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고연차가 직장인으로 생존하는 법

이직부터 면접 전략, 연봉협상, 인맥쌓기 팁까지

2024. 06. 24 (월)

 

수요 많은 연차일 땐 여기저기서 ‘이직 생각 있냐’는 연락을 받았는데, 팀을 책임지는 자리에 오르고 나니 찾는 연락이 뚝 줄어든다. 이럴 때 엄습하는 불안감이 있다. 언제까지 이직해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아니, 언제까지 시장에서 원하는 인재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것들 말이다.

 

25년간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6번의 이직을 거치면서 제조업부터 IT업계까지 여러 회사를 경험한 이민우 님에게 생존전략을 물었다. 직장인으로서 경쟁력을 어떻게 쌓아왔는지, 실전 경험이 바탕이 된 현실적인 팁과 쓴소리, 노하우를 들어봤다. 

 

이민우 님의 산업 전환기가 궁금하다면

🔗25년 차 직장인도 IT기업에 갈 수 있다고?

 

 

1.영어는 이렇게 해보세요! 

 

영어를 하는 게 쉬운 도전은 아닌데요. 제가 영어를 하게 된 이유가 있어요. 처음 공채 시험을 볼 때 남들에게 없고, 제게 있는 게 뭔지 봤더니 보이는 게 영어더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했어요. 

 

면접을 보다 보면 한국말을 할 때는 자신감 있는데 영어를 하라고 하면 주눅드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원래 성격이 발표할 때 두려움이 적고 외향적인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영어를 틀리더라도 자신 있게 했더니 면접관들이 굉장히 좋게 봐주셨어요. 덕분에 공채로 그룹사 세 군데 정도 붙었었어요. 

 

영어는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토스트마스터즈(Toast Masters)’라고 국제 비영리 단체가 있어요. 영어로 리더십이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가입하는 곳이에요. 미국은 은퇴하신 분들이 많이 활동해요. 한국은 청소년부터 나이 많은 어르신까지 연령 폭이 넓어요. 

 

여기서 13년 정도 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끈을 놓지 않고 영어를 계속 해온 게 굉장히 도움됐어요. EBS 방송도 틈날 때마다 듣고 노력하고요. 언어는 조금이라도 안 하면 금방 잊기 때문에 철저히 하고 있어요. 

 

 

2. 채용담당자 눈에 띄고 싶다면, 링크드인 활용하기 

 

링크드인을 쓰는 건 정말 중요해요. 이직만을 위해서가 아니에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일상부터 전문 지식까지 공유하는 공간이거든요. 여기서 얻는 인사이트나 정보도 굉장히 많아지고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글로벌 플랫폼이라 영문 이력서만 잘 올려두면 이직 제안도 많이 받을 수 있고요. 이직을 위해서라면 진짜 열심히 해야 해요. 이력서도 굉장히 잘 정리, 요약된 형태여야 하고요. 이직 제안은 경력을 잘 정리해서 올려둬야 받을 수가 있는 거죠. 

 

서류는 매년 자신의 국문, 영문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면서 한 일을 정리해서, 경력을 객관화해두는 게 좋아요. 

 

 

3. 면접은 진실성 있게,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가장 중요한 팁은 기본적으로 진실해야 해요. 거짓말은 반드시 들켜요. 특히 하지도 않은 일을 직접 한 것처럼 얘기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을 제대로 할 수 없어요. 

 

저도 면접에 패널로 들어가 채용프로세스에 직접 참여해본 적이 많았는데, 요즘 면접을 보다보면 대단한 분들이 정말 많아요. 스펙도 좋고 자신감도 넘치죠. 하지만 왠지 같이 일하기 어렵겠다고 느껴지는 분들도 있어요. 그럴 땐 감점을 주는 편이고, 반대로 조금 부족해 보여도 같이 가르치면서 일할 수 있을 것 같거나, 협업이 잘 될 것 같으면 굉장히 추천하는 편이에요. 

 

추가로 스토리텔링으로 엮는 것도 필요해요. 요즘 면접 볼 때 흔하게 받는 질문은 ‘자기 소개를 해보세요'보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얘기해 보세요'거든요. 이런 질문은 몇 가지 경험을 정리해서 어떻게 말할지 준비해 두시는 게 중요해요. 

 

또, 면접 전에 어떻게 말하는지 녹화해서 말하는 속도는 괜찮은지 살펴보세요. 특히 영어는 영상이 아니라 음성만이라도 녹음해서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사전에 스스로 검증해 보시는 편이 좋아요. 케이스 스터디는 준비를 철저히 하셔야 하고요. 

 

 

4. 연봉협상 잘하는 법 

 

이직을 6번 이상 하면서 연봉 협상도 많이 경험해 봤는데요. 우리나라는 연봉 협상 자체가 쉽지 않고, 조건도 불리하게 시작해요. 기존에 받았던 연봉을 바탕으로 인사팀에서 연봉을 책정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선 이전 회사에서 얼마나 받았는지 묻는 게 불법이라고 알고 있어요. 왜냐면 그 사람의 능력이 이전 회사에서 받은 연봉과 일치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인데요. 한국에선 기존 연봉이 이직할 때 연봉협상의 기준점이 되다 보니, 일단은 고연봉으로 시작해야 유리한 게 사실이에요. 

 

그리고 재직 중일 때 이직해야 더 유리해요. 지금 다니는 시스코에 올 때도 그랬는데요. 회사에서 채용하려는 경험이나 레벨을 충족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제가 유리했던 편이라 한두 번 정도 재협상을 요구했던 것 같아요. 인재가 적은 직무나 연차일수록 제시 받은 내용을 협상해볼 여지가 커지는 편이죠. 

 

대신 연봉을 좀 더 받고 싶다면 명확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인사담당자에게 정중하게 태도로 메일을 쓰는 것도 중요하고요. 인사팀에선 해당 레벨에 줄 수 있는 연봉 상한선이 있어서 처음부터 최대로 주려고 하지 않아요. 때문에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최대로 받으려면 나를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예측해 봐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 엑셀로 2~3가지 옵션을 만들어서, 왜 이만큼 받으려는지 이유와 함께 제시해요. 이 조직에 합류하면 얼마 안에 어떤 자격증을 따겠다거나, 조직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면 아무래도 연봉에 의견을 더 반영해주려고 하는 것 같아요. 

 

한 마디로 이직에 대해서 얼마나 심각하게 고려를 하고 진정성 있게 대하느냐 그 차이가 아닐까 해요. 헤드헌터 분께 듣기론 무심하고 무성의한 지원자도 많다고 들었어요. 예를 들어 1억 원 이하는 생각도 없으니 알아서 하라고 말하는 경우가 그런데, 이렇게 하면 인사팀에서도 ‘그냥 뽑지 말자’ 하게 되는 거죠. 

 

하지만 왜 1억원을 받아야 하는지, 혹은 그 연봉을 줄 수 없다면 얼마까지 가능한지, 그런데 1억원을 주면 이만큼까지 들어가서 바로 이런 일을 하고 이렇게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일단 뽑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5. 인맥쌓는 법 

 

요즘은 유명한 회사에서 일했다는 것만으로 다른 곳에서 절대 불러주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다른 분야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산업과 기술 트렌드를 호기심을 갖고 지켜봐야 해요. 같은 이유로, 인맥도 업계 내에서만 쌓으면 안 되고, 여러 분야 사람들과 폭넓게 친분을 쌓는 게 좋아요

 

이런 인맥은 단순히 명함을 주고 받은 수준으로는 절대 쌓이지 않아요. 인맥을 쌓으려면 같이 고생을 해야 해요. 2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같이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엄청나게 도전적인 일을 하거나, 함께 공부하는 거예요. 

 

MBA 공부를 직장 다니면서 했는데, 과제도 많아서 주말도 없이 힘들게 공부하다 보니 같이 공부했던 동기들과 관계가 끈끈해졌어요. 선후배들도 다 힘들게, 어려운 코스를 밟고 졸업한 만큼 기억에도 오래 남고요. 

 

그런 끈끈한 인맥을 위해선 돈, 시간, 노력을 들여야 해요. 그렇지 않고 생기는 인맥은 없어요. 또 그런 곳에 가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이직이나 전직할 때도 도움이 될 수 있고요. 

 

 

6. 고연차가 협업하는 법 

 

나이가 들면 사람은 귀를 닫고 말이 많아져요. 절대 그러면 안 되고, 말은 적게 하고 많이 들어야 해요. 그게 협업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같아요. 경력이 늘면 말을 많이 하고 싶거든요. 

 

‘내가 해봤는데…’ 이걸 참으셔야 해요.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에요. 10년 전에 해본 건 더이상 먹히지도 않고요. 그러니까 협업할 때는 더 많이 내려놓고, 입은 닫고 귀는 더 여셔야 해요. 

 

 

7. 번아웃&스트레스 극복 법 

 

제가 19년 차일 때 번아웃이 심하게 왔어요. 그래서 그때 모든 걸 접고 말레이시아로 떠나는 선택을 했던 건데요. 번아웃이 오면 잠깐이라도 중단하고 쉬어야 해요. 몇개월이든 미래를 위해 쉬어야 해요. 안 그러면 몸이 못 버텨요. 번아웃은 정신이 이미 무너진 상태예요. 그나마 몸이 지탱해서 회사를 나갈 수 있는 건데요. 

 

회사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상담을 받더라도, 결국 스스로가 바꿔가야 바뀌는 거기 때문에 왜 지금 상황이 힘든지 생각해 보고, 현재 생활이 계속 될 때 문제가 생길 것 같다면 과감히 끊을 줄도 알아야 해요. 

 

번아웃까지는 아니지만 스트레스가 심한 정도라면,  주말을 잘 활용해서 좋아하는 걸 하면서 리프레시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자기 객관화, 메타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걸 싫어하고 좋아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힘든 시기가 와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거든요

 

저는 요즘 도서관 가서 책읽고, 영화보고, 산책할 때 제일 힐링이 되더라고요. 돈이나 시간을 들이는 건 이제 나이도 있고 가족도 있다 보니 어렵기도 하고요. 하지만 싱글들은 즐길 수 있는 게 정말 많잖아요. 동호회도 많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 자신이 일한 것에 비해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원인일 때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금전적으로든 상사나 조직에게서든요. 만약 인정받고 싶다면, 인정해줄 조직을 다시 알아보고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몸담고 있는데서 인정해 주지 않는데 인정을 요구하면 계속 스트레스만 받을 테니까요. 

 

이직을 권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 힘들 때는 이직도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어요. 다른 회사 기업 문화가 더 좋고, 옮겨서 지금보다 더 낫겠다면 적극적으로 생각해 봐야죠. 

 

많은 사람들이 귀찮아서 안 한다고 하는데, 당장 힘든데 그걸 빨리 극복하려면 귀찮아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귀찮다고 하는 순간 인생도 하찮아져요. 해야할 일을 하기 위해선 인내심이 있어야 해요. 끈기도 반드시 필요해요. 그런 게 없다면 지금처럼 변화가 심한 현대사회에서 버티기 어려울 거라고 봐요.

 

정리=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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