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직장 다니며 배달 아르바이트해도 될까?

배달 플랫폼 라이더 겸업, 회사가 알까? 세금 신고는?

2024. 06. 07 (금) 10:26 | 최종 업데이트 2024. 06. 10 (월) 15:33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그대로인 것 같고, 단돈 몇 푼이라도 더 받았으면 하는 마음.

 

모든 직장인이 품고 사는 생각이 아닐까요? 퇴근 후 시간 제약 없이 용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없나 궁금한데요. 요즘 배달 플랫폼들은 누구나 쉽게 라이더에 도전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어요. 도보나 자전거로 가능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니 부업으로 도전하려는 직장인도 많이 있고요.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싶지만, 막상 시도하기엔 마음에 걸리는 게 몇 가지 생깁니다. 재직 중에 해도 될지, 직장생활에 불이익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거든요. 직장인도 배달 라이더를 부업으로 삼아도 괜찮을까요?

 


겸업금지인데
배달 알바 해도 되나요?

 

부업, N잡 등에 도전하려고 할 때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근로계약상 문제일 거예요. ‘겸업금지’ 조항이 있는 회사라면 말이죠. 소소하게 생활비를 벌려다, 겸업금지 조항을 위반해 괜한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가장 먼저, 회사가 취업규칙에 겸업금지 조항을 넣는 이유를 분명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어요. 그 취지는 근로자가 겸업했을 때 회사 업무에 성실하게 임하지 못하거나, 기업 비밀이 누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거든요. 근로자는 취업규칙에 앞서,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 영업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일반적 행동자유권 등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해요.

 

만약 겸직으로 인해 지각이나 조퇴가 잦다면, 회사는 근로자를 겸업으로 인한 근태 문제로 징계할 수 있어요. 또 업무 시간에 겸업 업무를 하거나 다른 사업장에 회사 기밀을 누설한 경우, 회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경우 등도 문제가 되죠.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회사가 겸직을 무조건 제한하는 것은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어요. 아래 판례가 그 예인데요.

 

💡서울행정법원 2001.7.24. 선고 2001구7465 판결

"재직 중인 직원의 겸직 등을 이유로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면직이 이어진 사안"에서, "기업질서나 노무제공에 지장이 없는 겸직까지 전면적·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전제하에 "근로자가 자동차부품제조업체에 재직 중임에도 사적으로 다방 영업을 수행한 경우, 이로 인해 회사의 기업질서나 노무제공에 지장이 초래됐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위 판결은 근로자의 겸직을 개인의 사생활로 보고 있어요. 회사가 업무에 지장이 없는 근로자의 겸업까지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죠. 따라서 기업 질서나 업무를 행함에 있어 지장이 없다면, 직장인이 배달 플랫폼에서 부업을 해도 법적으로 문제 되는 건 아니에요.
 

 

4대보험 이미 가입했는데
배달 알바도 보험 적용되나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사회생활이란 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죠. 회사에서 알게 되면 괜한 말이 나올까, 불이익이 생기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됩니다. 혹시나 생길지도 모르는 사고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고 싶지만, 직장으로 통보되는 건 아닐지 걱정도 되고요. 게다가 이미 직장에서 4대보험에 가입했으니 다른 사업장에서 보험 가입이 가능한지도 헷갈려요. 배달 라이더 부업, 보험에 가입될까요? 회사가 바로 알지는 않을까요?

 

먼저 배달 플랫폼 라이더라는 직업은 4대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을 어떻게 가입하고 있는지부터 알아볼게요. 

 

1. 라이더는 지역가입자, 직장인 부업은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가입 NO
 

배달 플랫폼 라이더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요. 라이더가 본업이라도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서는 ‘직장가입자’가 아닌 ‘지역가입자’로 분류되고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자신이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기로 한 계약을 체결한 노무제공자를 뜻한다.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에 적용되지 않았으나, 특례를 두어 2023년 7월 1일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노무를 제공하는 퀵서비스기사(음식배달기사 포함), 대리운전기사, 화물차주에 대해 산재보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라이더 일을 본업으로 일정 금액 이상의 소득을 얻고 있는 사람이라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지역가입자 자격으로 개인이 공단에 보험료를 직접 납입해요. 그런데 4대보험에 가입한 직장인이라면, 이미 직장가입자의 자격으로 월소득의 일정 부분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로 공제되고 있을 거예요. 따라서 회사 바깥에서 번 배달 부수입 때문에 라이더가 본업인 사람처럼 개인적으로 공단에 보험료를 납입할 필요는 없죠. 직장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기준이 적용돼,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가 월급에서 공제되고 있으니까요.

 

만약, 직장인이 부업으로 라이더가 아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 업무를 선택했다면 각각의 사업장에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 또 가입해야만 해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면 4대보험이 의무가입이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이중가입이 가능하거든요. 가입 여부가 또 다른 사업장에 통보되지도 않아서 겸업인 경우 통보되진 않을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요.

 

라이더를 부업으로 선택할 때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이중가입을 하지 않는 건, 라이더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며 지역가입자로 분류되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이미 직장가입자로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회사에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계속 납입하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회사에 부업을 알리고 싶지 않을 때 유의사항

• 직장인은 월급의 9%를 국민연금으로 납입하고 있는데요. 9%라는 납입 비율이 적용되는 소득 상한액이 정해져 있어요. 직장 월급과 부업을 합친 소득이 2024년 7월부터 617만원 넘게 되면 9%가 아닌,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의 비율에 따라 국민연금을 각각의 사업장에서 내야 해요. 이때 회사는 직원이 무엇으로 추가 소득이 생겼는지는 알 수는 없어도, 납입액이 변동돼 직원이 직장 외 소득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어요.

• 건강보험료의 경우, 월급 외 연 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추가로 납부해야 해요. 이 경우에도 회사에서 직원의 추가 소득 여부를 인지할 수 있어요.

 

 

2. 배달 라이더도 2023년 7월부터 ‘산재보험’ 가입 필수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은 원래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아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는 보험이었어요. 그래서 배달 플랫폼 라이더가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건 아니었는데요.

 

2023년 7월부터 특수형태근로종사자도 산재보험에 필수적으로 가입하도록 특례가 생겼어요. 배달 중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니,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하자는 목적이죠. 지금은 본업이든, 부업이든 배달 플랫폼 라이더로 일하기 위해 산재보험에 가입해야만 해요.

 

산재보험도 마찬가지로 이중가입이 가능해요. 다른 사업장에서 가입한다고 이미 재직 중인 회사에 통보가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 라이더를 부업으로 삼게 된다면, 안전을 위해 꼭 산재보험에 가입하고 일을 시작하세요!

 

3. 배달 라이더라면 ‘고용보험’ 이중가입도 OK

원래 4대보험 중 유일하게 고용보험만 중복가입이 불가능해요. 고용보험은 직장을 잃게될 경우 생활안정과 재취업을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보험이거든요. 고용보험이 있어야 실업급여도 받고요. 그래서 여러 개의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급여가 높은 사업장→월 근로시간이 많은 사업장→근로자가 선택한 사업장’ 순으로, 한 곳에서만 고용보험으로 보호받을 자격을 취득할 수 있어요.

 

그러나 배달 플랫폼 라이더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고용보험의 이중가입이 가능하다고 예외로 두고 있어요. 아래 3가지 상황에 해당한다면, 고용보험도 이중가입이 가능합니다. 즉 4대보험에 가입한 직장인이 배달 라이더를 부업으로 삼는다면, 첫 번째 경우에 해당해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요. 고용보험 역시 이중가입을 한다고 해서 기존 직장에 통보되지는 않아요.
 

💡고용보험 이중가입이 가능한 경우

• 직장을 다니는 ‘근로자’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도 일할 경우
• ‘특수형태근로종사자서 여러 사업장’에서 일할 경우
•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일하며 ‘예술인고용보험’ 가입자일 경우

 

 

4. 직장인의 배달 부업, 4대보험 요약!

 

정리하자면, 보험 가입 전에 배달 플랫폼 라이더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임을 먼저 인지해야 해요. 벌어들인 소득은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분류되며, 프리랜서처럼 소득의 3.3%를 원천징수한 뒤 돈을 받는 형태고요.  일반적인 직장인처럼 ‘배달 플랫폼 회사’의 소속 근로자가 되는 게 아니라는 거죠.

 

따라서 라이더는 직장가입자로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아요. 직장인은 이미 직장가입자로서 두 보험료를 월급에서 공제하고 있으니 다니는 회사에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계속 납입하면 됩니다.


한편,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서 이중가입을 할 수 있어요. 가입하더라도 다니던 직장에 통보되는 건 아니고요. 배달로 벌어들인 소득에서 두 보험료가 공제된 금액이 입금돼요.
 

 

배달로 번 돈,
세금 신고 어떻게 하나요?

 

배달로 벌 수 있는 실질적인 수입은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그리고 소득세(3%), 주민세(0.3%)를 합친 ‘소득의 3.3%’를 제외한 금액인데요. 직장 밖에서 번 돈이기 때문에 연말정산 내역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3.3%라는 세금을 미리 낸 사업소득이니 1년 동안 총수입을 파악해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하고요.

 

소소한 용돈으로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세금 신고까지 해야 한다면 내심 아쉬운 마음이 생길 수도 있는데요. 부업으로 번 돈이 월급보다 적다고 해도 세금 신고에서 예외는 아니에요. 나라에서 납세자의 진짜 총소득을 알아야, 정확한 금액으로 과세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신고 기준 금액이 있어요. 부업으로 번 소득이 ‘연 300만원’을 초과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한해 동안 부업으로 번 금액이 300만원을 넘어가면, 다음 해 5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합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해요. 종합소득세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국세청에 적발되면, 세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유의하시고요. 종합소득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살펴보실 수 있어요.
 

 

장경림 기자 [email protected]


일잘러들은 다 본다는
직장인 필수 뉴스레터, 구독 GO!
 

주간컴타 구독은 여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