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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신체적 케어' 필요한데 가능해?"
[논픽션실화극][면접괴담] 그 날, 면접에서 생긴 일
2020. 06. 15 (월)
※ 다음 글은 잡플래닛에 남겨진 리뷰와 못다한 이야기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나는 신체적인 케어가 필요한데 할 수 있어요?"
늦은 오후, 면접을 보기 위해 그 회사를 찾았다. 이미 직원들은 모두 퇴근하고 난 시각, 대표가 직접 면접실로 나를 안내했다. 수행비서를 찾는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한 터였다. 나름 학구적인 이름의 회사인데다 워라벨이 좋다는 후기가 달렸던 회사인지라, 늦은 시간 잡힌 면접이 의아하던 참이었다.
대표는 혈액형, 가족관계, 부모님과 형제들이 하는 일, 장기자랑 등 개인적인 것들을 주로 물어봤다. 수행비서라는 직무 특성상 궁금할 수 있다고 생각해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하지만 대표의 마지막 질문에 내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오피스 와이프가 필요한데…"
지금 내가 제대로 듣고 있는 것이 맞나? 말문이 막혀 대답을 못하고 있던 그 때, 대표는 이어서 말했다. 자신은 신체적 케어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했다.
"무슨 말씀이신 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일을 하려고 지원한 것이 아닙니다."
등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 등골이 오싹하다는 말이 이런 걸까?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잘라 말한 뒤, 서둘러 그 곳을 빠져나왔다. 면접에서 대놓고 오피스 와이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회사라니…
그날 밤, 대표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제가 오늘 실수를 한 것 같아요. 그런 질문을 하는게 아니었는데…업무 역량이 딱 저희가 찾는 분이세요. 저희 회사에 꼭 필요하신 분을 이런 식으로 놓치기가 너무 아쉬워서 연락 드렸어요. 같이 일해 보시죠."
계속되는 사과와 설득, 그리고 당장 일자리가 필요했던 내 상황까지 겹쳐 결국 이 곳으로 출근을 시작했다. 대표가 실수를 한 것이고, 명확히 내 의사를 표현한 만큼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 생각은 첫 번째 지방 출장 때 산산이 부서졌다.
업체를 방문해 상담을 진행한 후, 이른 저녁을 먹고 각자 숙소에 들어갔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야심한 밤. 대표에게 문자가 왔다.
"뭐해?"
답을 하지 않았지만, 문자는 계속됐다. 멈추지 않고 울리는 알림 소리는 공포로 다가왔다.
'혹시나 저 문을 열고 들어오지는 않을까, 내일 아침에는 어떻게 해야 하지?'
꼬리를 이어 떠오르는 생각들에 나는 결국 밤을 꼬박 새웠고,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 아침이 됐다. 대표에게는 잠을 자느라 문자 확인을 못했다고 말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하는 대표의 모습은 더 공포스러웠다.
그 뒤로 두 번의 지방 출장이 더 있었다. 그때마다 대표는 문자를 보냈고, 나는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입사 한 달이 됐을 때 대표가 나를 불렀다.
"한 달쯤 되면 받아줄 줄 알았는데 실망이네요. 이제 그만 출근하세요."
나는 그렇게 해고를 당했다.
늦은 오후, 면접을 보기 위해 그 회사를 찾았다. 이미 직원들은 모두 퇴근하고 난 시각, 대표가 직접 면접실로 나를 안내했다. 수행비서를 찾는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한 터였다. 나름 학구적인 이름의 회사인데다 워라벨이 좋다는 후기가 달렸던 회사인지라, 늦은 시간 잡힌 면접이 의아하던 참이었다.
대표는 혈액형, 가족관계, 부모님과 형제들이 하는 일, 장기자랑 등 개인적인 것들을 주로 물어봤다. 수행비서라는 직무 특성상 궁금할 수 있다고 생각해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하지만 대표의 마지막 질문에 내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오피스 와이프가 필요한데…"
지금 내가 제대로 듣고 있는 것이 맞나? 말문이 막혀 대답을 못하고 있던 그 때, 대표는 이어서 말했다. 자신은 신체적 케어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했다.
"무슨 말씀이신 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일을 하려고 지원한 것이 아닙니다."
등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 등골이 오싹하다는 말이 이런 걸까?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잘라 말한 뒤, 서둘러 그 곳을 빠져나왔다. 면접에서 대놓고 오피스 와이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회사라니…
그날 밤, 대표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제가 오늘 실수를 한 것 같아요. 그런 질문을 하는게 아니었는데…업무 역량이 딱 저희가 찾는 분이세요. 저희 회사에 꼭 필요하신 분을 이런 식으로 놓치기가 너무 아쉬워서 연락 드렸어요. 같이 일해 보시죠."
계속되는 사과와 설득, 그리고 당장 일자리가 필요했던 내 상황까지 겹쳐 결국 이 곳으로 출근을 시작했다. 대표가 실수를 한 것이고, 명확히 내 의사를 표현한 만큼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 생각은 첫 번째 지방 출장 때 산산이 부서졌다.
업체를 방문해 상담을 진행한 후, 이른 저녁을 먹고 각자 숙소에 들어갔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야심한 밤. 대표에게 문자가 왔다.
"뭐해?"
답을 하지 않았지만, 문자는 계속됐다. 멈추지 않고 울리는 알림 소리는 공포로 다가왔다.
'혹시나 저 문을 열고 들어오지는 않을까, 내일 아침에는 어떻게 해야 하지?'
꼬리를 이어 떠오르는 생각들에 나는 결국 밤을 꼬박 새웠고,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 아침이 됐다. 대표에게는 잠을 자느라 문자 확인을 못했다고 말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하는 대표의 모습은 더 공포스러웠다.
그 뒤로 두 번의 지방 출장이 더 있었다. 그때마다 대표는 문자를 보냈고, 나는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입사 한 달이 됐을 때 대표가 나를 불렀다.
"한 달쯤 되면 받아줄 줄 알았는데 실망이네요. 이제 그만 출근하세요."
나는 그렇게 해고를 당했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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