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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3명 중 1명 "코로나로 실직했다"

'코로나19 직장생활 변화' 설문...직장인 15% '코로나 실직' 경험

2020. 09. 22 (화) 10:00 | 최종 업데이트 2021. 12. 09 (목) 09:4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본격적 확산 이후 8개월 동안 15.1%의 직장인이 실직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3명 중 1명 꼴(31.3%)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응답했다. 정규직(4.3%)의 7배에 이르는 수치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9월 7일부터 10일까지 전국 19~55세 직장인 1000명(비정규직 400명, 정규직 600명)에게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에 관해 물었다.

'의지와 무관하게 실직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15.1%는 지난 6월, 같은 문항으로 조사한 2차 조사의 12.9%보다 높아진 수치다. 이 수치는 여성, 노조 없는 회사, 비사무직, 저임금 노동자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비정규직의 실직 경험은 지난 6월 조사 보다 5% 늘었다.

실직을 경험한 직장인 5명 중 4명(80.8%)은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이유로는 '고용 보험 미가입'이 54.1%로 가장 높았고, '수급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응답의 비율이 26.2%, '자발적 실업으로 분류됐다'는 응답이 9.8%였다. 비정규직의 85.6%가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개월간 '비자발적으로 휴직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8.4%였다. 이 응답 또한 비정규직(31.3%)이 정규직(9.8%)에 비해 3배 가량 높았다. 비자발적 휴직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휴업수당'을 받지 못한 응답자도 60.9%로 큰 비율을 차지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이 심각하다'는 응답이 40%에 달했다. '우울감이 심각하다'는 응답 역시 19.2%로, 지난 조사들(1차 12.6%, 2차 14.4%)과 비교할 때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또한 여성·비정규직·비사무직·저임금 노동자일수록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일터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용관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정리해고·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응답이 24%로 가장 많았다.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등 고용 형태 악화'가 14.6%, 임금 삭감이 10.7% 등 절반에 가까운 직장인이 '일터의 미래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30.3%에 그쳤다.
직장갑질119는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휴업수당과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설문에서 확인됐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한민국 일터에서 '코로나 노동 난민'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난민이 돼 버린 고용보험 밖 노동자들을 임시가입자로 가입시켜 최소 6개월 이상 '재난실업수당'을 개인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 오늘도 실직과 소득감소의 코로나 홍수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밧줄을 던져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장명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