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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박람회 줄줄이 취소… 구직시장 ‘빨간불’

지자체별 채용박람회부터 중장년 일자리 행사까지 ‘줄취소’

2020. 09. 02 (수) 15:05 | 최종 업데이트 2020. 09. 02 (수)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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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채용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취업과 구직에 도움을 주는 채용박람회마저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역시 코로나19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구직자들의 직장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7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올 7월 실업자 수는 113만 8000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4만 1000명 늘었다. 1999년 7월 이후 최대치다. 같은 기간 기준, 취업자 수는 2710만 6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27만 7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지난 3월에는 2010년 1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반기 예정됐던 채용박람회 등 일자리 행사들마저 연기·취소되고 있다. 컴퍼니 타임스가 지방자치단체의 올해 하반기 채용박람회 개최 여부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채용박람회를 진행했던 지자체 13곳 중 서울시 1곳만 채용박람회를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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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만, 9~11월 온라인 채용 박람회 진행
서울시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시 강소&콘텐츠 기업 채용박람회’와 ‘2019년 뉴딜일자리 사업 채용박람회’ 등을 주최했다. 올해는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서울형 뉴딜 일자리 온라인 채용 박람회’를 진행한다. 오프라인 채용박람회는 하반기 중 열지 않는다.

지난해 채용박람회를 열었던 지자체들 대부분은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경기 군포시는 지난해 10월 채용박람회를 주최했지만 올해는 계획된 일정이 없다. 여주시도 올해 9월 말과 10월 초 채용박람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연기했다. 매년 4월과 5월 두 차례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던 인천 계양구는 올해 10월로 채용박람회를 미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결국 취소했다. 중구와 남동구, 김해시와 부산시 등도 같은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채용박람회를 열었던 의정부시의 일자리센터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채용 박람회 일정은 아예 없다”며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강화한 상황이라 일정들을 전면 중지한 상태고, 내년 개최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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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 채용 박람회,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때문에…”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행사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2019 경기도·수원시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는 구직자 2224명이 참가했고 429명이 일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올해는 개최 여부조차 알 수 없다.

경기도일자리재단 관계자는 “오는 10월 말과 11월 말 쯤, 하반기에 두 번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 개최를 고려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진척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는 범위가 넓어서 기존에는 권역별 3개월 간격으로 3번 진행했는데, 코로나19로 그나마 횟수를 두 번으로 줄여 계획한 것”이라며 “개최를 하게 된다면 사람 간 접촉을 최소한으로 해 진행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영등포구청과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2019 중장년 희망 잡(JOB)페어’도 올해는 일정이 불확실하다. 역시 코로나19 때문이다. 영등포구 일자리경제과 측은 “중장년 대상 취업박람회는 올해 진행이 어려울 것 같아 취소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중장년 일자리 프로그램’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기·취소되고 있다. 영등포구 일자리경제과 관계자는 “중장년들을 위한 취업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모집과 진행 과정 중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교육 대부분이 연기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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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라인→온라인’ 고민 중… 수시채용도 방법”
오프라인 행사가 어려워지면서 일각에서는 채용박람회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중장년 일자리박람회를 개최했던 한 일자리재단 측은 “키오스크를 활용한 비대면 방식 등이 대안으로 나오지만, 이는 박람회라기보다 일자리포털 등의 플랫폼과 다를 게 없어서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박라영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 사무관은 “지난해 진행한 ‘신중년 인생 3모작 박람회’ 개최가 올해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온라인으로 하려고 해도 진행상 고려할 점이 많아서 쉽게 정하기 어렵다”고 얘기했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에 계획된 ‘서울형 뉴딜 일자리 온라인 채용 박람회’에 수시채용 방식을 적용해 오프라인 일자리 박람회의 단점을 보완할 예정이다. 서울시 경제정책실 일자리정책과 관계자는 “좀 더 많은 구직자들과 기업들이 함께하면서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수시채용일 것으로 보여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