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일잘러' 인사담당자는 어떻게 일할까?

[잡플래닛 웨비나] 네이버, 배민, 당근마켓 출신 인담자의 TIP

2022. 03. 31 (목)
경제적 배경 등 경영 환경과 조직의 변화에 따라 HR 전문가의 역할 또한 달라지면서, 오늘날 인사의 범위는 어느 때보다 넓어졌다. 더 이상 인사 조직의 일은 단순 관리와 행정 업무라고 할 수 없다. 조직의 성과와 밀접한 거리에서 일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봐야 한다는 관점까지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 HR에 대한 관점은 회사마다 다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다르고, 또 같은 대기업이라고 해서 인사담당자가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이 100% 일치하진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사담당자들은 궁금하다. 어떻게 해야 '일잘러' HR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걸까?

잡플래닛이 지난 3월 23일, 현대카드, 네이버 등의 대기업과 배민, 당근마켓 등을 거친 22년 차 인사담당자, 박세헌 엔픽셀 부사장과 함께 인사담당자가 일 잘하는 법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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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담당자로 계속 커리어를 쌓는 게 맞을까?" 진로 고민 중인 인사담당자
- 오늘날 '인담자의 필수 역량'이 무엇인지 궁금한 분
- "현대카드, 네이버, 배민, 당근마켓 거쳐 온 인담자는 어떻게 일했을까?" 궁금한 분
◇ 지금은 HR 3.0 시대…"트렌드를 읽어야 '일잘러'될 수 있다"
일 잘하는 인사담당자가 되려면, 먼저 HR 생태계의 시류를 읽어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 100여년은 고용 환경이 안정적이었다. 조직에서 성장은 연공서열 순이었기 때문에 인사는 행정 관리 조직에 가까웠다.

그러다 1997년 국내에 IMF가 터지면서 모든 산업 주체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성장은 저성장이 됐고, 고용 자체가 불안해졌다. 더불어 인터넷 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생겨났다. 인사 시스템도 효율과 시스템 지향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현재 HR 생태계는 또 달라졌다. 박세헌 부사장은 "지금은 HR 3.0 시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2010년 모바일 혁명이 시작되면서 모바일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산업 생태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박세헌 부사장은 "불과 5년, 10년 된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기업 가치가 높아지는 사회가 됐다"며 "HR이 추구해야 하는 가치관 역시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HR은 조직에서 특정한 영역을 담당하는 조직이 아니라, 조직의 성과를 밀접한 거리에서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부서가 돼야 한다. 때문에 현재 인사 부서에는 기존 효율 중심의 경력을 쌓아왔던 HR 경력자 이외에도 마케팅, 채용 브랜딩, 데이터베이스 관련 직무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합류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인사라는 영역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거시적이고 통시적인 영역을 생각하면서 일해야 한다"며 "인사 트렌드를 보면서 자신의 경력을 쌓아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왼)과 엔픽셀 박세헌 부사장(오) /사진=잡플래닛 웨비나
◇ 인담자의 필수 역량은? "우리 조직을 이해하는 것"
오늘날 'MZ 세대'로 분류되는 직장인은 성장에 대한 욕구가 큰 만큼, 성장에 대한 강박도 갖고 있다. 성장하고 싶은 욕구는 직장인으로서 당연한 것. 그러나 강박을 가지고 일하면 직장생활이 더 힘들고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박세헌 부사장은 "하루하루 내가 해야 하는 일들에 가치를 부여하면서 살아가다 보면 성장은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고민에 과도하게 몰입하면 주객이 전도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그럼 인담자로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성장하기 위해 집중해야 할 '인담자의 필수 역량'은 무엇일까? 박 부사장은 내가 일하는 조직에 대한 이해를 꼽았다.

내가 일하는 조직이 현재 어떤 성장 단계에 있는지 살펴야 한다. 박 부사장은 "남들이 다 좋다니까 OKR 도입하고, 넷플릭스 '자율과 책임' 가져오고, 그래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우리 회사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조직에 잘 맞는 인사 제도는 없다. 기업에 따라 너무 무거운 제도는 오히려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박 부사장은 "외부에서 보기에는 초라해보이더라도 우리 조직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인사제도라면 가장 좋은 인사제도"라며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우리 회사에 맞는 제도를 도입해보길 권했다.
◇ 웨비나 참가자들이 물었다! 이건 어쩌죠?
Q. HR 일을 계속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일을 계속해도 될까? 선배 인사담당자로서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

박세헌 부사장/ “이 일을 계속해도 될까요?”라고 묻는 분들이 있으면, "이 일을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본다. 좋아한다는 답변이 돌아오면 "왜 좋아하나요?"라고 한번 더 묻는다.

이 두 가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인사 영역의 일을 하든지 간에 앞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여기에 대한 답을 도저히 못 찾겠다면, 정말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전환하는 것도 방법일 거다. 

왜 이런 말을 하냐면, 인사 업무라는 영역이 아직도 나에겐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도 질문이 들어오면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 대리, 과장 때는 내 대답이 정말 답인 양 생각했는데, 그때 당시 진리라고 생각했던 모든 책이나 저널을 지금은 아무도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HR은 정답이 없는 영역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런 특성 자체가 매력적이고 즐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일을 하시는 게 좋겠다.


Q. 말씀하신 것처럼 HR의 영역이 갈수록 넓어지는 것 같다. 인사담당자가 담당해야 할 업무의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박세헌 부사장/ 질문 주신 분은 허무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는데, 답이 없는 질문이다. 회사마다 다르다. 업력이 오래된 대기업들도, 비슷한 규모의 회사들도 회사마다 생각하는 HR의 업무 범위가 다르다. 예를 들어 인력계획 산출하라고 하면 어떤 회사는 인사팀에서 하고, 어떤 회사는 전략계획 팀에서 진행한다.

물론 HR의 영역이 아닌 것들은 있다. 마케팅, 영업. 이런 걸 두고 HR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갈수록 개발자 등 다른 직무 영역에 있던 분들이 인사영역에 들어와서 일하기도 한다. 현재 모든 산업에서 HR이 해야 하는 일은 계속해서 확장되어 갈 거라고 생각한다.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담당하는 부서가 없으면 다 인사총무의 몫 아닐까?’라는 질문도 있었다.

박세헌 부사장/ 틀린 말은 아닌데, 그렇게 말하면 우리가 슬프지 않나.(웃음) 물론 그런 상황에 있는 회사도 있을 것 같다. 그런 경우라면 과거에는 총무라는 부서가 따로 있었다. 요새는 총무라는 단어를 잘 안 쓴다. '담당하는 부서가 없으면 다 총무 업무'라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만 해도 총무가 아니라 업무지원팀이라고 지칭한다. 내부에서 이 영역을 독립된 기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HR이 해야 한다. 이걸 또 HR이 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지만.(웃음)

김지예 이사/ 그 회사가 HR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다. 어떤 중소기업 사례를 보면 "난 HR인데 채용 공고에 들어갈 이미지를 내가 찍고, 채용 브랜딩용 기사를 내가 쓰고 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고민이 있는 것 같다.


Q. 22년 차 인사담당자로서 추천하는, 인사담당자가 반드시 공부해야 할 필수 역량은 무엇일까?

박세헌 부사장/ 인사라는 일을 정말 제대로 해보고 싶다면, 첫번째로는 노무 관련한 지식부터 쌓았으면 좋겠다. 왜 하루에 정규 근로 시간이 8시간으로 정해져 있는지 물어보면, 경력 10년 차도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 나는 평가보상 담당자라서, 채용 담당자라서 노무 영역은 잘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노동법까지 깊게 들어갈 필요는 없지만, 인사에서 다뤄야 하는 기본적인 노무 관련 지식은 필수적으로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다. 인사는 전 구성원이라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하느냐에 따라서 조직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상대 입장에서 고민해보고, 또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세우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평가 보상 시스템 이런 것처럼 당장 기술적인 지식을 쌓는 책도 좋겠지만, 심리학 관련 책이나 고전들, 이런 걸 읽으면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폭이 달라질 거다.


Q. 인사담당자가 통계 관련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될까?

박세헌 부사장/ 통계는 업무에 도움이 많이 될 거다. 당장 팀장님이 시키지 않아도, 내가 인사 업무를 할 때 기본적인 통계 기법이나 툴을 사용해서 숫자를 뽑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 회사의 연령대부터 시작해서 경력, 근속기간, 부서별 비교 등.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해도 좋다.

배움이 심화되고 난이도가 올라가면 결국 이게 'HR ANALYTICS'가 된다. 숫자만이 100% 정답은 아니겠지만, 최종적인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는 논리를 만들 때 숫자가 들어가면 설득력이 더 높아진다.

김지예 이사/ 현재 업무에는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이직에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거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의사 결정에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창업자가 이과생, 개발자인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면 데이터와 숫자를 바탕으로 한 설득이 소위 말하는 '말빨'이 먹힐 가능성이 크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고, 빨리빨리 진행되어야 하는 스타트업들이 불확실성을 줄이고 싶을 때 통계가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접근법이기도 하다.


Q. 기존 70명에서 300명까지 급성장한 조직에서 일하고 있다. 조직 문화의 성장 속도보다 조직 규모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경력직 유입이 늘어나면서 많은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다. 어떤 업무를 우선시하는 게 좋을까?

김지예 이사/ 급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이런 성장통을 겪는 것 같다. 이때 인사담당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박세헌 부사장/ 회사가 급격하게 양적으로 성장해 빠른 속도로 사람을 뽑느라 우리 컬쳐핏에 맞는 사람인지 테스트가 안 됐을 수 있다. 초기 멤버들이 우르르 퇴사하고, 잠깐 왔던 사람들이 '여기 좀 이상해요'하면서 나가는 등 여러 분란과 갈등의 가능성이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일단 떠나시는 분들과의 아름다운 이별이 중요하다. 그리고 새롭게 유입된 분들이 회사에 잘 온보딩 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어떤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이걸 위해서는 창업자분들과 담판을 지어야 한다. 일단 시간이 필요하고, 일정 부분의 돈도 반드시 필요하다. 대표님들과 많이 고민해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이 조직의 경우 안정화가 되려면 최소 1년 가량의 프로젝트가 필요할 것 같다.

직무 조사가 전통적인 방법일 수 있다. 내부적으로 리소스가 충분하다면 직접 직무 조사를 하고, 안 된다면 외부 전문기관의 힘을 빌리는 것도 방법이다. 조직의 생리상 각 리더들은 조직의 구성원을 늘리려는 욕구가 있고, 경영진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한 번 줄여보려는 욕구가 있다. 그 사이에 팽팽한 기싸움이 있기 마련이다. 인사는 그 사이의 밸런스를 얼마만큼 가져갈지를 고민해야 한다.

조직의 성장 속도를 제도가 절대 못 따라간다. 여기서 현실적인 방법은, 성장 과정에서 그동안 관성적으로 해온 일들이 무엇인지 빨리 찾아내어 없애거나 하지 않는 거다. 이게 사람 하나 뽑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

경영진의 의지가 필요한 부분인데, 보통 리더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이거 안 하면 빵꾸나는 거 아냐?'처럼. 이걸 최종적으로 의사결정하시는 분들이 과감하게 결단을 해야 한다. '50명 수준에서는 이게 필요했는데, 지금은 과연 필요할까?'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Q. 이직자들이 선망하는 회사에서 HR 업무를 경험했는데, 각 회사에서 괜찮은 문화가 있었다면?

박세헌 부사장/ 당근마켓은 정말 '자율의 끝판왕'이었다. 입사하고 많이 놀랄 정도였다. 당근마켓은 전 직원에게 법인카드를 준다. 회사에 도움만 된다면 제한이 없었다. 예를 들면 점심 식사비에 대한 한도가 없었다. 대표님께 "매일 한우 투쁠 먹어도 되냐" 여쭤보니 "된다"고 하더라.(웃음) 자율성의 극대화를 통해서 성장하는, 그게 잘 작동이 되는 회사인 것 같다.

배달의민족은 양가적인 성격이 강한 회사다. 반드시 시켜야 하는 보수적인 규율과 원칙이 있고 그 범위 안에서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특징이 있다. 집단이 합의한 원칙은 반드시 지켜야하고, 지키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공식적 보복이 따른다.(웃음)

지금 재직 중인 엔픽셀은, 현재 자체적인 컬쳐덱을 만들고 있다. 게임 산업의 특성상 초기부터 컬쳐덱을 정의하고 일하는 다른 회사들과는 다르다. 일단 게임을 만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백지 상태에서 엔픽셀의 문화를 정의해보고 있다.


Q. 인사담당자로서 일할 때 MZ세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다. MZ세대는 정말 다르게 대해야 할까?

김지예 이사/ MZ 세대와 관련한 질문은 웨비나에 정말 매주 나오는 질문인 것 같다.

박세헌 부사장/ 공공기관에 교육 위탁을 받아 리더십 교육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MZ세대가 기존 세대와 어떻게 다른가와 관련한 질문을 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답이 있다. "난 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차이가 있다면 딱 하나다. 지금 MZ세대는 공정하지 못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투명하게 표현한다. 우리는 그걸 못했다. 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한 과장님의 대답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보편타당한 상식에서 생각하는 '잘못된 것'에 대한 정의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예전에는 문제제기하지 못했다. 보복 당하고 불이익 당할까봐. 나도 생각해보면 그랬다. 부당한 일이 있을 때 말하면 찍힐 것 같고 욕먹을 것 같아서.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소위 말하는 MZ 세대가 공정성, 부당함, 불편함. 이런 것들을 투명하게 표현하는 게 사회가 건강하게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또 세대 차이라는 게 지금 MZ 세대에만 유난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Q. 재택근무가 장기화돼 각자 물리적으로 떨어져 일하면서 서로서로 친분도 떨어지고, 조직의 실체와 상관 없이 문화를 정적으로 느끼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비대면 조직을 활성화할 방안이 있을까?

김지예 이사/ 정말 우리 조직이 비활성화 되어 있는지, 그게 정말 재택근무와 비대면 근무 때문인지 원인 분석이 먼저 필요할 것 같다.

박세헌 부사장/ "재택 근무하니까 생산성이 떨어진다"라고 말하는 대표님께 구체적으로 어떻게 떨어졌냐 질문을 드렸을 때, "딱히 뭐라고 하기 힘든데…."라고 답하는 분들이 있다. 사람이 얼굴 안 보고 일하고, 결과물만 슬랙 같은 메신저 툴로 받으니까 뭔가 부족한 것 같고. 느낌상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면, 대표님 느낌만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인식의 차이부터 줄이시는 게 문화적인 활성화를 위한 첫 시작이 아닐까.

만약 정말 재택근무 때문에 조직이 비활성화 되고 있다면 비대면의 비중을 줄인다든지 하는, 다음 단계의 고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막연하게 느낌만 그렇다고 느끼는 회사라면 방법을 고민하기 어렵다.

김지예 이사/ 비대면 근무를 하면서 텍스트로 대화하다보니 글짓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는 분들도 있다.

박세헌 부사장/ 텍스트가 주는 뉘앙스의 차이라는 게 분명 있지만, 전화나 화상 미팅 등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최근 이 바닥의 신조어가 '슬랙 스트레스'다.(웃음) 커뮤니케이션을 풍부하게 하기 위한 툴들이 오남용 또는 과용돼서 새로운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

김지예 이사/ 잡플래닛에서 일부 조직은 슬랙으로 소통할 때 몇 가지 규칙이 있다. 디엠을 보냈으면 굳이 호칭 부르지 않기. 업무 시간에 용건을 말할 땐 '안녕하세요, OOO님' 같은 서론 붙이지 않고 본론부터 이야기하기. 그리고 오타에 집착하지 않기. 이런 소소한 규칙들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Q. 주니어 단계에서 '업무 다양성'과 '업무 전문성' 중에 어떤 걸 중심으로 쌓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HR 담당자는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할까,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할까?

박세헌 부사장/ 현실적으로는 주니어가 내 의지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규모가 작고 성장 초기에 있는 회사들은 이것저것 다 하게 될 거다. 내가 하나만 좁고 깊게 하고 싶어도 얕고 넓게 해야 할 거다. 반대로 대기업인 경우에는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분이 인사팀에 들어가도 처음 6개월 동안은 서류 정리와 복사만 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내 의지로 선택할 부분이 아니라는 걸 인정을 하고 시작해야 한다.

어느 쪽이 더 성장에 빠른 도움이 되느냐는 말하기 힘들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처한 환경에서 어떻게 내가 성장할지를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

단순한 업무 하나를 시켜도 사람마다 결과물이 다르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들에게 "세장짜리 서류 열 매를 복사해주세요"라고 부탁한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친구는 텍스트에 충실하게, 3장짜리 10매를 순서대로 정리하지 않고 통째로 가지고 온다. 업무 역량이 뛰어난 분은 스테플링까지 하고 읽는 사람이 손을 다치지 않게 테이핑까지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더 뛰어난 분은, 가져다 주기 전에 그 서류의 내용을 읽어보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서류를 복사해달라는 건 내용을 읽어도 된다는 암묵적인 허락이 있는 것이고, 신입사원에겐 당장 자신의 일이 아니지만 '우리 팀'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들이 빨리 성장하는 분들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나의 자세와 태도를 먼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
정리=홍유경 기자 [email protected]