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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럽급여 논란' 실업급여, 오해와 진실은?

제대로 알고 있나? 무엇이 문제?

2023. 07. 18 (화) 18:18 | 최종 업데이트 2023. 07. 25 (화) 16:35
“장기간 근무하다가 실업당해서 온 분들은 표정이 어두운데, 여자, 젊은 청년들은 쉬겠다고 온다. 실업급여 받으면서 해외여행 가고, 샤넬 선글라스나 옷을 사며 즐긴다"

지난 12일, 다수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담당자의 국회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 발언이다. 13년 간 해당 업무를 맡았다는 이 담당자는 "정말 필요한 제도이고 필요한 분한테 정말 도움이 되길 바라고, 없어지지 않고 오래 있길 바란다"는 마음을 덧붙였지만, 논란을 불러일으킨 앞선 발언에 묻혀버렸다. 

정부는 실업급여 하한액이 세후 최저시급보다 많아지면서 구직자들이 취업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본다. 월급의 60%가 하한액(1일 6만1558원=최저시급의 80%)보다 적으면 하한액을 받게 되기 때문. 하한액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85만 원 정도가 된다. 최저시급을 월급으로 환산해 4대 보험과 세금을 빼고 나면 비과세 금액이 얼마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80만 원 전후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한액을 무조건 없애는 게 답일까? 또 하한액이 최저시급이 많아서 취업을 안 하려고 한다는 건 맞는 말일까? <컴퍼니 타임스>가 정리해 봤다. 
◇ 실업급여 톺아보기
Q. 실업급여는 왜 만들어진 건가?

1995년 도입된 고용보험은 "실업 예방, 고용 촉진, 근로자 직업능력 개발 및 향상, 국가의 직업지도, 직업 소개 기능 강화, 근로자 실업시 생활에 필요한 급여(구직급여, 취업촉진수당)를 실시해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구직활동을 촉진"(고용보험법 제1조)하는 게 목적이다. 

일자리를 타의에 의해 잃었거나, 자발적 퇴사지만 그 이유가 타의에 있을 때 “실업한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직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인정"(고용보험법 제2조 제4항)받으면, 흔히 말하는 실업급여, 그러니까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즉, 단순하게 퇴사했다고 받을 수 없고, 조건에 해당해도 구직 활동을 인정받아야만 한다.


Q.실업급여=세금?

매달 월급에서 먼저 제하는 돈이 있다. 4대 보험(건강보험·고용보험·국민연금·산재보험)이다. 세금이라 여겨지지만,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보험료'다. 보험료란, 위험을 대비해 내는 돈이고, 고용보험료는 실업 상황에 놓인 근로자들의 생활을 돕고 재취업을 지원하는데 쓰인다. 월급의 0.9%를 근로자와 회사가 각각 부담하는 구조(총 1.8%)다.

국가가 비용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원(고용보험법 제5조)하지만, 전액 국민들이 낸 세금을 정부가 집행하는 건 아니란 뜻이다. 의료실비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내고, 의료비를 보전받듯이, 실직 등 위기 상황에 대비해 지불했던 고용보험료에서 보전받는 것이다.


Q. 실업급여 하한액, 무엇이 문제? 

실업급여 하한액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저소득 노동자의 생계보장을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이때 최저임금 대비 70% 수준이었다가, 대량 실업사태에 따른 노동자 생계 지원을 위해 2000년에는 최저임금 대비 90% 수준까지 높아졌다. 그러다가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이를 반영해 현재 80%를 유지하고 있다. 

하한액만 최저임금과 연동되는 구조이다 보니, 하한액은 매년 조금씩 오르지만 상한액은 그대로여서 둘의 격차는 줄고 있다. 2023년 기준 상한액과 하한액의 차이는 불과 4432원에 불과해, 고임금 근로자는 고용보험료를 더 내고도 덜 받는 역차별을 받는 문제도 발생한다. 

'덜 내고 더 받는' 구조적 허점을 노려 저임금 근로자가 제도를 악용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여당은 반복수급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퇴사를 반복한다는 관점이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5년간 3회 이상 실업급여를 반복 수급한 사람은 2018년 8만 2000명에서 2022년 10만 2000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최저생계 보호 의미로 하한액이 있는데 이걸 줄이면 당장 생계에 치명적이다. 다수 저임금 노동자와 청년들은 실직시 생계유지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일자리 탐색할 겨를도 없이 나쁜 일자리도 울며 겨자먹기로 취업하면서 또 이직하게 된다. 결국 실업급여 수요만 높아지는 근시안 정책"이라 반박했다. 

실업급여 하한액을 받는 게 나을 정도라면, 열악한 일자리에 노출됐다는 뜻이고, 생계 유지조차 버거운 상황이라는 주장이 함께 제기된다. 또 반복해서 실업급여를 받게 된 건, 계약만료가 반복됐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놓인 거라 해석하기도 한다. 
Q. 고용보험기금 적립금 고갈됐나? 

실업급여는 대규모 실직을 불러온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이 빠르게 소진됐다며 제도 보완의 목소리가 커졌다. 적립금은 대량 실업, 고용 불안 등을 대비한 준비금으로, 금융기관·재정자금 예탁이나 유가증권 매입 등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2017년 이후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긴 했지만,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대비 2020년에는 18%(약 26만 명) 늘어나며 급등세를 보였다. 전년대비 2018년엔 11.8만 명, 2019년엔 12.8만 명 등 직전 증가 추세보다 2배 가랑 늘어난 셈이다. 단, 2022년에는 160만 명 선으로 소폭 감소했다. 


고용보험기금 적립금 규모는 어떨까? 2018년말(9조 7097억 원)에서 2019년말(7조 8301억 원) 기금 감소된 규모(1조 8796억 원)가 오히려 팬데믹 기간보다 많았다. 2022년말 기준 6조 130억 원 규모로, 2021년말(5조 8188억 원)보다는 오히려 소폭 늘어난 상태다. 

적립금과 달리, 고용보험기금 재정수지는 적자와 흑자를 오갔다. 금융위기 당시 5년간(2007~2011년) 적자였다가 이후 6년간(2012~2017년) 흑자였고, 다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적자 상태였다. 그러다 2022년부터 실업급여 수급이 감소했고, 고용보험도 인상하는 등 적자 요인이 줄면서 재정안정성이 다시 개선됐다. 2023년은 흑자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실업급여 개편을 하려는 목적에 대해 "재정 건전화 목적이 아니라 빨리 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금 고갈론에 대해선 거리를 뒀다. 


Q. 실업급여, 누가 받나?

구직급여는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선행 조건으로, 퇴사 전 고용보험에 18개월 이상 가입돼 있어야 하고, 6개월 이상 보험료를 냈어야 한다.(☞실업급여, 알아야 받는다! 내 상식 점수는 몇 점?

 퇴사 사유가 고용보험법 제58조(근로자 본인에게 귀책사유가 있거나, 자의로 퇴사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아야 한다. 즉, ‘일하고자 하지만 일하지 못하고 있는’ 해고 등 비자발적 퇴사 혹은 경영상 어려움 등으로 인한 권고사직 등 퇴사할 수밖에 없는, 법에 규정된 조건에 해당돼야만 받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질병으로 인한 퇴사인 경우 등 회사가 동의해야 수령이 가능한 조건도 있다. (☞갑작스러운 실직, 지원 정책 총정리)



Q. 실업급여 수급 요건에 해당하면 다 받았을까?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2023년 2월 5일 발표한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직장인 중 13.1%가 타의에 의한 비자발적 실직을 겪었다고 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했다면 구직급여 대상이 되는 이들이다.

저임금(월 150만 원 미만) 노동자(27.4%), 비정규직(25.5%), 5인 미만 사업장(22.8%) 순으로 실직을 겪었다. 불안정한 고용 상태와 법의 보호를 받는 이들이다. 한 마디로 취약 계층이다. 비자발적 실직자 중 67.2%는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 4대보험은 의무 가입임에도 고용보험 미가입(42%) 이유가 가장 많았다.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 요건에 들지도 못한 경우다.

고용보험에 가입했지만 실업급여 수급자격 요건에 충족되지 못한 경우가 26.1%였고, 자격 기준엔 들었지만 자발적 실업으로 분류된 경우가 15.9%였다. 이 경우 실질적 해고라고 봐도 무방한 '권고사직'인 경우가 많다. 해고 처리하면 정부지원금을 받고 있는 기업인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 


Q. 실업급여로 갑질하기도 한다는데?    

한국은 OECD 평균보다 중소기업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공적 대출 보증은 가장 높은 수준으로, 43% 가량의 중소기업이 정부지원(OECD, 2021)을 받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중소기업 지원은 수혜 기업 생산성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였다. 무능한 기업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Chang, 2016a; Chang, 2016b)고 한다.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열악한 재정 여건으로 고용지원금 등 정부 지원금에 기대게 되는데, 해고나 권고사직 등 회사의 뜻에 따라 근로자가 퇴사하는 경우 정부 지원을 더이상 받지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만15~34세 대상)의 경우, 정부 지원 조건으로 정규직 채용 후 1년까지 회사 귀책으로 퇴사시켜선 안 된다고 못박고 있다. 또, 지원 대상 근로자가 입사하기 3개월 전을 기준으로 다른 해고 이력이 있는지도 본다. 이를 위반하면 지원금 지급을 제한한다. 

그러니 해고를 하면서도 ‘자발적 퇴사'로 포장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도록 불이익을 주는데, 그 이유가 정부지원금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퇴사해도 퇴직금을 안 주고, 퇴직금을 달라고 하면 대신 실업급여는 없다며 조건부로 지급한다"
(⭐1.0 서울 미디어/디자인)
"나라에서 지원받는 게 있어서 실업급여 안 주려고 본인이 그만두게끔 사람 좋은 척하며 분위기 만든 다음에 요구하는 건 못해준다며 그만두게 만듦"
(⭐1.8 서울 미디어/디자인)
"(정부) 지원금 받아야 하니 실업급여 안 된다고 함"
(⭐2.0 서울 유통/무역/운송)
"권고사직을 갑작스럽게 통보받고 퇴사해도 사회적 기업이라 실업급여를 해줄 수 없다고 함"
(⭐2.1 인천 미디어/디자인)
Q. 중소기업 구인난, 정말 실업급여 때문일까?

고용노동부는 "실업급여를 받는 게 일하는 것보다 나아서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는 한 중소기업 사장의 말을 내세우며 실업급여 하한액 폐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 인력 부족 문제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300인 미만 기업 인력 부족 인원은 59만 8000여 명(2022, 고용노동부)으로, 전년 대비 21만 7000여 명이 더 늘었다. 

반면, 중소기업에 취업할 뜻이 있는 청년 구직자는 73.4%(2022, 중소기업중앙회)로 오히려 전년 대비 23.6%p 늘었다. 단순히 실업급여를 받으려고 쉰다는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워진다. 중소기업에 취업할 뜻이 있는 청년 구직자는 늘었는데,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더 심해졌다. 중소기업의 구인난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먼저 SNS에서 확인한 누리꾼들의 의견을 살펴보자. 
 
"실업급여 안 받고 정규직 하고 싶다. 비정규직 양산하면서 실업급여도 아까워서 못주겠다니 한숨 나온다"
"이런 식으로 실업급여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까지 다 없애면 악덕업주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결과”
계약직 노동자는 고용승계 안 해주면 11개월만에 나가야 한다. 퇴직금도 못 받고 실업급여로 대신하는데 그마저 안 주면… 그렇다고 사용자들이 연장해줄 것도 아닌데 정부는 노동자 입장은 전혀 고려 안 하는 듯”
"찾아보니 부정수급하면 징역 5년 이하다. 대체 누가 징역을 무릅쓰고 부정수급한다는 건가? 어이없다"
"매달 급여에서 떼여가서 쟁여둔 걸 날로 먹겠다는 건가. 등골 빼먹는 방법도 가지가지"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실업급여 안 받고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은데 11개월 일하고 계약 연장없이 나가야 하는 등 계약직 일자리가 많고 퇴직금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실업급여조차 없으면 어쩌라는건가'로 요약된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계약종료→퇴사 후 실업급여 수급→다시 계약직 근무→실업급여 수급' 식의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이 지적하는 것은 근로 의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 구하기 힘든 것은 실업급여 때문이 아니라 그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가 아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OECD(2022)에 따르면 한국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1/3 수준이다. 낮은 생산성은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이는 임금 격차로 이어진다. 실제 300인 이상 기업은 10인 미만 기업보다 청년에게 50%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300인 미만 기업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41.1%, 300인 이상 기업은 15.6% 수준이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임금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청년일자리 3不(불균형, 불합리, 불만족) 이슈리포트'에서 구직자들이 중소기업 지원을 꺼리는 이유로 '정보의 비대칭성, 채용과정의 불합리, 채용결과의 불만족'을 지적했다. 부족한 기업정보와 부정확한 근로조건, 과장된 채용공고, 모호한 설명, 불투명한 채용절차 등으로 인해 입사를 하더라도 기대와 다른 직무를 맡게 되거나 채용 공고와 다른 근무 조건 등으로 인해 결국 퇴사하게 되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구직자들은 중소기업 취업에 대한 신뢰를 더 잃게 된다. 실제 채용절차법 위반 사례는 꾸준히 적발(2022년 상반기, 100개 사업장에서 123건 법 위반/개선 사항 확인)되고 있다.

물론 모든 중소기업이 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건 아니다. 벤처기업 등 소규모 혁신형 중소기업은 청년 고용을 25%(2014~17년, 고용보험) 가까이 책임질 정도로 인재들이 몰렸다. 그중에서도 R&D 투자를 많이 한 상위 15% 기업은 동기간 청년 고용을 27만 명 늘렸다. 청년 고용 증가율이 대기업보다 1.8배 이상 높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스타트업들은 '여유가 없어 연봉은 적지만 합당한 대우와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드리겠다' '야근은 많지만 눈에 보이는 실질적 성과를 보장하겠다' 등 부족한 점과 필요한 인재상, 보상 방향을 솔직하게 밝혀서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고 있었다"며, 채용 절차 간소화, 투명한 채용, 명확한 정보 제공, 다양한 업무 기회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실업제도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