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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4대보험 체납하면 실업급여 못받나요?

[혼돈의 직장생활] 실업급여·건강보험은 문제 없지만, 국민연금은…

2020. 12. 03 (목) 14:52 | 최종 업데이트 2021. 12. 09 (목) 09:57
"얼마 전 집으로 우편이 하나 도착했습니다. '국민연금 미납 독촉장'이었습니다. 회사에서 보험료를 체납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월급에서 4대 보험료를 꼬박꼬박 떼어 갔는데, 실제로는 입사 초기에만 조금 내고 이후엔 4대 보험이 쭉 미납된 상태였어요.

회사가 미납금을 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없습니다. 경영악화로 폐업 직전이라는 소식이 들리네요. 만약에 4대 보험료를 미납한 상태로 폐업한다면 실업급여 못 받는 것 아닌가요? 저는 너무 억울한데,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해야하나요?"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3월, 4대 보험 체납률은 전월인 2월에 비해 높아졌습니다. 0.2%였던 건강보험 체납율은 5배 상승한 1%였고, 국민연금 또한 3.2%에서 3.8%로 증가했습니다. 보험료 납부마저 어려운 경제 상황에 처한 이들이 늘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상황이 어려운 거야 이해하지만, 회사가 보험료를 공제하고도 내지 않은 건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공제한 돈을 어디에 썼느냐'부터 캐고 들어가면 더 큰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회사가 이렇게 보험료를 공제해 갔지만 납부하지 않았다면, 근로자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 "4대보험 체납해도 실업급여 수급 가능…국민연금, 사업주 고소 혹은 개별 납부해야"
위 사례처럼 회사가 4대 보험을 체납했을 때, 근로자가 고용보험·건강보험의 혜택을 받는 데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업급여 수급이나 건강보험 적용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고용보험과 건강보험은 △해당 사업장에서 180일 이상 근무한 사실 △보험료가 원천공제됐다는 사실만 입증할 수 있다면 체납 기간에도 납부한 것으로 인정해 주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바로 '국민연금'입니다. 국민연금은 다른 보험과 다르게 보험료 미납 기간을 가입 기간으로 인정받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노무법인 마로 신형지 공인노무사는 "건강보험과 고용보험은 '사용자의 체납'으로만 보기 때문에 혜택에 지장이 없지만, 연금은 개인이 납부한 만큼 돌려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향후 근로자 연금 수령에 부정적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업주가 국민연금 보험료를 공제하고서도 납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대처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사업주를 업무상횡령으로 형사고소하는 방법인데요. 실제로 대법원은 2011년, 임금에서 공제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사적인 용도로 이용한 사업자에게 업무상횡령 책임이 있다며 유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다만 형사 처벌이기 때문에 이 판결을 통해 체납된 돈까지 돌려받기는 쉽지 않겠죠.

두 번째 해결 방법은 국민연금의 '기여금 개별납부제도'를 활용하는 겁니다. 신 노무사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근로자 부담금을 내서 절반이라도 기여 기간을 인정받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여금 개별납부란, 근로자 본인이 근로자 부담금에 해당하는 보험료 절반을 직접 공단에 납부하고, 체납 기간 절반을 납부한 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체납 기간을 절반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4대 보험 납부는 커녕 월급까지 못 받아 부담금을 낼 수 있는 돈이 없다면요? 이럴 때는 지역 노동관서에 임금체불로 진정을 넣어 함께 처리할 수 있습니다. 신 노무사는 "4대 보험 미납을 '임금체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못 받은 임금이 있다면 4대보험 미납과 함께 임금체불로 진정을 넣으면 된다. 이런 식으로 문제가 여럿이라면 우선 노무사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습니다.

4대 보험을 체납한 사업주에 불이익은 물론 있습니다. 4대 보험 중 어떤 항목이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체납한 보험료에 더해 최대 5%의 연체료까지 내야 합니다. 4대 보험을 관리하는 공단들의 끈질긴 추징은 당연하고요.

체납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의 '사회보험 통합징수포털' 페이지에서 '고지 내역'과 '납부 현황'을 조회하면 됩니다. 혹시 체납이 의심된다면, 미리 조회해 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죠?
장명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