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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성격 장단점' 쓴다면 이건 피하자

[JP요원의 취업 tip] 지원 직무에 맞는 성격이 무엇인지 고민 필요해

2021. 12. 24 (금) 18:18 | 최종 업데이트 2024. 02. 06 (화) 17:44
“면접관들 어차피 자소서 읽지도 않던데?”
“어차피 지원자들 대답 다 비슷할 텐데, 그냥 대충 써.”


취업 준비를 앞두고 있는 분들이라면, 주변에서 한번쯤 이런 얘기를 들어봤을 겁니다. 이런 생각을 해보셨을 수도 있고요. 지원동기, 입사 후 포부, 성장과정, 성격의 장단점, 직무에 필요한 역량 분석 및 나의 강점 등. 다 똑같은 걸 묻고, 사실 답변도 다 비슷할 것 같은데. 자소서 관련 '꿀팁' 콘텐츠들이 안내하는 대로 베껴서 내면 되지 않을까요?

자소서를 요령껏 써서 합격했다 칩시다. 하지만 면접까지 순탄하게 합격하기는 힘들 겁니다. 면접관들은 자소서를 바탕으로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자소서가 엉망이라면 당연히 면접 현장에서도 좋은 질의응답이 이어지기가 어렵거든요.

좋은 자소서는 좋은 면접으로 이어집니다. 좋은 면접의 최종 종착지는 우리가 염원하는 '합격'일 거고요. 인사담당자들이 여러분들의 자소서를 믿지 않는다고 해도, 아무튼 잘 쓰긴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럼 어떻게 쓴 자소서가 잘 쓴 자소서일까요? JP요원이 매주 문항별로 꼼꼼히 살펴볼게요.
"자신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해주세요. (성격, 장단점, 가치관, 취미, 성공사례 등)"
"본인의 특성 및 성격(장점/보완점)을 자유롭게 기술해주세요."
"자신의 성장과정 및 개인 특성, 장점 중심으로 기술해주시기 바랍니다."


성격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들이죠. 자소서에서 이런 질문은 왜 할까요? 당연히, 이 사람이 우리 회사와 직무에 맞는 사람인지가 궁금한 거겠죠. 정리하자면 이렇게 쓸 수 있을 겁니다.

"① 나의 장점은 이거야. ②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나의 (성공) 경험은 이런 게 있어. 이런 성격적인 장점이 내가 지원한 직무에 이런 면에서 잘 맞는다고 생각해. 반면 ③ 나의 단점은 이런 부분인 것 같아. ④ 내 단점이 만들 수 있는 문제나 문제적인 상황은 이런 부분이 있었지. 하지만 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같은 노력을 해왔어."

사실 내 성격의 장단점을 쓰는 건 다른 질문들에 비해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스스로의 성격 스펙트럼 중에서 어떤 걸 골라 적어야 할지, 그리고 어떤 건 적지 말아야 할지 고민 중인 분들을 위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① 나의 장점: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되는 장점'을 쓰자

내 성격의 장단점을 적는 항목에서는 내가 이 직무에 맞는 사람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니까 장점을 쓸 땐 당연히,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되는 성격을 언급해야 해요.

모든 직무에 다 붙일 수 있는 장점보다는 내가 지원하는 직무에 잘 맞는 성격을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시를 몇 가지 들어볼게요.

- 영업: 소통 능력이 뛰어난, 설득력있는, 논리적인, 활발한, 도전적인, 대인관계가 좋은
- 회계·재무: 꼼꼼한, 윤리적인
- 연구 개발: 탐구적인, 창의적인, 집요한, 끈기 있는
- 인사: 공정한, 정직한, 배려심 있는
- 마케팅: 분석적인, 소통 능력이 좋은
- 품질 보증: 꼼꼼한, 유연한, 정확성이 있는
- 생산 관리: 소통 능력이 좋은, 계획적인, 리더십이 좋은, 추진력 있는, 팀워크가 좋은, 협조적인
- 홍보: 꼼꼼한, 침착한, 친화력 있는, 분석적인, 창의적인
- 마케팅: 분석적인, 창의적인, 적극적인
- 구매: 협상에 강한, 배려심 있는, 통찰력 있는
- 기획: 계획적인, 분석적인, 문장 구사 능력이 좋은, 추진력있는, 통솔력있는


각 회사마다 직무의 성격은 조금씩 다를 수 있어요. 같은 직무라고 해서 같은 업무를 하는 건 아닐 테니까요. 그러니 해당 기업의 JD 등을 통한 직무 분석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직무 분석 어떻게 해야할까?: 직무경험 없이 역량·강점 보여주는 자소서쓰기)

혹시 내가 장점을 쓰려고 하는데, 내가 지원하는 직무와 내 성격이 안 맞는 것 같나요?
그럼 다른 직무를 고려해 보는 게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직무를 고른다는 건 대학 입시생 시절 학과를 고르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입학하고 보니 학과가 안 맞아서 방황하는 친구들, 생각보다 많잖아요. 열심히 취준 생활을 마친 끝에 드디어 회사에 입사하고 보니 직무가 나와 안 맞는다? 또다른 재앙의 시작일 수 있어요. 깊이 고민해보고 결정합시다.

②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경험

내 장점을 적었다면 그에 대한 근거를 써야겠죠. 근거는 본인의 행동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성실성을 장점으로 쓰고 싶다면, 이런 사례를 덧붙여줄 수 있을 겁니다.

"저는 6년 동안 매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식당에서 일을 도와드렸습니다. 개인적인 용무가 있더라도 해당 시간은 피해서 일정을 잡았습니다. A 직무는 이러이러한 측면에서 성실성이 중요한 직무입니다. 이런 저의 성실함과 꾸준함이 A 직무의 업무적인 성취에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③/④ 나의 단점과 구체적인 문제 상황: 이것만큼은 피하자!

단점을 쓸 땐 솔직하게 적는 게 좋아요. 어차피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으니까요. 만약, 내 단점이 뭔지 잘 모르겠다면?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이 일으킬 수 있는 문제를 생각해봅시다. 완벽을 추구하다 보니까 어떤 작업을 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다든지, 집중력이 좋아서 일을 하다보면 다른 걸 잘 못 챙기는 일이 있었다든지 말이죠.

단, 나의 단점을 적을 때 이런 경우는 반드시 피합시다.


1. 장점과 단점이 서로 부딪치면 안 됩니다.

장점으로는 "붙임성이 좋고 소통 능력이 뛰어납니다"라고 적었는데, 단점으로 "낯을 많이 가립니다"라고 쓴다면? 자기소개서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떨어지겠죠. 자소서를 통해 인사담당자에게 보여주려는 우리의 캐릭터는 자기소개서의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적이어야 한다는 것, 잊지 맙시다.


2. 사회생활에 있어서 치명적 단점은 안 됩니다.

기껏 열심히 자소서를 썼는데, 나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처럼 보여선 곤란하겠죠.

남들 앞에서 발표를 못할 정도로 소심하다, 고집이 매우 세다, 낯을 심하게 가린다, '욱'하는 성격이 있다, 뒤끝이 있다, 시간 약속을 못 지킨다, 건망증이 심하다 등. 이런 단점들은 내가 이 뒤에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노력을 했다고 적더라도 커버가 안 될 가능성이 높아요. 사실 성격적인 단점은 고쳐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잖아요. 그 사실을 면접관들도 잘 알고 있고요.

반드시 기억합시다. 업무 상 용인될 수 있고, 사회 생활이나 직무 수행에 치명적이지 않으면서 내 장점으로 커버될 수 있는 단점을 적어주는 거예요.


3. 지나친 자화자찬형 단점은 안 됩니다.

"전 꼼꼼해도 너무 꼼꼼해서 탈이에요. 완벽주의자라고나 할까요? 이런 성격이 일할 때 스트레스가 되기도 해요."

어떤가요, 단점으로 보이나요? 이런 식의 답변은 솔직하지 않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어요. 어느 정도는 솔직하게 나의 장점을 밝히는 게 진솔해 보이고, 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원자가 노력해 온 지난 발자취가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 즉 지원자의 매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단점을 얘기할 때에는 이런 단점이 어떤 상황을 야기하는지,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름의 분석을 적고 보완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나의 단점이 '급한 성격'이라면 이렇게 쓸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급한 성격이 단점입니다. 일이 쌓이는 걸 잘 보지 못해, 빨리 업무를 처리하다가 한두 가지를 놓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2020년 상반기 3개월 간 인턴 활동을 하며 선배들에게 조언을 받을 기회가 많았는데, 그 과정에서 이런 저의 문제는 계획성이 부족해 발생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일을 할 때에는 기한 내에 마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차근차근 처리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인턴 활동 이후로도 일정을 정리하고 수시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등 계획적인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점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으니까요. 중요한 건 그런 단점을 대하는 지원자의 태도와 행동에 있습니다.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자소서는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정성적인 소스예요.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인지 적극적으로 보여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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