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업계 1위' 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김앤장법률사무소다. 그 뒤를 광장과 태평양 등이 2위 다툼을 벌이고 있고, 율촌, 세종 등이 뒤를 잇는다. 이같은 순위는 매출액, 임직원 수 등을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이는 임직원들의 근무 환경에도 똑같이 적용될까? '로펌에서 일한다'고 하면 대부분 '변호사'를 떠올리겠지만, 로펌도 회사다. 인사, 총무, 비서까지 다양한 직무의 임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나 규모가 클수록 지원부서의 규모도 크고 다양한 역할을 하는 직무들이 있을 터.
상위권 로펌들은 임직원들이 일하기에도 좋은 회사일까? 지난 한해 동안 잡플래닛에 남겨진 평가를 토대로 로펌에서 일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살펴봤다. 지난 2020년 한해 동안 전현직자들이 남긴 총만족도에 △복지·급여 △승진기회·가능성 △업무와 삶의 균형(워라밸) △사내문화 △경영진 평가 등을 반영해 종합 순위를 냈다.
임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가 높은 로펌은 어디일까?
◇ 법무법인 지평 ⭐️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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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은 좋은데 연봉이 적음"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곳. 로펌 중 기업문화는 최고 수준"
10점 만점에 7.42점을 얻은 법무법인 지평이 로펌 중 직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특히 워라밸 항목에서 4.09점을 얻었다. 국내외 변호사 약 250명 규모의 법무법인 지평은 전반적으로 모든 항목에서 3점을 넘기면서 고루 일하기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현직자들은 '수평적 분위기' '자유로운 연차 사용' '착한 구성원'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조기퇴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직원들의 가장 큰 바람이 단긴 것은 역시 '연봉'이다. 직원들은 "연봉이 조금 더 오르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남겼다.
◇ 법무법인 세종 ⭐️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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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로펌 중 어쏘(변호사) 대우가 좋은 편. 적극적 의견 개진 가능하고 저연차 대우는 매우 좋다고 생각함"
"편하고 안정적으로 근무하는 것을 선호한다면 좋다. 커리어나 자기발전을 생각한다면 회의감이 드는 곳."
6.47점을 얻은 법무법인 세종이 지평에 뒤를 이어 일하기 좋은 로펌으로 뽑혔다. 총만족도는 3.35점. 역시 워라밸 부문이 3.96점으로 돋보였다. 1981년 신영무 변호사의 남산합동법률사무소에서 출발한 법무법인 세종은 1983년 김두식 법무법인 세종 대표가 합류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로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265억 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리며 업계 5위권에 안착했다.
전현직자들은 '워라밸 보장' '자유로운 휴가 사용' '운동비 지원'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로펌이라는 특성상 보수적인 분위기를 지적한 리뷰도 있었는데 한 직원은 "안정적인 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세종 역시 '연봉'은 단점으로 언급됐는데 한 직원은 "초봉이 수년째 동결됐는데 너무하다. 연봉을 올려달라"고 호소했다.
◇ 김앤장법률사무소 ⭐️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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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보수적인 문화"
"워라밸은 좋지만 개인 발전이 없음"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직원 만족도는 6.1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업계 1위답게 복지 및 급여 부분 만족도는 3.36점으로 로펌 중 1위에 올랐다. 1973년 김영무 변호사가 설립하면서 출발한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법무법인이 아닌 합동 변호사 사무실의 형태다. 현재 국내에서는 경쟁자 없는 1위 로펌으로 불리는 김앤장은 지난해 매출액만 1조1000억 원 가량, 변호사만 1000명 이상이 소속돼 있다.
전현직자들은 '고용이 안정적'이고 '법을 잘 지킨다'는 점을 김앤장의 장점으로 꼽았다. 로펌다운 평가다. 워라밸은 직무에 따라 '극과 극'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비서직 전현직자들은 '워라밸 중요한 구직자들에게 추천' '워라밸 지키며 오래 다니기 좋은 곳'으로 평가한 반면, 경영/기획 등 다른 직군의 전현직자들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바쁘다'고 토로했다.
보수적인 문화에 대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제는 내부 직원들의 성장을 위해서도 변화가 필요함' '불편한 복장 규제가 있음' '수직구조가 심함' 등의 지적이 나왔다.
◇ 법무법인 화우 ⭐️ 5.89 ➠ 리뷰 보러가기
"워라밸 지켜지고 칼퇴 가능"
"각 팀에서 잘한다는 중견 어쏘(변호사)들이 탈출하는 이유를 알았으면 함. 어쏘 급여를 인상해주면 좋을 것 같음"
법무법인 화우의 직원 만족도는 5.89점으로 로펌 중 4위에 올랐다. 대부분 항목에서 2점대 평가를 받았지만, 워라밸에서 3.52점을 얻었다. 화우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을 이룬 로펌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매출이 20% 이상 늘어, 지난 한해 2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성장 만큼 직원들의 평가도 좋을까?
전현직자들은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 '신사적인 관계' 스텝의 인적 구성이 좋아 변호사 본래 업무에 집중해 일할 수 있음'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 '빅펌 치고 파트너들이 인자함. 가르쳐주려는 분들이 많음'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변호사를 포함해 직군을 불문하고 연봉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전현직자들은 "어쏘(변호사) 급여 인상해주면 좋을 것 같다" "비서들도 급여가 너무 낮아 이탈자가 많다" "매년 연봉 통보를 받지만 인상률은 없고 성과급도 없음" 이라고 토로했다.
◇ 법무법인 바른 ⭐️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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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좋다. 워라밸 보장. 급여는 아쉬움. 직원 복지 필요"
직원 만족도 5위는 법무법인 바른이 차지했다. 법무법인 바른은 특히 워라밸 부문에서 4.1점을 얻어, 로펌들 중 직원들의 업무와 삶의 균형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다만 복지 및 급여에 대해서는 1점대 평가를 받았다.
워라밸 1위답게 장점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칼퇴근'이다. '급한 업무 아닌 이상 칼퇴근 가능' '연차 사용이 자유로움'이라고 직원들은 평가했다.
복지와 급여에서 박한 평가를 받은 것은 리뷰에서도 엿보이는데 '합리적인 복지가 필요하고 급여 부분도 고쳐야 한다' '다른 곳에 비해 급여가 아쉽다' '식대만 있어도 이직 생각이 안들 것 같다'는 토로가 꾸준히 언급됐다.
대부분 로펌들의 리뷰에서 '변호사'는 장점이자 단점으로 언급됐다. 함께 일하는 변호사에 따라 업무의 질이 많이 달라지는 점이 엿보인다.
로펌에서 일하지만, 변호사가 아닌 직원들은 "어떤 변호사와 일하는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변호사를 위해 일하다보니 성취감을 느끼기 힘들다"고 자신의 업무를 평가했다.
로펌 이름을 불문하고 직원들은 "전문가 집단인 만큼 서포트하고 있는 일반 스탭의 업무를 존중하고 직무 변경 등 전반적으로 유연한 분위기 향상을 위해 애써줬으면" "변호사만 직원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길"이라는 공통된 바람을 남겼다.
로펌이기 때문에 변호사 중심의 업무는 당연해 보이지만, 변호사 이외에도 수많은 직원이 이들을 로펌의 업무를 돕고 지원한다. 결국 회사의 성과는 함께 일하는 모든 이가 함께 만드는 것일 터. 스텝들이 일하기 좋은 조직이 변호사들의 업무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이런 바람을 남겼다.
"전문가와 스텝 가리지 않고 모두 소중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같은 회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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