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나라한 비판과 송곳같은 지적들이 난무하는 잡플래닛 리뷰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기업들이 있다. 이른바 잡플래닛이 '주관적'으로 선정한 '완소'기업들이다. 잡플래닛 에디터들이 '절대 망하면 안 되는 기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은 특징이 있다. 평점이 갑자기 높아지거나 낮아지지 않고, '나쁜' 리뷰가 올라와도 투명하게 공개한다. 전체 평점 역시 3점대 후반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이들은 어떻게 '완소' 기업이 될 수 있었을까? 잡플래닛이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표가 너무 잘 토라짐."(잡플래닛 리뷰 중)
잡플래닛에 달린 '다노'의 기업 리뷰 중 하나다. 자신을 '전직원'이라고 밝힌 이용자는 다노의 단점으로 '대표의 토라짐'을 지적했다.
당신이 다노의 대표라면 이 글에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다노의 정범윤 대표는 댓글을 달았다.
"저의 토라짐(?)에 대해…말씀해주신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고민했습니다. 우리 회사의 크루분들은 감사하게도 저를 편하게 생각해 주시고 친근하게 대해주시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기대를 하고 섭섭해 했던 순간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번 제 태도를 가다듬고, 포용력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솔직한 조언 감사드리며 전달주신 쓴 조언 달게 받겠습니다."
◇ "기업리뷰, 지우고 무시하는게 답일까요?"
잡플래닛에 달린 '나쁜 리뷰'에 대처하는 대표들의 자세는 다양하다. 묵인하거나, 리뷰에 '악플'급의 댓글을 달거나, 리뷰 삭제를 위해 항의를 하거나, 댓글을 남긴 이를 찾겠다며 소송을 불사하는 대표들도 있다.
다노는 직접 답하는 방법을 택했다. 수많은 기업들 중에서 대표가 평점이 낮은 리뷰에 진정성있게 해명하고 '조언을 달게 받겠다'는 답을 남기는 회사는 단언컨대 많지 않다.
"내부 고객을 대하는 마음으로 글을 남기게 됐어요. 대표에게 한 말이니까 대표가 직접 답을 하는 것이고요. 다른 구성원에 대한 언급이 있다면 같이 고민해서 답을 달기도 하죠. 잡플래닛을 보는 사람들은 우리 회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부정적인 글이 있다면 명확하게 해소해주는 것이 회사에 좋은 분을 모시는데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회사가 완벽할 순 없죠. 잡플래닛에 나온 얘기들은 회사가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맞을 가능성이 커요. 부족한 점을 알아야 개선할 수 있고, 의견을 경청하자는 의미에서 댓글을 남기고 있어요." (이지수 대표)
어떤 대표들은 '나쁜 리뷰'를 삭제하거나 비난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보다 쉬운 방법일 수 있다. 이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회사들 사례를 보니 리뷰를 지운다는 것도 결국 다 알게되더라고요. 있던 글이 없어졌으니까요. 삭제가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아요. 고객 불만도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더 신뢰가 생길 수 있는데, 무시해서 작은 컴플레인을 크게 키우는 경우도 있잖아요.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다분히 악의적인 글은 없었던 것 같아요. 나올 수 있는 얘기들이었다고 생각해요." (이지수 대표)
◇ '다노'답게 일하는 법…"불만·의문은 즉시 물어보고, 소통에 목숨 걸기"
다노는 여성 피트니스∙다이어트 토탈케어 스타트업이다. 2013년 다이어트 정보를 알리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시작해 같은해 6월 '다노앱'을 출시했다. 이후 1:1 다이어트 코칭 프로그램 마이다노, 다이어트 식단 전문 쇼핑몰인 다노샵, 다이어트 매거진 다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작해 운영 중이다.
정 대표와 이지수 대표 두 사람이 시작한 다노는 7년여만에 90여명이 함께 일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구성원이 많아지면서 어떻게 함께 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그래서 규칙을 세웠다. 이름하여 '다노답게 일하는 법'. 방점은 '소통'에 찍혔다.
"회사에 대한 불만족은 불통이나 무응답에서 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고민이나 궁금한 것이 있으면 즉시 팀장이나 대표, 잘 아는 사람에게 질문을 해달라고 하고 있어요. 얘기하지 않으면 오해가 쌓일 수 있잖아요. 확실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범윤 대표)
소통을 중시하는 다노이지만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직접적인 소통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다노는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조직원이 적을 때는 매주 전사 회의를 하면서 직접 소통하고 방향성을 제시했는데, 100명이 다 돼가니 팀장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졌어요. 경영진은 팀장에게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팀장이 이를 팀원들에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이지수 대표)
다노는 '셀프피드백' 제도를 운영 중이다. 팀원들이 팀장과 경영진, 자신의 업무성과 등에 대해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매달 면담을 진행한다. 회사가 직면한 내부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해결점을 찾기 위해서다.
◇ "'동료가 최고의 복지'…회사·구성원 함께 성장하길"
다노는 '동료가 최고의 복지'라고 말한다. 이렇게까지 구성원들의 소통과 만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일이 아닌 외적인 것으로 구성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어요. 존경할만한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시너지가 잘 날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업무 환경을 만들 때 협업이 잘 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데 공을 들였어요." (정범윤 대표)
'소통'에 대한 노력은 평점으로 반영됐다. 잡플래닛에 따르면 다노의 기업추천율은 71%, CEO지지율은 80%, 기업성장률은 69%에 달한다.
잡플래닛의 설문조사에 응답한 다노의 전현직원들 중 44%는 회사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으로 '뛰어난 동료'를 꼽았다. 77%의 응답자는 '회사의 비전에 공감하는 편'이라고 답했고, 88%의 응답자는 '회사나 팀의 목표가 명확하고 투명하게 공유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9%가 '부서 및 직무 이동시 개인의 의사가 최대한 또는 적절히 반영된다'고, '86%는 '업무 수행 시 지속적이고 가치있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우리 회사가 누구에게나 최고의 회사가 될 것이란 기대는 못해요.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최적의 회사가 되도록 만들고 싶어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성장'이에요. 회사의 성장이기도 하지만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이기도 하죠. 성장을 한다는 건 모든 사람이 미완이라는 뜻이기도 해요. 저 역시 마찬가지죠. 완벽한 사람이 아니에요.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범윤 대표)
다노는 '본인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는' 동료를 찾고 있다. '회사에 무엇을 줄 것인가가 아닌 본인이 회사에서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지, 목표에 대한 성찰이 분명한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요.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조직에 원하는 것이 분명하면 회사는 그것을 채워줄 수 있는지만 고민하면 되니까요. 회사에서 어떤 것을 얻어가고 싶은지 고민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정범윤 대표)
그나저나 '잘 토라지는 대표'라는 리뷰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을까? '공식'적인 댓글이 아닌 대표의 속마음이 궁금했다.
"그냥…다들 놀려요. 잘 토라진다고…그런데 서로 말하지 않고 모르는 척 하는 것보다 놀리는게 나은 것 같아요. 편하니까 놀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전 문제가 있으면 직접 말해주는 게 좋아요. 제가 고치면 되니까요. 속상해도 다음날이면 다 잊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괜찮아요." (정범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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