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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라인야후, 한국 라인 직원은 '고용 불안'

[지금이회사는] 라인플러스 직원 “일본의 행정지도로 영향력 불안해져”

2024. 05. 17 (금) 13:49 | 최종 업데이트 2024. 05. 17 (금) 16:54
‘우리나라 기업 네이버가 만든 라인이 일본 기업이 된다고?’

며칠간 뉴스를 보며 이런 의문을 가진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라인야후의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소식에 IT업계부터 정치권까지 연일 소란스러웠는데요. 이번 사건은 2023년 11월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LINE)’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며 시작됐어요. 일본 정부가 정보 유출에 대한 대응으로 네이버에 라인의 지분 매각을 압박한 건데요.

다니던 회사의 국적이 한순간에 바뀔 수 있는 상황에 라인을 담당하는 한국 직원들의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네이버가 일본 기업에 지분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자, 네이버 노동조합은 지분 매각 반대 입장을 공식 발표하며 고용 불안을 호소했어요. 이에 국내에서 라인 사업을 담당하는 라인플러스는 온라인 직원 설명회를 개최하며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겠다”며 진정시키는 모습을 보였고요. 

지분 매각으로 회사의 대주주가 바뀔 경우 직원들의 업무 환경에 변화가 찾아오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인데요. 잡플래닛 라인플러스 기업 리뷰를 살펴보면, 라인과 일본 기업의 합병으로 인한 문제는 예견된 일이었어요. 과연 한국 라인 직원들 사이에서는 어떤 평가가 내려지고 있었을까요?

논란의 '라인야후 사태'를 돌아보며, 기업의 지배구조 변경으로 인한 직원들의 목소리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네이버가 만든 라인이 왜 일본 기업으로 넘어갈 뻔 했는지, 일본 정부는 왜 직접 나서서 네이버에 지분 매각 압박하는지, 이번 논란으로 라인을 운영하는 한국 직원들의 목소리는 어떠한지 함께 살펴보시죠.

메신저 라인,
한국 기업 아니었어?


카카오톡이 우리나라의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면, 일본에서는 라인이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단 소식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국의 네이버가 만든 라인은 어떻게 일본의 범국민적인 메신저가 될 수 있었을까요? 라인은 2011년 네이버의 일본법인인 네이버재팬(당시 NHN재팬)이 출시한 서비스예요.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한국인 운영진이 일본 시장을 겨냥해 만든 앱인데요.

네이버는 2001년 네이버재팬을 설립하며 일본 시장에 여러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라인이 탄생하기 전까지 출시와 실패를 반복하던 상황이었어요. 그러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사건 이후 일본 사회에서는 안정적인 연락망 확보가 중요해졌죠. 그해 6월 네이버재팬은 재난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는 메신저 앱을 빠르게 개발했고, 라인을 출시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라인은 일본 사회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며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로 자리매김해요.

그런데 일본 내에서 라인으로 승승장구하던 네이버가 2019년 야후재팬을 운영하던 소프트뱅크와 돌연 합병을 선언했어요. 다른 국적의 두 기업이 갑자기 왜 합병했는지 의문을 가지게 되는데요.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기업이 일본에 진출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돼요. 일본 1위 메신저인 네이버 라인과 1위 포털사이트인 소프트뱅크 야후재팬이 손을 잡으며 일본 내에서 경쟁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영향력을 키운 거죠.

그리하여 2021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합작 법인으로 ‘A홀딩스’라는 회사가 설립되는데요. A홀딩스는 네이버가 50%, 소프트뱅크가 50%의 지분을 차지한 법인이에요. 이 A홀딩스가 일본 라인 운영사 '라인야후' 지분의 64.5%를 소유하며 경영권을 쥐고 있고요. 라인야후의 운영은 소프트뱅크가, 기술 개발은 네이버가 주로 담당해왔죠.

합병 이후 라인야후의 자회사로 간편결제, 이커머스, 배달앱 회사 등이 들어섰는데요. 모든 서비스는 메신저인 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이로써 라인은 일본 내에서 메신저 역할 이상으로 영향력이 커지게 됩니다. 라인을 통해 연락하고, 편의점에서 결제하고, 쇼핑하는 등 라인 없는 생활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죠.
 

일본 정부는 왜
네이버 지분을 빼앗으려 하는가


라인야후를 소유한 A홀딩스의 지분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정확히 절반씩 나눠 갖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 말은 일본 라인에 대한 영향력이 한국과 일본, 누구 하나 우세하지는 않았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지난 3월부터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라는 압박을 지속했어요. 네이버가 라인에 대한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거죠. 왜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서 한국 기업인 네이버에 압박을 준 걸까요?

① 일본 정부 “자국민의 데이터 보호하겠다”

이 논란은 지난해 11월, 라인에서 약 51만 9000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며 시작됐어요. 라인의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고요.

통상 데이터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경우 기업에 재발 방지 조치를 요구하고,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과태료 등을 부과해요. 페이스북 등 외국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유출했을 때 일본 정부는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는 선에서 마무리했고요.

그런데 라인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일본 정부가 행정지도*를 통해 라인야후의 자본 관계까지 재검토를 요구해 논란이 커진 거죠. 이러한 조치를 두고 일본 내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도 ‘이례적 행정지도’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요.

1차 행정지도를 받은 라인야후는 지난 4월 “네이버클라우드와의 시스템 분리를 2026년까지 마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재발방지책 상황 보고서를 제출했어요. 그러나 일본 정부는 약 2주 만에 라인야후에 2차 행정지도를 또 내렸어요. 재발방지책이 불충분하다는 사유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면서요.

일본 정부의 입장은 라인야후가 네이버 시스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자국민의 데이터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라인이 일본의 국민 메신저인 만큼 한국 기업인 네이버에 대해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고요.

*행정기관이 그 소관 사무의 범위에서 일정한 행정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특정인에게 일정한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도록 지도·권고·조언 등을 하는 행정작용을 말함.

② 한국 정부 “불리한 조치는 있어서 안 될 일”

일본이 2차 행정지도를 내렸기 때문에, 라인 야후는 7월 1일까지 대처 방안을 담은 행정지도 조치 보고서를 다시 제출해야 하는데요. 네이버가 정말 라인야후의 지분을 팔 것인지 우려의 시선이 많았죠. 일단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입장을 살펴보면, 이번 보고서에 네이버의 지분 매각 내용은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대신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정보보호 조치 등의 내용이 위주가 될 예정이고요.

우리 정부가 나서 네이버에 대한 보호 입장을 내비치며 지분 매각 가능성을 차단한 건데요.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4일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적절한 정보보안 강화 대책이 제출되는 경우 일본 정부가 자본구조와 관련해 네이버 의사에 배치되는 불리한 조치를 취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표했어요. 

데이터 유출 사고 원인과 기업의 지분구조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고, 라인야후 지분 매각으로 경영권을 넘기는 것이 네이버에게 사업적으로 필요한 결정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에요. 다만 라인야후를 둘러싼 경영권 논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요. 라인야후는 이미 네이버 지우기에 나서고 있거든요.

라인야후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대신 오픈AI의 GPT-4를 택하고, 클라우드를 구글로 교체하는 등 네이버와 단절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요. 또 라인야후 이사회 내 유일한 한국인이자, ‘라인의 아버지’라고 불린 신중호 대표이사 겸 최고제품책임자(CPO)가 5월 초,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는데요. 이사회가 전원 일본인으로 꾸려진 이상 라인야후에 대한 일본의 지배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됐어요.

라인 서비스가 진출한 국가 (자료=라인 홈페이지)
 

한국 직원들의 고용 불안에
라인플러스, “고용 보장하겠다”


① 한국 라인 직원들, 고용 불안으로 우려 표명

라인야후를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자, 한국 법인인 라인플러스 직원들의 고용 불안 목소리가 커졌어요.

라인플러스는 일본을 제외한 한국, 동남아, 미국 등에서 라인의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기업이에요. 라인은 이용자 절반이 동남아 국적이며, 일본만큼이나 동남아 국가에서도 인프라와 연결된 대중적인 메신저인데요. 네이버의 글로벌 시장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한국 법인인 라인플러스를 지키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데 라인플러스의 지배구조를 보면, 라인야후가 100% 지분을 보유한 Z인터미디어트가 라인플러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요. 라인플러스에 ‘라인야후의 손자 기업’이라는 별명이 붙는 이유인데요. 따라서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넘겨줄 경우 한국 법인이던 라인플러스가 일본의 영향력 아래 놓일 수 있어요. 재직 중인 한국 직원들은 한순간에 근무 환경과 근로 조건이 변경될 수도 있다는 고용 불안에 내몰리게 된 거죠.

현재 한국의 라인 법인 직원 수는 총 2500여명인데요. 연일 매각 이슈로 업계가 소란스러워지자, 지난 13일 네이버 노동조합은 “50%의 지분 중 일부라도 소프트뱅크에 넘어간다면 2500여명의 한국 라인 구성원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소속으로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며 지분 매각 반대하는 설명을 발표했어요. 라인이 순수하게 한국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된 만큼 “라인 계열 구성원과 한국이 축적한 기술, 노하우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입장도 함께 내비쳤고요.

라인플러스는 바로 다음 날인 14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는데요.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인 이데자와 다케시가 설명회에 참석해 직원들에게 ‘고용 보장’을 언급했다고 알려졌어요.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 역시 직원들의 고용 불안을 달래며, 그룹사 내에서 "직원들이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걸로 알려졌고요.

② 일본 합병 이후 한국 직원들의 고충 지속돼

잡플래닛에 남겨진 라인플러스의 5월 직원 리뷰에는 일본의 '행정지도'에 대한 언급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마케팅 직군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일본 합병 이슈로 인해 회사가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를 남겼어요. “일본의 자본 행정지도로 인해 라인플러스의 불안한 영향력”을 단점으로 언급했으며 “일본과의 합병으로 인해 회사 시스템이 일본화되고 있다”는 내부 사정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 외에도 라인플러스 기업 리뷰에서 2021년 진행된 일본과의 합병이 단점 키워드로 자주 언급되고 있어요. “일본에서 ‘이렇게 해라’고 하면 군말 없이 그대로 따라가는 갑을 관계 문화가 있다” “합병 후 네이버 같은 분위기에서 일본회사 특유의 분위기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야후재팬과 합쳐지며 의사결정이 복잡해지고 속도 면에서 불편해진 점이 있다”며 여러 직원들이 속사정을 털어 놓았습니다.
 

지분 매각으로 외국계 된 회사들,
한국 직원들의 속내는?


라인의 경우 한일 양국의 자본이 섞여 있을 뿐 아니라, 2021년 합병 이후 일본의 입김이 거세지며 한국 직원들의 고충이 리뷰에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에요.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가능성도 여전히 지켜봐야 할 문제고요. 그렇다면 지분 매각으로 인해 1대 주주가 외국 회사로 변경될 경우, 한국 직원들에게 어떤 변화가 따라올까요?

먼저 비슷한 절차를 밟은 예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있어요. 2019년 독일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에 지분을 매각하며, 회사의 국적이 바뀐 대표적인 경우죠. 석유화학 회사인 ‘S-OIL’은 2014년 2대 주주였던 한진그룹이 지분 전량을 1대 주주였던 사우디 회사 아람코에게 넘기며 사실상 순수 외국계 회사가 됐어요. (외국계 회사가 된 기업들 더 알아보기)

잡플래닛 리뷰를 살펴보면 지분 매각으로 기업의 국적이 달라진 후 직원들은 비슷한 고충을 표했는데요. 우아한형제들의 금융/재무 직군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2021년 작성한 리뷰에서 “딜리버리히어로와 합병 후 업무가 일방적으로 변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에 모든 권한이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의견을 남겼어요. 또 “인수된 이후 내부 여론이 어지럽다”고 밝힌 개발 직군 직원도 있었고요.

한편, 외국계 기업으로 변했지만 “한국식 조직문화는 그대로”라는 공통 의견도 볼 수 있어요. 지분 매각 후인 2015년, S-OIL에 남겨진 리뷰에는 “무늬만 외국계 기업이다” “여전히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문화가 있다”는 평가가 남겨졌고요. 2020년 우아한형제들에 리뷰를 남긴 한 직원은 “외국계 기업이 되었으나, 전형적인 한국 기업 문화는 남아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분 구조가 변화하고 외형이 외국계 회사로 변하면 의사결정 방식이나 조직의 지향점이 바뀔 수밖에 없죠. 이에 따라 개개인의 업무 내용에 변화가 생기고, 때론 부침이 생길 수 있고요. 그럼에도 리뷰를 요약해 보면, 조직 구성원의 대대적인 변동은 없어 한국식 조직문화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여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협상은 장기전으로 흘러갈 전망이에요. 네이버는 지분 문제와 관련해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 결정한다'는 기조로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어요. 여전히 지분 매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말인데요. 이 논란의 끝에 한국 라인 직원들의 업무 환경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한국 직원들이 쌓아 올린 기술력과 고용 안정은 보장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문제 같습니다.
장경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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