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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이 이혼한대요...우리 회사 괜찮을까요?

이혼 스캔들, 가족 경영권 분쟁, 구속 사태...타격감 甲은 무엇?

2024. 06. 07 (금) 11:10 | 최종 업데이트 2024. 06. 20 (목) 08:37

 

기업을 이끄는 경영주가 구설수에 휘말리면 구성원들도 혼란에 휩싸이게 마련인데요. 경영주가 일으킨 사건이나 만행이 기업에 미치는 악영향을 가리켜 ‘오너 리스크(Owner Risk)’라고 하죠. 최근 들어 오너 리스크 관련 소식이 부쩍 자주 들려옵니다. 수조원대 메가톤급 이혼 소송, 모자(母子) 갈등, 남매 갈등, 불법행위로 인한 구속까지 장르도 가지각색이죠.

 

사생활 스캔들, 경영권 분쟁, 구속 사태 가운데 회사 구성원들의 직장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올해 상반기에 불거진 SK, 한미약품, 아워홈, 스마일게이트, SPC 등의 오너 리스크 이슈를 간단히 짚어보고 각 기업의 잡플래닛 평점 추이를 뜯어봤습니다.

 


최태원 SK 회장 이혼 소송
역대급 위자료라고?!

 

국내 재계서열 2위를 자랑하는 SK그룹은 최근 오너의 사생활로 크게 휘청이는 모습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2심 판결이 거센 파장을 불러일으킨 건데요. 5월 30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재산 1조3808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1심의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 665억원에서 20배로 늘어난 규모입니다.

 

이혼 소송 시 재산 분할 비율은 혼인 기간중 자산 형성 기여도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데요. 재판부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선경(현 SK) 회장에게 건넨 비자금 300억원이 SK의 성장에 상당부분 기여한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또한 노 관장과의 혼인 관계가 유효하던 2008년부터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내연 관계를 맺고 부정행위를 지속해온 점을 들어, 최 회장의 귀책 사유가 크다고 봤어요.

 

최 회장측은 상고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상고심을 받아들이지 않아 2심 판결이 확정된다면, 현금 마련을 위해 최 회장의 SK그룹사 보유 지분을 처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그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3000억원대에 그치기 때문인데요. 최 회장의 보유 지분중 대부분은 지주사인 SK(주)의 지분 17.73%으로, 약 2조3620억원(6월 7일 종가 기준) 규모입니다. 

 

지주사 지분을 처분할 경우 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비상장사인 SK실트론 보유 지분 29.4%를 처분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점쳐집니다. 다만,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취득 과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공정거래위원회와 행정소송 다툼을 이어가고 있어, 해당 지분을 처분하는 것 역시 쉽지만은 않으리란 전망이 나옵니다.

 

 

2018년부터 지속돼 온 최 회장의 이혼 스캔들은 구성원들의 직장 만족도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을까요? 그룹 지주사인 SK(주)의 잡플래닛 기업 평점 추이를 살펴봤습니다. 노 관장과의 이혼 소송 레이스가 시작됐던 2018년, CEO지지율은 전년대비 21%p나 감소한 47%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2020년에 80%까지 높아졌다가 다시 하한선을 그리기 시작해, 올해는 최저치인 41%에 머무르는 중입니다.

 

다만, 구성원들이 남긴 리뷰를 보면 오너의 사생활 스캔들보다는 경영 불신이 평점 하락에 더욱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번 2심 판결 전까지는 최 회장의 이혼 소송이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까닭인데요. 향후 이혼 소송의 최종 결과가 SK그룹 지배구조에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앞으로의 기업 평점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최근 등록된 리뷰에는 “안정적인 운영이 강점이나, 오너에 따라 변화의 폭이 크다”는 평이 있었고요. 올 초에는 “정치적인 목적의 사업 추진이 너무 많음. 기업의 이익이 아닌 특정 사업부 혹은 특정 사람을 위한 사업구조가 많이 존재함. 사업의 타당성 분석 및 수행가능 여부에 대한 판단이 매우 부실”하다며 날카로운 지적이 남겨졌습니다.

 


한미약품 모자(母子)갈등,
직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올초 한미약품그룹의 오너 일가는 모녀와 형제로 편을 갈라 경영권 다툼을 벌였습니다.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화학기업인 OCI그룹과의 공동경영을 추진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는데요. 이는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가 사망한 뒤 발생한 수천억원의 상속세 납부와 투자금 마련을 위해서였죠. 그러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반기를 들고 일어서면서 갈등이 본격화됐습니다.

 

결국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3월, 경영권의 향방이 정해졌습니다. 임 형제 측이 추천한 신규 사내이사 후보 5인이 과반 득표를 얻으며 이사회 9석 중 5석을 확보했고, 모녀는 사내이사 6인을 추천했으나 표결에서 모두 패배했죠. 경영권을 거머쥔 임 형제는 지분을 팔아 상속세를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임 형제뿐만 아니라 모녀 측도 상속세 납부가 시급한 만큼, 원활한 투자 유치 및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가족이 갈등을 봉합하고 합심하리란 관측이 나옵니다.

 

 

한미약품의 구성원들은 회사에 대해 어떻게 평하고 있을까요? 2017년 이후 총 평점은 5점 만점에 3점 초반대에서 큰 폭의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오너에 대한 신뢰도를 읽을 수 있는 ‘CEO지지율’의 변화 폭은 꽤 드라마틱했습니다. 임성기 창업주가 타계한 2020년 56%까지 올랐던 CEO지지율은 이래로 꾸준히 하락해 현재 40%까지 내려온 모습입니다. 2020년말부터 2021년 중반까지의 리뷰를 살펴보면 “회장님 별세 후 성장 동력에 의문”, “창업주 별세하고 나서 최고경영진 개판 됨” 등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는 글이 많았는데요.

 

지난해부터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른 최근에 이르기까지는 집안싸움에 대한 불만이 한층 직접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맨날 업계 최대실적이라고 자랑만하고 직원들은 챙기지도 않으며 집안싸움 왜이리 티내는 건지”, “정말 능력있는 전문 경영인으로 교체되지 않으면 희망이 없습니다”, “경영진이 진정으로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고 직원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음” 등 회의적인 리뷰가 올라왔어요.

 


아워홈, 남매간 경영권 갈등에
늘어나는 건 직원들 한숨뿐?

 

범LG가인 종합식품업체 아워홈은 최근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이 경영권을 잃으면서 남매 갈등 히스토리가 다시금 주목 받았습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오너일가 4남매 중 막내로, 2021년부터 아워홈의 대표이사 자리를 맡아왔는데요. 지난 달 열린 아워홈 임시주주총회에서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함에 따라, 구지은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 2021년, 보복운전 및 횡령·배임 혐의를 안고 동생들에게 떠밀려 아워홈 대표직에서 해임됐던 인물입니다. 비상장사인 아워홈의 지분을 38.56% 가지고 있죠. 최근 19.28%의 지분을 가진 장녀 구미현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서면서, 구본성 전 부회장은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되찾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들은 둘의 몫을 합친 57.84%의 지분을 사모펀드 운용사에 팔아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원들은 길게 이어져온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아워홈 기업 평점은 2017년 이래 2점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CEO지지율 역시 꾸준히 하락세를 거듭중입니다. 지난해 20%까지 떨어진 지지율은 현재 29%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워홈의 기업 평점에서 가장 자주 언급된 단점 키워드는 ‘경영진’이었습니다. 최근 남겨진 리뷰에는 “오너들간의 싸움으로 조직의 리더급들도 살아 남겠다고 눈치보며 편이 갈리는 상황 때문에 조직문화의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잇따랐고요. 한 구성원은 “집안 CEO 경영권 싸움으로 인해 모든 채용과 투자가 올스톱 상태”라며 내부 상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SK보다 큰 거 온다…!
스마일게이트 이혼 소송

 

이혼 소송이 현재진행형인 오너는 최태원 SK 회장뿐만이 아닙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도 최근 본격적인 이혼 소송 절차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권 CVO는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주이자, 포브스가 발표한 2024 대한민국 부자 9위에 이름을 올린 거물입니다. 개인 자산 추정액만 해도 5조원대에 이르죠.

 

재계에서는 권 CVO의 이혼 소송에서 SK보다 더 큰 규모의 재산분할이 오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아내인 이 씨와 스마일게이트를 공동으로 창업했기 때문인데요. 창업 당시 권 CVO와 이 씨의 지분은 각각 70%, 30%였습니다. 첫 창업 실패로 자금난에 시달릴 때 이 씨의 집안에서 재정을 지원한 것으로도 알려졌고요. 이후 이 씨가 임신으로 경영에서 잠시 물러났을 무렵, 권 CVO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를 지주사로 전환하며 이 씨의 지분을 매각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뒤, 매각했던 지분을 다시 인수해오면서 권 CVO가 스마일게이트의 지분 100%를 확보하기에 이르렀죠. 이 씨는 경영에 복귀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지만 권 CVO가 이를 받아들여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지분 50%를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요구가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약 5조원 규모에 달하는 재산분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잡플래닛 기업 리뷰를 살펴봤습니다. 올해 들어 총 평점이 크게 주저 앉은 모습인데요. CEO지지율도 역대 최저치인 47%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SK와 마찬가지로 오너의 사생활 스캔들보다는 리더십과 업무 환경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등록된 리뷰는 “임원급에서 적절한 의사 결정과 책임 지는 역할이 필요할 것 같다”, “정치와 감정싸움 일 진행이 결정권자 기복에 따라 예측 불가해 개인적으로 매우 피곤한 환경”, “수준 이하의 경영진과 오래된 직원들의 텃세, 회사 매출/이익 수준에 비해 낮은 계약연봉”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노조 탄압 의혹,
SPC 회장 구속 사태

 

마지막으로 살펴볼 오너 리스크 사례는 바로 종합식품기업인 SPC그룹의 허영인 회장 구속 사태인데요.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들에게 노동조합 탈퇴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SPC그룹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허 회장의 지시 하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를 강요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각 사업장에 ‘탈퇴 실적’을 채우라고 지시한 정황, 사측에 우호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노조 조합원을 확보하도록 지원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SPC그룹은 지난 2022년 10월, 2023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제조 공장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데요. 이번 노조 탄압 혐의까지 더해지면서 오너 리스크가 극에 달했습니다. 

 

 

잇따른 오너 리스크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자, 구성원들의 직장 만족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모습입니다. 잡플래닛 기업 리뷰에서는 최근 불거진 사태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2018년 50%였던 CEO지지율은 올해 들어 25%까지 감소했습니다. 구성원들은 “오너 리스크는 줄여주시고 노동자 사망사고도 신경써 주세요”, “직원과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회사, 기업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 “경영진 리스크가 회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최근 여러 사태를 통해 깨달음” 등 문제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올해 주요 오너 리스크 사건들과 함께 잡플래닛 평점을 살펴보니, 직원들은 대체로 오너의 사생활 스캔들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인데요. 경영권 분쟁이나 기업 이미지 타격으로 인한 실적 악화 등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오너 리스크로 인한 경영 비상 사태에 “전문 경영인 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셌습니다. 위기에 빠진 기업들은 직원들의 간절한 외침에 어떻게 부응할까요?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볼 일입니다.

 

 

박지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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