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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 역시 '이것'

직장인 눈치 게임 그것은 거짓말인가 아닌가

2024. 03. 27 (수) 19:38 | 최종 업데이트 2024. 04. 01 (월) 15:54
만우절 직장 내 거짓말
 
김 팀장: 아리 님. 내일 연차를 내셨더라고요.

이 사원: 네, 집에 일이 좀 있어서요.

김 팀장: 그렇군요. 안 좋은 일은 아니시죠? 그런데 지난주 부탁드린 자료는 언제 마무리되나요?

이 사원: 거의 다 됐습니다! 곧 드릴게요!

김 팀장: 네, 내일 쉬시니까 오늘 퇴근 전까지 마무리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자료는 박 대리님이 하기로 하셨던 건데 다른 업무 때문에 바빠서 아리 님이 처리해 주시면 좋겠는데…

이 사원: 네, 괜찮습니다! 제가 할게요!

김 팀장: 이건 이렇게 저렇게 하면 돼요. 이해하셨나요?

이 사원: 넵, 알겠습니다!

김 팀장: 아리 님, 항상 고생이 많아요. 언제 밥 한 번 같이 해요. 맛있는 거 사줄게요.

이 사원: 넵! 좋습니다! 언제든 불러주세요!
대화 속 숨 막히는 긴장감을 느끼셨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만랩 직장인! 회사에서 흔히 이뤄지는 대화지만 직장생활 N년 차인 우리는 알잖아요. 이 대화 속에 얼마나 많은 거짓말이 오고 가고 있는지! 취준생, 주니어 직장인이라면, 자 질문! 이 대화 속에 거짓말은 몇 개나 있을까요? 

합법적으로 거짓말이 용인되는 날, 4월1일 만우절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렇습니다. 어디 거짓말을 만우절에만 하나요.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제리 제리슨(Jerry Jellison)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에 평균 200번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고 해요. 물론 "음식이 정말 맛있네요" "그 옷 정말 잘 어울리는데요" 같은 사소하고 의례적인 하얀 거짓말이 대부분이었지만요. 그래도 200번이라는 숫자 엄청나지 않나요? 

그러니 하루 중 가장 긴 시간 있는 회사에서 때로는 선의로, 때로는 곤란한 상황을 넘어가기 위해 거짓말 한 번쯤 안 해본 직장인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우리는 직장에서 어떤 거짓말을 많이 할까? 아니나 다를까 매년 만우절이면 '직장인 거짓말'에 대한 설문조사가 진행되곤 했더라고요. 
◇직장인 거짓말 시대불문 최고는… 
2009년 최고 거짓말 "무리하지 말고 쉬면서 해~" "차가 많이 막혀서요..!

지금으로부터 무려 15년 전인 2009년, 만우절을 맞아 진행한 설문조사를 봤더니, '직장 내에서 거짓말을 해본 적 있는가'란 질문에 71.6%가 있다고 답했어요. 거짓말을 한 이유는 △원만한 대화 진행을 위해서(60.3%)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51.9%) △이미지 관리를 위해(22.4%) △책임 회피를 위해(13.5%)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9.1%) 했다고 하고요. 

그렇다면 가장 많이 한 거짓말은? 먼저 상사편입니다. 상사는 부하직원에게 △염려형-'무리하지 말고 쉬어가면서 해~'(37.8%) △묻지마 과거형-'왕년엔 안 그랬었는데, 너 때 나 정말 열심히 했어'(37.2%) △내일은 없다형-'오늘만 열심히 하면 끝나! 이번 일 잘되면 보너스 있어!'(33.6%) 같은 거짓말을 많이 했대요.

그렇다면 부하직원은 상사에게 어떤 거짓말을 했을까요. 가장 많은 응답을 얻은 것은 '핑계형'이었어요. △핑계형-'집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요, 차가 많이 막혀서요'(50%) △아부형-'멋있으세요, 정말 대단하십니다!'(38.8%) △오리발형-그런 말 들은 적 없는데요...?!'(37.2%) 같은 거짓말을 많이 했다고 해요. 

2014년 최고 거짓말 "정말 대단하세요..!" "거의 다 했습니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2014년에는 어땠을까요? 직장인들은 △맞장구형-'정말 대단하세요, 그런 오해를 받다니 억울하시겠어요'(18%) △임시방편형-'거의 다 했습니다!'(16.3%) △감정형-'진짜 회사 그만두고 만다'(15.2%) △빈말형-'밥 한번 먹어야 하는데'(10.6%) △핑계형-'아파요, 집에 일이 있어서요'(8.6%) △분위기 맞춤형-'오늘 멋있어 보여요'(7.7%) △기억상실형-'네? 기억이 안 나요'(6.4%) 같은 거짓말을 많이 했다고 답했어요. 

이 조사에서는 직급에 따른 거짓말 유형의 차이도 살펴봤는데요. 사원급은 '맞장구형'(21.5%), 대리급은 '임시방편형'(16.8%), 과장급은 '감정형''(20.3%) 부장 및 임원급은 '빈말형'(각각 20.8%, 22.2%)을 많이 선택했어요. 

거짓말을 한 이유로는 △대화에 장단을 맞추기 위해서(30.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요. △딱히 할말이 없어서(20.9%)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기 위해서(19.5%)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18.1%) △추가업무 등 불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15.7%), △귀찮은 질문을 계속해서(14.5%) 등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2019년 최고 거짓말 "집에 일이 있어서요" "몸이 좀 안 좋아서요" 

또다시 5년이 흐른 2019년 조사를 볼까요? 직장인 89.7%가 '근무 중 거짓말을 한 적 있다'고 답했어요. 가장 많이 한 거짓말은 △집에 일이 있어서요(37.8%) △몸이 좀 안 좋아서요(35.9%) △괜찮아요(34.6%) △죄송합니다(22.5%) △언제 밥 한번 같이 먹어요(21.6%) 가 꼽혔습니다.


15년이란 시간, 세대가 바뀌고 신입사원이 시니어 직장인으로 훌쩍 성장할 긴 시간이지만 직장 내 거짓말 유형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들 원만한 관계 형성을 위해, 곤란한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밉지만은 않은 생존형 거짓말을 하며 살아남고 있었어요. 사실 알면서도 넘어가 주곤 하는 게 직장 내 거짓말이기도 하잖아요. 
◇ CEO의 거짓말 1위는? "이 회사는 여러분들의 것입니다"... 진짜? 
그런데 직원들만 거짓말을 할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2007년과 2009년에는 'CEO의 거짓말'에 대한 설문조사가 눈에 띄더라고요. 

2007년 직장인을 대상으로 '당신의 CEO가 가장 즐겨하는 입에 발린 거짓말'이란 주제의 설문조사 진행됐는데요. 직장인이 가장 많이 꼽은 CEO의 거짓말은 △조금만 참아라 이번 고비만 잘 넘기면 된다(22%) 였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회사다(16.7%) △나도 최대한 많이 주고 싶다(16.7%) △내가 자네 각별하게 생각하는 거 알지(12.6%) 등의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2009년을 볼까요? CEO의 거짓말 1위는 △이 회사는 다 여러분들 것입니다(25.2%)였네요. △내년 한 해만 더 고생하자(21.1%) △연봉 못 올려줘서 늘 미안해(13.9%) △우리 회사는 미래가 있으니 다른 생각하지 말게(12.3%) △사람 하나 더 뽑아줘야 하는데'(8.9%) 순으로 나타났고요. 

어때요?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말들인가요? 
◇2024년 회사에서는 '이런' 이유로 '이런' 거짓말이 
자, 이제 2024년입니다. 2024년 직장에서는 어떤 거짓말이 난무하고 있을까? <컴퍼니타임스>의 독자 요원들에게 물어봤어요. 
⭐나는 이럴 때 이런 거짓말 해봤다!⭐ 

회식싫엉: 회식 가기 싫을 때 '몸이 안 좋아요,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요, 병문안 가야 해요' 돌아가면서 써 본 것 같아.

지방러: 나도. 야유회나 회식 가기 싫을 때, 주말에 출근하기 싫을 때 "집에 일이 있어서 가봐야 돼요" 말함. 고향이 지방이라 이 정도 말하면 다 해결되더라. 

친구야사랑해: 나는 회식 중에 집에 가고 싶어서 친구한테 전화하라고 시킨 다음에 "뭐? 접촉 사고가 났다고? 아이고... 내가 금방 갈게 기다려!" 하고 나온 적 있어 ㅋㅋㅋ 집에 너무 가고 싶었다고... 

바쁘다바빠: 난 "요즘 바빠?" 물어보면 "네, 시즌이라 요즘 너무 바쁘네요~". 안 바쁘다고 하면 일 넘어올까 봐. 아니 근데 진짜 바쁘긴 바쁘다구... 

외근좋아: 나는 외근 후 복귀하기 싫을 때.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오늘 외근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미리 선수 침. 

가족은소중해: 금요일 연차 못쓰게 하길래 '친척 결혼식이 너무 멀고 오전에 일찍 해서 가족들 다 같이 움직이기로 했다'고 하고 연차 씀. 내 연차 쓰는데 왜 뻥을 쳐야 하냐! 뻥 치면서도 좀 슬펐어. 

퇴사성공: 퇴사하는데 자꾸 붙잡아서 대학원 갈 거라고 단호하게 뻥쳤어. 대학원 진짜 갔냐고? 언젠가는 가보고 싶징

진로고민중: 나는 '이 일이 진로에 안 맞는 거 같아요'라 말하고 퇴사! 사실은 일이 아니라 회사가 진로에 안 맞는 거였지.. 

이거뭐임?: 나는 내 사례는 아닌데 이런 거짓말 본 적 있음. 병가 쓰고 유튜브, 숨고로 수익 창출한 회사 사람. 아프다고 병가 냈는데 영상 업로드는 아주 부지런하고요~ 이래도 되는 건지 싶더라. 


⭐회사가 나에게 한 거짓말은?⭐ 

고생중: 내년에는 이 일 딴 사람한테 넘길 거야, 그때까지만 고생해 줘! 그런데 이제 그 일은 계속 내가 하고 있고...

아닌거같은데: 연봉 많이 올려준 거야. 

맨날어려워: 회사가 어렵다! 긴축해야 한다! 그러면서 직원들 복지만 줄인 거. 아니 왜 회사는 맨날 어렵기만 해? 

진짜?: 조만간 큰 회사에 인수될 거야, 그때까지만 같이 고생하자...! 그런데 인수한다는 회사는 계속 바뀌고... 
자 여기까지는 조금은 귀여운(?) 생존형 거짓말들이었는데요. 잡플래닛 리뷰에서 보이는 거짓말들은 무게감이 조금 다릅니다. 
고객마다 가격 후려치고 사기(?)라는 걸 모르는지 너무 대놓고 고객을 속이는 경우가 많음. 거짓말하기 싫은데 그걸 왜 대놓고 속이지 않냐고 오히려 혼나는 이상한 회사 (⭐3.1, 서울 의료서비스)  

면접 시 이야기 전부 거짓말. 사업자 등록증에 사장이 따로 있고, 사무실에서 사장인 척하는 사람이 다름 (⭐1.8, 울산 중소기업) 

임금체불 대표가 돈 주려고 노력 안 하고 핑계만 댐. 거짓말쟁이 (⭐1.4, 서울 IT) 

구직사이트에 올려놓은 복리후생, 연봉, 계약일 모든 것은 거짓말. 정규직이라 뽑고 10개월 계약해 퇴직금도 안 줌. 심지어 자회사로 근로 계약하게 함. (⭐2.2, 서울 중소기업) 

처음엔 말은 엄청 잘한다, 뭐 해주겠다, 네가 최고다, 엄청 약 발라놓고 막상 일하면 2개월 계약직 계약서 줍니다. 무조건 2개월짜리, 절대 정규직 아닙니다. 믿지 마세요 (⭐2.8, 경기도 식음료)  
 
원만한 관계를 위해, 곤란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거짓말은 알면서도 웃으며 넘어갈 수 있지만, 선 넘는 거짓말은 자칫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아슬아슬한 선을 타는 것 같은 직장생활, 다들 선은 지켜가며 오늘도 무사히, 즐겁게 해보자고요. 오늘도 즐거운 직장생활 되시길, 응원할게요.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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