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육아부모를 위한 '전투 식량'을 만듭니다"

[CEO인터뷰] 김봉근 잇더컴퍼니 대표…"육아하며 찾은 맘마레시피"

2020. 10. 30 (금)
아이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은 마음이야 어느 부모라고 다를까? 좋은 먹거리를 찾아 어린 자녀의 삼시 세끼를 챙기는 일은 육아 부모에게 일종의 전쟁이다. 전쟁을 치르다 보면 정작 부모는 끼니를 거르기 일쑤다. 물 한잔 차분히 앉아서 마시기 힘든 부모들이 제대로 된 한 끼를 챙겨 먹는 일은 쉽지가 않다. 아이를 챙기느라 정작 부모는 영양부족에 시달리기도 한다. 

김봉근 잇더컴퍼니(Eat the Company) 대표는 육아 전쟁 중인 '부모'의 먹거리에 집중했다. 아이를 돌보면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영양 보충용 간식부터 무알코올 맥주, 첨가물 없는 건강한 안주까지… ‘아이’가 아닌 ‘부모’를 타깃으로 한 발상의 전환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차별화 전략으로 먹거리 큐레이션 브랜드 ‘맘마레시피’를 론칭하며 육아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김 대표를 지난달 1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맘마레시피 사무실에서 만났다.
맘마레시피는 영양 성분과 맛을 고려해 전문가들이 구성한 간식들로 채운 ‘육아생존간식박스’와 이를 정기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맘마레시피
◇ “부모 타깃으로 한 육아시장이 ‘진짜 틈새’”
맘마레시피는 육아를 하는 부모, 넓게는 온가족을 위한 건강 간식과 맞춤 육아템을 제공하는 먹거리 서비스 브랜드다. 김 대표는 매일유업과 미스터피자, 한국외식평론가협회와 컨설팅 회사 등을 거치며 쌓은 먹거리에 대한 지식과, 4세, 7세 아들을 육아중인 경험을 밑거름 삼아 '맘마레시피'를 구상했다.

“육아를 하면서 밥을 먹지 못하는 상황을 직접 겪었고, 육아시장을 둘러보니 아이를 위한 아이템은 많았지만 엄마아빠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은 없다는 걸 알았어요. 떨어지는 출산율을 보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은 있었지만, 아이가 아닌 부모를 대상으로 한 사업 모델은 ‘진짜 틈새’라고 생각했죠.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면 육아 시장에서도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시선을 바꿔 봤어요.”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다. 사업관계자들에게는 서비스를 이해시키기 어려웠고,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시간이 걸렸다.

“초기 1년 동안은 사업관계자들에게 ‘이유식이냐’란 질문을 받기도 하고, ‘엄마가 뭐 이런 걸 사겠냐’는 말을 듣기도 했어요. 심사를 하는 사람들이 남자일 땐 ‘육아하면서 밥 굶는 거 못 봤다’는 말도 들었죠. 아이만큼이나 부모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알리는 데 1년이 걸린 것 같아요.”

브랜드 론칭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예상치 못한 일도 일어났지만, 맘마레시피는 이를 기회로 잡았다. 비대면 서비스가 주목을 받으며 맘마레시피의 서비스를 알리기에 더 적절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실제로 올해부터 맘마레시피의 성장속도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고, 눈에 보이는 성과도 늘어났다.

“부모들을 위한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거기서 더 타깃을 좁혀 ‘전투육아 중인 엄마아빠’로 소비자층을 잡았어요. 육아로 바쁜 부모들이 허기를 채우기 위해 뭔가를 먹는다면, 든든하고 건강하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코로나19로 오히려 선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런 변화를 보면 부모를 중심으로 한 육아 문화가 새로운 육아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맘마레시피의 ‘맘’은 ‘엄마’가 아닌, ‘육아에 ‘마음’을 쓰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맘마레시피는 ‘육아가정의 행복을 지켜주는 든든한 브랜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 속 인물은 김봉근 잇더컴퍼니 대표. 사진=맘마레시피
◇ “아이들에겐 친구 같은 아빠… 끝까지 친구이고 싶어”
스타트업 대표로 한창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에게 일과 육아의 병행은 역시 쉽지 않다. 최대한 일과 육아의 균형을 잡기 위해, 정시 퇴근과 같은 원칙을 세워놓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남은 업무가 많더라도 퇴근 시간엔 일단 집으로 돌아가 집에서 일을 하는 식이다.

“엄마만 육아를 하는 가정은 아이들이 아빠보다 엄마에 더 큰 의미를 두지만, 부모가 함께 육아를 하는 집은 ‘가족’이란 의미가 훨씬 큰 것 같아요. 아이와 부모 간에 감정의 공유도 가능하고요. 저는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아빠인 것 같아요. 물론 아빠를 아빠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 단점이지만(웃음), 아이가 ‘우린 친구잖아’라고 해요.”

아이들과 아내는 김 대표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아이들은 김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자로 등장하고, 아내 역시 사업에 대한 도움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곳에 아이와 엄마, 아빠 등 필요한 테스터들이 다 있으니 즉각적인 베타테스트가 가능해요. 생활이 시장 조사고, 직접 육아를 하다 보니 남의 것이 아닌 나의 경험이 사업 소스가 돼요.”

그가 스스로에게 준 아빠로서의 점수는 80점. 한 기업의 대표가 아닌 평범한 아빠로서 갖는 바람은 여타 아빠들과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잘하는 아이보다 착한 아이가 돼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착한 아이로 자라게 하기 위해 아빠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요. 어릴 때만 친구가 아닌 끝까지 친구인 아빠가 되고 싶어요.”
김 대표는 맘마레시피 간식에 대해 “시중에 판매되는 ‘건강에 좋은 과자’라고 하면 대부분 아이들 과자인 경우가 많아요. 그럼 또 아이 중심이 되어버리니, 건강에 좋으면서도 정말 ‘부모들을 위한 간식’을 담죠. 오징어과자라고 하면, 동해에서 잡은 국내산 오징어와 국내 쌀로 버무린 ‘진짜 오징어 과자’를 찾는 식이에요. 그러면서도 아이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제공하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사진=맘마레시피
 
◇ “‘잇더컴퍼니? 오케이!’…‘시한부’ 아닌 ‘영속’이 목표”
이제 막 두 돌이 된 잇더컴퍼니는,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자체 상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먹거리뿐 아니라 ‘먹거리 환경’에도 관심을 두고 음식과 용품을 결합한 새로운 상품 개발 등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 좋은 제품들을 발굴하는 데 힘을 썼다면, 앞으론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후속 투자 유치에 대한 고민이 커요. 새 제품 개발을 위한 자체 설비들을 갖출 수 있도록 후속 투자들이 빨리 이뤄지길 기대해요.”

‘세상의 모든 먹거리 스트레스를 해결하자’란 비전을 가진 잇더컴퍼니는, 중국과 베트남 등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먹거리 큐레이션 전문기업으로서 K-육아와 K-스낵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맘마레시피를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키우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복지는 생존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가장 큰 꿈은 ‘시한부’가 아닌 ‘영속’이에요. 누군가 저희 제품을 접했을 때, 맛도 보지 않고 테스트도 필요 없이 ‘잇더컴퍼니? 오케이!’ 할 수 있는 신뢰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윤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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