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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태도가 마음에 안들어 해고…되나요?

[혼돈의 직장생활] 6개월 수습 종료 앞두고 해고…수습은 회사 마음대로?

2022. 01. 13 (목) 12:46 | 최종 업데이트 2022. 01. 14 (금) 15:29
 
6개월의 수습 기간 종료를 한 달 남기고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저와 일을 해보니 잘 안 맞아서 정규직 전환은 어렵다고요. 사실 당일 해고 통보를 해도 법적으로 문제는 안되지만 미리 얘기해 준다면서 남은 한 달 동안 다른 회사 면접을 보러 다녀도 괜찮대요. 그런데 계속 같이 일하고 싶으면 한 달 동안 본인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 개선된 부분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지적을 받은 것은 이런 겁니다. '공감하는 리액션을 잘해라,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 때 태도를 바꿔라, 이런 지적을 할 때 무표정하지 말아라' 같은 거요. 사실 지적을 받고 좀 당황스러웠어요. 이게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는 건가 해서요. 또 제가 면접을 보러 다니면 자발적 퇴사가 되는 걸까요? 제가 자발적으로 퇴사를 하고 나면 끈기 없는 사람처럼 보일 것도 같고…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사회초년생 A씨)
아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A 씨의 사연이 잡플래닛 <컴퍼니타임스>에 들어왔는데요. 쉽지 않은 사회생활을 시작해 고군분투 중인 A씨에게 응원과 격려, 그리고 위로의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회사 면접을 보러 다니면 자발적 퇴사가 되는지' 먼저 살펴보죠. 결론부터 말하면 면접을 보러 다닌다고 자발적 퇴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발적 퇴사는, 직장인이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는 등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스스로 밝힐 때 해당됩니다. 다른 회사 면접을 보러 다닌다고 회사의 해고 조치를 받아들였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런 상황이라면 마음껏 면접을 보러 다녀도 됩니다. 그렇다고 해고가 자발적 퇴사가 되지는 않습니다.


◇ 수습 기간이라도 3개월 이상 일했다면…1달 전 해고 예고해야

요즘 대부분 회사들이 수습 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으로 수습 기간이 정해진 것은 아니어서, 회사와 직원이 동의하면 기간은 회사에 따라 다르게 정할 수 있습니다.

회사마다 수습 기간은 다른데, 일반적으로 3개월로 정해둔 곳이 많습니다.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이 3개월까지는 조금 느슨하게 적용되기 때문인데요. 근로기준법상 3개월 미만 입사자를 해고할 때는 해고예고를 하지 않아도 되고요. 최저임금법상 1년 이상 근로계약을 맺을 경우에 한해 3개월 이내 수습 기간 중에는 최저임금의 90%까지 급여를 줘도 되거든요.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 정규직 수습 기간은 왜 '3개월'인가요?)

법이 3개월까지 느슨하게 적용되는 이유는 '기업이 근로자의 업무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는데 있습니다. 채용한 직원이 채용한 직무에 적합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채용할 때 얘기했던 업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결국 이 회사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는 취지죠.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는데요. 법이 느슨하게 적용되는 기준은 딱 '3개월'까지입니다. 3개월 이후에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수습 기간을 길게 정해놨어도,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기준법은 지켜야 합니다.

회사는 A씨에게 '당일 통보해도 법적으로는 문제없는데 한 달 전 미리 통보를 한다'고 했는데요. 틀린 말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한 달 전 해고 예고 통보를 하지 않아도 되는 기간은 '3개월'까지입니다. 6개월 수습 기간 중 5개월을 근무했다면 해고 예고 기간을 한 달 줘야 하고요. 즉시 해고를 하게 되면 30일간의 급여를 줘야 하죠.
◇ 수습 기간이라도 '정당한' 해고 이유 필요…"마음에 안 들어서 해고"는 안돼

흔히 '수습 기간에는 마음껏 해고를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것도 아닙니다. 수습 기간이라도, 회사는 직원을 고용한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근로기준법은 수습에게도 적용이 되고요.

수습 기간 중 해고 역시 '해고'이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정당한 사유가 필요합니다.

대법원은 수습 기간 중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수습 기간이 끝난 후 본 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근로자의 업무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수습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춰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이 된다"면서도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사회통념상 인정돼야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주경 변호사는 "대법원 판단 내용을 기준으로 볼 때, 해고가 정당하려면 업무 능력이나 자질, 적격성, 성실성 등이 현격히 떨어져야 한다"면서 "회사의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판단이 아니라 수습 평가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통해야 하고, 이는 사회통념상 인정될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A씨가 회사 측에서 전달받았다고 언급한 해고 사유들은 공정한 평가에 따른 것인지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해고를 위해서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과, 이에 따른 실제 평가, 채용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평가 결과 등이 필요합니다. 이런 내용은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에 명시돼 있어야 하고요. 회사는 이런 내용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 이 같은 평가가 이뤄졌는지 명확히 보이지가 않습니다. 단지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는 식의 이유는 정당한 해고 사유로 인정받기 힘듭니다.
◇ 해고 통보는 '서면'으로…'해고 예고 위반, 부당한 해고' 노동위 통해 문제 제기 가능

또 A씨의 이야기만으로는 명확히 해고 통보를 받았는지도 의문입니다. 회사 측은 "계속 일하고 싶으면 지적한 부분에 대해 개선된 부분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는데, 이는 명확하게 '해고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잖아요?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자라면 말로만 해고를 통보해도 되긴 합니다. 하지만 5명 이상 일하는 회사라면 수습기간 중이라도 근로기준법에 따라 해고를 할 때는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알려줘야 합니다. 말로만 '일단 해고인데 앞으로 잘하면 일할 수도 있어' 식의 통보는 해고 예고라고 보기 어려워 보입니다.

만약 정말 1달 뒤 해고가 이뤄진다면 '해고 예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즉 해고 예고 위반을 두고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업자는 해고 예고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110조). 또 해고 사유에 대해서도 구두로 전달된 내용이 전부라면 부당 해고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이 같은 문제 제기는 노동위원회 신고를 통해 할 수 있고요.

정당한 해고였는지는 회사 측이 입증을 해야 하긴 합니다. 하지만 일단 법적으로 다투기로 마음먹었다면 해고 예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해고 사유 역시 부당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근로자 역시 확보해놓는 것이 좋겠죠. 이는 꼭 서류가 아니더라도 녹취록, 주고받은 메시지, 함께 일한 동료의 증언 등 다양한 자료가 근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는 알아두자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제26조(해고의 예고)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2. 천재ㆍ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3.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①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②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
③ 사용자가 제26조에 따른 해고의 예고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명시하여 서면으로 한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통지를 한 것으로 본다.

제28조(부당해고등의 구제신청)
①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구제신청은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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