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종합건설은 삼성그룹과 어떤 관계일까

오늘도 퀴즈 하나를 내 볼게요.

㈜컴퍼니타임스와 ㈜컴퍼니타임스, 같은 회사일까요?

질문을 보자마자 혹시 "둘 다 같은 회사잖아! 문제 잘못 낸 거 아냐?"하고 버럭하진 않으셨나요? 아니면 지난 주랑 같은 문제 같은데 데자뷔인가 하고 헷갈리진 않으셨나요?  

이번주 정답은 '다른 회사일 수 있다' 입니다. 각기 상호 등록이 가능했다면 다른 회사일 수 있어요. 
대신 조건이 붙어요. 다른 지역이거나, 업종이 달라야 해요. 아래와 같은 법규들이 있어요. 
2020년에는 같은 상호를 쓰는 회사들 때문에 구직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도 있는데요. 건설회사들 중 그런 사례들이 많았어요. '삼성종합건설'이란 이름을 쓰는 회사만 해도 7개, '삼성건설'은 4개였으니 헷갈릴 만도 하죠? 2020년에 한 취업포털에서 건설사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79.4%가 회사 이름이 같아서 채용 회사를 착각한 적이 있다고 할 정도였어요. 

지난 주 '알쓸상회2' (혹시 놓치셨다면 보러 가기☞'㈜컴타'와 '컴타㈜'는 같은 회사? 다른 회사?)를 보셨다면, 위 회사가 다 다른 곳이라는 걸 바로 눈치채셨을 텐데요. '삼성건설' 앞뒤에 붙은 ㈜, (합), (유)는 각기 회사 종류가 다르다는 걸 뜻하고, ㈜의 위치나 표기 방식이 다 달라서, 회사 위치를 따져보지 않고서도 다른 회사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럼 이제 난이도를 한 단계 높여볼게요. 
 

눈이 휘둥그래지진 않으셨나요? 혼돈의 카오스인데요. 이번엔 상호명에 ㈜위치까지 똑같은 걸로 모자라, '도'까지 같은 곳들도 있죠. '삼성종합건설'이라는 같은 이름을 쓰는 회사 중에서도 '㈜삼성종합건설'은 전북에 1개, 경기에 3개가 있었어요. 동명이인과 비슷한 동명이사(同名異社)들이죠. 전북은 도가 달라서 확실히 다른 걸 알겠는데, 경기도 3곳은 알쏭달쏭한데요. 그래서 '시'를 살펴보니 각기 다른 곳이었어요. 사업장 위치가 이천시, 부천시, 김포시였거든요.

때문에 같은 상호명이 있다면, 본사는 어디인지, 등록번호, 주업종 등 세부 사항까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해요. 대표 이름을 봐도 될 테고요. 건설사는 주력 건설 분야가 각기 다른 곳들이 있고, 시공능력도 다 다르고요.

그럼 위 회사 중 우리가 아는 대기업인 '삼성'계열사가 있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대기업 삼성 계열사인 건설사는 '삼성물산'(건설부문)이거든요. 그런데 앞서 채용 지원자들이 헷갈렸다는 것처럼, '이렇게 헷갈리면 안 되는 거 아냐?'라는 의문이 떠오르는데요.

그래서 법에서는 '부정한 목적'으로 다른 회사로 오인할 수 있는 상호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어요. 비슷한 이름이더라도요. 상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 상호를 가진 사람이 다른 회사와 구분되는 이름을 쓸 수 있도록 이익을 보호하려는 목적이에요. 아래 법조항에 따라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존 회사는 해당 이름을 못 쓰도록 상호 폐지 및 등록 말소 청구를 할 수 있어요.
판례도 있는데요. '타인의 영업으로 오인할 수 있는 상호'를 판단할 때는 두 이름 전체를 면밀하게 비교 및 관찰해야 해요. 각 영업의 성질이나 내용, 영업방법, 수요자층 등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사람들이 서로 관련있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같은 이름이 널리 알려져있는 명성 때문에 신뢰를 얻었는지(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1다73879 판결) 등을 두루 살펴요. 

'부정한 목적'이 있었는지도 다방면(영업 종류, 규모, 방법, 상호 사용 경위, 명성, 신용 등)으로 보는데요. 다른 (유명한) 회사로 헷갈리게 해서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고 했거나, 손해를 끼치려고 하는 부정적인 의도가 있었다면 '부정한 목적'으로 봐요. 

법원(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3다76635 판결)은 대성홀딩스 주식회사가 '주식회사 대성지주'(이후 주식회사 대성합동지주)를 상대로 낸 '상호 사용 금지 소송'에서 전체적으로 상호명이 비슷하고, 주영업목적도 '지주사업'으로 같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는 상호라고 봤어요. 대성지주가 대성홀딩스와 이름이 비슷해서 보통 사람들이 쉽게 헷갈리거나 착각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해당 상호를 쓴 것에서 '부정한 목적'이 인정된다고 했어요. 

지난 8월 4일, 유명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의 미국 본사인 '스타벅스 코포레이션'이 '스타밥스'를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무효 청구(상표등록 제1804421호 무효, 사건번호 2022당775)를 내서 이겼는데요. 이건 위 경우와는 조금 달라요. '상호'가 아니라 '상표' 관련 분쟁이거든요. 상호는 회사 법인 이름, 상표는 우리가 흔히 아는 상품·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브랜드명이라고 보면 돼요. 

여기서 '스타벅스'는 상호가 아닌 '상표'인 건데요. 상표는 등록한 지역 안에서만 영향력을 갖는 상호와 달리, 전국에서 독점적 권리를 가져요. 유사성도 따지고요. 등록 후 권리는 10년 동안 갖게 돼요. 이후엔 존속기간갱신출원으로 10년씩 갱신할 수 있고요. 그리고 '상법'이 아닌 '상표법'이 적용돼요. 등기소에 등록하는 '상호'와 달리, '특허청'에 출원 신청을 하고, 심사를 거쳐서 등록하게 돼요. 심사는 보통 1년 전후 기간이 걸리는데, 최근에는 평균 15개월이 걸린다고 해요. 
스타벅스는 "스타밥스가 스타벅스를 연상시키도록 해서 스타벅스의 신용 및 명성에 편승해 이득을 취할 부정한 목적으로 출원된 상표"라고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특허심판원에 냈었어요. 스타밥스 측은 "스테이크의 '스', 타르타르 소스의 '타', 다양한 밥을 표현한 '밥스'를 합친 한국 정서에 맞춰서 지은 이름"이라고 항변했지만, 특허심판원은 "두 상표가 외관, 호칭, 관념 등에 의해 일반 수요자에게 주는 인상, 기억, 연상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할 때 출처에 관해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을 때는 서로 유사하다고 봐야 한다"며 "그 외관이 확연하게 구별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효 결정을 내렸어요.
 

‘푸라닭'치킨도 처음에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와 비슷한 로고 형태로 특허청에 신청했다가 모양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어요. 업종은 다르지만 저명한 상품의 명성 손상 우려 때문에 반려된 건데요. 이후 처음 로고 이미지를 더이상 쓰지 않고, 문자 상표로 다시 신청하면서 해당 상표를 등록할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