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예배하고 찬송가 연습하느라 야근…괴로워요"

아침에 찬송가 트는 회사…이것도 직장 내 괴롭힘인가요?

2020. 07. 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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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곧 1년이다. '직장 내 괴롭힘'을 판단할 법적 기준이 생기긴 했지만,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겪는 고충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파악하려면 사례를 하나하나 따져 봐야 한다. 분명한 직장 갑질 사례가 아니라면 더 그렇다. 직장 내 '종교 강요'가 대표적이다.
직장 내 괴롭힘을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했는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벗어난 지시 등이 있었는지 △그로 인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가했는지 또는 근로 환경이 악화했는지 등 기준에 모두 해당한다면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 회사가 종교 관련 회사라면? 종교 활동에 참석하느라 야근을 할 수밖에 없다면? 종교 강요라고 느끼는 근로자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법적으로도 문제인 건지 불분명하다.
컴퍼니 타임스는 2020년 6월까지 잡플래닛에 등록된 리뷰 중 '직장 내 종교 강요' 사례를 모아 재구성했다. 노무법인 굿컴퍼니의 신형지 공인노무사와 함께, 해당 사례들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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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으로 성경 구절 보내는 직장 상사…'직장 내 괴롭힘' 맞나요?
사례 1) 저희 회사는 근무 시간 외에 사내 예배를 진행하는데요. 순번을 정해 기도도 하고, 부서별로 찬송가도 불러야 합니다. 퇴근 후 모든 부서원이 부서장님 지휘 아래 찬송가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예배뿐 아니라 기도에 찬송가까지 불러야 한다는 건 너무 불편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퇴근 후 부서장 지휘 아래 찬송가 연습이 이뤄진 것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고, 정신적 고통을 예상할 수 있죠. 부서장 등의 관리자 지휘 아래 종교 강요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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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2) '직원 교육' 시간인데, 성경 구절을 보고 느낀 점을 나누게 합니다. 교육을 진행하는 대표님은 직원들이 모두 한 번씩 말할 때까지 교육을 끝내지 않습니다. 저는 종교도 없고, 생각나는 것도 없는데 강요하는 것 같아 불편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직원 교육'이라는 업무를 빙자해 업무와 관련 없는 '종교 교육'을 했습니다. 대표라는 지위를 이용했고,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것이죠. 교육에 참여한 직원들이 '대답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근무 환경 악화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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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3) 회사에서 아침마다 '찬송가'를 틀어 놓습니다. '아침에 노래를 틀지 말아 달라'고 소극적으로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다른 직원들은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아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직장 내에서 이뤄지고 있으나 '적정 범위를 넘는다'는 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스트레스 받으시는 것은 이해하나, 찬송가를 부르도록 강요하는 것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노래를 틀어 놨다는 이유만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어려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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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4) 직장 상사가 주말마다 개인 메시지로 성경 구절을 보냅니다. 몇 번은 대답하다가, 이후에는 무시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업무 시간에 '교회 나오라'고 말하는 게 나을 듯합니다. 이것도 직장 내 괴롭힘인가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업무를 진행하지 않는 주말마다 개인적으로 보낸다는 점에서 '사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보낸 메시지에 반응이 없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압박을 준다면 괴롭힘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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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5) 금요일마다 필수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사내 종교 활동이 있습니다. 문제는 종교 활동 때문에 야근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금요일이면 종교 행사가 없어도 야근할 정도로 일이 많은데, 한 시간 남짓 종교 활동 때문에 일을 더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불필요한 야근을 계속하게 된다면, 근무 환경 악화로 볼 수 있습니다. 연장 근무 수당을 받더라도 매주 금요일 저녁에 더 일하고 싶은 근로자는 많이 없지 않을까요. "연장 근무에 동의하지 않으며, 업무와 관련 없는 종교 행사로 인한 연장 근무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으니 개선해 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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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무법인 굿컴퍼니 신형지 노무사
◇ "종교 관련 회사라도 강요·제재 있다면 '괴롭힘'"
'종교 관련 회사'라도 종교 행사 참석 등 회사 내 종교 문화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근로자에게 제재를 가한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 신형지 노무사는 "종교 관련 회사도 결국 '기업'이다. 사내 종교 문화도 직원의 소속감을 증진시키고 사업을 더 잘 수행하기 위한 것 아닌가.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부당하게 처우하고 제재를 가한다면 괴롭힘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와 같은 종교 강요 사례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냐"고 묻자, '물증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노무사는 "종교 강요 메시지를 계속 보낸다면 캡쳐해 보관하고, 녹음이나 CCTV 영상을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물증 확보가 어렵다면 같은 일을 겪은 여러 동료의 증언을 모아서 활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다룬 종교 강요 사례들 중 일부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규정하기 어려울 뿐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종교적 신념을 무차별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는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자.
직장 내 괴롭힘 상담센터 대표 전화: 1522-9000
직장 내 괴롭힘 사전 설문지(링크)

갑질 당한 직장인 돕는 민간 공익 단체 '직장갑질119'가 발표한 직장 내 괴롭힘 타파 10계명

① 내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② 가까운 사람과 상의한다
③ 병원 진료나 상담을 받는다
④ 갑질 내용과 시간을 기록한다
⑤ 녹음, 동료 증언 등 증거를 남긴다
⑥ 직장 내 괴롭힘이 취업 규칙에 있는지 확인한다
⑦ 회사나 노동청에 신고한다
⑧ 유급 휴가, 근무 장소 변경을 요구한다
⑨ 보복 갑질에 대비한다
⑩ 노조 등 집단적인 대응 방안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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