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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제 도입했더니, 잡플 평점에 이런 변화가?

[데이터J] 주4일제 경험한 직장인들은 어떻게 평가했을까

2024. 05. 10 (금) 07:40 | 최종 업데이트 2024. 05. 13 (월) 10:25
어느덧 우리 일상 속에서 자주 맞닥뜨리게 된 '주4일제'라는 키워드. 딴세상 얘기처럼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주4일제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제법 생겨났어요. 정책 추진에 관한 소식도 꽤 자주 들을 수 있고요. 지난 4월 총선에선 여러 정당이 주4일제 추진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죠. 이번 22대 국회에서는 직장인들이 염원하는 주4일제 입법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전에 없이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진 가운데, K-직장인들의 직장생활 경험담이 모두 모이는 잡플래닛 기업리뷰에서도 '주4일제'가 꾸준히 언급되고 있는데요. 과연 '주4일제' 키워드 언급량은 해마다 어떻게 변화했는지, 주4일제 도입이 기업 평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잡플래닛 리뷰 데이터를 <컴퍼니 타임스>가 분석해봤습니다. 
 

주4일제,
언제부터 뜨거운 감자됐나


주4일제를 시행하는 국내 기업은 아직 극소수예요. 국회에서 언급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20년 5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자신의 보좌진들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때로 거슬러 올라가죠. 

그럼 잡플래닛에서는 언제부터 주4일제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되기 시작했을까요? 놀랍게도 그보다 3년 앞선 2017년부터였습니다. 당시 총 12개 회사의 리뷰에 '주4일제' 키워드가 등장했는데요. 이후 주4일제 언급 기업 수는 매년 두 배씩 증가했어요. 지난 2023년에는 총 288곳에 이르렀고요. 지난 2017년부터 2024년 5월 현재까지 주4일제 키워드가 1번 이상 언급된 회사는 680곳에 달합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처음으로 주4일제 언급 회사가 300개를 돌파해 약 318곳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 상반기가 지나지 않았음에도 159개 회사의 리뷰에 주4일제가 언급됐기 때문이죠. 이는 2019년 65개 회사에서 언급된 시점 이후 5년만에 389.2% 증가한 수치입니다. 

관련 리뷰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코로나19로 근무 형태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한 2020년이 시발점이었는데요. '주4일제'가 언급된 잡플래닛 리뷰 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184건에서 2021년 321건으로 74.5% 늘어난 데 이어, 2022년에는 656건으로 전년대비 104.3% 껑충 뛰었습니다.  
 


주4일제와 업무 만족도의
상관관계


코로나가 급격하게 확산되던 2020년을 지나 2021년에는 기업에서 점차 재택근무 비율 혹은 근무 일수를 조정하는 움직임이 감지됐는데요. 시행하고 있는 제도의 형태도 다양했어요. 

잡플래닛 안에서 주4일제가 다수 언급된 곳은 역시 주4일제 혹은 주4.5일제를 부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이었어요. 회사에서 휴무일을 자체적으로 지정해서 쉬는 곳도 있고, 통크게 직원의 자율에 맡기는 곳도 있었죠. 한 달에 한 번 전사 직원이 다같이 쉬는 형태로 ‘월 1회 주4일제’를 시행하는 기업도 있었습니다. 

먼저, 기업 리뷰에 주4일제 키워드가 가장 많이 등장한 기업 중 하나인 휴넷을 살펴볼게요. 기업교육 전문기업 휴넷은 2022년 7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쉬는 주4일제를 도입했어요. 휴넷은 앞서 2019년 말부터 주4.5일제 근무를 실시하고 있었는데요. 2년 만에 주4일로 확대 시행을 결정한 겁니다. 

휴넷의 리뷰를 살펴보면, 2020년부터 4.5일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올라왔어요. 휴넷에 따르면, 본격적인 4.5일제가 시행된 이후 3년 동안, 매년 실적이 20% 이상 성장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자동문 제조업체 코아드도 2022년 3월부터 주4일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어요. 업무 특성상 1년 중 성수기인 11월~2월을 제외하고 8개월 동안 코아드 직원들은 매주 금요일 휴식을 취할 수 있죠. 근무제가 파격적이라 '임금이 대폭 삭감되는 거 아냐?!' 하는 걱정이 몰려올 법도 한데요. 이런 의구심을 날려버리듯 코아드는 2017년 3,000만 원 수준이던 신입사원 초봉을 2024년 5,000만 원으로 늘렸어요. 

실제로 잡플래닛 평점에서 큰 상승세를 보였던 2023년에는 다수의 직원들이 "실질적인 복지, 친구들이 부러워한다", "월급 삭감 없이 주4일제 시행, 금전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며 평일에 개인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돼 좋다"라는 의견으로 만족감을 드러냈어요. 이와 함께 "대표님이 열려 있는 편, 회사 변화가 빠르고 계속 복지를 위해 신경 써주시려고 함"이라며 회사가 직원의 업무 만족도를 위해 노력하는 부분에 대한 호평도 확인됐어요.  

빅데이터·AI 기반 광고솔루션을 제공하는 애드테크 기업 인라이플도 금요일 오후 1시에 전직원이 퇴근하는 주4.5일제를 시행하고 있어요. 2017년 처음으로 월 1회 금요일 1시 퇴근하는 패밀리 데이를 시행한 이후 월 2회로 확대했다가, 2021년부터는 매주 주4.5일만 근무하는 것으로 제도를 정착시켰어요.

AI 통합보안 솔루션 전문기업 슈프리마도 일찍이 주4.5일제를 도입해서 시행 중인데요. 금요일 오전근무만 하고 바로 퇴근할 수 있게 했죠. 2017년부터 업계 선도적으로 시행해 내부적으로는 자율 출퇴근 제도와 함께 직원들의 만족도를 크게 향상시킨 일등공신이라는 평을 받고 있어요.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푼라디오도 2022년부터 주4.5일제를 시행하고 있어요. 매주 월요일은 오후 1시부터 4시 사이 원하는 시간대에 출근해서 4시간만 근무하면 돼죠. '월요병 퇴치제'로 제격인데다, 업무 집중도도 올라간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주4일제가 품은 양날의 검
"주4일 야근제는 안될 일!"


차곡차곡 쌓인 주4일제 키워드 데이터를 하나하나 뜯어볼 차례가 왔습니다. 주4일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회사들의 잡플래닛 리뷰에서 어떤 장단점이 언급되고 있는지 볼게요. 
✓ 장점 리뷰

• 4.5일제, 연차 무제한, 식사제공,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음
• 주4일제 압도적으로 좋음, 개인 성장에 대해 지원하려는 경영진
• 회사 전체 공지사항이나 설문, 자체 이벤트 등이 많아 소속감과 애사심을 돋우려 함
• 4.5일제 근무(금요일 1시 퇴근)라 개인 시간이 여유롭다.
• 4.5일제를 사용해보면 주말이 길다고 느껴지고 목요일 마다 기분이 좋다.
✓ 단점 리뷰

• 업무강도가 조금 쎈 편이고 내부 프로세스 R&R 이슈가 있음
• 회사의 좋은 복지를 특수 부서는 누리지 못하는 점은 아쉬운 듯
• 주4일제 시행중이나 부서별 컨디션이 다름. 업무량이 많아 야근 많음
• 업무량이 많은 편인데 일정 또한 타이트함
• 마법의 단어 4.5일, 그로 인해 4일간 야근 발생
• 연봉인상률이 다른기업에 비해서 너무 낮다. 

주4일제(4.5일제)를 도입한 회사의 경영진들은 “집중적으로 근로해 근로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의 여가생활을 확대해 근로 환경에 만족도를 높이고자”라는 이유를 밝혔는데요. 물론 시행을 하는 회사도, 아직 시행 고려 중인 회사도 모두가 제도의 밝은 면만을 바라보기보다는 다양한 측면을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기업도 단순히 직원의 워라밸을 충족시키는 데 집중한 나머지 추가 복지제도 제공의 의미로만 그쳐서도 안되겠죠. 주4일제로 휴무일이 늘었지만 반대로 ‘야근일’이 늘어나는 양상이라면 직원들도 두팔 벌려 반기지만은 않을테니까요. 장기적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기업도 직원의 집중 근로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고민해야 할 부분일 겁니다. 

이러한 제도는 단순히 몇몇 기업들에서 선제적으로 시범 운영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으로만 그치기보다는, 넓은 범위에서 사회적 공감과 논의가 확산돼야 하고요. 그래야 정책화로 이뤄질 수 있는만큼 근래 논의가 활발한 점은 주목해볼 일입니다.

최근 <컴퍼니 타임스>도 주4일제에 대한 직장인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서베이를 진행했는데요. 전체 응답자 중 96.89%가 찬성 표를 던졌어요. 동일한 주제로 지난 2021년 투표를 진행했을 때와 거의 동일한 수치였습니다. 

3년 전의 서베이 결과와는 확연히 다른 부분도 나타났는데요. 직장인들은 어떤 이유로 찬성 쪽에 표를 던졌을지, 여기에서 확인해 보세요!
조수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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