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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워크숍 가서 사장님 어머님께 큰절 올린 사연
[논픽션실화극] "사장님 고향으로 워크숍을…우리는 가족이 아니에요"
2020. 07. 06 (월)
※ 다음 글은 잡플래닛에 남겨진 리뷰와 못다한 이야기 등에 남겨진 글들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자 사장님 어머님께 인사드려야죠. 어머님 절 받으세요."
일주일 중 직장인에게 가장 소중한 금요일 오후, 직원들은 사장님 어머님을 앞에 두고 큰절을 올렸다. 절을 받은 어머님은 흐뭇하게 웃으며,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자식 농사 하나는 참 잘 지었지'라는 뿌듯함이 듬뿍 담긴 봄날 햇살같이 따뜻한 눈빛으로 사장님을 바라봤다.
나는 여기서 왜 남의 어머님께 큰 절을 올리고 있는가? 시작은 지난 월요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월요일 갑자기 이번 주말 워크숍이 진행된다는 공지가 떴다. 1박 2일도 아닌,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무려 2박 3일 일정이었다. 갑자기 공지된 일정이었지만, 물론 전원 참석,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워크숍 장소도 이상했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라는데 회사 업무와 어떤 상관이 있는지 알 수 없는 곳. 비밀은 곧 풀렸다. 사장님 고향이라고 했다. 느낌이 '싸'했다.
첫 번째 일정은 설마했던 사장님 본가 방문이었다. 사장님의 부모님이 사신다는 본가에 도착하자 상사들은 익숙한 듯 분주하게 움직이며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했다.
회사 워크숍을 사장님 고향으로 온 것도 살다 살다 처음 듣는 일인데 큰절이라니. 우리 부모님 찾아뵙고 큰절을 올린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는데 큰절이라니.
그 자리에서 '종교 때문에 절을 할 수 없다'거나 '연일 이어지는 야근과 장시간 컴퓨터 사용으로 인해 현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지병으로 앓고 있는 허리 디스크와 목과 어깨의 근막동통증후군, 무릎 연골연화증 때문에 전신을 사용해야 하는 절을 할 수 없다'고 말해볼까 살짝 고민했지만, 저 앞에 앉아 계시는 사장님 어머님은 또 무슨 죄일까 싶어서 말을 삼켰다.
결국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른 채 사장님 어머님께 절을 올리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다.
사장님은 한껏 신이 난 듯했다. 우리가 도착했다는 소식이 온 동네에 퍼졌는지, 사장님 친구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뻘쭘하게 앉은 것도 서 있는 것도 아닌 자세로 어정쩡하게 있는 사이 저녁 식사 시간이 됐다.
역시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는 삼겹살이지. 워크샵 첫날 저녁 식사는 사장님 친구분들과 함께 진행됐다. 서울에서 성공해 사장까지 오른 자랑스러운 친구의 회사 부하 직원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가 사장님의 고향 친구들은 무척이나 신이 난 듯했다.
"아니 김 주임 뭐해, 사장님 친구분 쌈도 하나 싸드리고 그래야지. 젊은 친구가 센스가 없어."
'그래 내가 너희 사장 친구야'라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허허허' 웃는 고향 친구분의 입에 고기를 가득 넣어 쌈을 싸 입에 넣어드리는 것이 워크숍 두 번째 일정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내 입에 들어가는 것 보다 많은 쌈을 싸서 사장님 친구분들 입에 넣어드리고 나니, 문득 '이것이 바로 고객 맞춤형 영업이고 마케팅인가, 이를 교육하기 위해 사장님은 전 사원들을 이끌고 이 먼 곳까지 찾아온 것이었나, 이것이 사장님의 큰 그림이었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아니면 나름 '외국계' 기업인 우리 회사의 한국 현지화를 위한 고도의 전략일까? 사장님의 복심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고기 쌈에 담긴 사장님의 복심을 알기 위해 고민하는 사이 워크숍 두 번째 일정, '사장님 친구님들께 쌈 싸 드리기'가 끝났다.
이제 고작 두 번째 일정이 끝났을 뿐이다. 역시나 워크샵의 마지막은 노래방이지. 평소 회식 때도 노래방에 끌려가 밤 11시까지 노래하고 춤을 췄는데, 워크샵이라고 다를 리 없었다. 다른 점이라면 사장님 고향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것 정도일까?
그렇게 워크숍 첫 날 대단원의 막이 내리고,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에 들어가 누웠다. 워크숍은 고작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다. 아직도 이틀이나 더 남았다. 평소에는 짧디짧은 주말이 이렇게 더디게 흘러가다니. 이것이 아인슈타인이 말했던 상대성 이론이란 것인가? 지난 30여 년간 이해하지 못했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눈 앞에 펼쳐지며 우주 공간이 천장에 떠오르는 듯했다. 나는 문과인데…
그나저나 내일 아침에는 등산을 간다고 한다.
이렇게 또 내 소중한 주말이 흘러간다. 물론 연차도, 주말 수당도 없이 말이다.
일주일 중 직장인에게 가장 소중한 금요일 오후, 직원들은 사장님 어머님을 앞에 두고 큰절을 올렸다. 절을 받은 어머님은 흐뭇하게 웃으며,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자식 농사 하나는 참 잘 지었지'라는 뿌듯함이 듬뿍 담긴 봄날 햇살같이 따뜻한 눈빛으로 사장님을 바라봤다.
나는 여기서 왜 남의 어머님께 큰 절을 올리고 있는가? 시작은 지난 월요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월요일 갑자기 이번 주말 워크숍이 진행된다는 공지가 떴다. 1박 2일도 아닌,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무려 2박 3일 일정이었다. 갑자기 공지된 일정이었지만, 물론 전원 참석,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워크숍 장소도 이상했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라는데 회사 업무와 어떤 상관이 있는지 알 수 없는 곳. 비밀은 곧 풀렸다. 사장님 고향이라고 했다. 느낌이 '싸'했다.
첫 번째 일정은 설마했던 사장님 본가 방문이었다. 사장님의 부모님이 사신다는 본가에 도착하자 상사들은 익숙한 듯 분주하게 움직이며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했다.
회사 워크숍을 사장님 고향으로 온 것도 살다 살다 처음 듣는 일인데 큰절이라니. 우리 부모님 찾아뵙고 큰절을 올린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는데 큰절이라니.
그 자리에서 '종교 때문에 절을 할 수 없다'거나 '연일 이어지는 야근과 장시간 컴퓨터 사용으로 인해 현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지병으로 앓고 있는 허리 디스크와 목과 어깨의 근막동통증후군, 무릎 연골연화증 때문에 전신을 사용해야 하는 절을 할 수 없다'고 말해볼까 살짝 고민했지만, 저 앞에 앉아 계시는 사장님 어머님은 또 무슨 죄일까 싶어서 말을 삼켰다.
결국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른 채 사장님 어머님께 절을 올리는 것으로 워크숍이 시작됐다.
사장님은 한껏 신이 난 듯했다. 우리가 도착했다는 소식이 온 동네에 퍼졌는지, 사장님 친구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뻘쭘하게 앉은 것도 서 있는 것도 아닌 자세로 어정쩡하게 있는 사이 저녁 식사 시간이 됐다.
역시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는 삼겹살이지. 워크샵 첫날 저녁 식사는 사장님 친구분들과 함께 진행됐다. 서울에서 성공해 사장까지 오른 자랑스러운 친구의 회사 부하 직원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가 사장님의 고향 친구들은 무척이나 신이 난 듯했다.
"아니 김 주임 뭐해, 사장님 친구분 쌈도 하나 싸드리고 그래야지. 젊은 친구가 센스가 없어."
'그래 내가 너희 사장 친구야'라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허허허' 웃는 고향 친구분의 입에 고기를 가득 넣어 쌈을 싸 입에 넣어드리는 것이 워크숍 두 번째 일정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내 입에 들어가는 것 보다 많은 쌈을 싸서 사장님 친구분들 입에 넣어드리고 나니, 문득 '이것이 바로 고객 맞춤형 영업이고 마케팅인가, 이를 교육하기 위해 사장님은 전 사원들을 이끌고 이 먼 곳까지 찾아온 것이었나, 이것이 사장님의 큰 그림이었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아니면 나름 '외국계' 기업인 우리 회사의 한국 현지화를 위한 고도의 전략일까? 사장님의 복심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고기 쌈에 담긴 사장님의 복심을 알기 위해 고민하는 사이 워크숍 두 번째 일정, '사장님 친구님들께 쌈 싸 드리기'가 끝났다.
이제 고작 두 번째 일정이 끝났을 뿐이다. 역시나 워크샵의 마지막은 노래방이지. 평소 회식 때도 노래방에 끌려가 밤 11시까지 노래하고 춤을 췄는데, 워크샵이라고 다를 리 없었다. 다른 점이라면 사장님 고향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것 정도일까?
그렇게 워크숍 첫 날 대단원의 막이 내리고,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에 들어가 누웠다. 워크숍은 고작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다. 아직도 이틀이나 더 남았다. 평소에는 짧디짧은 주말이 이렇게 더디게 흘러가다니. 이것이 아인슈타인이 말했던 상대성 이론이란 것인가? 지난 30여 년간 이해하지 못했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눈 앞에 펼쳐지며 우주 공간이 천장에 떠오르는 듯했다. 나는 문과인데…
그나저나 내일 아침에는 등산을 간다고 한다.
이렇게 또 내 소중한 주말이 흘러간다. 물론 연차도, 주말 수당도 없이 말이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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