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부터 하이브까지, 2024년 핫했던 기업 이슈5
[2024년 연말결산]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주요 기업 소식
2024년, 신문 1면과 각종 매체를 뜨겁게 달구며 주목받았던 기업 이슈 5가지를 되짚어봅니다. 이 중에는 기업에 큰 위기를 가져다준 사건도, 임직원 모두 웃게 만든 희소식도 있었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기업들의 굵직한 사건이 각 기업과 업계 전반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각 이슈의 자세한 히스토리와 현재 상황까지 함께 담았습니다. 제목 속 키워드를 따라가기만 해도 한 해 동안 뜨거웠던 국내 기업들의 소식을 다시 한번 정리하실 수 있을 거예요.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이커머스 업계 휘청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지난 7월, 티몬과 위메프에서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판매자와 소비자는 물론, 관련 업계 전반에도 도미노 피해가 확산된 사건인데요. 티몬과 위메프의 환불 및 정산 지연 문제는 모회사였던 큐텐 그룹의 무리한 확장과 재정 악화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큐텐은 자회사이자 물류 기업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공격적인 인수 합병을 추진해 왔어요. 무리한 사세 확장에 결국 현금 유동성 위기를 불러오고 말았죠.
위기의 조짐은 지난해부터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23년 10월부터 티몬과 위메프는 정산주기를 주 단위에서 월 단위 간격으로 늘리고, 정산대금 지연이 비정기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거든요. 결국 2024년 7월, 두 회사는 정산대금 무기한 지연을 선언하고 말았고요.
이 사건으로 인해 판매자와 소비자 양측의 피해는 셀 수 없이 커졌습니다. 물건을 판매하던 대기업 유통사들은 계약을 취소하고, 여행사들도 항공권과 호텔 예약 등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많은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판매자들은 판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죠. 두 회사 직원들의 퇴사도 이어졌는데요. 퇴직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관할 노동청에 진정이 잇따르기도 했습니다.
🔗티몬·위메프 사태, 내부 분위기는? 잡플래닛 리뷰 보니
🤔현재 상황은?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지 다섯 달 가까이 지났지만, 피해 복구는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은 티몬과 위메프뿐 아니라, 시장참여자로서 판매사와 PG사(전자결제대행사)들도 함께 책임을 지고 결제 대금 환급에 나서라는 집단분쟁조정 결과를 내놨는데요. 티몬과 위메프가 피해액의 전액을 물어줘야 하지만, 법원 회생 절차를 밟는 중이라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책임분담률에 따른 환급 비율을 각 사에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판매사와 PG사들이 환불 책임에 대해 수용할지 미지수입니다. 이번 조정 결과는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판매사와 PG사가 결과에 수용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들은 민사소송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피해 소비자 단체는 사건 당사자들이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당국에 적극적인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위원장, SM엔터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지난 8월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이 사건은 2023년 2월 발생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경영권 분쟁에서부터 시작되는데요. SM엔터의 지배 구조 재편 과정에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 공개매수에 나서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죠. 카카오 그룹과 경영권 경쟁을 한 하이브는 결국 SM엔터의 경영권 인수를 포기했고요.
문제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게 된 겁니다. 당시 하이브는 SM엔터의 주식을 1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이었는데요. 검찰은 카카오 측이 하이브의 SM엔터 인수를 막기 위해, 2400억원을 투입해 시세가 12만원보다 높게 형성되도록 조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재판에서는 김 위원장이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 받고 승인했는지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고요.
카카오 그룹은 2023년 11월, 그룹에 찾아온 일련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한 상황이었습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위원장을 맡아 계열사를 정리하며 기업 쇄신을 하겠다고 발표했고요. 그러나 수사 착수가 이뤄진 지 8개 월여만에 김 위원장은 구속됐고, 그의 공백으로 카카오 그룹은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카카오 계열사들은 대주주의 사법 리스크로 한때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벼랑 끝 카카오 구원 나선 김범수...직원들 평가는?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구속된 지 3개월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증인 및 참고인 접촉 금지 등 조건이 걸렸지만,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었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재판은 진행 중입니다. 김 위원장은 “한 번도 불법적이거나 위법한 거래를 승인한 적 없다”고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또한 “검찰에서 '카카오 측'이라고 하면서 제가 하지 않은 수많은 것들을 얘기해 답답하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가장 최근 진행된 12월 재판에서는 핵심 증인으로 채택된 김기홍 전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습니다. 검찰이 핵심 증거로 주장한 김 위원장의 발언, SM엔터를 “평화적으로 가져오라”라고 한 말을 두고, 김 전 CFO는 "인수 여부와 별도로 평화롭게 진행하라는 의도로 이해했다"며 검찰의 해석에 반박해 여전히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 한국 콘텐츠 기업 최초 美 나스닥 상장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지난 6월, 네이버웹툰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습니다. 한국 콘텐츠 기업 최초로 나스닥 상장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는데요. 네이버웹툰은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 정통 기업으로, 2017년 네이버 사업 부서에서 독립법인으로 분사해 성장해왔습니다. 미국 진출을 위해 네이버의 자회사이자, 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세워 북미 시장에 진출했고요.
한국 정통 기업인 네이버웹툰이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자, 미국 주식 시장으로 발길을 돌린 이유와 향후 전망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은 두 가지 이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큰 세계 최대의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자본 조달이 가능하고요. 무엇보다 한국에서 시작한 ‘웹툰’이라는 콘텐츠와 ‘네이버웹툰’이라는 회사가 글로벌 인지도를 쌓을 수 있고, 기업은 나스닥 상장 기준에 통과했다는 신뢰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사원에서 CEO가 된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콘텐츠 회사이자 플랫폼 회사로 100년 넘게 가는 기업을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내비쳤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전세계 만화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통 콘텐츠 기업이 단단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현재 상황은?
나스닥 상장 후 반년이 흐른 지금, 네이버웹툰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상장 이후 처음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아 주가가 40% 이상 떨어졌는데요. 이에 주주들은 집단소송 움직임이 보이기도 했어요. 웹툰엔터테인먼트가 기업공개(IPO) 당시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부정적인 정보를 고의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입니다. 현재는 대표자 선정 문제로 소송이 중지된 상태입니다. 다만, 여전히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요. 상장 첫날 23달러였던 주가는 현재 13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입니다.
하이브 vs 민희진 전 대표, 끝나지 않는 갈등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은 지금까지도 각종 매체와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 7개월간 경영권 다툼 등 여러 주제로 공방을 벌여왔는데요. 이 사건은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의 경영권 찬탈 시도’를 주장하고, 민 전 대표가 기자회견으로 반박하며 시작됐습니다.
하이브는 지난 4월, 민 전 대표와 어도어의 임원들이 하이브의 경영권을 탈취하고 뉴진스를 하이브로부터 빼내기 위해 부정한 시도를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어도어에 당시 민희진 대표의 사임 요구 서한을 발송, 어도어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들어갔죠. 하지만, 민 전 대표는 해임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기자회견을 통해 “하이브의 불법적인 감사로 고통을 당했다”고 주장했고요. 법원은 민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대표직을 유지하게 됐는데요. 이에 민 전 대표는 2차 기자회견을 통해 화해의 의사를 밝혔지만,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이후에도 양측의 폭로전은 계속돼 왔습니다. 민 전 대표가 사내 성추행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과 뉴진스 멤버들을 비방했다는 의혹이 연달아 터졌죠. 이후 하이브는 어도어 이사회를 재편하여 민 전 대표를 대표에서 해임하고 사내이사로 재선임, 김주영 사내이사를 어도어의 새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민 전 대표는 자신을 어도어 대표로 재선임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민 전 대표는 하이브에서 떠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현재 상황은?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떠난 뒤, 뉴진스도 같은 행보를 보이며 어도어와 갈등 중인 상황입니다. 뉴진스는 민 전 대표의 복귀 등을 요구하며 내용증명 보냈고, 요구사항이 시정되지 않으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죠. 이후 뉴진스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서신을 받은 뒤 14일 내 위반사항을 시정하지 않았기에 더 이상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로서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현재 뉴진스는 어도어에서 나와 민 전 대표와 독자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데요. 어도어 측은 뉴진스와의 전속계약이 유효함을 증명하기 위한 전속계약유효확인 소송을 법원에 제기한 상태입니다. 뉴진스의 계약 해지 주장은 일방적이며, 해지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건데요. 이번 전속계약유효확인 소송은 절차에 따라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제치고 실적 최고치 고공행진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올해 반도체 시장에는 지각변동이 있었습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 중 만년 2위로 평가받던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DS)의 실적을 제친 건데요. SK하이닉스는 2024년 3분기,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실적을 넉넉히 웃돌았어요.
두 기업의 실적 반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시장에 대한 간단한 이해가 필요한데요.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사용된 D램, 낸드플래시를 제조하며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온 기업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새롭게 부상한 AI 메모리 시장에서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했죠. 반면 SK하이닉스는 AI메모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제조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 반도체 시장에서 굳건히 자리 잡게 된 겁니다. HBM의 수요 증가뿐 아니라 기업용저장장치(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요.
올해 삼성전자를 처음으로 제친 SK하이닉스는 사실 국내에서 HBM 개발이 진행되지 않았던 2009년부터 자체 개발에 착수해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요. 2013년엔 세계 최초의 HBM 개발 타이틀을 차지했고요. 최근 2~3년간 AI 산업이 급격히 확장되자 15년 이상 개발에 집중한 결과가 빛을 보게 된 것이죠. 올해는 엔비디아에 5세대 제품인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은?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높은 마진이 보장되는 HBM을 집중 생산할 계획입니다. 올 11월에는 HBM3E 12단을 양산하기 시작했고, 내년에는 기술 개발을 거듭해 업그레이드된 버전의 HBM 모델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에요. 또한, SK하이닉스의 첫 미국 공장이 설립될 예정인데요.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 AI반도체 패키징 공장 설립에 미국 상무부로부터 반도체지원법 보조금을 확정 지었습니다.
2025년 임원 인사에서도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획이 두드러졌습니다. 임원 33명 중 70%가 반도체 개발과 같은 기술 분야에서 선임됐으며, HBM 등에서 성과를 올린 기술 인재들이 대거 발탁되었어요.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사를 통해 반도체 우위 자리를 굳건히 다지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장경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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