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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민희진 혈투, 그리고? 24년 상반기 핫이슈5

이것만 알면 2024년 상반기 주요 기업 이슈 파악 끝!

2024. 06. 26 (수) 15:12 | 최종 업데이트 2024. 07. 01 (월) 23:18

 

아니, 이게 다 6개월 동안 생긴 일이라고? 

 

2024년 상반기에 벌어진 사건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여러분도 아마 이렇게 느끼실 겁니다. 시끌벅적한 이슈들이 유독 많았거든요. 특히 경제·산업 분야에서 우리를 분노케 하거나 놀랍게 하거나, 혹은 흥미롭게 만드는 일들이 여럿 발생했어요.

 

그 많은 이슈 중에서도 업계 안팎을 요동치게 만든, 굵직한 사건 5가지를 엄선했습니다. 지금까지의 히스토리는 물론이고, 향후 전망까지 짚어 봤어요. 하나하나 살피다 보면, 올 하반기엔 어떤 흐름이 이어질지 짐작해 볼 수 있을 거예요. 

 

 


일본 라인야후의 네이버 끊어내기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네이버가 일본 정부로부터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요구 받아 논란이 일었어요. 라인야후는 일본의 국민 메신저인 ‘라인’의 운영사로,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합작법인인 A홀딩스 산하에 있습니다. 일본 현지에서는 한국 기업의 지분 비중이 크다는 이유로 라인의 국적을 놓고 이전부터 논쟁이 이어져 왔는데요.

 

작년 11월, 라인의 사용자 정보를 관리하는 네이버클라우드가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일본 정부는 네이버에게 관리를 위탁하는 구조가 보안상 취약하다고 문제 삼으며, 네이버와 라인야후 지분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두 차례에 걸쳐 행정지도를 내렸어요. 

 

5월 8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는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며 네이버에게 경영권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했습니다. 사실상 일본 정부의 지시로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압박한 겁니다. 같은 날, 라인야후 내 유일한 한국인 이사이자 라인을 직접 개발한 신중호 전 라인야후 CPO(최고제품책임자)는 해킹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사회에서 물러났습니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각각 50%씩 가지고 있어, 조금이라도 지분이 넘어간다면 네이버는 라인야후 경영권을 잃게 됩니다. 네이버 노동조합은 라인에 투입된 기술과 노하우까지 뺏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매각에 결사반대하고 있어요.

 

🔗논란의 라인야후, 한국 라인 직원은 ‘고용 불안’

 

🔭향후 전망은?

라인야후 사태는 현재진행형입니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 관계당국 등과 여러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에요. 우선, 라인야후가 오는 7월 1일까지 일본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에는 지분 매각 관련 내용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소프트뱅크 측은 6월 2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네이버와 계속 협의하고 있으며, 상대(네이버)가 있기 때문에 최종 합의 시기에 대해 명확히 답변할 수 없다”고 답해, 협의가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비쳤어요.

 

일본 정부의 요구대로 지분 매각이 이뤄진다면 일본 시장 내 사업 인프라를 잃게 되는 것은 물론, 라인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동남아에서도 사업 입지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한편으로는, 네이버가 지분 매각으로 미래 AI 사업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어 오히려 이점이 크다는 의견도 있어요.

 

 

 
하이브-민희진 “배임 OUT vs 표절 OUT”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하이브와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심각한 갈등을 일으킨 사건이에요. 하이브는 지난 4월, 민 대표가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며 내부 감사에 나섰어요. 이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민 대표 해임안을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민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2시간 15분에 걸쳐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했습니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중 하나인 빌리프랩이 신인 걸그룹 아일릿을 데뷔시키며 뉴진스를 카피했다고 문제 삼자, 하이브가 본인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워 쫓아내려 한다고 주장했어요.

 

민 대표 측은 해임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어요. 법원은 민 대표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지금으로선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며, “해임 사유가 없는 한, 하이브의 해임 의결권 행사는 주주 간 계약 위반”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하이브와 민희진이 맺은 주주 계약에는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 설립일인 2021년 11월 2일부터 5년간 어도어 대표이사·사내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유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어요.

 

민 대표는 가처분 인용 직후 2차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와 화해할 뜻이 있음을 밝혔지만, 하이브 측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향후 전망은?

하이브가 민 대표의 배임 혐의를 확실하게 밝혀내지 않는 이상, 당장 민 대표를 해임하기는 어려워요. 가처분 인용 당시, 법원에서 “강제 해임 시 민희진 대표가 입게 될 손해 등을 고려해 2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명령했거든요. 민 대표는 현재 어도어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하이브 측 인사 3명이 어도어의 사내이사로 신규 임명돼, 내부에서 민 대표에 대한 견제를 이어갈 걸로 보여요.

 

민 대표 배임 혐의 관련 경찰 조사는 현재 진행 중입니다. 경찰은 최근 어도어 관계자를 불러내 피고발인 조사를 실시했어요. 빌리프랩 역시 업무방해, 명예훼손 혐의로 민 대표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해, 당분간은 민 대표와 하이브 측의 법정 공방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최태원 회장 이혼 소송 2심 판결에 SK그룹도 휘청?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지난 5월 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2심에서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액 1조33808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어요. 이로써 최 회장이 건네야 할 위자료와 재산분할액이 1심 판결에 비해 약 20배 늘어났어요.

 

혼인 중 재산 형성 기여도에 대한 해석이 판결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데요. 재판부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선경(현 SK) 회장에게 건넨 비자금 300억원이 SK의 성장에 상당부분 기여했다고 봤어요. 또한 노 관장과의 혼인 관계가 유효하던 2008년부터 최 회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내연관계를 지속해 온 점을 들어, 이혼에 최 회장의 책임이 크다고 판단했어요.  

 

최 회장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상고를 통해 재산분할 액수를 바로 잡겠다고 밝혔어요. 재판부가 주식가치를 잘못 산정해 노 관장의 내조 기여를 과다하게 계산했다는 주장이에요.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설명 자료를 내고 “사소한 오류일 뿐, 판결에는 변함이 없다”고 단호하게 대처했어요.
 

🔭향후 전망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은 대법원까지 이어지게 됐어요. 대법원이 1, 2심 법리 해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사건을 파기 환송할 경우, 고등법원에서 다시 다퉈볼 수 있어요. 반대로, 상고를 기각한다면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됩니다.

최 회장이 보유한 현금 자산은 3000억원대로 2심에서 판결한 재산분할액을 부담하기에 충분치 않습니다. 2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처분해야할 수 있어요. 최 회장의 주식 자산은 대부분 지주사인 SK(주)의 지분 17.73%에 몰려 있는데요. 이를 매각한다면 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최 회장은 SK그룹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처분해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룹 전반의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SK그룹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어요. SK는 그룹 전반 사업·투자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분야를 정리할 계획입니다. 현재 SK이노베이션, SK E&S를 합병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공정위-쿠팡 “과징금 1400억 내 vs 그럼 로켓배송 못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쿠팡에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했어요. 쿠팡이 자사 제품(PB)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 순위를 조작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리뷰를 올리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는 지적입니다. 공정위는 “쿠팡 상품이 입점사 타 상품보다 우수하다고 오인하게 만드는 부당한 방식으로 구매를 유인했다”고 꼬집었어요.

 

쿠팡은 거세게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검색 순위를 조정한 건 불공정거래가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서도 흔히 행하는 ‘상품진열’ 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에요. 쿠팡 측은 행정소송을 통해 부당함을 적극 소명하겠다며 “공정위가 이러한 상품 추천 행위를 모두 금지한다면 우리나라에서 로켓배송을 포함한 모든 직매입 서비스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어요. “전 국민 100% 무료 배송을 위한 3조원 물류투자와 로켓배송 상품구매를 위한 22조원 투자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향후 전망은?

공정위는 내달 중 심의의결서를 통해 최종 과징금 부과액을 확정 지을 예정입니다. 심의 결과에 따라, 향후 이커머스 업계에서 PB 노출이 한층 보수적인 방식으로 재편될 수 있어요.

 

한편, 플랫폼 업계에서 해외보다 국내 기업을 더 규제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공정위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전자상거래법,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이들 기업에 대한 조사는 각각 이달 말, 7월 중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공정위의 칼날이 유통 플랫폼 업계 전반을 향하리란 예측도 제기됩니다.

 

쿠팡은 20일 개최 예정이던 부산 첨단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며 공정위 시정명령에 대해 강한 반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어요. 공정위와의 갈등이 이어진다면 경기 이천, 경북 김천, 충북 제천 등에 들어설 쿠팡 물류센터의 착공 일정까지 덩달아 연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무신사 창업주 3년만 경영 복귀, 패션 플랫폼 업계 지각변동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경영에서 물러났던 조만호 무신사 창업주가 3년 만인 지난 3월 말 총괄대표 자리로 복귀했어요. 그는 2021년, 남녀차별 논란에 휩싸여 대표직에서 사퇴했던 인물입니다. 여성에게만 할인 쿠폰을 발행하고, 이벤트 포스터에 남성 혐오를 상징하는 손모양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었죠. 그간 조 대표는 막후에서 이사회 의장 역할만을 수행해 왔는데요. 회사가 2023년 8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자 발빠르게 복귀를 결정했습니다. 무신사가 적자를 낸 건 창사 이래 지난해가 처음이었어요.

 

조 대표가 다시 지휘봉을 잡은 뒤 무신사는 크고 작은 변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중이에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최근 기존 PC 전용 웹 화면 지원을 종료하고 모바일 웹 버전으로 개편했어요. 무신사 측은 PC와 모바일 양쪽에서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개선 작업이라고 밝혔지만, PC 웹 화면을 별도로 운영하는 데 따르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복귀 직후인 지난 4월에는 나이키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식 브랜드관을 오픈했어요. 최근에는 입점 브랜드와 상품을 공동 기획해 독점 판매하는 ‘무신사 에디션’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독점 상품 출시는 타 플랫폼과 차별화 된 품목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고객의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죠.

 

🔭향후 전망은?

무신사는 최근 <월 5400원에 익일 배송(항상)+무료 교환(월 1회)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유료로 이용하시겠습니까?>라는 내용의 고객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유료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시장 반응을 살피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조 대표 복귀 후 무신사의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수익성 개선’이라는 목표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입니다.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9931억원을 달성한 명실상부 패션 플랫폼 업계 1위인 만큼, PC 웹 화면 지원 종료와 구독형 서비스 출시 검토 등의 파격 행보는 타 패션 플랫폼에도 파급 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요.

 

 

 

 박지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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