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우리 회사는…선물세트? 떡값? 남들은 뭐 받나

이맘때면 퇴근길에 부쩍 눈에 띄는 모습이 있습니다. 각종 선물세트를 들고 퇴근하는 직장인들인데요. 덕분에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구나 체감하게 됩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어려운 경기지만 작은 것이라도 챙겨주는 회사라면 애사심이 더 깊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게 사람 마음인데요.

사회초년생 시절 제 손에도 선물세트가 들려있었다 보니 ‘명절에는 다들 선물세트를 주는 건가?’ 싶었는데, 친구들과 대화하다가 보면 서로 받은 게 다르더란 말이죠. 말은 안 하지만 누군가는 ‘떡값’이라 불리는 보너스를 듬뿍 받은 것도 같고요. 귀향비, 차례비와 같은 이름이 붙기도 하던데요. 상품권, 포인트도 명절 복지로 애용되고 있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전국 5인 이상 785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설 상여금 지급 계획을 물었더니 67.2%가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는데요. 상여금 지급 비중은 300인 이상이 미만 기업보다 컸습니다. 잡플래닛 리뷰에서도 직원 수가 많은 회사일수록 ‘금전적 보상'에 대한 언급이 많았습니다. 물론 더 챙겨주는 곳이라고 해서, 총만족도 점수와 비례하진 않았지만요.

잡플래닛 리뷰에서 확인한 직장인들은 설날에 뭘 받았다고 언급했을까요? 2023년 설날도 풍성하길 기원하며 <컴퍼니 타임스>가 그 유형을 정리해 봤습니다. 

명절에 지급되는 금전적 보상의 이름은 참 다양했습니다. 상여금, 떡값, 보너스, 용돈, 귀성비, 효도수당 등 이름도 제각각이었는데요. 별도 상여금을 기본급 비율로 주는 곳도 있었고, 현금으로 고정해서 주기도 했습니다. 금액도 성과 혹은 직급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경우도 있었고, 전 직원에게 똑같이 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명절 성과급을 받으면 세상 다 가진 기분"이라는 한 리뷰에서 명절 상여금의 동기 부여가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율형
“상여금이 총 900%인데, 12개월 동안 600%가 나오고 설, 추석, 휴가 때 각각 100%씩 받는다" (⭐1.9 서울 유통/무역/운송)
“설날, 추석 보너스 100%씩, 선물도 주는데 웬만한 회사에도 다 있는 복지들이다" (⭐2.0 경기 기계/설비/자동차)
“설, 추석 때 각각 기본급의 60%가 지급된다.” (⭐3.1 경기 운송/운수/물류)
“설날엔 50%, 추석 땐 100% 보너스” (⭐3.0 경기 식품가공/개발)
“설날과 추석 때 1.5배 제대로 챙겨준다" (⭐3.2 서울 외식업/식음료)

고정금액형 
“설날과 추석 때 100만 원씩 떡값 지급된다" (⭐2.8 서울 의료/제약/복지)
“명절 귀향비 50만 원" (⭐2.5 경남 기계/설비/자동차)
“설날과 추석 때 각각 30만 원씩 나온다" (⭐3.0 인천 석유/화학/에너지)
“추석, 설날 때 25만 원 주는 게 전부" (⭐2.5 경북 의료/제약/복지)
“명절 때 사장님이 현금으로 20만 원 주심” (⭐1.4 경기 제약/보건/바이오)
“명절 상여금으로 직급 상관 없이 10만 원 지급” (⭐3.5 외식업)
“명절에 무려 3만 원 보너스" (⭐2.4 경기 서비스업)

명절 선물세트 종류는 실로 다양했는데요. 흔히 보는 햄세트, 식용유, 참치 등 가공식품부터 직배송으로 받는 고기류, 농수산물 유형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밖에 자사 제품을 지급하거나, 직접 선물을 고를 수 있게 해서 만족도를 높이는 유형도 있었습니다. 

고기
“명절에 갈비를 준다" (⭐️3.0 경기 제조/화학 중소기업)
“설날이나 추석 때 참치나 스팸 대신 불고기를 주는데 달달하니 맛있다" (⭐2.3 인천 기계/설비/자동차)
“대표님이 고깃집 사장님과 친구셔서 설날과 추석 때 LA갈비를 선물로 줌" (⭐3.1 서울 IT/웹/통신)

농수산물 
“명절에 농, 수산품으로 줍니다.” (⭐️2.2 경기 금속/재료/철강/요업)
“명절 때 꼭 사과와 배 한 박스를 준다. 여비도 줌" (⭐1.8 부산 유통/무역/운송)
“설날, 추석을 포함해 특별한 일이 없을 때도 직원들에게 소고기, 떡볶이, 옥수수 등 선물을 자주 사준다” (⭐3.0 서울 실내/인테리어/조경)

가공식품형
“부디 무병장수하라는 뜻으로 명절마다 국수 32인분을 지급한다" (⭐️2.7 서울 외식업)
“명절엔 스팸세트, 동짓날엔 팥빵과 흰우유" (⭐️2.6 서울 출판/인쇄/사진)
“명절 선물로 떡국떡과 홍삼 낱개 한 팩을 주거나 없다" (⭐️2.2 경기 건설업)
“설날과 추석에 직원들에게 와인을 선물해 준다" (⭐3.1 서울 유통/무역/운송)

예산형 
“설날과 추석 때 10만 원어치 상품을 증정한다" (⭐3.0 서울 기계/설비/자동차)
“5만 원 상당의 선물세트를 준다" (⭐️2.5 대구 제조/화학)
“2~3만 원에 해당하는 선물을 명절에 준다" (⭐2.8 서울 제약/보건/바이오)

자사제품 증정형
“명절에 자사 제품을 지급한다" (⭐️1.8 부산 식품가공/개발)
“명절에 자사 상품들로 선물상자 만들어서 줍니다.” (⭐️3.3 서울 식품가공/개발)

선택형
“명절에 가전제품을 고르라고 함” (⭐3.2 서울 의료/제약/복지)
“명절 선물 선택이 가능한데, 선택지가 좋다" (⭐3.4 인천 의료/제약/복지)

잘못 줘서 욕먹는형
“탕비실이 없어서 청소할 일이 없어서 쾌적하다. 간식이나 점심 지원이 없으니 살찔 걱정도 없다. 명절에는 상할 일 없는 참치캔이나 스팸으로 챙겨주는 배려심도 있다" (⭐️2.0 성경기 생활용품/소비재/사무)
“명절이면 무겁고 커다란 명절세트를 선물해 준다. 그런데 제발 새로운거 줘보겠다고 이상한 개발자 셔츠나 같은 무늬의 목도리는 안 줬으면 좋겠다" (⭐️2.1 경기 IT/웹/통신)

상품권이나 복지 포인트도 기업들이 많이 애용하는 설날 선물 유형이었는데요. 복지 포인트나 상품권은 10만 원 선이 가장 자주 언급됐습니다. 상품권 중에서는 백화점 상품권이 많았습니다. 그밖에 페이나 캐시 형태로 지급하거나, 자사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포인트를 증정하기도 했습니다. 

복지 포인트
“명절 복지 포인트로 25만 원 지급" (⭐2.5 충남 금속/재료/철강/요업)
“명절엔 복지 포인트 10만 원을 준다" (⭐2.8 경기 금속/재료/철강/요업)
“명절 캐시 10만 원 지급" (⭐2.9 서울 운송/운수/물류)
“설날에 스팸세트 대신 복지 포인트로 10만 원을 준다" (⭐2.8 서울 제약/보건/바이오)
“설날에 계열사 포인트를 준다" (⭐2.6 서울 IT/웹/통신)

상품권
“명절에는 백화점 상품권 10만 원을 준다” (⭐2.4 서울 IT/웹/통신)
“설날, 추석 연휴 전에 선물세트와 백화점 상품권 10만 원을 준다" (⭐2.3 부산 유통/뮤역/운송)
“명절에 페이 상품권 10만 원 지급" (⭐3.0 서울 서비스업)

자사몰 
“명절마다 자사 상품권 준다" (⭐3.5 서울 유통/무역/운송)
“설날과 추석 때 자사 제품 50% 할인 및 소정의 상여금을 준다" (⭐3.0 서울 유통/무역/운송)
“설날 및 추석에 자사몰 복지포인트 10만 포인트 지급" (⭐2.4 서울 제약/보건/바이오)

물질적, 금전적 보상을 제외한 복지로는 대체로 이른 퇴근과 휴가가 가장 많았는데요. 명절 연휴 전날 일찍 퇴근하는 유형이 가장 자주 언급됐습니다. 그밖에 연휴를 더 길게 즐길 수 있도록 연차 차감 없이 별도로 휴가를 제공하기도 했고요. 공휴일에 연차를 강제 차감당했다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참고로 이렇게 공휴일을 연차로 대체하는 것은 2022년부터 금지(5인 미만 사업장은 미적용)돼서 더 이상 할 수 없습니다. 노사가 합의했더라도 말이죠. 이렇게 하면 벌금이 최대 2000만 원입니다. 

그밖에 특별 행사로 경품 추첨을 해서 직원들에게 명절 재미를 더해준 기업들도 있었습니다. 반면 아무 것도 받지 못했거나 그나마 주던 선물마저 사라져서 마음을 상하게 한 기업들도 있었습니다. 


이른 퇴근·휴가형 
“직원들 복지에 세세하게 신경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짐. 밥 잘나오는 것부터해서 프룻박스, 컨시어지, 연차 제도 등 풍족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으며, 명절 앞뒤에 사용할 수 있는 특별연차는 직원들 고충을 계속 고민하고 있구나 느껴져서 좋았음” (⭐3.8 서울 IT/웹/통신)
“설날, 추석 때는 유급휴가 이틀 제공" (⭐4.3 서울 IT/웹/통신)
“명절에 일주일 정도 쉬게 해준다" (⭐2.1 경기 기계/설비/자동차)
“명절 전날 단축 근무” (⭐2.0 경기 제약/보건/바이오)
“설날 및 추석 때 추가 휴무 하루씩 준다"(⭐2.9 경기 전기/전자/제어)

뽑기형
“설날과 추석 때 럭키드로우 해서 잔재미가 있다" (⭐2.7 서울 미디어/디자인)
“매년 설날과 추석 때 저연차 직원들을 상대로 상품 뽑기 하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2.7 경기 식품가공/개발)

없을 무(無)형
“설날 선물을 다른 회사에서 선물해준 물품으로 직원들끼리 가위바위보로 나눠가졌다” (⭐2.7 서울 출판/인쇄/사진)
“설날, 추석 등 명절에 적어도 스팸이라도 줬으면 했는데 진짜 실망” (⭐2.0 서울 유통/무역/운송)
“오너가 짠돌이다. 설날, 추석 때 선물도 없다" (⭐2.0 서울 서비스업)
“추석, 설날, 창립기념일에 재고처리용으로 자사 제품 줬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안 준다" (⭐2.6 충남 제조/화학)

마이너스형
“명절 전날 전 직원 연차 차감 후 휴무한다" (⭐2.8 서울 IT/웹/통신)
“설날, 추석 같은 공휴일을 연차에서 차감한다" (⭐3.5 경기 제조/화학)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