가, 산업심리학 교수, 공공기관 전문 면접관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라벨러(평가자) 100여명을 확보했어요. 이들이 면접 영상을 보고 평가한 데이터를 AI가 스스로 학습하고, 면접 평가 결과를 산출해 냅니다.

다만, 라벨러들도 사람이기에 모든 평가가 완벽하게 일관될 순 없어요. 면접관의 피로도가 평가 내용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까요. 이런 휴먼 리소스의 한계를 기술이 보완합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니터링하면서 편향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제거하는 거죠. 

AI 프로덕트의 신뢰성도 확보하고 있어요. HR 분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로부터 AI 신뢰성 평가 검증을 받았고요. ‘인공지능 신뢰성 품질 대상’, ‘대한민국 인공지능 대상’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실적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 대화형 AI면접을 통해 후보자의 어떤 요소들을 평가할 수 있나요?

지원자의 하드스킬과 소프트스킬을 모두 평가합니다. 먼저, 하드스킬은 ‘직무역량’이라고도 일컫는데요. 답변의 내용을 기반으로 지원자의 전공지식, 업무 적합도 등을 평가합니다. 과거의 직무 관련 경험 등을 묻는 질문을 통해 직무 역량을 확인할 수 있겠죠. 
소프트스킬(공통역량)은 답변 영상, 음성, 내용을 기반으로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재인지, 인재상에 걸맞는 창의력·열정·책임감 등의 요소를 갖췄는지 살핍니다. 


- 채용 포지션이나 산업군에 따라서도 면접 구성이 달라질 수 있겠네요.

타사 AI면접은 질문의 내용이 신입/경력 동일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희는 면접 문항이 각기 다릅니다. 신입과 경력에게 각각 요구되는 역량이나 기대수준이 다르니까요. 산업별, 직군별로도 요구되는 스킬과 지식이 다르기 때문에 각 특성에 맞게 질문을 최적화합니다. 예를 들어, 영업직 면접이라면 고객협상 스킬에 관련된 질문을 구성할 수 있어요.


- 기업의 조직문화, 인재상에 핏(Fit)이 맞는지를 평가하려면 고객사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것 같아요.

맞아요. 면접 문항을 직접 제시하는 고객사도 있어요. 딥러닝 AI를 설계하고 학습할 때 고객사와 함께 응시자 데이터를 모아 평가하기도 하고요. 고객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인재상 또는 핵심역량의 행동지표를 커스터마이징하기도 합니다.
대화형 AI 영상 면접 솔루션 '뷰인터HR'
제네시스랩이 개발한 대화형 AI 영상 면접 솔루션 '뷰인터HR' (사진제공=제네시스랩)
 
-평가 점수는 어떻게 매겨지고, 기업에게 어떤 형태로 면접 결과가 전달되는지 궁금해요.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원자의 영상과 음성, 답변 내용을 절대평가합니다. 지표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거지요. 그 다음엔 절대평가한 점수를 상대 비교해 비교점수와 등급, 등수를 매겨요. 대면 면접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기업 인사팀과 동일한 방식이죠. 이렇게 수치화한 AI면접 리포트와 함께 응시자들의 면접 영상, 스크립트도 전부 기업에 전달합니다. 이 자료들을 활용하는 방식이나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로직은 고객사마다 달라요.


-기업 입장에선 AI면접 솔루션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겠네요. 그런데 지원자 관점에서도 AI면접의 장점이 있을까요?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잘 모르는 사실인데요. 중간에 AI면접 절차를 두지 않고 서류에서 일반 대면면접으로 곧장 이어지는 경우, 지원서류만 수천 수만 건이 몰리는 기업들은 그 많은 인원을 다 면접장에 부를 수 없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인원을 서류 탈락 시켜요. 1만 명이 지원하면 그중 9천 명은 면접 기회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서류로는 드러나지 않는 역량을 지닌 분들도 상당히 많아요. 서류가 아닌 스피치로 본인을 어필했을 때 훨씬 매력적인 분들 말이죠. 인사팀의 리소스 한계로 이런 분들에게 기회를 주지 못한다는 게 회사 입장에서도 매우 아쉬운 일이거든요. AI면접을 활용하면 사람 면접관이 일일이 면접을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면접전형 응시자수를 대폭 늘릴 수 있어요. 

두 번째 장점은, 선발 과정이 더 공정하다는 거예요. 대면면접은 면접관의 컨디션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수 있고, 어떤 성향의 면접관을 만나느냐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AI면접은 이런 변수를 최소화하고 모든 응시자가 객관적인 지표를 토대로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해주죠. 

응시자들이 본인의 시간적, 공간적 상황에 맞춰 면접을 준비하고 편하게 임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메리트예요. 보통 대면면접에 참석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거나, 스케줄을 조율해야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AI면접은 응시 기간 내라면 낮, 밤, 평일, 주말 언제든 진행할 수 있어요. 모바일로도 접속이 가능하고요. 


-듣고보니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강력한 장점이 여럿 있네요. 그럼 AI면접을 잘보는 꿀팁이 있을까요? 

뷰인터HR의 AI면접은 인사·채용 전문가(사람)의 인사이트를 딥러닝해 평가 로직을 구축했기 때문에 일반 대면면접을 볼 때와 같이 자연스럽게 하시는 게 좋습니다. 면접관과 마주보고 면접을 볼 때도 작위적으로 대화에 응하면 좋은 인상을 남기기 어렵잖아요. 화면 너머에 AI가 아닌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시고, 차분하되 성실하게 답변에 임하시면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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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AI면접 트렌드는 어떻게 바뀔까

뷰인터HR 제네시스랩 HR사업총괄 육근식 이사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인터뷰 초반에 ‘뷰인터 1호 고객사의 인사팀장 출신’이라고 본인을 소개해주셨는데요. 당시 LG유플러스에서 AI면접 도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어떤 면에서 AI면접 솔루션에 끌리셨던 건가요?

당시 신입 채용에 AI면접 솔루션을 먼저 활용했어요. 기존에는 서류전형과 1차면접 사이에 인적성 검사를 보는 프로세스였는데, 중간에 면접 대상으로 적합한지 심사할 수 있는 어떤 툴이 있으면 훨씬 효율적이겠다 싶었죠. 마침 비즈니스 전분야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전환)이 화두여서 시기도 잘 맞았어요. HR에서 DX 혁신을 시도하기에 가장 적합한 분야가 채용이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AI면접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력을 갖춘 업체를 여러 곳 만났고, 그중에 제네시스랩이 가장 제가 원하는 방식과 가깝다고 판단했어요. 제네시스랩의 뷰인터HR은 국내 최초의 대화형 AI면접 솔루션인데다 ‘남이 보는 나’ 관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느껴졌죠. 

 
- 고객으로 뷰인터HR을 경험한 이후 제네시스랩 팀 합류를 결정하신 걸 보니, 제품력에 대한 만족감이 크셨으리라 짐작되네요. 하지만 세상 모든 솔루션이 그러하듯이 AI면접 솔루션도 아직 완벽한 형태라고 할 순 없겠죠. 제네시스랩이 바라보기에 현재의 AI면접 솔루션이 지닌 한계는 무엇인가요? 

앞으로 더 발전시켜야 할 부분은 인터랙션(Interaction, 상호작용)입니다. Q&A 대화 방식이라는 점에서는 이미 대면면접과 상당히 흡사하지만, 그때그때 지원자의 답변에 적절한 피드백을 주고 맞춤형 추가질문을 던지는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어요. 보다 깊이있는 후보자 검증, 그리고 지원자들에게 더 나은 채용 경험을 주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죠. 현재 적극적으로 R&D(연구·개발)을 진행중이고, 머잖아 해당 기능을 선보일 수 있을 걸로 예상합니다. 


- 최근 몇 년간 여러 기업에서 채용 프로세스에 AI면접을 도입했다는 소식을 언뜻 듣긴 했는데, 실제로 대략 몇 개 기업이 뷰인터HR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현재 150개 이상의 고객사에서 뷰인터HR을 채용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이 60%, 공공이 4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민간기업은 LG,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그룹, 한화그룹, 기업은행 등 다양하고요. 공공기관은 한국수자원공사, 경기도의회, 한국철도공사, 육·해·공군을 비롯해 다양한 곳에서 이용하고 있어요. 


-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AI면접 방식을 채택하지 않을까 예상 되는데요. 마지막으로, AI면접 솔루션 기업으로서 업계 트렌드가 어떤 흐름으로 이어지게 될지 전망해주신다면요.

AI 휴먼 기술이 적용되면서 좀 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대화형 면접을 볼 수 있게 됐어요. 앞으로는 생성형AI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사람 면접관과의 대면 면접 못지 않게 인터랙션이 원활히 이뤄지는 AI면접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겁니다. 비단 AI면접 분야뿐 아니라, 모든 IT 회사에서 생성형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적용하는지가 향후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제네시스랩 역시 생성형AI 기술을 통해 기업과 지원자 모두에게 더욱 만족스러운 채용 경험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박지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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