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신입은 계속 퇴사하고, 과도한 업무에 도망가고 싶어요

[별별SOS] 107. 5분도 못 쉬고 일하는데 정시 퇴근도 쉽지 않아…

2024. 05. 02 (목) 17:29 | 최종 업데이트 2024. 05. 03 (금) 17:38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중소기업에서 영업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5년 차 직장인입니다. 신입 직원이 입사해도 금방 그만둬서 구인하고 퇴사하는 일이 반복 되니 너무 지쳐요. 10개월째 이렇다 보니 저도 살갑게 대하기 점점 어려워져요.

제가 제일 연장자라 다독이고 끌어줘야 하는데, 맡은 업무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고요. 팀장님이 신입을 1주일 정도 가르치다가 실무에 투입시키는 구조인데, 그때부터 제가 세세히 봐줘야 해요. 전화 업무가 많은 일이라 직원들끼리 정보 공유도 아주 중요한데, 자꾸만 그러면 안 된다고 가르치다 보니 잔소리꾼이 돼가는 것 같아요.

너무 바쁘니까 일처리를 빨리 해야 후배들도 도와주고 제때 퇴근할 수 있다보니 잡담할 여유도 없이 일해요. 점심시간에 마감이 늘 몰리다 보니 밥먹을 시간도 놓칠 때도 많고, 내내 그렇게 일하다 보니 저도 지쳐서 신입을 못 챙겨주니 더 적응을 못하고 퇴사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든 업무를 소화해내려고 하다 보니 이제 너무 지쳐요.

갑자기 화날 때도 많고 점심시간에 혼자 있으면 울음이 걷잡을 수 없이 터질 때도 있고 도망가고 싶고 두통과 피곤도 늘 달고 살아요. 5분도 못 쉬고 9시부터 6시까지 정말 빽빽하게 일해야 정시퇴근해요. 그런 와중에 1년 반 일한 직원도 그만둔다고 해서 신입 2명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구한다고 한들 또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하는 생각에 도망가고 싶어져요.

모든 책임을 제가 다 떠안기에는 제가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3년을 묵묵히 일했지만 제 건강을 해치는 것 같아서 이제는 싫어요. 퇴사가 답일까요? 회사가 너무 버겁습니다.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생각하고 느끼시는 게 정답이라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어요. 별별이님처럼 과중한 업무강도에 감정적 문제까지 발생하기 시작하신 이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당장 도망가고 싶을 거니까요. 사회 초년생 시절에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게 떠오르는데요. 매일 12시간씩 일하는 게 일상이었고, 심한 날은 20시간 넘게 일하고 퇴근한 적도 있었어요. 이동하면서도 일을 했고요. 그렇게 2년을 묵묵히 참고 일하다 보니 결국 몸이 고장나더라고요.

수개월 동안 자비로 치료도 해야 했는데, 회사는 사람을 뽑아주기는 커녕 인력을 줄이는 걸 보고 퇴사를 결심했죠. 어렵게 나오고 다시금 확인한 건 '회사는 여기만 있는 게 아니다'란 거였어요. 그때 겪은 게 번아웃이었다는 건 시간이 한참 흐르고서야 깨달았는데요. 별별이님께서도 별안간 눈물에 화도 나고 피곤까지 겪으시는 걸 보면 번아웃이 맞는 것 같아요.

말씀드리고 싶은 건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셨다는 거예요. 또 모든 책임을 다 떠안으실 필요도 없고요. 책임은 책임지는 자리에 앉은 사람이 지는 것이니까요. 건강을 갉아먹었다고 느끼신다면 모두를 위해서라도 멈추셔야 해요. 그러다가 심하게 아프기라도 하면, 그 짐은 다 별별이님의 몫이 돼요. 회사에서 케어를 해준다고 해도 회복은 자신이 하는 거니까요. 조직문화가 나쁜 곳이라면 오히려 위로는 커녕, 업무에 차질을 준다고 비난할 수도 있고요.

사람이 계속해서 안 뽑힌다는 건, 일하기에 안 좋은 환경일 가능성이 높아요. 경험상 회사에서 직원이 안 뽑히거나 도망가는 이유는 일한 만큼 보상으로 돌아오지 않거나, 조직문화가 나쁠 때가 많았어요.(대표만 모르는 직원이 도망가는 이유 8가지) 어떻게 보면 빨리 눈치를 채고 도망간 사람들이 현명했던 걸 수도 있고요. 계속 다니다간 죽겠다 싶었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방증인 거죠.

신입이 아니라 경력직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 같은데, 기존 경력직이 퇴사할 자리마저 신입으로 대체하려 한다는 건 근무강도가 높아질 게 훤히 보이는 길이기에 좋은 신호는 아닌 것 같아요. 우선 심각한 인력 부족 상황을 회사가 체감해야 해요. 회사는 머리로는 알아도, 어떻게든 별별이님께서 2~3인의 몫을 하며 버티고 계시기 때문에 그 구멍을 체감하지 못할 수 있어요.

책임감이 강하셔서 맡은 일 이상으로 소화해내려는 걸 스스로 멈추기 어려우시다면, 극약처방일 수 있지만 아파서 병원을 가든 입원을 하는 방법도 괜찮다고 봐요. 실제로 건강에 문제를 겪고 계시기도 하고요. 내가 빠지면 회사가 안 돌아갈 것 같잖아요? 맞아요. 그 공백을 못 채워서 해당 업무가 마비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건 이런 상황을 만든 회사가 책임지고 정리해야 할 일이에요. 별별이님의 몫이 아니라요.

그래야 회사도 확실히 별별이님의 상태를 인지할 테고, 그 공백으로 문제가 생겼으니 그동안 방관해오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행동에 나설 테니까요. 또 이후 대처와 리액션에서 회사가 별별이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볼 수 있을 테고요.

끝으로 지금 회사에서 무엇을 위해 책임을 다하고 계신지 살펴보시면 좋겠어요. 이루고 싶은 게 있어서라면 현재 상황을 분명 해결하셔야 할 테지만, 그게 아니라면 세상에 대안이 많다는 것도 고민해 보시면 좋겠어요. 잘 모르시겠다면, 거울을 한 번 보세요. 지금 별별이님의 표정이 어떤가요? 거기에 답이 있을 것 같아요.

도움이 되실까 해서 번아웃 관련 기사도 가져왔으니 살펴보시면서 좋은 결정 내리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번아웃, 퇴사만이 답일까요?"
⭐8년 차 직장인
#T와 F의 4:6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ENF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멀지 않은 M세대


별별이님의 사연만 읽는데도 눈앞에 정신없이 바쁜 사무실 상황이 그려지는 느낌이에요. 매일매일을 얼마나 긴장 속에서 일하실지, 그저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아무리 선배여도 일이 과중할 때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기 어려운 건 누구나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일단 본인이 안정적으로 일과를 잘 챙길 수 있어야, 양옆으로 시야가 트이는 법이고요. 당장 내 눈앞의 일도 버거운데, 어떻게 주변을 두루 살필 수 있겠어요?

울음이 터질 때도 있고, 두통까지 느낀다고 하셨는데요.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서 신체적으로 반응이 나타날 정도라면 우선 별별이님 본인을 잘 챙기셨으면 좋겠어요. 세상에 나 자신보다 더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그리고 어느 정도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팀장과 함께 현 상황에 대해 차분히 점검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리 일이 많은 회사도 체계를 제대로 잡으면 알아서 잘 굴러가게 만들 수 있거든요. 한 사람이 멱살 잡고 끌고 가야만 유지할 수 있는 형태는 이상적인 조직이라고 할 수 없어요.

팀장이 신입을 일주일 가르치고 실무에 투입한다고는 하셨지만, 며칠의 짧은 교육 만으로 관련 업무 경험이 없는 신입이 완벽히 적응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더군다나 업무 매뉴얼이나 프로세스가 정립되어 있지 않다면, 매번 별별이님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이슈가 없는지, 건건이 들여다봐야 할 거고요.

신입이 혼자 일을 처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 매뉴얼로 정리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지금 너무 바쁘고, 문서화할 시간적 여유가 없겠지만 팀장과 의논해서 어떻게든 업무 체계화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바쁘단 핑계로 계속 미루면, 어렵사리 채용한 신입이 또 얼마 안 가 못 견디고 퇴사하는 상황이 끊임없이 반복될 거예요. 채용·교육 과정에서 들어가는 리소스 낭비를 생각하면, 당장은 여유가 없더라도 체계를 다지는 데 기꺼이 투자할 필요가 있어요.

게다가 사회생활 경험이 많지 않은 신입 중에서는 업무 이슈 공유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무척 많아요. 실수를 숨기고 싶어 하는 이들도 더러 있고요. 업무 이슈를 기계적으로 보고할 수 있도록 공유 체계도 탄탄히 구축해두면 도움이 될 거예요. 아무런 시스템 없이 신입들이 자발적으로 업무 공유를 알아서 잘해주길 바라는 건 다소 무리가 있거든요.

별별이님은 지금 실무를 두루 맡아 하시느라 정말 여유가 없으실 것 같은데요. 위에서 말씀드렸던 여러 업무 프로세스 구축에 대해서 팀장에게 아젠다를 던져보시면 어떨까요? 별별이님도 이제 5년 차이시니, 차분하게 업무 체계의 필요성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면 아마 팀장이 진지하게 듣고 방법을 찾아주실지도 몰라요.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음에도 회사가 좀체 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현 직장이 아닌 더 나은 회사를 찾아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어요. 버거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별별이님의 성실함과 책임감이 너무 아깝잖아요.

별별이님의 노력을 알아주고, 더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는 곳에서 역량을 맘껏 펼쳐보실 수 있는 기회가 세상 바깥에 분명히 있을 거예요.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지금까지 매일 최선을 다해 온 스스로를 토닥토닥 해주세요. 저도 별별이님에게 진심을 담아 위로와 응원을 보낼게요.
 

일잘러들은 다 본다는
직장인 필수 뉴스레터, 구독 GO!

 
주간컴타 구독은 여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