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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쌍욕에 무단퇴사"…어쩌죠?

[혼돈의 직장생활] 일한만큼 급여는 줘야…회사는 손해배상 청구 가능

2020. 10. 22 (목) 13:39 | 최종 업데이트 2020. 10. 22 (목) 15:11
 
"직장 상사가 일을 느리게 한다고 폭언을 하고, 사람들 많은 데서 면박을 주길래 무단퇴사를 해버렸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화가 나서 나와버렸는데, 너무 경솔한 행동이었을까요?"

안 그래도 어렵다는 취업인데, 코로나19 이후 어느 때보다 취업이 어렵다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어렵게 취업문을 통과한 신입사원 중에는 퇴사를 고민 중인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한 기업정보 사이트가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입사 1년차 미만 신입사원 619명을 대상으로 '퇴사결심 시기 및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신입사원 10명 중 9명은 퇴사를 고민해봤다고 답했습니다. 무려 89.5%에 달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연봉(13.1%) 이나 업무강도(9.3%) 등이 아닌 '사람'이었습니다. '상사의 잔소리·업무방식'(15%) '대인관계 스트레스'(14.5%)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는데요. 퇴사 결심까지 걸리는 시간도 '입사 3개월 전후'라는 응답이 43.2%에 달했습니다. 1주일 만에 퇴사결심을 하게 됐다는 응답도 5.9%나 됐습니다. 

그렇다고 '무단퇴사'를 하는 것이 답은 아닐 텐데, 실제 회사에 말하지 않고 일명 '잠수 퇴사'를 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는데요. 회사에 말하지 않고 그냥 출근을 안하면 어떻게 될까요? 
◇ "일한 만큼 급여는 받을 수 있지만…"
근로자 입장에서 먼저 보면, 무단퇴사를 했더라도 일한 만큼 임금은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 기간이 1년이 넘었다면 퇴직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라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근로자에게 전액 지급'해야 합니다. 

사실 근로자가 일을 그만하고 싶다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습니다. 민법 660조에 따라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는데요. 계약 해지의 효력은 퇴사를 알린 날부터 1개월이 지나고 생깁니다. 전문가들이 퇴사 한 달 전에는 회사에 알리는 것이 좋다고 얘기하는 이유입니다. 회사와 합의되지 않으면 퇴사를 미리 알렸다고 해도 1달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사에서는 무단퇴사라고 주장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7조는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할 수 없다고 정해두고 있습니다. 근로자가 그만두겠다는데, 회사가 억지로 출근을 시키고 일을 시킬 수는 없다는 얘깁니다. 
◇ "회사 손해 크다면 손해배상 청구 가능…진짜 손해 봤는지 입증해야"
회사 입장에서 볼까요? 회사 입장에서 직원의 무단 퇴사로 손해를 봤다면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떤 손해를 봤는지 회사가 입증해야 합니다. 입증하지 못하면 물론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죠. 

민법 661조는 계약해지 사유가 당사자 일방의 과실로 인해 생겼다면 상대방에 대해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무단퇴사로 회사가 손해를 봤다면 회사는 무단퇴사한 직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제 직원의 무단퇴사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낸 사례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실제 구체적으로 어떤 손해를 얼마나 봤는지'를 살펴 판단했는데요. 

직원이 무단퇴사를 해서 다른 직원이 추가 근무를 해 인건비 지출이 늘면서 손해를 봤다는 회사의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직원이 일하면서 인건비가 늘었지만, 직원이 퇴사하면서 인건비가 줄었으니, 이 둘을 따지면 결국 손해는 아니라고 판단을 한 겁니다. 물론 직원의 무단 퇴사로 중요한 프로젝트나 계약이 무산돼 실질적인 손해를 봤다는 것을 입증한다면, 인정될 수도 있을 겁니다. 

회사 입장에서 '직원이 무단퇴사한 것도 화나는데 손해배상도 제대로 받기 힘들다는 것 아니냐. 법이 너무한다'고 토로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직원이 무단퇴사하면, 실제 회사가 퇴사 처리를 한 날까지 일을 안 했으니 그 기간 급여는 '0원'이죠. 만약 1년 이상 일을 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라면, 직원이 무단으로 회사에 안 나오는 기간도 퇴직금 산정 기간에 들어가니까, 퇴직금 액수가 줄어들 수는 있습니다. 
◇ "상사 폭언이 퇴사 수준이라면…무단퇴사보다 '법'대로 해보자" 
상사의 폭언이 참을 수 없는 수준이라서 더는 함께 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무단퇴사'보다 제대로 된 대응을 하는 것도 방법일 겁니다. 

이왕 퇴사하기로 마음을 정했다면, 회사에 사실을 밝히고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퇴사하는 것은 어떨까요. "직장 상사의 폭언으로 무단 퇴사를 했다"는 글에 한 네티즌은 "백번 이해하지만, 스스로를 위해 이런 행동은 피해는 것이 좋다. 그런 퇴사 방법은 앞으로 본인이 같은 업종에서 일하기 힘들어질 수 있으니까. 순전히 본인을 위해서 퇴사의 이유보다 어떻게 퇴사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남겼고, 많은 동의를 얻었습니다. 

특히나 직장 내 폭언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는 만큼 신고 절차를 밟을 수도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8조는 '사용자는 어떠한 이유로도 근로자에게 폭행하지 못한다'고 정해두고 있습니다. 법원은 물리적 폭행뿐 아니라 폭언 역시 폭행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고요. 또 같은 법 76조의2는 직장 내 지위,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습니다. 많이 알려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입니다. 

이런 일이 발생해 회사가 근로자의 신고를 받으면 회사는 사실 확인,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회사가 이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오히려 피해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죠. 

만약 괴롭힘의 당사자가 사장이나 대표라서 회사에 신고하기도 힘들거나, 회사가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고용노동청에 바로 신고를 해도 됩니다. 괴롭힘의 수준을 넘어 폭행, 모욕 등 범죄의 수준이라면 112, 경찰에 바로 신고를 해도 되고, 증거가 확실하다면 소송을 낼 수도 있겠죠.

실제 부하 직원에게 모욕적인 이야기를 한 상사가 500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당시 A씨는 지속적인 직장 상사B씨의 모욕적인 언행에 시달리다 퇴사를 한 후, B씨를 모욕 혐의로 고소하고 위자료 3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상사의 행위에 대해 "통상 허용되는 농담의 범위를 넘어 굴욕감, 모욕감을 줬다"고 판단 "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니 상사의 폭언 폭행이 도를 넘어선다면 △이를 녹화하거나 녹음을 하고 △주변의 증언을 확보하고 △폭언 관련 일지를 작성하는 등 증거를 수집해 법대로 해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인생은 실전이니까요.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직장생활 #퇴사 #고민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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