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저희는 다른 관점으로 광고를 바라봅니다"

차상훈 펜타클 총괄 부사장(메가존 CMO)

2023. 07. 10 (월) 11:42 | 최종 업데이트 2023. 07. 10 (월) 11:43


데이터 속 숨겨진 광고주의 가치를 발굴하고 증폭시키는 ‘밸류 파인더’가 될 것
차상훈 펜타클 총괄 부사장(메가존 CMO) / 취재·글 정현영 I 사진·팡고TV촬영 유희래
 


 
메가존 사업부서라는 꼬리표를 떼고 당당하게 국내외 각종 어워즈에서 성공 캠페인을 내며 실력을 증명해 보인 '펜타클'의 행보가 심심찮다. 광고주의 목표 달성을 위해 데이터 속에 숨겨진 클라이언트의 가치를 찾아서 광고 솔루션을 제안한다. 정해진 미디어 틀에 박히지 않을뿐더러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고 실험적인 시도도 과감 없이 도전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역제안을 하기도 하면서, 기존 광고 회사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2001년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메가존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차상훈 부사장은 2004년부터 홀로 디지털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다가 펜타클을 현재의 100여 명의 규모로 키운 장본인이다. 그에게 내년이면 20년을 맞이한다는 펜타클만의 성장 비결에 대해 물었다.



 
Q. 최근 대한민국 광고대상, 소비자가 선택한 좋은 광고상 등 각종 어워즈에서 수상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덩달아 펜타클이란 광고 회사도 주목받고 있다. 펜타클이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어떠했는지 듣고 싶다. 

A. 펜타클은 2004년 메가존의 광고사업부로 시작해 내년이면 20년이 된다. 초창기에는 IT 베이스에 있다 보니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성격의 프로젝트를 잘하는 회사(부서)로 각광받았고, 점점 성장해오면서 상대적으로 크리에이티브나 광고, 영상 쪽 영역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되어 좋은 인재를 영입하고 영상 마케팅에 집중했다. 배민 커넥트나 해태 아이스크림 부라보콘 같은 디지털 캠페인들이 성공을 거두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지금의 종합광고대행사 영역까지 성장하게 됐다고 본다.

Q. 업력이 20년이나 된 줄 몰랐다. 펜타클이란 이름을 알게 된 건 최근 3~4년 전부터인 것 같다. 

A. 펜타클 광고가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유튜브 매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시기와 맞물린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데이터 크리에이티브를 표방했고, 광고 타깃과 소재 개발에 데이터 인사이트를 찾아 반영하는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을 광고에 본격적으로 접목한 게 주요했다고 본다. 또 이와 관련된 회사들과도 협업을 해오면서 광고계에 빠른 트렌드 변화 속에서 다른 곳보다 한 발 더 빨리 앞서 시도하려고 노력해왔다.

사실 요즘은 종합광고대행사나 디지털 광고대행사, 퍼포먼스 대행사 등 업의 영역이 무너지고 있다. 광고 분야는 크리에이티브 영역 하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실제 세일즈가 이뤄지는 단계까지 전체적인 과정의 풀 스택(Full-Stack)을 모두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런 부분들을 융화시켜서 성장해 나가려 하는 중이다.
 



 
Q. 데이터, 크리에이티브, 퍼포먼스 등 각 영역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래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각각의 비중은 달라졌을 거로 생각하는데, 지금은 어떤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A. 최근 1~2년을 보면 데이터 관련 다양한 솔루션들이 개발되고 선보이면서 시장 트렌드가 변화해왔다. 사실 펜타클이 데이터 크리에이티브를 표방한 지는 한 5~6년 정도 됐지만 그게 화두가 된 것은 불과 2년 정도다. 예견하고 미리 준비를 했었다. 쿠키 리스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 않나. 그렇다고 데이터의 종말이라고 보기에는 이른 것 같고, 응용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쿠키를 기반으로 한 광고들이 고객들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니까 짜증은 나더라도 (광고)효과는 보장됐었다. 현재는 업계에서 데이터가 무분별하게 활용되는 것에 대해 자성하는 분위기다.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응용하는 게 보다 중요해졌다. 광고에도 흐름이 있다. 이전 광고가 크리에이티브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술 중심으로 넘어갔다가 지금은 좌뇌, 우뇌가 함께 쓰이는 것처럼 이 둘을 잘 융합시키는 게 중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

Q.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활용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A. 광고주가 RFP(제안요청서)를 형식적으로 주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는 그걸 그대로 받아서 과제처럼 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맞는 질문인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크리에이티브로 풀어내는 단계에서는 일반 소비자의 다양한 보이스를 활용해 접근하고, 그다음 광고가 실제로 집행되면 다시 성과를 끌어올리도록 데이터를 활용한다. 하나의 영역, 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전방위에 걸쳐 데이터를 조합하고 활용한다.

Q. 광고주 프로젝트를 할 때, 시작 단계에서부터 데이터를 활용해서 매체 집행 이후에도 데이터를 분석, 정제하여 보완해 나간다고 했는데 이렇게 집행된 대표적인 캠페인 사례가 있는가?

A. LG유플러스 X 넷플릭스 ‘취향 저격 광고’와 스마트카라 ‘모듈형 AD’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영상에서 소비자들을 후킹 하는 타깃별 요소를 반영한 도입부, 고객에게 보여줄 솔루션이 담겨있는 중반부, 광고 엔딩까지 3개 부분으로 나눠 각 단락당 5개씩의 영상을 만들어 낸다. 그럼 5의 3제곱만큼의 결과물이 나온다. 그러면 테스트 과정을 거쳐 4~5개 타깃 그룹을 만들고, 그룹별로 대표되는 영상들을 조합해 매체에 광고를 집행했다. 해당 캠페인은 다양한 고객층 확보가 미션이었던 광고주의 요구에 맞아 떨어지면서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

Q. 새로운 시도인 것 같지만, 대행사 입장에서 미리 많은 영상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A. 펜타클이 실험 정신이 강한 편이긴 하다. 애정도 있어야 하고. 또 다른 케이스 중 하나인 ‘취향 저격 광고’는 Think with google에서 캠페인 성공사례로 하이라이트 되기도 했었다. 결국 이런 부분이 우리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프로젝트를 수익화 관점으로만 보면 진행하기 어렵겠지만 펜타클이 가진 노하우와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이 곧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확신한다. 당연히 광고주에게 도움이 되는 제안이기 때문에 회사 실적 개선에도 당연히 도움 된다고 생각한다.
 



 
Q. 프로젝트 접근법 자체가 일반 광고 회사들과 다른 것 같다. 

A. 맞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조차도 광고 태생이 아니다. 다른 광고 회사를 다녀본 적도 없고 업계 스탠더드도 모른다. 그래서 광고 효율과 좋은 결과물로 광고주에게 만족감을 주는데 더욱 집중하게 된다. 기존 공식을 따라가지 않고 스스로 답을 찾으면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Q. 기존 화법이 통하지 않는다니. 타 대행사에서 펜타클로 이직할 경우 적응이 쉽지 않아 보인다. 펜타클 사람들은 어떤 성향인가?

A. 구성원으로 잘 융화되는 직원들도 있지만, 아쉽게도 적응하지 못하고 나가는 분들도 종종 있다. 나중에 피드백을 받아보면 ‘우리가 다르긴 다르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나는 펜타클 색깔을 바꾸면서 기존의 광고 회사들을 따라가고 싶진 않다. 다르다고 생각하는 지점들이 바꿔 말해 우리의 경쟁력이 되기도 하니까. 새로운 구성원과 기존 구성원들 간에 부족한 부분은 서로 채우면서 컬러풀해지길 바란다. 처음부터 회사 색깔을 이해하고 성장하게 될 펜타클 키즈들이 중요한 핵심 인재라고 판단한다. 2020년부터 채용 연계형 인턴십을 시작해 올해 4기까지 진행했다. 지금까지 총 48명의 인턴사원을 채용했고, 그중 70% 이상이 정직원으로 전환됐다.

Q. 여기, 단독 사옥인 펜타클 빌딩에 2020년에 독립하여 이전했다고 들었다. 공간은 어떻게 꾸며져 있나?

A. 100여 명의 광고 전문 인력이 모여있다. 크게 캠페인 부문과 비즈니스 부문 이렇게 두 개로 나뉘어 있다. 캠페인 부문 안에는 플래닝,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개발 조직이 속해있고 종합광고대행사의 룰들을 한다. 비즈니스 부문 안에는 퍼포먼스, 미디어, 애드테크, 플랫폼팀을 비롯해 지원 부서인 전략기획팀이 있다. 광고 영역을 넘어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신규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팀이다. 또 펜타클과 협업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CG 기반의 특수효과 VFX, 메타버스 등을 개발, 지원하는 ‘인디고 스튜디오’와 인공지능 프로젝트에 대응하는 ‘알파코드(메가존클라우드 AI센터)’가 함께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Q. 최근 챗 GPT가 광고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위협과 기회 중 어느 쪽이라 생각하나?

A. 지금의 챗 GPT를 그대로 광고에 활용하기는 당연히 어렵다. 아마 써본 사람들은 알 텐데 얘가 굉장히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한다. 펜타클 차상훈이 누구인지 설명해 보라고 하면 나와 전혀 상관없는 커리어를 말하면서 마치 진짜인 것처럼 뻔뻔하게 답한다. 나는 거짓인 걸 알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정답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다. 다만 학습과 훈련을 통해 오류를 잡아가는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고 하면, 광고 시장에서 데이터 활용이나 개인화, 즉시성 등에 기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완성도 역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Q. 검색광고 시장에서는 위협이라 생각하는 의견이 많더라.

A.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검색광고를 하게 되면 각 키워드에 맞는 상위 검색 결과물들을 보여주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클릭하게 해서 광고비가 과금되는 방식인데, 챗 GPT가 검색 수요를 잡아먹게 되면 기존의 검색광고 시장에서 노출 영역이 줄어들게 될 거고, 챗 GPT로 흡수될 여지가 크다. 응용 면에서도 고객이 질문하는 것과 답변의 연속성에서 맥락에 맞는 광고들이 추천되는 알고리즘을 적용한 상품들이 개발되지 않을까 한다. 고객에게 좋은 정보가 제공될 수 있겠다. 

사실 위협이라고 느끼는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매번 새로운 형태의 광고와 방식, 매체들이 등장할 때마다 업계에서는 지각 변동이 일어난다. 그럴 때마다 위협이냐 기회냐 보는 시각이 갈리는데 이를 기회로 보는 이들은 업계에서 선구자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챗 GPT 같은 생성형 AI에는 얼마나 깊이 있고 퀄리티 있는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원하는 답변 유도가 가능하다. AI를 학습시킬 때 선행 질문이 그래서 중요한 거다. 지금은 이미지, 텍스트에 그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동영상의 영역으로도 확대될 것이다. 좋은 질문을 통해 최적화된 크리에이티브를 개발하고, 그 결과로 개인 맞춤형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케이스들을 조만간 접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Q. 펜타클을 대표하는 광고 캠페인은 무엇인가?

A. 해태 부라보콘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CM송’과 ‘배민 커넥트’ 캠페인이다. 부라보콘 캠페인은 과제가 MZ 세대에게 대표 CM송인 ‘부라보송’을 알릴 수 있을까였다. 당연히 처음에는 젊은 세대가 타깃이니 어떻게 튀게 만들어볼까를 고민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데이터를 통해 MZ의 성향을 분석해 보니 소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진정성에 대해 굉장히 큰 비중을 두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사회적 인식도 꽤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런 점을 중심에 두고 광고를 만든 게 부라보콘 캠페인의 탄생 배경이다. 지난해 6월 첫 선을 보인 이후 대한민국 광고대상 등 주요 광고제에서 13관왕을 차지했다.

두 번째는 데이터를 통해 문제 재정의에 성공한 ‘배민 커넥트’ 캠페인이다. 실제 RFP를 받았을 당시 코로나로 인해 배달 수요가 폭증한 시점이라 배달 플랫폼 간 배달원을 뺏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던 시기였다. 배달의민족 역시 그런 상황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캠페인이 필요했다. 솔직히 말해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 효과도 KPI 만큼 달성하긴 어려울 것 같았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진짜 맞는 방향인지 문제를 재정의하고 광고주를 설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타깃을 기존 배달원이나 알바 투잡에 관심 있는 사람에서 관이 없는 사람들까지 과감히 바꿔 다른 전략의 캠페인 광고가 만들어졌다. 실제 배민 커넥트 캠페인을 통해 지원자 수가 2배 이상 성장했고, 인지도 제고에도 기여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Q. 데이터를 잘 알면 광고 회사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 

A.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이 숫자를 가지고 어떻게 한다기보다는 데이터를 통해 고객, 광고주가 모르는 가치를 발굴하고 증폭시켜 주는 ‘밸류 파인더(Value Finder)’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객을 더 이해하고 기존과 다른 접근으로 개발한 솔루션 등을 통해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Q. 마지막으로 펜타클의 올해 목표는?

내년이면 펜타클이 20년이 된다. 초기에 덜 영글었던 색깔을 나름의 방법으로 풍성하게 채우면서 숙성해 나간 시간들이었다. 긴 시간 무르익은 만큼 다른 대행사와는 다른 관점과 접근법으로 시장에서 계속 인정받을 수 있게끔 노력하려고 한다. 발전하는 기술 트렌드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게 필수인 것 같고, 광고 영역을 넘어 새로운 영역들까지 역량을 확대하고 이를 다시 광고 제작에 투영하는 등 앞으로도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는 원년이 되면 좋겠다.




원문 출처 : AD-Z 매거진 3/4월호(광고계 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