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조건으로 스톡옵션, 과연 이득일까?

‘장기 근속 시 스톡옵션 부여’
'정규직 입사자 전원 스톡옵션 지급’

‘우수 성과 직원 스톡옵션 보상’

이직을 시도하기 위해 여러 채용공고를 들여다보면 복지·혜택으로 ‘스톡옵션’을 제시하는 회사들이 자주 눈에 띄죠. 처우 협의 단계에서 연봉 대신 스톡옵션을 제안할 때도 있고요.

일종의 보상이라고 하니 좋은 건가보다, 대충 짐작만 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채 넘어갔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어요. 경우에 따라서는 스톡옵션 행사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대체 스톡옵션이란 게 정확히 뭔지, 스톡옵션을 제안 받으면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알아봤어요.

스톡옵션, 그게 뭔데?

예시를 통해 개념을 익혀 볼까요? 회사는 A씨에게 ‘스톡옵션 행사 시점에 1주당 1000원으로 회사 주식을 1만주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줄게!’라고 미리 약속합니다. 이후 시간이 흐르고 회사가 착실히 성장해 시장가격이 주당 6000원으로 높아져요. A씨는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당 1000원×1만주=1000만원’으로 주식을 매수한 뒤, ‘주당 6000원(시가)×1만주=6000만원’의 가격에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합니다. 1000만원에 산 주식을 6000만원에 판 A씨는 총 5000만원의 차익을 거두게 됩니다.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직원은 회사의 주가가 가파르게 높아질수록 더 큰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요. 그러니, 회사가 더 쑥쑥 성장하라고 열심히 일하게 되겠죠. 회사가 입사 조건으로 스톡옵션을 내거는 이유는 크게 3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어요.

👍 임직원이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도록 동기부여한다.
👍 당장 높은 급여를 지급할 능력이 없을 때 우수 인재 영입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 임직원의 근속기간을 늘릴 수 있다.

그럼 스톡옵션은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무조건 ‘윈윈(Win-Win)’이지 않느냐고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무슨 얘기인지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 볼게요.

스톡옵션 준다고?
이건 꼭 알아두세요!

위에서 살펴봤다시피, 스톡옵션은 회사 주식을 유리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거예요. 따라서, 스톡옵션을 부여한다고 해서 주식 자체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스톡옵션을 제안 받았을 땐 여러가지 조건들을 고려해야 하는데요. 꼭 알아둬야할 사항들을 살펴 볼게요.

① 회사가 스톡옵션 효력 발생을 위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회사가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요. 그렇지 않은 경우, 스톡옵션 부여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으니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먼저, 회사 정관*에 스톡옵션 부여와 관련된 조항들이 명시되어 있어야 해요. 회사는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사안에 대하여 적법한 절차를 거쳐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받아야 합니다. 특별결의가 이뤄진 날로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야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하므로, 행사 개시일을 알기 위해선 결의일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관: 회사의 설립, 조직, 업무 활동 등에 관한 기본규칙을 정한 문서

② 스톡옵션을 행사하려면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주총 결의를 통해 실제로 스톡옵션이 부여됐더라도, 스톡옵션을 추후 행사하기 위해선 계약서 작성이 필요합니다. 특히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 회사가 주식을 새로 발행해서 주기로 했다면, 회사는 신주 발행, 즉 ‘유상증자’를 위한 등기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요. 이때, 이 스톡옵션 계약서가 필수 서류로 첨부되어야 해요. 

신주발행형이 아니라, 행사 이익을 현금으로 받는 차액정산형이나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증여 받는 자기주식교부형 스톡옵션이라고 해도,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계약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관련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스톡옵션 계약은 당사자간 합의가 이뤄졌더라도 법적 효력이 없어요. 계약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제대로 적혀 있는지 꼭 확인해 보세요.

③ 2년 이상 재직해야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나라 상법에서는 스톡옵션이 결의된 주주총회일로부터 2년 이상 재직한 임직원만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2024년 3월에 스톡옵션 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주주총회 의결이 같은 해 6월에 이뤄졌다면 그로부터 2년 뒤인 2026년 6월이 지나야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2년은 법에서 정한 ‘최소 기간’이어서 회사가 더 길게 기한을 정할 수 있습니다. 3년 또는 4년, 5년 이상 재직해야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못박아둘 수도 있다는 거죠. 행사 가능 일정도 단계별로 정해둘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면서 3년 이후 50주를 행사할 수 있고 이후 1년이 지날 때마다 25주씩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하는 겁니다.

계약서에 명시된 행사 가능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할 경우에는 스톡옵션 부여가 취소됩니다. 따라서, 회사에 2년 이상 재직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스톡옵션을 받는 게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어요.

그러나 미국 등 해외에 본사를 둔 회사의 스톡옵션은 조건이 다를 수 있습니다. ‘2년’이라는 최소 재직 기간이 규정된건 어디까지나 국내 법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죠. 미국의 경우, 스톡옵션 행사 기간을 회사와 개인의 계약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스톡옵션 부여 후 1년이나 6개월이 지나면 행사할 수 있는 조건으로도 진행이 가능합니다.  
 

④ 주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스톡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에 주식을 살 권리라고 했는데요. 행사가는 스톡옵션을 부여한 시점의 시가 또는 액면가* 중 더 높은 금액보다 낮게 책정할 수 없어요. 예컨대, 스톡옵션 부여 시점의 주식 시가가 8000원, 액면가가 5000원이라면 행사가는 최소 8000원 이상으로 정해야 한다는 뜻이죠. 예외로, 벤처기업은 스톡옵션으로 얻는 이익이 1인당 5억원 미만일 경우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어요. 단, 액면가보다는 높아야 합니다.

이렇게 정해진 행사가가 스톡옵션 행사시점의 시가보다 낮다면 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회사가 성장하지 못해 주가가 기존보다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이렇게 되면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때는 스톡옵션 행사를 포기하는 방법도 있어요. 스톡옵션으로 확실히 이득을 얻고 싶다면, 앞으로 회사가 성장할 가능성이 큰지 충분히 들여다봐야 하겠죠.

⑤ 세금 부과액을 고려해야 한다
 

재직 중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얻은 차익에 대해서는 근로소득에 포함하여 급여에서 원천징수로 세금을 떼게 됩니다. 납세대상 연도의 연봉이 5000만원이고 스톡옵션 행사차익 1000만원이라면 총 6000만원에 대해 과세표준에 따른 세금이 매겨집니다. 스톡옵션 행사로 받은 주식을 매도하는 시점에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고요. 

따라서,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는 세금을 고려하여 실제로 거둘 수 있는 이익이 어느 정도일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좋아요. 특히 행사차익은 주식 매수로 인한 지출만 발생하고 현금 유입이 없는데도 납부할 세금이 생기게 되는 것이어서, 통장 상황을 유심히 살펴 봐야 합니다.

스톡옵션 부여 당시 회사가 벤처기업이었다면, 아래와 같이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혜택은 대부분 특례이기 때문에 소급 적용되지 않아요. 스톡옵션을 부여 받고 행사하고 매도한 시점에 따라서 특례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니, 시점에 따른 특례 내용을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박지민 기자 [email protected]

 

입사 시 스톡옵션 부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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