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사축처럼 일할 수 있나?" 뒷목잡는 면접질문 모음

[데이터J] 무례한 채용갑질에 분개하는 취준생들

2023. 07. 05 (수)
2023년 상반기를 휩쓴 밈 중 하나가 '바퀴벌레'였다. SNS에서 해당 해시태그만 1만9000여 개(7월 5일 기준)에 달할 정도.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변신>에서 주인공이 해충으로 변한 것처럼 "내가 바퀴벌레로 변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부모처럼 소중한 이들에게 묻는 건데, 그만큼 스스로가 소중한 존재임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현상이었을 것이다. 

직장인들은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스스로 효용성 있다는 걸, 일을 하며 성과를 내고 받는 보상으로 확인한다. 또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소모품이 아니라 인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싶어한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게 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되는 말로 등장한 것이 2015년 일본에서 건너온 '사축(社畜)'이다. 회사와 가축을 합친 말인데, '나'라는 존재는 없고, 회사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주면 주는 대로 순종적으로 사생활 따위 내려놓고 헌신적으로 혹은 강압적으로 일만 하는 이들을 뜻한다.

지난 6월 말 경, 이 단어가 오랜만에 재등장했다. 한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회사에서 기른 가축(사축)처럼 일할 수 있냐"고 물은 일 때문이었다. 실제 잡플래닛 면접 리뷰에서도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많은 누리꾼들은 직원에게 해도 무례할 질문을 면접 때 했다는 것만으로도 분노했다. 또 그 말을 한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거를 회사임을 보여주는 증표라는 것.

'사축'은 구체적으로 어떤 유형으로 나뉠까? 또 면접 시 '사축'과 같은 상상하기 힘든 질문은 어떤 식으로 던지는지, 이런 채용갑질 유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잡플래닛 리뷰와 면접 후기를 <컴퍼니 타임스>가 정리해 봤다.
◇ 사축처럼 일할 수 있나?…노예형, 기생충형, 좀비형, 충견형, 주머니형

사축에 대해 쓴 '아, 보람 따위는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주세요'(히노 에이타로 저, 2016)에서는 이런 사축들을 노예형(일하는 것만 해도 다행), 기생충형(어떻게든 버티기), 좀비형(너도 야근해야지), 충견형(회사와 함께 성장), 주머니형(상사에게 잘보이기) 등으로 분류한다.

잡플래닛 리뷰에서도 '사축'이란 말이 최근에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노예형 비중이 가장 높았고,  기생충형, 좀비형이 종종 눈에 띄었다. 충견형인 곳들도 있었는데, 이 유형은 기업 평점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였다.


① 노예형

"음성 녹취까지 되는 CCTV로 감시당하는 사축의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0점이 없는 게 천추의 한인 곳. 노예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1.8 서울 유통/무역/운송)
"기승전 사축인 곳이다. 빡빡한 사무실에 직원들 모아놓고 사축분위기 조성함. 일을 수 차례 끝내도 쉴틈없이 새로운 일을 준다. 볼일이 생겨서 밖에 나가는 것도 엄청 눈치 보이고, 업무 관련한 외출도 소중한 식사 시간에 하라고 한다"  
(⭐1.9 서울 미디어/디자인)
"수명과 건강을 팔아서 월급 받는 회사. 사축이 되고 싶다면 강추. 채용 정보에 인사담당자가 쓴 말은 대부분 거짓"
(⭐2.0 서울 제조/화학)
"거지 근성에 사람을 사축 취급하며 열정 페이로 부리려는 게 보여서 정떨어져서 퇴사함"
(⭐2.8 서울 서비스업)


 ② 좀비형

"야근 안 하면 죽는 병에 걸린 사람들과 멍청한 꼰대들이 엄청 많다. 사축들이 많다"
(⭐2.2 인천 제조/화학)


③ 기생충형

"회사에 사축이 너무 많음, 연구원이 발전을 안하는데 과연 미래가 있는 회사인지…"
(⭐1.8 제조/화학-화장품)
"전문성을 키워나갈 수 없는 곳이고 잘 되는 이유도, 안 되는 이유도 모른다. 중간 관리자들은 거의 사축 상태"
(⭐2.6 경기 유통/무역/운송)


④ 충견형

"전문성없는 어설픈 꼰대들의 정치판. 이 회사에서만 큰 이들은 이 곳이 세상의 전부이며, 애사심을 넘어 사축이 되었음"
(⭐3.3 경기 IT/웹/통신-게임)
"해고사유가 대부분 '업무미숙' 이지만 실상은 '사축' 마인드 가 부족해서다"
(⭐3.8 서울 제조/화학)
◇ 뒷목 잡게 하는 기상천외 '갑질' 질문 유형
채용갑질을 일삼는 곳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 있었다. 지원자의 실력과 자질 검증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이었다. 직무 관련 질문이 거의 없었다면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이런 경우 하는 질문들은 사생활 관련이거나 성희롱으로 헌신할 것을 강요하거나, 낮은 자존감을 면접자들에게 갑질을 행사함으로써 채우려 하는 시비형 등이 있었다. 면접 결과 연락을 1년이 지나도 안 할 정도로 무심했다는 점도 자주 발견 됐다. 면접관은 회사의 첫 인상이다. 이런 면접 질문을 받은 질문자들 상당수는 불쾌함을 기본적으로 느꼈다. 또 합격 후에 안 가기로 결심했거나, 붙었어도 안 갔을 거라는 말을 남겼다. 


① 사축형 "가족이 죽을 수 있는 순간에도 일할 수 있나?"

일이 많음을 강조하며, 노예 취급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유형이다. 가장 먼저, 뉴스에 보도됐던 곳(⭐3.8 서울 기관/협회)이다. 지난 6월 10일 한 면접자는 "서류, 1, 2차 면접으로 진행했는데 인격모독적 발언이 많았고 비아냥대는 말투가 많다"며 질문을 공개했다.

"1. 주말 야근 가능하냐 2.회사에서 기른 가축처럼 일 할 수 있냐 3. 대답 잘 해라, 다 적고있다"

이 회사만이 아니었다. 이런 유형의 질문을 하는 회사들은 더 있었다. 차이라면 '사축'이나 '가축'과 같은 단어를 직접 언급만 안 했다는 정도. 

"이전 직장 퇴직 사유가 가족이 아파서였는데 본인은 자녀가 아파서 진짜 죽을 수 있는 순간에도 회사에서 일했다면서 그렇게 할 수 있나?" (⭐2.3 서울 IT/웹/통신)라는 질문을 받은 면접자는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아서 대답을 안 했더니 면접관이 마음을 안 연다며 짜증냈다"고 전했다.

직무 관련 질문은 거의 없었고, 그나마 있던 질문도 "자격증이 많은데 직접 딴 게 맞아요?”라고 비아냥 거리는 어투였다고. 그밖에 "우리한테 맞춰서 잘 일할 수 있나요?"란 질문도 있었는데, 역시 사축이 가능한지 묻는 유형에 해당했다.

또 평점 2.5점(인천 제조/화학)인 한 회사에서 면접을 본 다수의 지원자들은 "야근이 많다. 주말에도 일할 수 있나?" 혹은 "연장 근무는 기본, 주말 근무도 가능한지?"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이 질문에서 면접자가 느낀 건 "휴게, 휴일 보장권이 없는 회사"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해당 기업 담당자는 “야근 많고 주말에도 일할 수 있는지 묻는 건 적극적이거나 간절한 사람을 원해서다. 최대한 업무를 할 수 있는지를 보려는 것이지 실제는 그렇지 않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하지만 그런 의도와 달리, 면접자들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 하다. 이쯤되면 간절했던 사람도 도망치게 만드는 역효과는 없는지 한 번 고민해볼 때다. 


② 공감지수 제로, 선넘은 질문들 "부모로스? 마약하세요?" 

무례하거나 실례될 법한 단어 사용으로 면접자들을 기겁하게 만든 유형이다. 지원자를 낮춰 보는 것은 기본, 사망한 부모를 욕보이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박지선 숙명여자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6월 출연한 한 방송에서 "타인을 조종하고, 괴롭히면서 감정적 동요가 없는 점 등은 사이코패스 특성에 부합한다. 그러면서도 반사회성 기준에서 보면 드러나지 않도록 교묘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진짜 무서운 사이코패스는 감옥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섞여있다고 얘기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사이코패스를 일상에서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지만, 이런 면접관들의 경악할 질문은 이들이 사이코패스가 아닌지 의심해보게 한다. 이런 경우가 그렇다.

부모 신상을 묻는 질문에 답(엄마가 돌아가셨다)하자, 어떤 대표(⭐2.7 충남 제조/화학)는 '마마로스(Mama loss)'라는 생각지 못한 말을 던졌다고 한다. 잘못 들었나 싶어서 맞게 들었는지 재차 묻자 “제대로 들은 게 맞다. 맞지 않냐"고 되물었다는 황당한 사례를 들려줬다.  

다른 회사(⭐2.5 세종 제조/화학)의 경영지원본부장은 '사람은 죽는다'는 의미로 목에 손을 긋는 동작을 하며 "아버지는 KO되셨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해당 지원자는 20대 후반으로 가정형편 등 개인 사정으로 신입으로 지원해선지, 정작 질문은 개인사 관련된 것들만 궁금해 했다고 했다. 

또 한 회사(서울 유통/무역/운송)는 "마약하냐?"는 경악할 만한 질문을 면접에서, 한번도 아니고 꾸준히 하고 있었다. 주로 혼자 살거나, 내성적인 경우에 물었다. "내성적이라 취미 생활을 집에서 한다고 했더니 마약 하냐고 물음" "취업 준비 중이라 집에 혼자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이상한 약 같은 거 하냐'고 물어봄. 네? 하니 마약하냐고 물어봐서 속으로 너무 화났음"이라는 후기들이 있었다. 

한 지원자는 "이게 질문인가 했다. 너무 불쾌했다. 이런 회사에 지원한 자체가 후회됐다. 답변을 하면 대표가 면접자의 의도와 상관 없이 마음대로 해석한다. 결과도 1년 지난 지금까지도 대기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지원자도 "업무적인 능력보다 개인 질문이 더 많다. 불편하면 대답을 안 해도 된다고 하는데 괴기한 질문이 많았다"고 했다.

그밖에 경악할 상황들로는 속옷 회사(⭐1.7 제조/화학)라서 속옷 브랜드를 물었고 답했더니 자신의 팬티를 보여줬다거나, "과장이 면접 후 사장에게 얼굴을 보여주려고 동의 없이 얼굴 사진을 찍어갔다"(⭐2.7 광주 제조/화학)는 경우가 있었다.


③ 성희롱, 인신공격형

면접 후기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유형 중 하나다. 한 비서 채용 면접(⭐2.4 서울 건설업)에서는 “안약까지 넣어드려야 하는데 괜찮나?”하는 질문부터 해서 의자에서 일어나보라고 시켰는데, "소모품으로 본다고 느꼈다. 수치스러웠고 위 아래로 훑는 눈빛을 보고 여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 IT 게임 회사 면접을 본 지원자는 주로 하는 게임을 물어서 답했더니 "여왕벌짓 해서 (그 레벨까지) 올라갔냐"고 비아냥댔고, "성희롱 및 성폭행을 당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고. "상사에게 말하고 처리 안 되면 신고하거나 나간다"는 대답이 나올 때쯤 ‘탈락'을 외치는 면접자를 보며 어이를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 실무 면접에서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던 한 지원자는 회장 면접에서 모든 게 뒤집혔다. 회장이 던진 질문들은 이랬다. "몸매가 그래서 일을 능숙히 할 수 있는가?" "일하면서 살뺄 수 있는가?" "날렵하게 일할 수 있겠는가?”

회식 참석 여부와 주량, 결혼 계획을 물어보는 등 보수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며 성차별적 질문을 했던 회사(⭐2.4 부산 유통/무역/운송) 면접자는 "남자였어도 결혼 계획을 물어봤을까. 같이 면접본 사람이 결혼 생각이 없다고 적극적이어서 합격시켰을 것 같다"며 “얼마 후 여직원 성추행 기사가 나서 피해 직원은 퇴사하고 지점장은 멀쩡히 다닌다는 글을 보고 신이 도왔구나 했다"는 후일담을 들려줬다.

4년 전 세워졌다가 현재는 사라진 회사의 한 회장(⭐2.6 부산 서비스업)님은 모든 여직원을 직무와 관계없이 비서 취급하는 취미가 있었다. 4대 보험 체납이 월급 밀리는 일도 다반사였던 이 회사, 리뷰부터 심상치 않았다. 한 전 직원이 입사 후 도망가기까지 3일간 들었다는 어록들 중 일부다.

 
"지원자 번호 저장해서 카톡 프로필 확인하고 남자친구가 있으면 안 뽑아. 비키니 사진 같은 건 자기 관리를 보여주는 거니 좋은데 남자랑 그러는 걸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는 건 참 별로야"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그런 비서이자 ㅇㅇ(직무)가 됐으면 좋겠어. 주말에는 같이 바다 보이는 카페도 가고 영화도 보러 갈 수도 있고"
"어제보다 오늘 더 아름답다. 점점 더 예뻐지네. 내일은 꽃을 사러 가자. 내가 꽃선물 해줄게요"
"외부에서 수천만원대 계약 되면 비싼 선물 하나 해줄게. 데이트 통장 만들어서 거기에 돈 넣고 '대표님 머리하고 싶어요. 이 옷 사고 싶어요'하면서 톡으로 애교부리면 여기서 돈빼서 사줄게"
"어때 회장님 멋있지? 하이파이브 한 번 하자. 손깍지 해줘. (하고나서) 이야 손아귀 힘이 세다. 한 번 더 해줘. 나중에 남자친구 생기면 해줘. 나도 남자잖아. 이거 좋네"


면접에서도 이 분위기는 이어졌다. "업무에 대한 질문은 거의 없고 남자 친구 있는지부터 물어봄. 결혼 생각있는지 물어봄. 그냥 최악. 면접 연락올 때부터 이름이 예뻐서 마음에 든다며 성희롱을 서슴지 않음. 마지막 면접자였는데 앞사람은 일찍 끝냈지만 저는 길게 할 건데 이유가 뭐일 거 같냐며 성희롱 하고, 입고 온 재킷을 벗어보라고 5번 정도 강요함. 괜찮다니까 직접 재킷 단추를 잠가주겠다며 거울 보면서 같이 키를 재보자는 등 성희롱이 너무 심했다"

이 면접자는 "전에 따라다니던 마을버스 치한을 아빠와 같이 잡아서 참교육 시켜서 경찰서에 보냈다"고 했다고. 그랬더니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굳게 닫혀있던 면접장 문을 열며 면접을 빨리 끝내려 했다. 이런 회사에 다닐바에야 편의점 알바를 평생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

그밖에도 면접 전에 스키니를 입고 오라 요구하고 "레깅스 입나?", 어깨 뒤로 머리를 넘겨주며 키와 몸무게를 묻고, "연인 같은 비서를 구한다"는 얘기를 서슴없이 했다는 면접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개인적 사심을 여직원에게 채우려 하지 마라"고 분노했다.

그밖에 다른 회사들에서도 성희롱, 성차별, 인신공격성 질문들이 넘쳐났다.

 
"외모 지적, 가슴 크기, 연애 여부 등 업무와 무관한 질문 함"
(⭐1.0 경기 제조/화학)
"몸무게 안 알려줄 거야? 너 말고 다른 언니는 몸무게 알려주고 연봉 30만 원이 더 올랐어"
(⭐1.5 인천 제조/화학)
"(애가 없다고 답하니) 불임이세요? 나(임원)랑 일해야 하는데 괜찮아요?”
(⭐2.3 경기 제조/화학)
"장녀도 아니고 차녀인데 왜 알바를 열심히 했나?"
(⭐2.5 경북 유통/무역/운송)
"남자친구 사귀려고 서울로 왔나?" "노래방에 가면 노래 잘하나?" "꼰대가 뭐라고 생각하나?"
(⭐3.1 서울 제조/화학)


④ 시비형 "응응 그거 아니야"

어떤 답변을 해도 아니라고 반격해 주겠다는 자세로 임하는 면접관들이 있었다. 또 질문을 하라고 해놓고는 '기밀'이라며 알려줄 수 없다고 대응했다. 맡을 직무와 팀원수를 외부에 알릴 수 없다는 말을 믿으려면 국정원쯤 돼야 하지 않을까. 면접자도 황당했는지 "그냥 내가 싫으면 싫다고 하라"며 안쓰러워했다.

 
"입사 의향 있냐고 물어봐서 있다고 했더니 합격은 아니라고 함"
"경력을 설명하니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경력을 까내림"
"탕비실 청소, 야근을 강요는 안 하지만 자기는 입사하고 알아서 야근했다고 함"
"궁금한 거 물어보래서 어떤 업무 맡게 되냐고 했더니 기밀이라고 하고, 팀원 수를 물어보니 그것도 기밀이라고 함"
"마지막에 면접 전화 왜 한 번에 안 받았냐고 무안을 주면서 기분 나쁘다고 티내는 걸 보고 진심으로 일진놀이 하는 줄 알았다"
(⭐2.9 경기 제조/화학)


한 회사만 그런 게 아니었다. 포트폴리오만 소개한 상태에서 "갑자기 포트폴리오를 볼 게 없다"고 화를 내더니 "ㅇㅇ(직업명) ㅇㅇ씨"라고 호칭했다가 갑자기 "ㅇㅇ(직업명)가 아니세요"라고 오락가락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급기야는 나이와 경력 폄하(⭐2.3 서울 미디어/디자인)가 10분 가까이 따발총처럼 이어졌다고 했다.

참다 못한 지원자는 "할 말 끝났냐"고 물어본 뒤 대답도 듣지 않고 면접장을 나왔는데, 대신 죄송하다며 사과해준 직원의 배려에 고마움을 표하며 최소한의 예의는 서로 갖추면 좋겠다고 했다.

"운동해요?" "(탁구 동호회 출신이라) 탁구칩니다" "탁구가 무슨 운동이에요? 서서 휘두르는 거 말고 다른 운동은 뭐해요?"라는 면접질문이 이어진 곳 (⭐2.5 경기 제조/화학)도 있었다. 면접자의 의문은 이랬다. "그러면 올림픽에서 땀방울 흘리며 열심히 뛰었던 유승민 선수는 이온음료를 먹다가 얼굴에 잘못 흘린 건가요?"

핑퐁은 다른 회사(⭐2.3 부산 유통/무역/운송)에서도 이어졌다. '답정너'식으로 말꼬리 잡고 시비거는 대화가 반복됐다.

 
"왜 퇴사 했어요?" "(대답 들은 후) 그건 이유가 안 돼요"
"장점 말해보세요" "(대답 들은 후) 그건 장점도 아니네요"


대학 졸업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면접관(⭐1.6 부산 유통/무역/운송)도 있었다. "나이 늦었는데 뭐했어요? 대학교 필요 없지 않아요? 여기 일하는 사람은 지원자보다 돈을 더 벌어요”라며 대학을 그만두면서 돈을 들고 튄 이야기까지 하기도 했다고.


⑤ 그밖의 질문들 

면접 시간을 개인 자랑 시간으로 활용한다거나, 불법을 강요한다거나, 지원자의 전 직장 정보를 캐려 하거나, 장기자랑 시간으로 활용하는 경우 등이 있었다. 심지어 어떤 경우는 철학과 신을 논하기도 했다고. 

 
"부모님께 오냐오냐하며 자랐나? 이쪽과 안 어울리는데 왜 선택했나?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다" 
(⭐1.5 서울 건설업)
"왜 태어났어요? 하나님 믿어요? 믿어야 해요" 
(⭐1.5 서울 건설업)
"사장님이 씻고 오느라 면접에 늦었다면서 본인 사적인 이야기를 하시고 편하게 말하라면서 코를 파심. 진짜 궁금한 회사나 업무 관련 질문은 거의 없었다" 
(⭐2.0 서울 유통/무역/운송)
"기본 지식과 취미를 물어보시더니 노래 해보라고 해서 그냥 부름" 
(⭐2.2 경기 의료/제약/복지)
"친구와 함께 산다고 했더니 동성이라고 답하기도 전에 이성이냐고 물어보고 자기들끼리 낄낄거림"
(⭐2.4 경기 의료/제약/복지)
"여자친구 있어? 없어? 헤어진 거야? 원래 없었어? 그 나이까지 뭐한 거야? 난 그 나이에 대리달고 결혼까지 했어. 많이 놀았네. 아버지 믿고 논 거 아냐? 술담배 하나? 공부는 오래 했나? (전문 자격증이라고 답하자) 별로 안 어려운 시험 아냐?" 
(⭐2.6 서울 제조/화학)
"면접 후 연봉협상하고 조건 확인을 위해 계약서 전달을 했지만 받지 못함. 결국 근무지 도시로 이동했는데 출근 하루 전에서야 면접 때 약속한 비자를 해줄 수 없다고 함. 오히려 불법적인 방법으로 일하는 방법으로 제안해서 따지니 해외지사 직원들은 다 그렇게 일한다며 불쾌해 함. 불법이었기 때문에 일하지 않기로 결정" 
(⭐2.8 서울 서비스업
"전 직장 매출, 매출 잘 나오는 상품, 상품 개수, 직원 수, 주요 채널을 묻더니 우리는 거기보다 매출 잘 나오는데 감당되겠냐며 비아냥거림" 
(⭐3.3 서울 제조/화학)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