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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예수님? 뷰티화장품, 종교 강요 논란
[지금 이 회사는][종교편]① "회사 아닌 교회"vs"사실 무근"
2020. 06. 29 (월) 11:18 | 최종 업데이트 2020. 07. 02 (목) 09:44
"회사 정문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실수했다는 걸 느끼게 해 주는 곳."

충청북도 음성에 위치한 화장품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DM(제조 업체 개발 생산) 전문 기업 '뷰티화장품'의 잡플래닛 리뷰 중 일부다. 아이 패치, 마스크팩 등을 주력 상품으로 삼는 뷰티화장품은 국내 시장은 물론 국제 뷰티 브랜드 '세포라'에도 제품을 납품하는 강소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꽤 잘나가는 듯한 뷰티화장품이 왜 이런 리뷰를 받게 됐을까. 사실 뷰티화장품이 진짜 내세우는 건 따로 있다. 홈페이지 조직도 가장 위에는 익숙하지만 어색한(?) 이름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데, 바로 '예수님'이다. 오한선 대표는 CBS, C채널 등 개신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예수님이 회장인 기업'을 공개적으로 표방해 왔다. 본사 건물 외벽에는 성경 구절과 함께 "예수로 세팅하자"는 문구를 크게 써 붙여 놓기도 했다.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는 예배가 진행된다. 오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근무 시간에 예배한다. 그렇게 하니까 다 참석하게 되고 소란스러워도 진행은 됐다. 3개월이 지나니까 모든 것이 잠잠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잡플래닛 리뷰에서 보이는 회사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근무 시간에 예배 참석…안 믿으면 부당 해고"
뷰티화장품의 전(前) 직원이라고 밝힌 이들 중 일부는 회사를 '교회 같다'고 평했다. 예배 참석은 물론, 특정 종교를 가지라고 강요한다는 것이다. 한 전 직원은 리뷰에 "페이를 적게 주든 야근·특근을 많이 시키든, 이런 것은 다른 데서도 볼 수 있는 평범한 특징. 하지만 종교적 강요만큼은 답이 없음"이라고 썼다.

전 직원이라고 밝힌 또 다른 직원은 리뷰에 "수요 예배 시간에는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참석해야 함. 노동부장관이 와도 하겠다는 의지가 있음"이라고 썼다. 그는 "매일 종교 강요 카톡 하는 부서장이 있다"며 장문의 한탄을 남겼다.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이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종교 활동 하는 자는 승진, 보상 등 여러 직무적인 혜택이 있으며 비종교인들에게는 종교 강요, 부당 해고 등의 불이익을 제공", "믿지 않으면 계속 사원이고 3개월만 일해도 기독교 믿으면 승진한다" 등의 리뷰도 있었다.

면접 후기에도 '기독교인이면 무조건 합격'이라는 언급이 많았다. 한 면접 경험자는 "기독교 회사고 근무 시간에 예배를 드리는데, 동의 못 하면 입사 자체가 안 된다고 함. 기독교인이면 바로 채용하는 거 같음. 여태 면접 본 곳 중에서 제일 이상한 곳이었음"이라고 썼다.

'회사 워크숍' 명목으로 개신교 기도원 수련회에 참석하는 일정이 있었고, 참가자에게만 '교육 훈련비' 명목으로 급여를 별도 지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 직원이라고 밝힌 이들은 2018년 쓴 리뷰에서, 한 유명 기도원을 언급하며 3박 4일 일정으로 '기독교 수련회'를 다녀 왔고, 자율 참여이긴 했으나 참가자들에게만 수당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소위 '불량'이 발견되면, '하나님 앞에 죄짓는 것'이라며 책임을 직원에게만 돌린다는 언급도 있다. 현 직원이라고 밝힌 이는 관리자급이 "불량 내는 직원은 악마"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썼다.
◇ 오한선 대표 "종교 강요한 적 없어…사실 아니다"
오한선 대표는 지난 6월 17일 열린 사내 수요 예배에서 '예배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교 도중 "혹시 내가 (직원들) 전부 예배에 나와야 한다고 강요하던가? 내가 요구는 하지만 강요는 안 한다. 오늘도 다 나온 것 아니다. 강요 안 한다. 왜? 성경 제일 마지막 구절이 무엇이냐면,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모든 자에게 있을지어다.' 하나님이 선포해 놨다. 누구든지 예수 믿으면 구원받는다 해 놨지만, 믿고 안 믿고는 자유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컴퍼니 타임스는 전·현 직원들이라고 밝힌 이들이 제기한 의혹에 관한 뷰티화장품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사내 예배 전 직원 참석 △종교 강요 및 차별 △교육 훈련비 부당 지급 △직원에게 ‘마귀' 폭언 등 의혹 제기가 사실인지 물었다.

메일로 직접 답변한 오 대표는 제기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사내 예배 참석에 관한 불만이 없느냐'는 질문에 "불만 없다.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종교가 없는 직원들에게 카카오톡으로 종교 강요 메시지를 보낸 상사가 있다는 제보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승진·고용 관련 차별이 있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워크숍 명목으로 진행된 '기도원 수련회'에 참석한 이들에게만 '교육 훈련비'를 지급했다는 의혹에는 "수련회 기간에 전(全) 직원 휴무했고, 원하는 직원만 수련회에 참석했다"고 답했다. '교육 훈련비'를 지급했는지 재차 물었지만, 그는 답변하지 않았다. "불량 (제품)은 하나님 앞에 죄짓는 것", "불량 내는 직원은 악마" 등의 폭언도 없었다고 했다.
◇ 전문가 "종교 강요 '직장 내 괴롭힘' 해당할 수 있다"
종교 강요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을까? 직장 내 괴롭힘을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했는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벗어난 지시 등이 있었는지 △그로 인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가했는지 또는 근로 환경이 악화했는지 등 기준에 해당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

신형지 공인노무사는 뷰티화장품에 제기된 종교 강요 의혹이 사실이라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 노무사는 "종교를 권유할 수는 있지만, 일정 범위를 넘어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업무에 편승하여 종교가 강요된다면 이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상 명시된 기본권이기에, 지속된 강요는 다른 신앙을 가진 직원들이 충분히 정신적 고통을 겪을 수 있는 행위"라고 말했다.

워크숍 명목의 수련회에 참석한 직원들에게만 수당을 지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한 처우'를 위반한다고 볼 수 있다"고 봤다. 신 노무사는 "만약 회사에서 안내하고 고지한 직원 교육 프로그램이 '기도원 수련회' 참석밖에 없었고, 참석자들에게만 일정 수당이 지급됐다면 이는 신앙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 노무사는 "조직 문화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 조직 입장에선 '문화'겠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괴롭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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