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건국대] 매출 10억에서 1100억, 성공 신화를 쓰다-래피젠 박재구 대표이사 인터뷰 (생물공학과 82)
2024.07.04

아무리 큰 부를 누리고 있더라도, 타인과 함께 나누며 기부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할 것입니다. 지난 10일 아주 따뜻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래피젠 박재구 대표이사(생물공학과 82)가 건국대학교에 코로나19 항원 자가 진단키트 10,000개를 기부했다는 소식인데요. 래피젠은 체외 진단 의료기 전문 기업입니다.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 자가 진단키트가 국내최초로 허가되었던 기업으로 이름을 알리며, 덕분에 많은 사람들을 제한된 생활에서 좀 더 자유롭게 만들었는데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 박재구 대표를 투데이건국이 만나보았습니다.
건국대에 코로나 자가 진단 키트를 1만 개 기부하셨습니다.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희 회사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매출만 보더라도 50억에서 200배인 1100억이 되었으니 말이죠. 저희 회사에는 큰 기회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손실과 불편함을 겪고 절망적이었죠. 또 대학생들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캠퍼스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기사를 보게 되었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 실험하다가 실험대에서 엎드려서 졸고, 학교 과방에서 먹고 자고 했던 기억들이 있어 애정이 깊은데요. 그런 기사를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학교라는 곳이 오픈되어야 학생들이 편하게 교육을 받고 꿈을 펼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회사에 온 기회로 저 혼자 기뻐하기보다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부하게 되었습니다. 잘 사용하셨으면 좋습니다.
래피젠 대표이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건국대학교 생물공학과를 졸업하고, 녹십자 연구소로 가서 3년을 일했습니다. 그전까지는 모든 사업이 성장하던 시기였는데 녹십자 연구소가 거의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했어요. 성장 정체기가 온 것이죠. 주변 동료들이 정리되는 걸 보며 어린 마음에 비교적 안정적인 공무원으로 이직했습니다. 현재는 질병관리청으로 불리는 국립 보건부에서 10년을 지내면서 안정적이긴 했으나 연구 공무원이다 보니 제한적인 것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연구를 바라는 사람이라 보수나 시스템에 적응하기 어려워 창업팀에 들어가게 되었고 회사를 이끌게 되었습니다. 그 회사가 바로 레피젠입니다. 10년 동안 10억 정도의 매출에 멈춰있었는데 기술이 안정화되고 제품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19억, 29억, 그리고 50억. 7년 동안 차근차근 성장했죠. 그리고 지난해 1110억으로 늘었습니다. 1년 만에 20배가 성장한 것이죠.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래피젠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바이오 분야는 연구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요. 저희 레피젠이 10년 동안 멈춰있던 이유도 비슷해요. 특허, 논문을 보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 덕분에 저희만의 기술을 얻을 수 있었는데요. 바로 골드나노파티클*을 검은색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바이러스나 세균은 우리 눈으로 볼 수 없어서 이것들을 보기 위해 큰 입자를 붙이는데요. 이것이 진단 과정이고, 이때 붙이는 걸 '골드나노파티클'이라고 해요. 보통의 회사들은 골드나노파티클을 빨간색으로 사용하는데 저희 회사만 검은색으로 사용하는 것이죠. 그래서 다른 키트보다 민감도나 특이도가 높고, 원가도 많이 절감할 수 있습니다.
*골드나노파티클* = 금의 입자 크기가 나노미터인 것으로, 10-9m 정도의 사이즈에 있는 입자
대표로서 보람을 느끼실 때가 언제인가요?
최근에 많이 느낀 것 같습니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직원 수도 많이 늘어났는데요. 작년에 30명이었는데 현재는 120명입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200명까지 늘리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회사가 커가고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제가 성취욕이 큰 사람이라 성취욕이 채워질 때마다 짜릿한 것 같습니다. 인터뷰하면서 과거를 돌아보는데 회사가 1년 사이에 많이 성장한 것 같아 굉장히 뿌듯하네요. (웃음)
래피젠이 직원 채용에 있어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예나 지금이나 세대 차이로 많이 갈등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표로서는 이러한 세대 차이의 갭을 줄여줄 수 있는 사람을 요구해요. 많은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걸 다 하기보다는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사람을 더 선호합니다. 또 힘들어도 참고 극복할 수 있는 끈기가 보이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인성 중에서도 참을성을 요구하죠. 참을성이 성공의 중요한 조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 회사는 경력직 3~4년 이하는 잘 뽑지 않아요. 학벌에 대해서는 사실 데이터와 지식이 널려있는 세상이라, 과거에는 공부를 잘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지식보다는 참을성, 인성,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봅니다.
래피젠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래피젠의 진단 키트가 세계에 많이 알려지긴 했는데, 진단 회사로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단기적인 목표로는 체외 진단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회사로 세계적인 위상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또 장기적으로는 진단을 기반으로 한 제네릭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제너릭 서비스란 사람의 모든 유전체를 분석해서 서비스를 해주는 것인데요. 어떤 사람에게 어떤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또 육체적으로 얼마나 성장할 것이며, 어떤 통증을 갖고 있는지 유전체로 분석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육체적, 정신적 장점들을 발굴해서 그 사람만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굉장히 방대한 일이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국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건국대가 저 다닐 때도 좋은 학교였지만, 현재 명문대라는 이야기를 듣는 걸 보니 동문으로서 뿌듯합니다. 요즘 학생들이 학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사실은 요즘 세상에 그런 것들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학벌이 중요한 직업도 있겠지만 아닌 직업이 훨씬 많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주변 눈치 보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갔으면 좋겠어요. 제가 대표가 되고 나서 더 느끼는 건데 회사에서는 잘하면 학벌이 어떻든 끌어올릴 수밖에 없거든요. 여러분들은 꼭 여러분들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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